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11
110장. 피똥 한번 쏴봐
“잔머리 굴리다가 머리 복잡할 거다.”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사자성어는 이때 쓰는 거다.
엄마의 원수 같은 외갓집을 슬쩍 팔았다.
당분간 안아 그룹 놈들은 조용할 것이다.
동룡이 안아처럼 10대그룹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허접 그룹도 아니다.
엄마 신분이 확실했다.
나를 조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알아낼 수밖에 없다.
엄마 명의 재력이 확실하니 파면 팔수록 머리가 아플 것이다.
전임 회장의 감춰진 상속자라고 소설을 쓸 것이다.
나로 인해 안아와 동룡 그룹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시작된 셈이다.
음흉한 놈들끼리 붙으면 아주 볼 만할 거다.
“또 와라. 그때는 화끈한 불맛 제대로 보여주마.”
한주먹거리도 안 되는 것들이 까불었다.
일반 시민들에게나 통하는 짓거리다.
대기업 이름으로 협박하고 돈으로 주먹을 샀다.
겁도 없이 내 본진을 털기 위해 왔던 놈들을 가볍게 손봐줬다.
폭력을 사용하는 놈들에게 자비를 베풀 아량은 인생 연장된 순간부터 없었다.
두 명의 손이 작살났고 한 명은 다리가 박살 났다.
놈들은 신고할 수도 없다.
나를 고발하는 순간 안아 그룹 회장 납치도 폭로가 된다.
이제 앞으로 주먹질해서 먹고 살기는 힘들다.
놈들이 타고 왔던 차에 끌고 가 녹취록도 작성했다.
정보를 탈탈 털었다.
독한 놈들이다.
처음에는 입을 열지 않아 내공으로 근육 좀 마사지해줬다.
그러자 줄줄 다 불었다.
놈들에게 독하게 굴었는지 어둠의 카르마 포인트를 듬뿍 획득했다.
후회는 없다.
과거 오 회장의 주문에 따라 사람 처리한 것도 알아서 뱉었다.
역시 그 새끼 개새끼다.
오동성이 뭘 보고 자랐는지 확실히 알았다.
영화에서나 봤던 재벌 조폭의 진면목을 봤다.
시에 살던 조직 두목급보다 더 잔혹했다.
돈으로 모든 걸 무마시켰다.
용서가 안 됐다.
“조 변호사님.”
전화를 걸었다.
“아침부터 웬일이야, 장 대표.”
말과 달리 목소리에는 반가움이 담겼다.
“오늘 계약 체결이죠?”
“오전 11시에 본계약 체결이야. 무슨 일 있어?”
“아닙니다. 깔끔하게 마무리 부탁합니다.”
“걱정 마. 나 못 믿어?”
“믿죠. 그러니 지분 10프로 드리는 겁니다.”
“흐흐. 고맙게 잘 먹을게. 내가 장 대표 덕분에 요즘 집에서 어깨 펴고 사네. 설에 가족 여행 잘 다녀왔어. 이 은혜 평생 잊지 않을 거야.”
조 변호사님을 확실하게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지분 10프로를 넘겼다.
그래봐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명목상 지분이다.
설에 가족 여행을 보내줬다.
일등석 좌석에 유럽 5박 6일 동안 팰튼 호텔 로열 스위트룸을 쐈다.
조 변호사님 덕분에 한국에서 벌이는 일이 편했다.
삼우 로펌 인수가 오늘 마무리 된다.
한국 법률 규정에 따라 미국에서 흡수한 로펌 리트 보이가 49프로 지분을 인수한다.
언론에서는 미국 로펌의 한국 진출이라고 소개됐다.
기존 지분권자들은 1,000억씩에 로펌을 팔았다.
돈 몇 푼에 시간을 질질 끌지 않았다.
나름 엄청난 금액이지만 명망 있는 로펌 인수가로는 저렴한 편이다.
조건도 달았다.
두 지분권자가 고문으로 있으며 앞으로 5년간 동종 업계에 종사하지 않기로 말이다.
기존 내 투자 지분에 더해 엄마 개인 돈도 투자가 됐다.
엄마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로펌의 주주가 됐다.
비상장 회사라 공시 의무가 없어 편했다.
“로펌 대표 섭외는 잘 되십니까?”
“장 대표가 원하던 안우현 전 대법관님이 반승낙하셨다.”
“다행입니다.”
로펌 대표로 안우현 전 대법관을 찍었다.
안우현 전 대법관은 법조계에서 청렴하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정의롭고 청렴한 분이 대표가 된다면 로펌 이미지가 깨끗하게 세탁된다.
로펌으로 돈 벌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
수익용 사업은 나 혼자로도 충분하다.
로펌은 철저하게 사회 환원과 나와 지인들 방어용이다.
“솔직히 말해봐. 요즘 뭐 꾸미는 거 있지?”
함께 큰일 몇 번 해봤다고 나에 대해 조금 눈치챈 조 변호사님.
은근슬쩍 짚어왔다.
“큰 건 하나 준비 중입니다.”
냄새만 살짝 풍겼다.
“그래? 목소리로 봐서 피라미급은 아닌데…….”
검사 출신답게 치고 들어왔다.
“궁금해하지 마십시오. 곧 상의 드리겠습니다.”
철벽 방어를 쳤다.
“오케이! 대표가 까라면 까야지.”
“조만간 소주 한 잔 사드리겠습니다.”
“푸하하하. 됐어! 난 법정 미성년자랑 술 안 마셔~.”
당했다. 젠장.
“…….”
아직 개정되지 않은 성년 규정 때문에 이럴 때마다 쪽팔린다.
“수고하십시오.”
후다닥 전화를 끊었다.
“오 회장. 한 번 꿈틀거려봐.”
핸드폰을 들어 국제전화를 걸었다.
“보스.”
언제 들어도 듬직한 보스라는 호칭이다.
“로버트, 준비 다 끝났습니까?”
“보스, 무슨 일 있습니까?”
세상 헛산 게 아닌 로버트가 내 목소리를 듣고 물어왔다.
이 분도 나이를 거저먹지 않았다.
“안아에서 절 납치하려 했습니다.”
“……, 킬러를 보내겠습니다.”
헐……, 킬러?
역시 아메리칸 스타일이라 처리 방식이 남달랐다.
차가운 로버트 목소리에 분노가 가득 찼다.
“전직 KGB를 비롯해 정보기관 암살자가 있습니다. 소리 소문도 없이 처리할 수 있습니다.”
로버트는 전혀 거리낌이 없다.
하지만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킬러는 됐습니다. 계획은 완성 됐습니까?”
“명령만 내려주면 됩니다. 펀드들이 대기 중입니다.”
“그럼 시작하세요. 오늘부터 융단폭격으로 끝내십시오.”
“알겠습니다. 한국 언론과 정치권에 줄을 대놨습니다. 확실히……, 끊어 놓겠습니다.”
로버트 목소리가 진정되지 않았다.
나 몰래 킬러를 보낼까 걱정이 들 정도다.
“정신 차리지 못하게 한 방에 보내야 합니다. 단숨에 목을 물어뜯으십시오.”
“제 전문입니다.”
“믿겠습니다. 로버트.”
“보스 몸조심하십시오. 경호팀을 보내겠습니다.”
“됐습니다. 한국에서 경호업체를 인수하겠습니다.”
“보스……, 안아 그룹은 악한 놈들입니다.”
안아 그룹에 대해 알아본 로버트다.
“절 우습게 본 거겠죠.”
“그들의 명복을 빌어주겠습니다.”
로버트 라이언의 목소리는 항상 진심이 담겼다.
그를 생각하면 마음이 든든했다.
국적과 나이를 떠난 참 인연이다.
그렇게 전화가 끝났다.
안아 그룹은 착각하고 있다.
그들이 날 어떻게 할 수 있음이 아니라 내가 목줄을 쥐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오 회장. 많이 심심했지? 내일부터……, 피똥 한번 쏴봐. 흐흐흐.”
악당처럼 웃었다.
지 자식 귀한 줄만 아는 놈을 봐줄 필요 없다.
깡패 같은 놈들 부려 납치, 살인까지 저지른 자다.
입수한 걸 모두 털 생각이다.
그래야 인생 밑바닥을 알 거다.
그리고 본인이 부렸던 권력에 의해서 힘껏 얻어맞아봐야 인생무상을 깨달을 것 같다.
“개강 준비나 해볼까.”
오 회장에게 줄 선물이 마련되자 기분이 상쾌했다.
그리고 내 본분으로 돌아갔다.
드디어 열리는 2008년도 1학기.
과거와 180도 다른 청춘이 날 기다렸다.
***
“동룡 주 회장 동생이 확실해?”
“아침에 신원조회가 끝났습니다. 전임 회장의 딸이 맞습니다.”
“그래……, 주 회장에게 이복 여동생이 있었지.”
유 실장의 보고에 오승혁 회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놈이 생각보다 더 강합니다. 어제 보냈던 황 팀장과 애들이 입원 중입니다.”
“……, 병신 같은 놈들. 애 새끼 하나 처리 못 하고…….”
회사에 출근한 오승혁은 인상을 썼다.
대한민국 재벌 중 단연코 자존심이 가장 셌다.
이번 사건도 자존심 때문에 커졌다.
“동룡과 자칫 오해로 엮일 수 있습니다.”
“주 회장 그 새끼 꼴통인데 복잡하네.”
동룡은 회사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무시할 만한 곳은 못 됐다.
피차 싸우면 서로 다칠 게 뻔했다.
“장태산 그놈 집안 재산이 상당합니다. 거액의 주식 자금도 보유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꼼쳐서 딸년한테 준 거야? 썅!”
재벌가에서 비밀 상속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오승혁도 아버지의 비자금 계좌를 물려받았다.
그 자금으로 정치권에 로비를 벌였다.
지금 정권도 안아 비자금 상당수가 들어갔다.
대통령도 취임했기에 이제 과실만 따면 됐다.
그동안 뿌린 돈의 몇 백배를 남겨야 했다.
삐이이이.
그때 회장의 인터폰이 울렸다.
“무슨 일이야.”
“회장님 이남규 금융팀장이 급한 일로 뵙고자 합니다.”
“이 팀장이?”
경영기획실 금융팀장은 임원 중에서도 사장급이다.
팀장직책이지만 안아 그룹 안아투자증권 전임 대표였다.
“들어오라고 해.”
총괄비서실과 함께 안아 그룹의 핵심 참모조직이다.
“전 이만…….”
“같이 들어.”
“알겠습니다.”
유병석 실장에 대해서 오승혁은 무한 신뢰를 보였다.
어릴 적부터 자신 뒷수발을 챙긴 유 실장을 믿었다.
딸깍 문을 열고 이남규 팀장이 들어왔다.
“무슨 일이야? 얼굴 표정이 왜 그래?”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오 회장이 급하게 물었다.
“회, 회장님. 큰일 났습니다!”
“큰일? 뭐? 누가 또 사고 쳤어?”
“그게 아니라……, 지금 외국 자금이 무차별적으로 전 계열사에 대해 공매도로 공격하고 있습니다!”
“뭐! 무차별 고, 공매도!”
오승혁이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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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