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an Asura - The Poison Dragon RAW novel - Chapter 188
4화
쓸-후 봉관하피 진자강은 걸음을 멈추고 앞을 노려 보았다.
망료! 망료가 그곳에 있었다! 정원석에 몸을 기대고 목발을 은 채로.
진자강의 몸에서 스산한 살기가 피
어올랐다.
진자강의 살기에 반응한 날벌레와 새들이 푸득거리며 사방을 어지러이 날아다다.
곳곳에 숨어 있던 당가의 무사들도 어수선하게 반응했다.
수 쌍의 눈이 진자강을 응시하는 게 느껴졌다.
망료가 흐못하게 진자강을 바라보 며 말했다.
“이렇게 멀한 채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 감회가 어떠냐?” 진자강은 말없이 망료를 보았다.
“내가 보낸 신봇감이 꽤 마음에 들 었던 모양이구나? 그래도 우리가 십 너
년 인연인데 혼기를 앞두고 모른 척 할 수 있나.
하여 내 신경 써서 신 부를 골랐단다.
”
역시나 당하란을 보낸 것은 망료의 수작이었던 것이다.
망료는 입이 찔어질 정도로 길게 웃으며 물었다.
“말해 봐라.
그렇게 멍하니 있지 말고.
”
그제야 진자강이 입을 열었다.
“뭐가 말입니까?”
“뭐든.
”
망료가 양손을 비비면서 기대감으 로 눈을 빛내고 마른침까지 꿀꺼 삼
켰다.
“네 생각이든 지금 기분이든.
생각 나는 건 뭐든지 말해 보려무나.
아, 그래.
여기서 나를 마주한 느낌은 어떠냐? 응? 마침내…… 이렇게 직접적으로 만 나서, 직접 진자강의 입으로 진자강 의 감회를 들을 수 있게 되는 날이 온 것이다! “일전에는 아무래도 상황의 여의치 않아 아쉬웠지.
지금은 방해하는 사 람도 없으니 어서 말을 해 보려무 나”
십 년을 기다린 보람이 없지 않았
다.
혹시나 진자강이 중간에 죽지 않을까 조마조마했던 망료에게 있어 서 지금은 최고의 순간이었다.
십 년 농사 끝에 첫 씨알이 열리 기 시작한 벼를 바라보는 심정과도 같았다.
망료는 흥분되어 저도 모르게 말이 길어졌다.
“너는 참으로 잘해 주었다.
너는 모르겠지만, 너를 이 자리에 서 있 게 하기 위해 나는 굉장히 많은 것 들을 준비했다.
네놈이 중간에 포기 하고 떨어져 나갈까 봐 마음을 졸인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
진자강이 묵묵히 망료를 보기만 하 자, 망료는 몸이 달아 계속해서 말 을 했다.
“겪어 보니 느껴지지 않더냐? 중원 은 아주 험하단다.
우리 운남 촌놈 들이야 운남이 최고인 줄 알고 살았 는데, 운남 밖은 더 심한 지옥이었 어.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보호받으 살았는데, 우리는 우리가 잘났다 생각하고 산 게야.
반성해야 돼.
나 는 참 많이 반성했다.
그래서 네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적응하라고 많이 배려했어.
”
망료가 껄껄 웃더니 말을 계속했 코
다.
“미안하구나.
너를 이렇게 마주 보 니 웃음이 계속 나와.
멈출 수가 없 구나”
솔직히 망료는 안달이 나 있었다.
진자강이 무슨 말을 할지 기대되어 전신의 터럭 하나까지 곧추세우고 진자강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러니까 좀 더 말을 해 보려무 나.
너의 지금 심정은 어떠한지.
그 간 겪은 일들은 어떠하였는지.
혀를 뽑은 것도 아닌데 왜 말을 아끼느 냐”
진자강의 마음이 궁금한 망료가 자
꾸만 재촉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자강의 반응 은 망료의 예상과 반대로 흘러갔다.
돌연 진자강의 살기가 사라지기 시 했다.
망료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진자강은 조금씩 무덤덤해져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기가 완전히 사라졌다.
망료는 이해하기 어려워 되물었다.
“으응? 이상하구나.
나를 보고 있 는데 왜 화를 내지 않느냐? 화를 내야지.
분노해야지.
금방이라도 쳐 죽이고 싶어서 손발이 근질근질해야 부
지.
도대체 왜 화를 내지 않아?”
하지만 진자강은 한쪽 입꼬리만 아 주 살짝 올려 웃었다.
진자강이 낮게, 하지만 망료가 똑 똑히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차분하게 말했다.
“그래 봐야 하수인인 주제에.
아니, 하수인도 과하군요.
기껏해야 당가 에 기생하는 조무래기 주제에 뭐라 는 겁니까?”
망료의 얼굴이 웃던 채로 굳었다.
그 상태에서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괴하게 얼굴이 일
그러지기 시작했다.
웃 리는 것도 화를 내는 한 얼굴이었다.
웃음소리는 점점 더 진해졌 다.
금방이라도 욕설이 튀어나올 거 라 생각했는데 망료의 반응 역시 진 자강이 생각한 것과 전혀 달랐다.
망료는 깊게 슴을 들이쉬었다가 내
밸었다.
그것만으로 평정을 되찾고 원래 얼굴로 돌아왔다.
“후우.
하마터면 내가 먼저 이성을 잃을 뻔했구나.
이것 참 이 나이를 처먹도록 아직도 정신 수양이 덜됐 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어.
”
망료는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는 진 자강의 눈을 쳐다보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실망이야.
실망.
이런 건 내가 원하던 게 아냐.
이런 건 우리 사이에 어울리지 않아.
”
진자강은 여전히 말없이 망료를 지 켜보았다.
망료가 입맛을 다시며 다시 고개를 저었다.
“거칠게 송곳니를 드러내고 달 어서 피를 줄줄 흘리며 물 고아아아 난 그런 걸 기대했거든.
일 에 내게 독침을 꽂아 넣던 그 야 성(@)은 다 어딜 간 게야? 누가 너더러 먹잇감을 가리라고 가르치 드 는 ㄷ 뜨 려 어 [쏘 든? 진자강이 조소했다.
“큰 먹잇감을 앞에 두고 썩은 먹이 로 입맛을 버리긴 아깝군요.
”
망료는 분명 죽여 없애야 할 원수 다.
그러나 궁극적으로 약문 전체의 원 수인 염왕 당청을 눈앞에 두고 망료 따위로 일을 그르칠 수는 없었다.
진자강은 당장이라도 망료에게 달 들고 싶었으나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살기를 억눌렀다.
한데 망료가 그런 진자강의 생각을 알아 것이다.
망료가 손가락을 저었다.
“아냐, 아냐.
그건 잘못되었어.
야 수의 왕은 하찮은 사냥감 하나에도 최선을 다해야 하느니라.
먹을 것을 가리는 놈은 이미 야수가 아냐.
맹 수도 아니지.
”
“나는 야수가 되길 바란 적도 없 고, 맹수 취급을 원한 적도 없습니 다.
”
“오호?”
망료가 손백을 쳤다.
무심결에 드 러난 진자강의 분노를 간파했다.
“그거야 바로 그 눈빛.
그래야 독 룡이라고 할 수 있지! 조금 더, 좀 더 해 봐라, 응?” 진자강이 입을 실룩였다.
“이제 그만 가서 차례를 기다리십 시오.
때가 되면 찾아갈 겁니다.
” “홍.
어른이 되어 가는 건가? 재미 는데…………곤
망료가 갑자기 씩 웃었다.
“그럼 약간의 야성을 되찾도록 흥 바로 지척이었다.
진자강의 그림자에 더 큰 그림자가 덮어 씩워졌다.
진자강의 등 뒤에서 누군가가 나타 났다.
그가 뒤에서 진자강의 머리를 살도 없이 뼈와 가죽만 남은 양손으로 덤 석 쥐려 하고 있었다.
진자강은 양 손으로 침을 뽑아 팔을 교차시키며
얼굴의 양쪽으로 침을 내밀었다.
진자강의 머러를 움켜쥐면 등 뒤에 있는 자의 손바닥은 침에 찔리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침 그의 손바닥을 아주 조금 파고들 을 뿐, 더 이상 뜰지 못했다.
오히려 그가 힘을 주고 누르자 자강의 손가락 사이에 끼인 침이 금씩 밀리기 시작했다.
침을 권 보다 침 끝을 누르는 힘이 더 강하 다.
이대로라면 진자강의 밤이 침에 둘 릴 지경이다.
10 ※오 때 에
진자강은 약지 손톱을 장침의 아래 에 밀어 넣어 더 밀리지 않도록 받 쳤다.
그가 더 힘을 주었다.
폭, 푸욱.
침이 되레 진자강의 손돕을 깨고 파고들었다.
진자강은 이를 악물었다.
그의 손 닥에서 내봄어지는 후끈한 열기가 진자강의 밤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그극.
침은 약지의 손톱을 뜰고 점점 더 파고들어서 손바닥의 뼈 사이에 박 혔다.
뜨 한
휘고 있었다.
마침내 그의 양손이 진자강의 얼굴 을, 얼굴을 가로막은 손을 완전히 덮었다.
그 상태로 앙상한 손가락을 잔득 벌려 진자강의 머러를 잡고 들 어 올렸다.
진자강은 팔을 채 잡혀서 꼼짝없이 공중에 들리 말았다.
깨진 손돕에서 흐르는 피가 손바닥을 타고 뚝뚝 흘러내렸다.
그가 진자강의 귀에 대고 이를 갈 며 속삭였다.
“오랜만이다, 애송이.
”
마사불! 망료가 그 광경을 보고 흐못하게 웃었다.
“무릇 야성이라면 그 정도는 되어 야지.
뭐, 지금은 인사 중이니까 그 정도만 해 두십시다.
” 묘월이 망료를 노려보았다.
눈에서 시퍼런 불길이 일고 있었다.
묘월이 신 목소리로 으르렁거렸다.
“그만두라고? 지금 내게 명령하 것인가!” 망료가 어깨를 으였다.
“아무래도 이쪽은 야성이 지나친 다
모양이군.
”
“깃이 “아아, 아니오.
아무튼 새신랑이 될 녀석을 피투성이로 만들면 당가에서 그리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얘기 하려 했소이다.
스님은 어디까지 하객의 입장이 아니겠소?”
묘월은 씩씩대다가 양팔을 더 위로 치켜들어서 힘껏 진자강을 내던졌 다.
진자강은 던져지는 순간 앞으로 몸을 숙여서 뒷발로 묘월의 배를 찾 다.
묘월이 힘을 주고 배로 진자강 의 발을 겨 냈다.
진자강은 반동 으로 몸을 옆으로 비틀어 교묘하게 버 도 때
도 묘월의 다친 왼눈, 안대를 걷어 차다.
아무리 힘이 실리지 않았더라도 얼 굴을 맞는 것은 기분이 나쁜 일이 다.
묘월은 살짝 고개를 틀어 피했 다.
바로 코앞을 스치듯이 진자강의 발이 지나갔다.
진자강은 뛰어내려서 바닥을 한 바 퀴 구르곤 일어났다.
망료가 박수를 쳤다.
“예전보다 몸놀림이 아주 좋군.
맘 에 들어.
”
진자강은 뱃벗해진 팔을 흔들었다.
약지가 굽혀진 채 손바닥에 붙어 있
었다.
침이 약지의 손톱을 관통해 손바닥까지 꿔어 버린 것 진자강이 이로 침을 물어 뽑았다.
뼈에 박혀 있던 침이 뼈를 굽는 듯 한 기분 나쁜 느낌과 함께 뽑혀 나 왔다.
구멍이 난 손톱과 손바닥 핏방울이 똑똑 떨어졌다.
망료가 물었 “야성이 아주 사라진 건 아닌 모양 이군.
껄껄껄!”
망료는 정원석에 기됐던 몸을 일으 키고 진자강에게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뚜걱, 뚜- 걱! 뜨 이 으 모
망료는 더 싸우지 않고 진자강을 스쳐 지나갔다.
물론 한마디를 남기 는 것은 잊지 않았다.
“기대하거라.
신나는 일은 이제부 터 시작이란다.
”
아니 진자강이 어깨에 당을 스쳐 지나가는 망료에게 고 잇새로 내벨듯 말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이제부턴 내가 당신을 재미없게 만들어 줄 테 말 를 깨 > 으 때0 20
니까.
”
“그래? 그럼 나야 환영이지.
껄껄 껄!”
망료는 한껏 웃으며 진자강을 지 쳤다.
묘월은 한동안 진자강을 시퍼런 으로 노려보다가 망료를 따라 문 나섰다.
호 6 망료가 떠난 후, 진자강은 오히려 망료가 있을 때보다 더 얼굴이 굳어
수 있는데 분노하지 않는다는 건 굉장 히 힘든 일이었다.
그러나 진자강은 티 내고 싶지 않 았다.
망료 때문에 고통스럽다는 걸 보여 주고 싶지 않았다.
화를 낼수 록 망료에게 자신이 고통받고 있다 는 걸 알려 줄 뿐이다.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망료에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절대로 보여 주지 않으리라!
망료의 뒤를 따라 걷던 묘월은 아 직 씩씩됐다.
망료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분이 덜 풀리셨소이까?” 묘월이 이를 갈며 대답했다.
“빈니를…… 그대의 부하 취급하지 말라.
빈니의 호의를 함부로 곡해하 면 그대 역시 부처의 진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
“부처는 내 마음에도 있고 스님의 마음에도 있고, 길가의 돌에도 있소 이다.
길가의 돌이 진노하는 일은
없잖소이까?” 망료가 껄껄 웃 큰 웃자 묘월 눈 치켜 올라갔다.
나 “닥,01”
그러나 그 순간 묘월이 휘청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