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an Asura - The Poison Dragon RAW novel - Chapter 17
17화
바작바작.
시간이 지나 바닥이 완전히 단단하 게 굳자, 조심스럽게 걸어도 유황 부스러기가 밝히는 소리가 났다.
절 룩거리는 것도 모자라 소리까지 나 니 신경이 많이 쓰였다.
진자강은 더 천천히, 느리게 걸었 다.
거의 하루 정도를 거슬러 올라가 자, 드디어 진자강이 떨어졌던 경사 진 절벽이 보였다.
곧바로 올라가지 않고 주위를 탐색 했다.
달아난 지 한 달이 훨씬 넘었 지만 훈천지 근처에 아직 감시하는 자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진자강은 절벽을 따라 걷다가 제일 경사가 완만하고 낮은 곳을 찾아냈 다.
그러고는 절벽의 경사를 따라 오를 길을 확인한 후, 그 아래 적당 한 바위 그늘에 숨어들어 밤까지 기 다렸다.
그사이에 간혹 절벽 위쪽 길로 달
그락거리며 수레바퀴 굴러가는 소리 가 들려왔다.
아마도 오물을 버리러 온 듯했다.
진자강은 숨죽여 기다리면서 듣어 온 버섯과 육포로 허기를 달래고, 잠도 다.
밤이 되자, 미리 봐둔 경로로 절벽 을 올랐다.
기억력이 좋아져 낮에 봐 둔 길이 그대로 기억났다.
예전 보다 힘도 좀 붙어서 오르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힘겹게 오른 절벽 위에서는 싱싱한 숲 냄새가 났다.
진자강은 몇 번이 나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유황 연기가 가득 찬 굴과 달리 산의 공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상 쾌했다.
하지만 밖에 오래 서 있진 않았다.
진자강은 다시 수풀로 숨어들었다.
진자강은 이슬이 맺힌 풀잎을 뜰어 먹었다.
무엇을 떡어도 죽지 않을 결 아니까 먹는 데 불편함은 없었 금세 아침 동이 터 왔다.
그런데 얼마 내려가지도 않아서 길
이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는 것이 보였다.
양일이 목숨처럼 지던 서신 겸 지도를 꺼냈다.
지도에 갈림길들이 표시되어 있었다.
좁은 산길은 갈림길도 많고 의외로 복잡했다.
지도가 없었더라면 진자 강 혼자서는 절대로 찾아갈 수 없었 을 터였다.
산길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옆 봉 우리로 새는 길이 있었다.
길가 옆 숲으로 해서 길을 따라가자 봉우리 의 가장자리를 둘러 몇 채의 벽돌집 이 붙어 있는 게 보였다.
봉우리의
가장자리를 까아 안쪽으로 공간을 내고, 입구에 벽돌을 쌓아 만든 집 이다.
‘저기다! 었다 벽돌집은 모두 단단히 문이 잠겨 있는 듯 보였고, 경비 무사 두엇 정 도가 가끔 오가며 순찰을 하고 있었 ‘저 안에 우리 백화절곡 사람들 이……’ 진자강은 감정이 벽차올라 울커했 다.
그럼 이제 저 사람들을 어떻게 구 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다.
시간을 두고 가만히 경비 무사들을 관찰했다.
순찰을 엉성하게 돌고 있 어서 잠입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 아 보였다.
한 명은 아예 농맹이를 치고 나머지 한 명도 대충 앞을 오 가다가 초소로 들어가 잠을 자곤 했 다.
밤이 되니 아예 나와 보지도 않는 모양새다.
진자강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부 진 소뼈를 꼭 쥐었다.
‘지금이 기회야.
독액을 발라서 어
떻게든 스치게만 해도……2 초소로 들어가서 자고 있는 무사를 해치우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 닐 것 같다.
그런데 진자강은 막 나무를 나서려 다가 멈추었다.
어딘가 일이 너무 쉽다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혹시나 놓친 게 있 을까? 보 놓쳤던 게 생각났다.
구하는 거야 구한다 치더라도, 달 아나는 길은 어떻게 하지? 지금 백화절곡의 생존자들이 잡혀
‘하지만 생존자 중에 지리를 잘 아 시는 분이 있으니까…….
‘ 그러니까 지도에 그렇게 상세하게 길을 표시했겠지 싶다.
진자강은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지도를 들여다보았다.
갑자기 심장이 얼어붙는 것 같았 다.
하냐”
지도에는 탈출할 수 있는 길이 그 려져 있지 않았다.
지도에 그려진 건 혼천지에서 이곳 간힌 장소까지 오는 길뿐이다.
나가는 길 따위는 없었다.
진자강은 머리카락이 쑤하고 섰 다.
이것은 마치 진자강을 혼천지에서 이곳까지 무사히 오게 만들기 위한 지도 같았던 것이다.
‘함정?’ 덜덜덜 손이 멀렸다.
사람들을 해야 한다는 데에만 생 각이 빠져 있어서 미처 지도의 허점
을 보지 못했다.
만약 그대로 들어갔더라면…….
진자강은 숨을 죽였다.
그리고 주위의 나못잎을 조금씩 그 러모아 몸을 덮었다.
본능이 지금 상황은 너무나 위험하 진자강은 눈만 내놓고 온몸에 나못 잎을 덮은 채로 꼬박 밤을 사.
아침이 되니 누군가가 초소 쪽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
밥을 가져다주 는 모양이다.
멀어서 잘 보이는 건 아닌데 두레박같이 생긴 통에서 주 먹만 한 덩어러를 세 번 꺼내 건네
는 게 확인됐다.
백화절곡의 사람들이 같혀 있다면 그게 몇 명이든 그 사람들이 먹을 걸 가져왔어야 하지 않는가.
진자강은 자기가 성급하게 뛰어들 었으면 얼마나 위험한 상황이 될 뻔 했는지 깨달았다.
“우리 백화절곡 사람들은 저기에 없구나!’ 그렇다면 뭐하러 경비 무사를 세워 났을까? ‘일단 피해야 해.
” 진자강은 경비 무사들이 밥을 먹 동안 달아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별
그러나 움직이려다 말았다.
초소의 경비 무사 둘은 그대로 덩어리 밥을 꺼내 먹고, 나머지 하나는 그대로 두는 모습을 보아서다.
“잠깐?” 한 명은 이제껏 보지 못했다.
어제 부터 지금까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진자강은 달아나려던 걸 포기하고 숨죽여 가만히 있었다.
시간이 느릿하게 흘러갔다.
어느덧 해가 중턱에 올랐다.
반나절을 꼬박 더 기다린 것이다.
다만 배에서 꼬르록 소리가 나지 않 을까 노심초사했을 뿐이었다.
그래도 보이는 건 여전히 둘이다.
풀지 않았다.
그 상태로 한참을 더 지나 어슴푸 레하게 석양이 지고 나서야 진자강 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천천히 몸에서 낙엽을 털어 내었 다.
바스락.
아주 작은 소리를 냈을 뿐인데 이 인 상한 기분이 들었다.
어디선가 바람
이 불어온 듯했다.
진자강은 한참 멈추어 있다가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다시 낙엽을 마저 털었다.
바스락.
갑자기 소름이 끼쳤다.
확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
나무 위에서 무언가를 발견했다.
성한 나못가지 사이에서 희번덕거 10 ㅁㅁ
있었다.
“여기 있었구나 눈알의 눈빛이 어찌나 섬똑한지 진 자강은 소름이 끼쳤다.
“흐음”
그 와중에도 입을 막으며 비명을 참아 낸 진자강이었다.
하나, 그것은 무용(4618)했다.
“ㅎ흐흐, 기척은 어제부터 느켰는 데 이제야 발견했구나.
발칙한 놈, 감히 이 어르신이 꼬박 하루를 굴게 만들어?” 역시나 함정이었다.
눈알이 사라지더니 불쑥 손이 나타
났다.
진자강은 옆으로 굴렀지만 그 보다도 빠르게 손이 진자강의 머리 통을 한 손으로 움켜잡아 끌어 올렸 다.
그야말로 창졸지간에 벌어진 일이 아니다.
진자강이 모르는 얼굴의 노 인이었다.
세 번째 밥 덩어리의 주인이 나타 난 것이다.
았다.
“대답을 않는 걸 보니 맞는 모양이 구나.
대체 혼천지에서 어떻게 살아 나온 것이지?”
진자강이 지독문에 잡혀 와서 본 사람은 망료와 곽오뿐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다른 사람들도 진자강을 보지 못했다는 뜻이다.
당연히 묘옹도 진자강의 얼굴을 모 른다.
심지어 현재 진자강의 외모는 굉장 히 홍측하다.
몸에 앉은 딱지도 벗 기다 말아서 반쯤은 딱지로 뒤덮여 지저분한 모습에 머리는 막 나고 있
어서 대머리에 가깝다.
언뜻 징그럽기만 하다.
“쫓쫓.
그 꼴로 잘도 살아남았구나.
네놈 입장에선 죽는 게 나았을지도 모르지만.
”
묘옹이 진자강을 여기저기 살피다 가 희한한 듯 고개를 개웃거렸다.
“얼씨구, 이놈?” 딱지는 너무 많아서 징그러운데 딱 지가 벗겨진 부분의 살갖은 반질반 질하니 이상하게 보였다.
“독의 부작용인가…… 아니면 망 장로가 뭔가 이상한 짓 던 겐가.
홈.
”
띠 웨 비 ㅇ ※오
응의 손가락이 진자강의 몸 곳곳 을 찌를 때마다 공기가 터지는 소리 가 나며 혈(0) 자리가 폭폭 패어 들어갔다.
하지만 진자강은 이미 기혈이 굳었 기 때문에 점혈이 되지 않는다.
애 초에 물이 흐르지 않는데 물줄기를 막겠다고 해 봐야 소용이 없는 것이 다.
묘옹은 미처 그것을 알아채지 못하 고 진자강을 어깨 위로 둘러메었다.
“돌아가자.
지옥으로.
크흐흐흐.
”
그러고선 경공을 발휘해 성큼 뛰어 오르려던 찰나였다.
진자강은 묘옹이 자신의 몸에 무슨 짓을 했는지 몰랐다.
뭔가 점혈 같 은 걸 한 것 같은데 아무렇지도 않 았다.
그러나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었다.
지금 상황에서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 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었다.
이대로 잡혀가면 끝장이다!
새끼손가락 끝에 작은 독기가 모여 “죽어엇!”
빠악! 소뼈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져 나갔
다.
묘웅이 반대쪽 손등으로 목을 감싸 막은 것이다.
“얼씨구?”
혈라수라는 별호답게 묘웅의 손은 불그스름하니 물들어서는 돌처럼 단 단하게 되어 있었다.
“이 핏덩이 같은 새끼가.
”
묘웅이 진자강을 바닥에 내던졌다.
“기억 진자강은 등뻐가 부서지는 듯한 충 격을 받았다.
묘응은 손을 어루만졌다.
“이놈 뭐지? 왜 점혈이 안 됐어?”
묘응의 눈에는 여러 가지 빛이 보 였다.
처음엔 별로 동요하지 않고 어이가 없는 눈빛이었으나 직후에 바로 당혹감이 어렸다.
묘옹이 갑자기 무릎을 꿈었다.
콩.
“뭐, 뭐야!”
묘옹은 믿어지지 않았다.
손이 너 무 아파서 손을 쳐다보았더니 손등
리가 명해져서 제대로 서 있기가 어 려웠다.
그사이에 한쪽 팔은 완전히 통등 부어서 팔을 접을 수조차 없어 졌다.
‘극심한 맹독!” 살다 살다 이런 맹독은 처음이다.
그것도 극히 소량이 묻어 국혔을 뿐 인데 말이다.
이 정도의 맹독이라면 당한 즉 내공으로 방어를 했어야 했다.
조 늦은 것이다.
이러면 점혈을 해도 시 매
소용이 없다.
수만 년에 걸쳐 정수만 }이 쌓인 섭 응황의 독소이니 당연한 노릇이었으 나 묘옹이 그걸 알 리 만무했다.
“방심했구나!” 저런 아이에게 이런 독이 있을 거 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만약 알았 다면 즉시 중독을 대비했을 것이다.
어쩌나 명색이 독을 다루는 문파 소속의 무인이다.
이대로 죽을 순 없었다.
묘옹은 빠르게 생각했다.
‘내가 몇 번 호흡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