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04
103장. 널 지켜줄게
– 이거 실화임? 정말 안아 그룹 아들 맞음?
– 레알 진짜임! 오동성이라는 놈 맞음! 인터넷에 찾아보면 얼굴 나옴!
– 와아……, 지린다. 마약에 취해서 강남 한복판을 뛰어다녔다고?
– 한국대 법대생 아님? 안아 그룹 아들이라고 대서특필 됐잖아?
– 크크크. 한국대 법학과 X망!
대한민국 시민들은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속보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인터넷 각 커뮤니티들은 알몸 사진과 동영상으로 난리가 났다.
어젯밤 약에 취한 채 대한민국 10대 그룹 아들이 알몸으로 강남을 뛰어다녔다.
오동성은 스타가 됐다.
알몸으로 덜렁거리는 물건과 함께 뛰어다니며 살려달라고 외치는가 하면 헤헤거리며 웃는 모습은 가히 충격이었다.
입에 거품을 물고 흰자만 보이는 상태였다.
늦은 저녁이었지만 오고 가는 이들이 많았다.
핸드폰으로 찍은 동영상과 사진이 차고 넘쳤다.
오동성의 아랫도리 무기가 바짝 성이 난 상태였다.
여자들은 비명을 질렀고 남자들은 어이가 없어 바라봤다.
출동하는 경찰관들을 피해 요리조리 피해 도망치는 오동성은 약물에 취했음에도 재빨랐다.
강남 알몸! 오동성! 안아 그룹 등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했다.
“야! 이 개새끼들아!!!”
휙휙!
욕설과 함께 골프 드라이버 패가 공간을 갈랐다.
콰장창창창창.
사무실 집기가 모두 박살이 났다.
분노에 활활 타오르는 안아 그룹 회장 오승혁은 미친 말처럼 날뛰었다.
하얗게 얼굴이 질린 비서들은 미쳐 날뛰는 회장을 보기만 했다.
말릴 수가 없었다.
개차반 오승혁 회장이 미칠 때는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는 게 상책이었다.
“헉헉…….”
컴퓨터 모니터부터 시작해 책장, 책상, 화분, 액자 등등이 모두 부서졌다.
미친 듯 드라이버를 휘두르던 오승혁도 거친 숨을 내뱉었다.
하룻밤 자고 났더니 난리가 났다.
어제 얼마 전 만났던 여배우와 오붓하게 시간을 가졌다.
측근들도 모르는 비밀 장소에서 전화도 안 받고 푹 쉬다 나왔다.
그런데 아들 놈이 대형 사고를 쳤다.
안아 그룹 비서팀이 신문사나 방송국을 막을 시간이 없었다.
저녁 9시부터 시작된 아들 오동성의 알몸 활보가 생중계 안 된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 됐다.
보는 눈이 너무 많았다.
정보망의 발달로 개인들 핸드폰을 차단하는 건 불가능했다.
거기에 약에 취해 미친 듯 날뛴 오동성으로 인해 여론도 좋지 않았다.
사건 제보가 들어오고 안아 그룹 비서팀이 대응을 시작하던 1시간 안에 모든 게 끝났다.
신문사와 방송사를 상대로 협박까지 했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사방에서 제보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특종을 놓치면 그것도 바보였다.
언론도 귀신들이었다.
이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안아 그룹에서 대대적으로 광고를 뿌릴 걸 알았다.
그전에 마음껏 기사를 쏟아냈다.
안아 그룹이 대기업에 속했지만 대한민국의 중추 거대 그룹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씹기 좋아하는 국민들이 가만 놔두지 않았다.
최병박 대통령의 취임식이 얼마 남지 않아서 젊은 사람들 분위기가 더 좋지 않았다.
대기업, 상류층, 기득권에 대한 분노가 마그마 방처럼 차올랐다.
그때 터진 재벌가 아들의 막장질.
전 국민이 안아 그룹을 싸잡아 욕했다.
오승혁 회장의 갑질 소동이 얼마 전에 있었던 터라 더욱 더 불이 커졌다.
회사 노조 위원장을 조폭으로 위협하고 불러다 빠따를 때렸다.
한 대에 100만 원씩 쳐줬다.
소송과 회사 압박으로 집안 돈이 떨어진 노조 위원장은 눈물을 머금고 매를 맞았다.
수천만 원 어치를 때리고 수표를 던졌던 게 소문이 쫙 났다.
언론에 돈을 뿌려 막았다.
검찰과 법원 정치권에도 뇌물을 팍팍 던졌다.
2심에서 집행유예로 구속을 면했다.
대신 주가가 출렁였다.
직원들 회식비로 자기 카드를 써 결제할 줄 아는 상남자로 포장됐지만, 그냥 꼴리는 대로 사는 성격이었다.
서른도 안 된 젊은 나이에 총수가 되면서 하고 싶은 짓 다 했다.
자기보다 덩치가 더 큰 한국생명을 품에 안은 투자 감각은 탁월하다는 평을 받았다.
이번에 다시 대웅조선을 품에 안기 위해 작업 중이다.
아니 가계약 체결된 상태로 몇 달만 지나면 모든 게 끝났다.
대웅조선만 품에 안으면 재계 서열 순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게 된다.
그런데 아들이 사고를 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그 새끼는 지금 어딨어!”
“……병원에 있습니다.”
“약을 얼마나 처먹은 거야?”
“상당히 많이 드셨다고 합니다.”
“동성이 담당이 누구야!”
한바탕 살풀이가 끝났지만 오승혁의 목소리는 잦아들지 않았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재벌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졌다.
과거처럼 언론사만 막아서 끝날 문제가 아니다.
“비서실 차영태 과장입니다.”
“그 개새끼 어딨어!”
“여, 여기 있습니다. 회장님…….”
차영태 과장은 사색이 된 채 임원들 뒤에서 나타났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일이 술술 잘 풀렸다.
나중에 계열사 몇 개를 확실히 물려받을 오동성의 욕심을 확실히 채워줬다.
이런 비리를 알고 있는 측근들이 나중에 회사의 중요한 직책에 오르는 일이 다반사다.
차 과장은 서련이 속해 있는 회사와 연락이 돼 바로 시간을 잡았다.
그리고 오동성이 즐기러 들어갔다.
오늘 아침 수고했다는 말만 들으면 모두 끝날 일이었다.
오동성이 사무실에 들어간 것까지 확인하고 오랜만에 일찍 퇴근했다.
친구들과 만나 소주를 땡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던 그때 인터넷에 난리가 났다.
회사 긴급 대응팀이 풀가동됐다.
그래도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약에 취한 오동성은 경찰들에 체포되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방송에서는 속보로 계속 떴다.
차 과장은 정신이 멘붕이 된 채 날을 샜다.
오동성이 입원한 병원에서 멍하니 앉아 있기만 했다.
병원에 있다고 아침 일찍 호출을 당했다.
“동성이 새끼 니가 약 줬냐?”
“아, 아닙니다.”
“그럼 뭐야!”
“그곳에서 계시다가 약을……, 드신 것 같습니다.”
“그곳? 똑바로 말해 새끼야!”
“KNB 엔터테인먼트라는 연예 기획사에서 접대를 받으러 가셨습니다.”
“접대? 하아…….”
이제야 제대로 듣게 되는 사건의 전말이었다.
오승혁은 한숨을 내쉬웠다.
스토리가 뻔히 머리에 그려졌다.
젊었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가끔씩 오승혁도 접대를 받았다.
광고 하나 따기 위해서 연예 기획사는 모든 걸 다 바쳤다.
“그 기획사 새끼들 잡아와!!!”
“부, 불가능합니다.”
“왜! 왜 불가능해!”
“경찰에 잡혀 갔습니다.”
“약 때문에?”
“업무상 횡령과 배임, 그리고 과거 소속 여가수들 자살 사건 때문입니다.”
“……, 젠장!”
오승혁은 머리를 붙잡고 인상을 썼다.
어설픈 기획사가 분명했다.
마음 같아서는 차 과장이라는 놈을 죽도록 패고 싶었지만, 의미가 없었다.
빠른 수습이 필요했다.
“유 실장.”
최측근 비서실장을 호출했다.
“말씀하십시오.”
“전관 변호사 붙이고 언론사들 입막음을 최대한 빨리해. 해달라는 거 다 해줘.”
“알겠습니다.”
“그리고 경찰서에 딸려 들어간 기획사 대표……, 입단속 시켜. 동성이 절대 그곳에 간 적이 없다고 말이야!”
약만 하는 것과 성 접대까지 받은 건 엄청나게 달랐다.
재벌 2세들 망나니 짓거리는 가십거리가 되지만, 성 접대에 약까지 덤탱이를 당하면 영원히 구제불능이었다.
가뜩이나 안아 그룹 회장 가족 이미지가 안 좋은 상태다.
“바로 처리하겠습니다.”
“동성이 깨어나면 물어. 찜찜하니까 최대한 파악해.”
“조치하겠습니다.”
“그리고……, 주혁이에게 연락해 그분께 찾아뵙는다고 시간 잡아놔.”
정치권에도 돈을 발라야 끝나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선견지명으로 진작 최병박 정권 핵심 인사들에게 부지런히 기름칠을 해 놨다.
“X발…….”
거친 욕을 뱉는 오승혁 회장.
미간에 깊은 주름살이 박혔다.
***
– 미치겠다. 오동성이 학교에 똥을 뿌렸다.
– 안아 그룹 아들 따위가 뭐 대수라고……, 법학과 판검사 선배님들, 이번에 확실히 조져주세요!
– 올해 안아 그룹 입사했는데……, 지금 회사 분위기 개판이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한국대 소나무숲이라는 게시판은 난리가 났다.
“오동성 잘 가라.”
인터넷에 올라온 강남 알몸 사건을 흐뭇하게 봤다.
약을 먹이고 약효가 들 때쯤에 오동성을 그대로 안고 큰길가에 조용히 내려놨다.
깨어나지 않기에 내력으로 마사지를 해줬다.
그러자 비명을 지르며 오동성은 한밤에 잘도 뛰었다.
그다음은 인터넷에 생생히 생중계되었다.
아마 오동성은 영원히 이 나라 국민들 기억 속에 남을 것이다.
동시에 서련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놀란 그녀를 숙소에 데려다 놓을 수 없었다.
수맥을 짚어 잠을 재웠다.
입구가 아닌 창문을 넘어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CCTV 저장 기록도 모두 제거했다.
사장과 동생 놈은 아침에나 일어날 것이다.
내력으로 중요 혈맥을 막아버렸다.
하루가 지나면 지날수록 근육이 녹을 것이다.
밥숟가락 들 정도의 힘만 남는다.
평생 뛰거나 빠르게 걷는 것도 불가능했다.
기저귀 차지 않으면 마음대로 나갈 수도 없다.
살아 있어도 살아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만들었다.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가 도대체 얼마나 모인 거야?”
오동성이 사라진 후 메시지가 몇 개가 떠올랐다.
듬뿍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가 축적됐다는 내용이었다.
사용처를 아직 모르지만 기분 나쁘지 않았다.
카르마 포인트는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는 보너스였다.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뿌리를 모조리 뽑아주마!”
오동성도 문제지만 그 뒤에 있는 오승혁 회장과 그 가족도 치워야 할 적이다.
과거에 충분히 봐왔던 안아 그룹이다.
사업적 측면에서는 훌륭할지 몰라도 인간적인 그룹은 아니다.
더욱이 아들을 그렇게 만든 자가 나라는 걸 알 수도 있었다.
오승혁 회장의 동물적 감각과 그룹 정보망이라면 충분히 개연성이 넘쳤다.
그전에 뿌리를 잡고 휘두를 생각이다.
공격은 언제나 최선의 수비다.
“아아아악!”
그때 방에서 비명이 터졌다.
자리를 박차고 빠르게 방으로 들어갔다.
“악! 아아아악!”
비명을 지르는 서련의 얼굴은 뽀얗게 광택이 났다.
어제 있었던 기억들이 악몽으로 변질된 것 같다.
“서련아.”
부드럽게 서련의 이름을 불렀다.
땀이 흠뻑 흐르는 서련이 이마의 젖은 머리칼을 쓸어줬다.
“오빠?”
서련이가 게슴츠레 눈을 떴다.
“응. 오빠야.”
“아…….”
그제야 안심하고 서련이는 긴 숨을 뱉었다.
눈물이 빠르게 굳어갔다.
하지만 감정이 격했는지 얼굴은 상기되었다.
“무슨 일 있었어?”
최대한 모른 척 부드럽게 물었다.
“어……, 꿈에 이상한 괴물이 쫓아왔어. 날 막 잡아먹으려고 했는데…….”
악몽의 내용을 생각하는지 서련은 몸서리를 쳤다.
“개꿈이네.”
“그, 그렇지? 개꿈 맞지?”
확인하듯 서련이 물었다.
“응. 개꿈이야.”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오빠, 여기는 어디야? 왜 내가…….”
어제 찢겨진 옷 대신에 엄마 옷을 입혔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다 자신의 옷을 보고 서련이가 날 봤다.
해명을 바라는 눈빛이다.
사장을 만나러 갔는데 왜 본인이 여기 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다.
“서련아, 오빠 믿지?”
“응! 당연하지.”
“그럼 됐어.”
긴 설명과 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길게 말하지 않았다.
그저 조용히 깨어난 서련이를 품에 안아줬다.
악몽이라 믿겠지만 어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던 서련이다.
과거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서련이를 오티에 불러서 발생한 사건이다.
서서히 변하면서 확장되는 나비 효과.
“헤에……, 오빠 냄새 좋아…….”
아직 애 같은 서련이는 품에 안겨서 킁킁 냄새를 맡았다.
그런 서련이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었다.
어제와 같은 악몽.
‘널 지켜줄게.’
다시는 서련이에게 악몽을 선물하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 104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