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119
1138장. 돌아온 약장수!(2).
“소황자단!!!”
홍콩의 집무실.
리장창은 실시간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소화하느라 바빴다.
장립이 선물로 소황자단을 풀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입이 떡 벌어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행보였다.
홍콩에서 만났을 때 장립과 약조했다.
그 약조대로 상해방 쪽 왕정의 최측근 친척을 쳤다.
한 개인을 타겟으로 한 일이지만 이로써 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보이지 않는 파워 싸움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솔직히 윗선의 윤허를 다시 한 번 받은 일이었지만 리장창도 반신반의했다.
자칫 사건이 와전돼 커지면 그 파장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상해방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휴전까지도 염두에 뒀다.
지금까지 눈엣가시 같은 장택민을 살려둔 이유가 있었다.
장택민 뒤에는 상대하기 껄끄러운 후견인이 존재했다.
선인(仙人)이라는 말이 돌고 있는 인물.
아직 그가 누군지 정확히 밝혀진 사실은 없다.
천지회의 회주조차도 그를 대하는 데 있어서는 극도로 예민했고 경계했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 힘을 빼는 것.
왕정을 치는 것도 그중 한 가지 방법이었다.
상무위원 왕정을 부패자로 낙인찍어 버리면 상해방은 도덕적으로 깊은 내상을 입게 된다.
과거와 달리 인민들의 의식 수준이 향상된 영향이다.
각 가정의 하나뿐인 소황제들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했다.
전 세계를 여행하고 인터넷을 통해 웬만한 지식을 모두 습득했다.
뻗어가는 배움을 막을 수는 없었다.
과거 독재자들이 분서갱유 사건을 일으키거나 홍위병을 이용해 배움을 차단하려던 진짜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었다.
배움은 인간의 의식을 깨우고 세상을 깨닫게 하는 지름길이다.
지금이야 의식주와 공산당 권력으로 통제한다지만 언제 폭발할지 몰랐다.
천안문 사태가 증거다.
당시에는 소수의 지식인들이 들고 일어났지만 지금은 그 수준이 아니다.
불씨 하나만 던져지면 곧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중국몽을 통해 인민들을 결집 시켰다.
공산당에 불만이 쌓일 때마다 부패 사건을 통해 분노를 일시 표출할 수 있게 했다.
말도 안 되는 억지로 타국을 압박해 애국심을 고취 시키는 일도 한몫했다.
그 과정에서 맛보는 재미가 꽤 쏠쏠했다.
수십 년간 중국을 지배해 온 상해방은 현재 인민들의 화풀이로 안성맞춤이다.
문제는 그 소스가 점점 소진되어 간다는 것.
동시에 슈건핑을 앞세운 태자당도 비슷한 과정을 밟으며 오염되어 갔다.
권력은 돈을 부르고 타락이 친구처럼 그들 주위를 맴돌며 따랐다.
그전에 완벽한 권력 구도를 완성해 내야만 했다.
과학기술이 접목됐다.
스마트폰과 중요 전자제품에 해킹 바이러스를 심은 게 시작이다.
정권에 반역하는 자들을 철저하게 감시했다.
따르는 자에게는 부와 권력을 안겨주지만 저항하는 자에게는 가차 없이 채찍을 휘둘렀다.
다행히 오랜 세월 권력에 복종해 온 DNA가 인민들 몸속에 남아 있다.
태자당은 위엄을 잃지 말아야 했다.
복잡해지는 고도의 정치 술수.
그 중심에 천지회가 존재했다.
다만.
“장립…….”
리장창은 두 눈을 지그시 감으며 장립을 떠올렸다.
리장창과 천지회의 힘으로도 어찌하지 못했다.
교묘한 수법으로 일정 거리를 유지한 채 자신만의 독특한 권력을 생성해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경매도 그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장립의 환단은 중독성이 강하다.
젊음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건 엄청난 의미를 가졌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기 위해 죽을 때까지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유와 같았다.
아무리 권세가 하늘을 뒤덮어도 늙음과 죽음 앞에서는 평등했다.
그 절대적 진리를 철저하게 이용하고 있는 장립.
환단은 장립이 쥐고 있는 핵심 권력의 중추가 됐다.
강제로 빼앗는 일도 대체하는 일도 불가능했다.
장립이란 사람 없이는 환단 자체가 공급 불가했다.
그간 장택민 만이 누려오던 권력의 힘.
장립이 환단으로 중국 권력자들을 쥐고 흔들었다.
“대책이 없는 완벽한 한 수다.”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지는 않았다.
권력자들이 스스로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리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불가능의 영역이다.
장택민부터 시작해 슈건핑 이하 모든 권력자들은 욕망을 원동력으로 삼는다.
그들에게 성인처럼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의 삶을 강요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답을 알고 있는 리장창조차도 그에 응할 수 없었다.
“휴우…….”
리장창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쯤이면 욕망이 더 활활 불타오르고 있을 경매장.
“내 몫은 남았으려나.”
리장창의 눈동자에 안타까움이 스쳤다.
장립이 쳐놓은 통발에 걸린 물고기 떼에 그도 포함되었다.
마음은 홍콩에서 북경으로 날아가고 싶었지만 할 일이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가봤자 도움도 되지 않았다.
리장창은 그곳에 참여할 만한 공식 직함이 없었다.
천지회 지단주라는 자리는 세상에 없는 비공식 직책이다.
“립……. 너도 최소한의 도리를 안다면 날 위해 환단 몇 개는 남겨 놓거라. 그럼 내가…… 공짜로 먹지는 않겠다!”
사실 리장창은 장립이 그렇게 많은 단약을 소유하고 있을 거라 생각 못 했다.
나이도 어린 자가 전설급 단약을 제조한다는 일 자체부터 말이 되지 않았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거나 가문 대대로 전해지는 보물 정도로 여겼다.
그러나 아낌없이 선물로 풀어 버리는 장립의 배포에 두손 두발 들고 말았다.
리장창에게도 남모를 비밀이 존재했다.
일편단심 아내만 사랑하는 애처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에게도 첩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최근 아들을 얻었다.
갓 태어난 아들을 품에 안고 눈물을 흘렸다.
이제야 죽어서도 조상님을 뵐 면목이 섰다.
중국몽도 좋지만 가문의 후사는 더욱 더 중요한 일이 됐다.
최측근 제갈유량도 이 사실을 몰랐다.
외손자보다 더 어린 자신의 아들.
녀석을 위해서라도 더 오래 살아야만 했다.
그러니 누구보다 더 절실하게 환단이 필요했다.
아들이 장성하기까지 아직도 긴 세월이 남아 있다.
긴 시간을 청춘 못지 않은 모습으로 버티기 위해서는 환단밖에 없었다.
그러나 리장창은 끝내 알지 못했다.
지금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증오하는 원수의 손바닥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
“하오!!!”
“하아아아…….”
“으으음.”
곳곳에서 신음이 터져나왔다.
이벤트로 더 풀 수도 있다는 말에 주저하지 않고 눈앞의 환단을 복용한 이들.
숙취 해소 환단 정도 되는 양 거침없이 씹어 먹었다.
그리고.
곧바로 피부에서 광택이 흘렀다.
눈에는 정광이 번뜩였다.
금세 기운이 뻗쳤다.
누가 봐도 죽이는 즉효 약빨.
– 아, 아까워! 으아아아! 형님 저도 환단 하나 주세요!!!
귀신이 아이처럼 떼를 썼다.
다 큰 귀신 모습이 우습기도 하다.
아직 영혼이 순수한 귀신.
하는 거 봐서.
– 형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죽으라 명하시면 죽는시늉도 하겠습니다!
아부가 점점 늘어가는 귀신.
듣는 귀에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성자가 아닌 이상 이런 달콤한 말은 사는 데 기운을 돋게 하기 마련이다.
또각또각.
어느새 양소려가 한 바퀴를 돌았다.
모두의 손에 소황자단이 들어갔다.
다만.
“왜…… 나만 없는가?”
왕정이 황당한 표정으로 양소려를 바라봤다.
양소려가 당황한 눈빛으로 날 봤다.
이곳에 오기 전에 따로 지시했다.
왕정에게는 절대 환단을 주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이런. 환단이 부족한가 봅니다.”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시치미를 뗐다.
“부, 부족해? 저기 있는 구 상무위원에게 이벤트 상품으로 나눠주지 않았나!!!”
왕정이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급기야 삿대질로 환단 하나를 더 받아낸 자를 가리켰다.
전직 상무위원이었던 상대 남자가 인상을 썼다.
물러난 권력자지만 정치 선배였다.
더욱이 구 상무위원은 태자당 출신.
주변에 앉아 있던 태자당 인사들이 눈살을 찌푸렸다.
“잠시 계산 착오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경매가 끝나면 개인적으로 찾아오십시오. 그때 드리겠습니다.”
“크으.”
왕정이 소태 씹은 표정을 지었다.
명백하게 자신을 무시하는 처사임을 다 알았다.
지금의 결과는 욕심이 불러온 것이다.
처음 볼 때부터 그와는 악연으로 얽혔다.
홍린 사건으로 인해 이제는 원수 사이가 된 왕정.
– 저 아저씨 똥 밟았네요. 흐흐흐.
태자당 인사들에게 제대로 찍힌 왕정.
“뭐 하는 짓인가.”
장택민이 그 작태를 보고 으르렁거렸다.
“!!!”
그제야 자신이 무슨 사달을 일으킨 것인지 깨달은 왕정.
“그게…….”
“앉게.”
새하얗게 질린 왕정이 무너지듯 털썩 주저앉았다.
“인사할 때 보니까 술 냄새가 나더니…….”
“선배님에게 저리 무례할 수가.”
“쯧쯧. 도의도 모르는 자일세.”
“어찌 저런 자가 상무위원이라니…….”
곳곳에서 왕정을 향한 힐난이 이어졌다.
얼굴이 새하얗게 질리다 못해 붉게 변한 왕정.
선생님에게 혼난 아이처럼 고개를 뚝 떨어뜨렸다.
쌤통이다.
– 형님의 지략은 가히 제갈공명과 다르지 않습니다!
귀신이 엄지척을 내밀었다.
귀신도 홍린과 함께한 자리에 같이 있었기에 왕정에 대해 잘 알았다.
계획적인 빅 엿에 흐뭇해했다.
“왕정 상무위원님께 심심한 사과를 표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방 더 엿을 먹였다.
고개를 살짝 들어 매섭게 노려보는 왕정.
잔뜩 심술 난 채 골목대장 놀이를 하던 아이 같다.
– 주제도 모르고 실력도 부족하니……. 안타깝네요. 쯧쯧.
귀신이 그런 왕정을 보며 혀를 찼다.
아리아 초코파이 일이 불러온 나비효과였다.
왕정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쓸어 담아야 할 시간.
“그럼 지금부터 본 경매에 들어가겠습니다.”
“…….”
본 경매라는 말에 모두가 일시에 침묵했다.
– 눈빛 보십시오! 물 반 고기 반입니다!
이글거리는 욕망들이 나에게 향했다.
담담하게 그들의 시선을 받았다.
“류미 양.”
“네.”
이름을 부르자 류미가 앞으로 나섰다.
“개봉해 주십시오.”
오늘따라 의상도 완벽한 류미.
고상하고 도도했다.
딸깍.
그런 그녀가 나머지 007가방을 개봉했다.
모두의 시선이 가방에 쏠렸다.
그리고.
“아아아아!”
“오오오오오오!!!”
“저건!!!”
회귀의 전설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