Lazy genius striker RAW novel - Chapter (99)
나태한 천재 스트라이커-99화(99/202)
< 098화 – 이번엔 진짜라구요 >
“이게 말이 되는 기록이니, 이게?”
“핏줄 뽕 빼고 봐도 말이 안되죠.”
“압도적이구나. 압도적.”
“몰표가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요?”
“투표자들이 모두 상식적인 사람들이라면, 만장일치가 나와야지.”
노트북을 펼쳐두고, 무언가에 집중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반석호와 로한.
노트북 화면엔 여러 선수들의 올 시즌 스탯과 활약상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PFA 어워즈는, 잉글랜드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식이다.
꽤 역사도 깊고, 프리미어 리그 선수들에겐 최고의 영예라고 불릴 정도로 권위가 높은 시상식.
그 중에서도, 다음의 세 가지 부문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는 부문인데.
PFA 올해의 영 플레이어 상.
PFA 올해의 팀.
PFA 올해의 선수 상.
이 세 가지가 그것.
요한은 이 세 부문 모두에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당연한 일이었다.
올 시즌 요한이 보여준 개인 퍼포먼스는, 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3관왕이 확실시 되고 있을 정도였으니까.
“사상 최초 아닌가?”
“당연히 최초죠. 데뷔 시즌에 PFA 3관왕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어디 있겠어요.”
물론 올해의 선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린 경쟁자들의 면면은 대단했다.
특히, 맨시티 소속의 선수들.
리그 우승도 차지했고, FA컵과 챔스 모두 결승에 진출한 맨시티였기에 팀 커리어면에선 모두 요한보다 앞서는 그들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에게 주어지는 개인 시상.
팀 커리어보다 우선되는 게 개인의 퍼포먼스다.
온전히 한 명의 선수로서 보여준 올 시즌 요한의 퍼포먼스는, 누굴 갖다 대도 비교가 안될 수준이었다.
그 대단한 맨시티의 선수들 누구를 웨스트 햄에 데려다 놓아도, 리그 준우승과 FA컵 우승을 만들어낼 수 있는 선수가 있었을까.
“긴장은 하나도 안되지만, 그래도 결과는 봐야지.”
“어서 발표!”
아니나 다를까.
PFA 어워즈 발표 결과는 예상대로였다.
-요한 반, ST, 17세,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요한 반, 웨스트 햄 유나이티드
-프리미어 리그 준우승
-잉글리시 FA컵 우승
-프리미어 리그 33경기 59골 17어시스트
-FA컵 2경기 5골
GK 에밀 에두아르도, 맨시티
DF 후안 밀리토, 맨시티
DF 마티아스 구스타보, 첼시
DF 데릭 데 클라잉, 리버풀
DF 대니 화이트, 아스날
MF 헤나투 에코, 아스날
MF 잭 프라이스, 맨시티
MF 히카르두 실바, 울버햄튼
FW 자레드 카르발류, 리버풀
FW 사미르 리샤드, 맨시티
FW 요한 반, 웨스트 햄
“예에에! 요한이 3관왕!”
“그렇지, 그렇지!”
당연한 결과였지만, 기분은 좋았다.
데뷔 시즌에 3관왕.
전무후무한 일을, 요한이가 해낸 것이었다.
“지가 얼마나 대단한 시즌을 보낸건지, 알고 있긴 할까요.”
“말해줘도 모를 거다. PFA가 뭐냐고 되묻겠지.”
“심지어 우승 못했다고 실망하기까지 했잖아요. 우리 팀을 이끌고 리그 2위를 한 게 얼마나 대단한 건데.”
“사람들은 다 아는데, 정작 자기만 모른다니. 오히려 좋은 걸지도 모르지.”
“다음 시즌엔 더 잘할 거예요. 재수는 해도 삼수는 안돼죠.”
“벌써 기대가 되는구만. 그전에, 일단 유로부터 먹어야지.”
어쨌든 27/28시즌은 말 그대로 요한의 시즌이었다.
그리고, 이젠 그 기세를 유로 2028까지 이어가야 할 것이다.
“아빠도 항상 아시안 컵이 후회로 남았었는데 말이다. 요한이는 단번에 우승했으면 좋겠구나.”
현역 시절을 떠올리니 씁쓸해지는 반석호.
반석호는 대한민국의 절대적인 에이스였지만, 아시안 컵 우승을 달성하는데엔 실패했었다.
그것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평가가 깎이는 느낌도 있었다.
국대 에이스인 주제에 아시안 컵 하나 못 먹었느냐면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경기 영상이 모두 남는 시대에 뛰었음에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남는 건 커리어였다.
커리어를 찾아 보는 건 쉽지만, 경기 영상을 직접 찾아보는 건 노력이 들어가야 하는 일이니까.
요한이는 그런 작은 흠조차 남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의 반석호와 로한이었다.
이 둘이 라이브로 본 요한의 모습은, 가히 역대 최고라 말할 수 있었으니.
커리어 역시 그에 걸맞게 이뤄내, 후대에 가도 합당한 평가를 받았으면 싶은 거다.
“만약 유로까지 우승하면, PFA가 아니라 발롱도르도 문제가 아닐 거예요.”
“못 받으면 인종차별이지. 그럼 정식으로 제소할 거다.”
만약 유로에서 잉글랜드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그 과정에서 요한이 리그 만큼의, 아니 그 반 만큼이라도 퍼포먼스를 보여주게 된다면.
세계 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최고의 영예, 발롱도르를 수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2022년부터 1년이 아닌 한 시즌을 기준으로 하게 된 발롱도르는, 9월까지 투표를 마친 뒤 10월에 수상자를 발표한다.
즉 올해의 경우, 유로에서의 활약이 수상 여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게 당연했다.
지금까지의 활약을 본다면, 요한은 세계의 그 누구에게도 밀릴 게 없었다.
그나마 경쟁자가 있다면, 스페인과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인 페르난도 비에가.
마찬가지로 레알의 창이자 프랑스의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 정도가 될 것이다.
뭐, 독일/뮌헨의 플로리안 슈타우터나, 스페인/바르셀로나의 이아고 퀸테스도 경쟁자가 될 수 있긴 하나.
그 둘은 챔스 우승을 못했으니 레알 소속 선수들보단 멀어졌다고 봐야 하고.
레알이 맨시티를 꺾고 챔스 우승을 차지했으니, 일단 위협이 될만한 건 비에가와 음바페, 이 둘 일텐데.
스페인과 프랑스 모두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팀들.
만약 두 국가 중 하나가 유로 우승을 차지한다면, 비에가든 음바페든 라리가와 챔스, 그리고 유로 우승까지 엄청난 팀 커리어를 자랑하게 된다.
물론, 개정 이후의 발롱도르는 팀 성적보다는 개인 성적에 더 비중을 두고 있긴 하다.
요한이 정도의 리그 기록이라면, 챔피언스 리그 기록이 없어도 충분히 비벼볼만 할 것이다.
허나, 분명 페르난도 비에가와 킬리안 음바페 역시 개인 활약이 뛰어났다는 게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물며 팀 성적까지 좋다면?
분명 무시할 수 없겠지.
“챔스를 못 뛴 만큼, 유로에서 잘해야 돼요.”
“만약, 잉글랜드를 최초로 우승시킨다면 그 임팩트는 엄청날 거다.”
“솔직히 챔스 우승보다 유로 우승이지. 득점왕까지 하면 빼박이고요.”
“암. 암.”
이번 유로의 결과에 따라, 어쩌면 몇 달 뒤에 볼 수도 있을 것이었다.
요한이가, 세계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는 순간을.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집안의 골칫덩이였던 녀석이, 세계 최고가 되는 순간을 말이다.
반석호와 로한은, 그 모습이 꼭 보고 싶었다.
ㆍㆍㆍ
-[EURO2028] 조 추첨 결과, B조 잉글랜드, 스웨덴, 우크라이나, 헝가리··· 조 1위 진출 가능성 99퍼센트
-[EURO2028] 잉글랜드와 한 조 된 국가들 반응은? “요한 반을 상대해야 한다니··· 이번 유로는 끝.” 절망!
-[EURO2028] 도박사들의 우승팀 예측은? 1위 프랑스, 2위 스페인, 3위 잉글랜드··· 돈 따기 싫은 듯
-[EURO2028] ‘유러피언 골든슈’ 요한 반, 첫 대륙 컵 데뷔··· 최연소 득점왕 가능할까? 대부분의 전문가들, 단일대회 최다 득점 기록도 가능하다 전망
-[EURO2028] 잉글랜드, 조 1위로 토너먼트 진출 시 16강 상대로 세르비아, 8강 독일, 4강 프랑스, 결승 스페인 유력
이번 대회부터 32개국 참여로 규모가 더욱 커진 유로 2028.
조 추첨 결과 잉글랜드는 B조에 속하게 되었다.
무난한 조 편성으로 조 1위는 어렵지 않아 보였고, 심지어 이번 대회 개최국이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인지라.
잉글랜드에겐 우승을 차지하기 더 없이 좋은 환경으로 보였다.
유일하게 불안한 점이 있다면, 상황이 너무 좋은 나머지 설레발이 정도를 지나치다는 거 정도랄까.
일단 조 편성이 끝나자마자 결승까지의 대진을 완성한 건 당연했고, 벌써부터 레전드들이나 해설자들은 우승 공약을 내놓고 있었다.
잉글랜드가 우승하면 팬티만 입고 중계를 하겠다든지, 뭐 그런 것들.
어쨌든, 평범한 잉글랜드의 모습일 뿐이었지만, 그 와중에도 냉철한 분석을 하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그들은 이번 대회 최대 관건으로, 요한의 컨디션을 꼽았다.
요한은 저번 시즌이 첫 풀타임 시즌이었다.
시즌을 통으로 소화해본 게 처음이라는 말.
게다가 애초에 체력이 강점인 선수도 아니었기에, 과연 리그에서의 폼이 시즌이 끝난 뒤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우려를 나타낸 것.
또한, 체력 문제보다 팬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건 동기부여의 문제였다.
요한이 무엇을 위해 뛰고 있는지는 프리미어 리그 팬들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
그런 요한에게 유로는 아무 의미 없는 대회일 수도 있었다.
요한이 과연 잉글랜드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고, 그건 실제로도 사실이었다.
“아, 가기 싫은데···.”
여름 휴가를 기대했던 요한에게 유로 개막은 마른 하늘의 날벼락이었다.
뭔 놈의 대회가 이리도 많은지.
1년 내내 축구만 하는 이 유럽 사람들이 미친 사람들처럼 보였다.
왜 자신이 유로까지 나가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한 가지.
형이 해준 이야기가 요한의 마음을 조금 움직이게 하긴 했다.
“···기사 작위?”
“응. 만약 우승하면, 틀림없이 받을 수 있겠지. 못해도 3등급 훈장은 받지 않을까?”
“그거 받으면 뭐가 좋은데?”
“뭐가 좋긴. 귀족이 되는 거잖아, 귀족!”
“···귀족?”
우승을 하면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로한의 말에, 요한은 교과서에서나 얼핏 봤던 귀족을 떠올렸다.
“그럼, 집에 집사와 하녀들을 둘 수도 있어?”
“······응?”
“왜, 귀족이면 그런 거 있잖아.”
“아.”
로한은 요한이 뭔가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굳이 그 오해를 짚어주진 않았다.
방금까지 짜증만 가득했던 요한의 표정이 바뀌는 걸 봤으니까.
“그,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래? 흠. 그렇단 말이지.”
기사 작위라.
한 번 받아볼까?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는 그 동기부여의 문제.
조금은 이상한 방향이지만, 해결은 된 듯 보였다.
ㆍㆍㆍ
프리미어 리그 올스타에 가까운, 황금세대라는 평가를 받는 호화 스쿼드에 홈 이점까지.
이번 대회야말로 우승 적기라는 말이 설레발만으로 느껴지지 않는 잉글랜드.
그러나, 잉글랜드의 이번 대회 시작은 그다지 순탄치 못했다.
-첫 번째 평가전, 폴란드와 1대1 무승부··· 컨디션 난조가 변수
-잉글랜드 2:2 포르투갈··· 평가전 두 경기 모두 무승부, 무엇이 문제였나?
대회에 앞서 치른 두 번의 평가전.
그 두 경기에서 잉글랜드는 모두 무승부를 거뒀다.
물론, 폴란드와 포르투갈 모두 상당한 강팀들인 것은 사실.
그러나, 우승을 노린다던 잉글랜드였기에 그들과의 무승부가 반가운 결과라고 할 순 없었다.
이 소식에, 같은 조인 스웨덴과 우크라이나는 갑자기 낙관적인 기사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막상 까보니 잉글랜드가 별 것 없다며, 해 볼만 하다며 말이다.
특히, 전통적으로 잉글랜드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스웨덴은 조 1위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렇게 낙관적인 의견을 펼치는 언론들도 반드시 짚고 넘어간 사항이 있긴 했다.
그건, 바로 그 두 번의 평가전에서 요한이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
그 두 경기에서 선발 출장을 한 건 토트넘의 메이슨 매과이어였다.
이에 대해 여러 추측들이 난무했다.
요한이 출장하지 않은 건, 그저 컨디션 관리 차원 겸 전력을 숨긴 것일 거라는 추측.
또는,
요한의 체력 상황이나 몸 상태가 생각보다 안 좋아 메이슨 매과이어에게 밀린 것이라는 추측.
잉글랜드를 제외한 B조의 국가들은 모두, 당연히 후자의 이유이길 바랐다.
물론 매과이어도 까다로운 공격수이긴 하나, 요한이 어떤 선수인지는 다들 알고 있는 바.
그가 보여준 파괴력은 가히 폭력적인 수준이라, 요한을 상대할 바엔 매과이어를 상대하는 게 낫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때문에 그들은 제발 요한의 몸 상태가 별로이길, 체력 문제가 심각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2028년 6월 11일.
B조 첫 경기, 잉글랜드와 헝가리의 경기에서 그 기대는 산산이 부서지고 말았다.
그 경기에 선발 출장한 잉글랜드의 스트라이커가 요한이었기 때문이었고,
<고오오오올-! 이번 대회 첫 골의 포문을 여는 요한 반!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우리가 지난 시즌 동안 봐왔던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이게 진짜 잉글랜드의 전력입니다! 가히 압도적입니다!>
요한이 출장한 잉글랜드는 압도적이었기 때문이었다.
-[EURO2028] 잉글랜드, 헝가리 4대0으로 완파! 요한 반, 전반만 뛰고 2골!
헝가리 전에서 보여준 요한의 모습은, 그들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리그에서의 모습 그대로였다.
헝가리 수비수들은 생전 처음 느껴보는 PL 탑 클래스 공격수의 위용에 허둥지둥할 뿐이었고, 생각보다도 훨씬 쉽게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물론, 그래도 희망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었다.
헝가리는 애초에 조 최약체로 평가되던 팀.
요한이 없었더라도 잉글랜드가 압승을 거뒀을 팀이었다.
그러니, 아직은 모르는 일.
하지만,
우크라이나와 스웨덴은 잉글랜드와의 경기를 치른 뒤에서야 깨닫고 말았다.
요한 앞에선, 자신들도 헝가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을.
-[EURO2028] 잉글랜드 3:1 스웨덴
-[EURO2028] 잉글랜드 4:0 우크라이나
-[EURO2028] 잉글랜드, 3승으로 조 1위 16강 진출! 16강 상대는 A조 2위 팀
-[EURO2028] A조 2위 세르비아 확정··· 16강 잉글랜드 vs 세르비아
조별 예선이 끝난 뒤, 유럽 축구 팬들은 생각했다.
설레발만 오지게 떨고, 정작 까놓고 보면 별 것 없기만 했던 잉글랜드가, 이번만큼은 정말 다를지도 모르겠다고.
프리미어 리그를 부숴버린 스트라이커, 요한을 앞세운 잉글랜드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강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