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169
168장. 야밤의 초청장
“호오? 이 자식 봐라. 어린놈의 새끼가 뭔 돈이 이렇게 많아?”
리앤장의 이사 손대균은 급히 투입한 회 소속 정보국으로부터 자료를 받았다.
이미 회의 회원 중에 누군가 정보를 요청해 받아갔다.
“주 회장 조카라 이거지…… 그래. 설란이라고 얼굴이 반반했지.”
손대균도 주설란을 기억해냈다.
과거 회의 정보에 잡혔던 주 회장의 잔인한 손속.
상속분쟁을 벌였던 새어머니를 쥐도 새도 모르게 제거했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절대 소문이 나거나 새지 않았다.
철저한 손속에 만족한 회에서는 주 회장을 포섭했다.
대기업 회장이라도 쉽게 회원으로 받지 않았지만 그는 예외였다.
“청부살인 실패라…… 무적자 놈들 꽤 실력 있는 놈들인데…… 이 자식 뭐지?”
보고서는 생각보다 빽빽했다.
초중고 성적부와 생활기록부, 가족 관계, 재산 상황 및 특징에 대해 여러 각도로 설명이 첨부됐다.
말도 안 되는 주식과 선물시장, 환율 투자 실력이 드러났다.
어머니 재산까지 동시에 불렸다.
재산이 수조다.
대기업 회장들 비자금 수준이었다.
거기에 최근 있었던 살인청부와 결과까지 보고됐다.
“리장창…… 이 놈은 천지회 관련 인사다. 이 새끼 천지회 끄나풀이야?”
놀랍게도 회에서도 눈여겨보던 중국 비밀단체 소속 인사와도 인연이 있었다.
회에서는 적과 다름없는 조직이다.
시골 본가에서 며칠 머물렀다 기록되었다.
자세한 정보가 부족했다.
장태산은 최근 1등급으로 정보 관찰로 지정됐다.
아쉬운 대목이었다.
“미국의 떠오르는 투자 귀재 로버트 라이언이 직접 모시러 왔다고? 하아…….”
국정원에서 보내온 공항 출입 자료까지 첨부되었다.
CCTV에 찍힌 사진이 출력됐다.
김포공항 출국뿐만 아니라 미국공항 도착 모습도 포착됐다.
누가 봐도 화기애애한 장면이다.
손대균은 손가락으로 이마를 톡톡 쳤다.
머리가 복잡할 때 나오는 버릇이다.
“나이는 스무 살. 갑자기 고2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이거지. 장주시 조폭들까지 싹 정리하고 삼우로펌 조윤태와 연결이 됐고 말이야……. 외국계 투자금이 얽혀있지만 이 자식 삼우로펌 주인일 가능성이 높다. 뭐지…… 이 어린놈의 새끼 도대체 어디서 튀어 나온 거야? 귀신이 곡할 일이군.”
손대균은 보고서를 보면서 믿을 수 없었다.
지금껏 이런 놈을 본 적이 없었다.
“최근에는 미국 자본과 함께 인수한 빌딩에서 안아 인수팀을 가동 중…… 대웅에서 밀려난 인재들을 포섭했다라…… 어린놈의 새끼가 능력 하난 타고 났군.”
대웅맨들은 전천후로 불렸다.
조직의 명령이라면 영업하던 놈이 해외건축 소장을 맡기도 했다.
불도저 같이 밀어붙이는 대웅.
과거 회에서 재물로 바쳤던 그룹이었다.
그놈들이 다시 꿈틀거렸다.
“쉽게 볼 놈이 아니야. 안아 오 회장이 미칠 만하군. 딱 봐도 이 새끼가 외국계 자본과 그림을 그리고 있어. 그런데 왜? 안아 오 회장을 찍은 거야?”
손에 든 정보가 부실했다.
꿰맞추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좀 더 관찰이 필요했다.
“미술과 음악에도 엄청난 능력을 보였다 이거지……. 어디서 굴러먹던 놈인지. 정체가 뭐란 말이야!”
세상에 불가사의한 일이 많다는 걸 손대균은 안다.
회의 회장도 그 중 한명이다.
신비한 능력을 소유하고 있어 감히 대적하지 못했다.
범인은 짐작할 수 없는 계략과 음모, 실행의 천재였다.
“한국대 입학 후에도…… 헛!”
보고서 마지막 페이지를 훑어보던 손대균은 신음을 흘렸다.
익숙한 이름이 장태산이라는 놈 옆에 박혀 있었다.
애인으로 추정된다는 여성의 이름이다.
“유, 유리……”
***
휘이이익 휘리리릿.
날이 서지 않는 검이 바람을 갈랐다.
검풍이 거세게 일었다.
태극권처럼 부드럽게 원을 그리면서도 거친 폭풍처럼 검들이 허공을 쪼갰다.
호흡을 따라 검에 기가 담겼다.
미약하게 기가 담기며 검에서 빛이 났다.
장풍 이후로 나타난 검기형성이다.
피리릿! 휘리릭.
춤은 거침없었다.
검과 육신, 기가 혼연일체가 되었다.
아름다웠지만 강력했다.
밖에 나가 칼춤 추다가 112에 신고 당하기 딱 좋았다.
두툼한 암막 커튼을 치고 거실에서 검술을 연마했다.
태극오행양의심법과 한 쌍을 이루는 태극오행양의권.
권과 장, 검까지 한 번에 모두 해결된다는 토털 무공의 정수다.
텃!
바닥을 박찼다.
몸이 가볍게 떴다.
내기가 담긴 검이 무협 영화 검술처럼 허공을 수놓았다.
나비처럼 가볍고 우아했다.
검기가 담긴 검이 순식간에 허공에 태극을 수놓았다.
“탓!”
검을 날리면서도 발길질도 퍼부었다.
펑! 퍼버벙!
주변 물건을 싹 치워놓아서 거리낄 것이 없다.
강력한 풍압이 공간에 펑펑 울렸다.
혼자 사는 집이라 가능한 수련이다.
“후후, 후.”
호흡이 거칠어졌다.
얼굴에서 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1시간이 넘도록 무공수련에 박차를 가했다.
시간 날 때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수련한 결과였다.
점점 가까이 위기가 다가옴이 느껴졌다.
기감이 경고를 발했다.
티잉!
마지막 동작으로 검이 멈췄다.
검 끝이 파르르 떨렸다.
기를 거둬드렸다.
헬스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기와 에너지가 소모됐다.
땀이 후드득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온몸이 흠뻑 젖었다.
“부족해.”
쾌감 대신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호흡과 자세, 검술이 완벽하지 않았다.
공부가 계속 될수록 부족함을 느꼈다.
심법 수련도 생각보다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3성 수준에서 멈췄다.
깨달음의 벽에라도 막힌 듯 내공 축기나 무공이 더 이상 늘어나지 않았다.
답답했다.
별별 방법을 다 썼지만 소용없었다.
누군가의 가르침이 강력하게 필요했다.
이래서 지도 스승이 필요한 거다.
족집게 과외가 단기처방에는 훌륭했지만 지속 수련에는 독이 됐다.
기초과학 발전 없이 성을 쌓고 있는 대한민국 과학계와 비슷했다.
이모는 경고했다.
사업을 하자는 말에 몸조심부터 하라고 말이다.
앞으로 찾아오는 일이 없었다면 좋겠다고도 했다.
나와의 왕래가 오빠 귀에 들어가면 자신도 의심받는다고 두려워했다.
결국 사업 얘기는 천천히 나누기로 했다.
동룡 지분 10프로는 말도 못 꺼냈다.
내가 알지 못하는 그 어떤 힘을 외삼촌이 사용하는 것 같다.
“방법이 없는 건 아니지.”
수건으로 땀을 닦고 정신을 집중했다.
이제 한 단계 더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군가 감시하는 듯한 찝찝함이 요즘 자주 느껴졌다.
한진웅 대표만으로 마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스스로 강해지지 않으면 임기응변 급박 상황에서 대처를 할 수가 없다.
“천룡신군 님!”
첫 정이(?) 무서운 법이다.
첫 번째 불법 과외 스승님을 불러 봤다.
옥황상제 배 우화등선 대상 출신의 신!
요즘 제법 포인트를 많이 벌었다.
대웅맨들 채용과 각종 선업으로 쌓은 포인트를 방출할 때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는 포인트 좀 받아 가십시오~. ”
진심을 다해 힘껏 그를 불렀다.
“…….”
하지만 반응이 전혀 없었다.
이런 무반응 상태는 처음 있는 상황이다.
당황스러웠다.
– 레벨 부족으로 중급 이상의 신은 소환할 수 없습니다.
그때 들려오는 충격적인 알림음.
“컥!”
생각지도 못한 결과다.
헐의 헐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만났던 신들이 중급도 아니고 하급 신이었다는 말이다.
한편 그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포인트 부족으로 집을 완성 못한 크리스 반스데일, 비아그라 약값도 없던 카사노바, 밥 집 운영자 대장금 누님, 길가에서 만났던 남사고와 박유봉, 클럽 주인 진이 누나, 비정규직과 일당직, 초짜 악신, 거지꼴 음악신들까지.
모두 다 갖출 것 다 갖춘 고위급 신들은 아니었다.
개중에서 대장금 누님이 가장 서열이 높았지만 그럼에도 중급 신까지는 아니었다는 말이다.
“게임도 아니고 레벨 제한이라니…… 하아.”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포인트만 모으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신계를 우습게 본 것 같다.
그렇다고 다른 신을 부를 수도 없다.
태극오행양의심법이 몸에 뼈처럼 부착됐다.
새로 다른 무공을 수련한다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었다.
“아우우!”
이건 다른 계책이 없다.
오직 레밸 업만이 답이었다.
띠리리리링.
핸드폰의 단조로운 음이 울렸다.
저녁 11시가 넘었다.
늦은 밤에 올 전화는 그렇게 많지 않았다.
“하 이사님 무슨 일이십니까?”
대웅 인수팀 팀장 하관우 이사의 전화였다.
“회장님 밤늦게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송구함이 목소리를 타고도 느껴졌다.
“저 회장님…….”
머뭇거리는 하 이사의 목소리.
“말씀하십시오.”
돈이 필요하거나 다른 부탁일 수도 있었다.
부하직원의 어려움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좋은 상사가 될 수 없다.
“회장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지금 시간을 좀 내주실 수 있으십니까?”
“네? 지금요?”
술을 마시기에도 늦은 시각에 만나자는 하 이사다.
불길함이 스쳤다.
하 이사에게 마수가 뻗칠 수도 있다는 걸 간과했다.
외삼촌 같은 무식한 자가 세상에는 많았다.
안아를 인수한다는 소문이 났을 수도 있었다.
성질 더러운 오 회장은 물불을 안 가리는 스타일이다.
“협박 당하셨나요?”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라…….”
목소리에 당혹함이 서렸다.
뭔지 모르지만 전화 통화로 말하기에는 힘든 것 같다.
퍼뜩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날 주군이라 부르는 하 이사님답지 않았다.
“하 이사님. 우리는 먼 길을 함께 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어려워하지 마시고 어떤 것도 말해도 됩니다.”
“저 회장님…….”
“네. 하 이사님.”
“그분께서 회장님을 뵙고 싶어 하십니다.”
“그분요? 누구…….”
접수가 되지 않는 하 이사의 그 분이다.
“도운중 회장님께서 회장님을 청하셨습니다.”
“도운중 회장님이요!”
한때 대웅의 전설이자 신화 그 자체였던 그 남자.
그가 야밤에 초청장을 발부했다.
# 169
회귀의 전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