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230
1250장. 반란(2)
“반란?”
“갑자기 반란이라니!!!”
팰트론 내성 지하 이동 마법진을 담당하고 있던 기사와 마법사들이 크게 당황했다.
때앵! 때앵! 때앵!
비상종이 다급하고 거칠게 울렸다.
차자자앙!
기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 들었다.
왕국 연합군 때문에 모두가 예민해진 상태였다.
상황이 악화되면서 도망자들과 변절자들이 속출했다.
호시탐탐 반란의 기미는 늘 있었다.
그러나 막상 현실로 닥치자 모두가 혼란스러웠다.
“당황하지 말라!”
근위 기사단의 부단주가 큰 목소리로 소리쳤다.
이동 마법진은 최후의 보루다.
여차하면 황제가 이용해야 할지도 모르는 마지막 수단이다.
동시에 적들의 침투에 사용될 우려도 있다.
그래서 최정예 기사들이 방어를 담당했다.
몇 없는 마법사들이 상주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특별히 마나 방해가 이뤄졌다.
좌표를 안다고 해도 접근할 수 없었다.
마나 왜곡이 그만큼 심하게 발생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마법진을 부술 수도 있다.
“나가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마법사가 부기사단장에게 옆으로 다가서며 심각한 얼굴로 물었다.
“상부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우리는 이곳을…….”
부기사단장이 단단하게 닫혀있는 문을 바라보며 입을 여는 순간.
푸육!
옆구리 쪽에서 마법 갑옷을 뚫고 검이 박혀 들었다.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호신 단검이었다.
마력석이 박혀 있어 웬만한 갑옷은 그대로 꿰뚫었다.
“큭!”
단말마의 비명을 지르며 마법사를 바라보는 부기사단장.
불신과 경악이 눈빛에 담겼다.
“뭘 그렇게 쳐다봐. 반란이라잖아. 흐흐흐.”
마법사가 음흉한 웃음을 흘렸다.
“베론 님!”
“뭐 하는 짓인가!”
근위기사들이 크게 당황하며 소리쳤다.
“홀드!”
그 순간 마법사들이 일제히 마법을 펼쳤다.
근위기사들의 몸뚱이가 거짓말처럼 굳어 버렸다.
찰나의 순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푸욱! 푹!
몇몇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근위기사들의 몸에 검을 재빨리 꽂았다.
“네놈들은…….”
부기사단장 베론은 배신자들을 분노의 시선으로 노려봤다.
“바보 같은 새끼들 충성의 대상을 제대로 골랐어야지.”
“흐흐흐. 놔두십시오. 이런 놈들이 있어야 우리도 먹고살죠.”
근본 없는 용병들처럼 기사들을 보며 이죽거리는 마법사들과 반란에 합류한 기사들.
“네……놈들을…….”
베론이 한 줌 남은 힘까지 짜내려 애썼다.
콰득.
그때 배신자의 검이 베론의 목을 베었다.
촤아아아앗.
검이 지나간 자리에서 피가 사방으로 흩뿌려졌다.
잘려나간 목이 바닥을 뒹굴었다.
원통함에 눈을 감지 못한 베론의 두 눈은 비웃음을 띤 반란자들을 여전히 노려보고 있었다.
“신호를 보내보자고!”
이들은 이미 마탑에 포섭된 마법사들이었다.
한밑천 잡기 위해 제국에 투신했지만 상황이 불리해지자 바로 뒤돌아섰다.
그들이 맡은 임무는 단 하나.
반란을 알리는 외침이 들리는 순간 이동 마법진을 점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봉인 해제!”
마법사가 즉시 이동 마법진에 걸려 있는 마나 왜곡을 풀었다.
파아아앗!
곧 마나 왜곡장이 풀렸다.
“이동!”
곁에 있던 마법사 하나가 물건 하나를 던져 마법진을 사용해 보냈다.
제대로 사라진 물건.
팟!
잠시 후 빛과 함께 다시 마법진으로 돌아왔다.
“연결됐습니다!”
물건을 보낸 마법사가 소리쳤다.
“흐흐흐흐. 이제 제국은 완벽하게 끝났어!”
전직 5서클 용병 마법사 하루하틴이 목적을 이루었다는 흡족한 표정으로 웃었다.
과거 여자 문제로 마탑에서 축출당한 하루하틴.
이번 공으로 다시 마탑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위이이이잉.
이동 마법진이 강하게 진동했다.
파아아아아아앗!
찬란하게 터지는 우윳빛 광채.
잠시 후 거짓말처럼 빛이 사라졌다.
그 순간 모습을 드러낸 20여 명의 마법사와 기사들.
“어서 오십시오! 장로님!”
하루하틴이 선두에 선 마법사를 향해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
때앵! 때앵! 때앵!
요란한 종은 그칠 줄 모르고 울렸다.
왕성에 설치된 녀석답게 울리는 파동이 장난 아니었다.
– 오! 시작됐다! 반란!
알파닥이나 귀신이나 비슷한 종자가 분명하다.
남의 불행을 팝콘 각 정도로 여긴다.
퍼어어어엉!
내성 쪽에서 폭음이 들렸다.
파아앗! 팟!
형형색색의 빛들이 연신 터졌다.
마법이 본격적으로 작동되었다는 신호였다.
과거 이곳을 점령했을 때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이 방어 마법진이었다.
그 마법진을 아린과 협력해 재구축해 놓았다.
나름 시간적 여유가 있다.
– 여유? 네가 여기 애들 만만하게 보는구나. 흐흐흐.
알파닥이 음흉한 남자처럼 기괴한 웃음을 흘린다.
“난 인간들 절대 만만하게 안 본다.”
지구에서나 이곳에서나 그 생각은 같다.
대부분의 인간들은 자신들의 이익 앞에서 철저하게 이기적이고 계산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에게 무슨 이익이 돌아오느냐에 민감했다.
나만 아니면 된다는 심정으로 모든 상황에 대처하는 이들이 다수다.
언젠가 그 모든 것에 대한 대가로 업이 돌아온다는 걸 다들 간과한다.
순간의 이익 때문에 악마 같은 놈들과 손을 잡는 짓도 대수롭지 않게 한다.
이곳도 사람 사는 곳이니 마찬가지다.
크로얀 제국의 부흥을 미리 노리고 찾아온 음흉한 놈들이 천지였다.
그들의 목적을 모르지 않았다.
도리어 그들의 그런 목적을 이용하려 했다는 게 솔직한 입장이다.
특히 일손이 부족했다.
나름 최대의 효율을 얻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예견됐던 변수가 발생했다.
정확하게 시간이 과거처럼 통제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도 있다.
이곳 사정이 최악의 상황은 아니란 것이다.
다행히 내 눈앞에서 반란이 벌어졌다.
– 혼자서 가능할까? 적들이 마법진 타고 쭉쭉 넘어오잖아.
알파닥이 상황을 즐기는 듯 이죽거린다.
“후후훗.”
비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가 없으면 모를까 버젓이 이곳에 있는 한 그들의 욕망은 뜻대로 충족되지 못할 것이다.
그들만 계책을 세운 게 아니다.
“반란자들을 진압하라!”
두두두두두두.
타다다다다다닷.
외성 쪽에서 일단의 기사들과 병사들이 내성을 향해 내달렸다.
말발굽 소리와 발자국 소리가 뒤섞여 무섭게 진동했다.
찐 제국 기사와 병사들이다.
왕국 연합군을 모두가 두려워하는 건 아니다.
흐뭇하게 그들의 진군을 바라봤다.
“젊은 친구 뭐가 그렇게 좋아서 웃어?”
“자네 어디서 왔어? 수상한데…… 혹시 첩자야?”
근심 어린 시선으로 반란 상황을 지켜보던 몇몇 백성이 날 보며 물었다.
“저요?”
“그래 당신! 모자 벗어봐!”
“황제 폐하가 잘못되는 게 그렇게 좋아?”
그러고 보니 백성들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백성들 사이에서 아린의 인기가 생각보다 좋은 것 같다.
“복 받으실 겁니다.”
“……복?”
“혹시…… 신전 쪽에서 일하세요?”
신전이 아니라 내가 미래의 신이다.
“네. 신전에서 일합니다.”
“아이쿠 죄송합니다.”
“사제님인 줄 몰랐습니다.”
신전이라는 말 한마디에 그들은 황송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 왔다!
알파닥이 갑자기 소리쳤다.
그 순간.
쇄애애애애애앳.
거대한 불덩이들이 성을 향해 날아왔다.
“으허헛!”
“마, 마법이다!!!”
백성들이 소스라치게 놀라며 외쳤다.
한두 개가 아니다.
대형차 바퀴만 한 볼공 100여 개가 사방에서 날아왔다.
번쩍!
기다렸다는 가동되는 방어 마법진.
반투명한 광채가 왕성 상공을 타원형으로 뒤덮었다.
퍼어어엉! 퍼버버버버버버벙!
그리고 폭발하는 화염계 마법들.
화르르르르르르르.
방어 마법진에 부딪치며 불덩이 파편들이 흩날렸다.
장관이다.
이런 대규모 마법 공격과 방어 마법진의 반응은 처음이다.
“움하하하하하하하하하!”
“크크크크크크.”
마나가 담긴 광소가 울렸다.
어느새 외성 주변 상공에 나타난 수백 명의 마법사들의 모습이 보였다.
다들 5서클 이상의 고위 마법사들이다.
왕성과 마탑에서 보낸 전력들이다.
단박에 이 전쟁을 끝내려는 그들의 의지가 엿보였다.
“으으으…….”
“끝났어.”
“신이시여…….”
백성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공포에 질린 신음을 흘렸다.
누가 봐도 희망은 없어 보였다.
파앗! 파아앗~
그 와중에 외성 밖으로 거대 마나 흐름이 감지됐다.
이동 마법진을 이용한 대규모 병력 수송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안 봐도 빤했다.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정예 기사들이 확실했다.
방어 마법진이 박살나면 제국군 전력으로는 절대 상대할 수 없다.
– 안 쫄리냐?
알파닥이 비아냥거리듯 물었다.
응! 1도 안 쫄려.
– 너희 동네 말로 향냄새 맡아야 눈물 흘릴 놈이야. 쯧쯧.
알파닥이 혀를 찼다.
상관없다.
파라라라라락.
강한 기세로 바람이 불어왔다.
방어 마법진도 막을 수 없는 자연의 위력.
모자가 홀라당 벗겨졌다.
“허어엇!”
“고, 공작님!!!”
순간 백성들이 나를 알아보고 크게 놀랐다.
그들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리고.
“제국은 본좌가 수호한다!”
광오하게 외쳤다.
파아아앗.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몸을 띄웠다.
스윽.
아공간에서 검을 뽑아 강하게 움켜잡았다.
수백 수천이 넘는 왕국 연합군 따위는 두렵지 않다.
내가 가장 걱정하는 단 한 가지!
스스로 적들에게 단 한 줌의 자비도 베풀지 못하는 피의 살육자가 될까 두려울 뿐이다.
회귀의 전설 3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