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554
555. 어린 양아치를 대하는 여러 가지 방법들 (3)타다다닥.
연대 중공업 비서실 소속 경호팀원 두 명이 빠르게 달려갔다.
말썽쟁이 도련님을 보호하고 감시하기 위해 아지트 맞은편 2층 빈 상가에 세를 얻었다.
2인 2조로 반나절씩 근무했다.
얼마 전 터진 사고 때문에 회장 비서실의 특별 지시가 내려진 사항이었다.
아지트가 탈선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건 오래전 안 사실이다.
정황 보고를 올렸지만 윗선에서 별다른 지시가 없었다.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경호원들.
느닷없이 나타난 일단의 사내들이 아지트에 나타났다.
조폭들이라고 생각한 경호팀은 숙소에서 튀어나왔다.
“비켜!”
아지트 입구를 막아선 네 명의 사내들에게 거칠게 쏘아붙였다.
“너희는 뭔데?”
피식 웃으며 대꾸하는 여름용 블랙 슈트를 멀끔하게 차려입은 이들.
“우리는 연대 비서실 경호팀이다!”
“그래서?”
‘뭐야……. 이 자식들!’
연대 경호팀 소속 대리인 모동욱은 상대의 반응에 살짝 긴장했다.
대한민국에서 연대라는 이름을 무시할 수 있는 조폭은 없었다.
경찰이나 국정원도 연대라는 이름 앞에서는 한발 뒤로 물러섰다.
오정 그룹 정도 돼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자들에게서는 전혀 위축되는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다.’
특공대 출신인 모동욱은 온몸의 솜털이 바짝 서는 걸 느꼈다.
상대가 강하다는 몸의 반응.
“여기 우리 도련님이 계신다! 모두 비키지 않으면…….”
“않으면? 경찰이라도 부르시게? 그럼 부르세요~. 이왕이면 기자도~.”
상대가 더 당당하게 나왔다.
뭔가를 알고 왔다는 의미.
“아아아악!”
그때 지하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전동국 도련님의 목소리가 확실했다.
“비켜! 새끼들아!”
파바밧.
모동욱이 앞을 막아선 자를 향해 가볍게 특공무술을 발휘했다.
군대 시절 교관에게 칭찬 받았을 만큼 고수였다.
하지만.
타다닷.
상대는 간단하게 모동욱의 손과 발길을 막아냈다.
“너…….”
모동욱은 말을 잇지 못했다.
상대 역시 특공무술을 능숙하게 활용했다.
“어디 공수야?”
저급 조폭이 아니라는 게 확인됐다.
“악! 아아악!”
그사이 연이어 들려오는 비명.
“……안에 있는 도련님 건들면 니들 다 죽어!”
모동욱은 진심으로 경고했다.
“안 죽어.”
“야! 저 안에 연대 중공업 회장 손자가 있다고!”
“알고 있으니까 소리 그만 질러. 그 양아치 꼴통 새끼 지금 우리 보스께서 인성 교육 중이시다.”
“보스? 너희 깡패야?”
“네 눈에는 이 비주얼이 깡패로 보이냐?”
“그럼 뭐야!”
“A.T 씨큐리티.”
“헛!”
A.T 씨큐리티라는 말에 모동욱은 진심으로 놀랐다.
경호업체에 지원하는 특수부대 출신들이 가장 선호하고 입사를 희망하는 핫한 경호업체.
그 꿈의 업체 소속 경호원들이 자신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지원 요청해!”
“넵!”
뒤에 서 있던 신입에게 본사 지원 요청을 지시하는 모동욱.
경찰을 부를 수는 없었다.
이들이 들이닥치기 직전, 친구에 의해 아지트 안으로 들어간 여학생이 떠올랐다.
예쁘고 아직 떼가 묻지 않은 순수한 여학생이었다.
동행했던 여학생들은 곧바로 돌아갔지만, 그 여학생은 안에 남아 있다.
집에 있는 막내 여동생이 떠올랐지만 참견할 수 없었다.
이 더러운 세상은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
결국 정의로운 자도 방관자로 만들어 버리기 일쑤였다.
***
“이름.”
“차, 차성철.”
쫘아아악.
말하기 무섭게 손이 날아갔다.
기를 살짝 담아 소리가 찰지게 들렸다.
눈물 찔끔 나고 오줌 살짝 지릴 만큼 아플 것이다.
“아악!”
무릎 꿇고 맞던 차성철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내가 니 친구냐? 새끼가 어디서 반말이야~.”
웃는 얼굴로 때렸다.
이런 악마 새끼들 이계에서 만났다면 당장 성문 앞에 목을 걸어 교수형으로 보내버렸을 것이다.
인내심을 갖고 교육 중이지만 이놈들이 호락호락 변화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 악신이 자신이 육성하는 새끼 악마를 폭행한 당신을 저주합니다.
– 카르마 포인트를 듬뿍 획득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이놈들은 악마의 자식들이었다.
조상들 중에 누구 하나 선처를 구하며 빌지 않았다.
한마디로 저승에서도 내놓은 놈들.
인간의 탈을 쓰고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다.
“자, 잘못했습니다! 형님! 하,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정치인 아들 마형곤은 눈치가 그나마 빨랐다.
바로 대가리 숙이고 손바닥을 비볐다.
싹수가 정치인 아들다웠다.
그에 반해 무릎을 꿇고도 사나운 눈빛을 보이는 전동국.
얻어맞은 얼굴이 퉁퉁 부어도 독기는 여전했다.
재벌의 피는 뭔가 달랐다.
한국 근현대사에 파란만장한 발자취를 남긴 전중영 회장의 악한 유전자를 몽땅 몰아서 받은 것 같다.
명망 높고 훌륭한 조상을 뒀어도 모든 뿌리들이 다 그런 건 아니었다.
다른 집안의 피와 섞이고, 부모의 업과 본인의 전생 업까지 짬뽕 돼 또 다른 한 생이 결정 된다.
전동국 저 새끼는 그중에서도 나쁜 피만 정제해서 받은 놈이었다.
전생에도 악질이 분명하다.
“넌…… 더 맞아야겠다.”
찌리릿.
독사처럼 노려보는 전동국.
쫘아아앗! 쫘아아악! 쫘아아악!
손에 사정을 두지 않았다.
피가 튀었다.
놈의 몸뚱이가 연체동물처럼 흐느적거렸다.
쫙! 쫙쫙쫙!
정수리 머리칼을 움켜잡고 빠르게 싸다구를 날렸다.
“그, 그만요……. 자…… 알못 해, 했습니다.”
역시 매에는 장사가 없는 법.
전동국이 바닥을 기며 더듬더듬 말을 내뱉었다.
감히 고개는 들지 못했다.
눈물, 콧물, 핏물이 놈이 앉은 자리 방석이 되어 깔렸다.
나머지 놈들은 전동국이 얻어터지자 오금이 저린 듯 사시나무처럼 떨었다.
전혀 인간적 감정에 동요가 일지 않았다.
나는 속지 않는다.
이놈들은 나를 모른다.
내가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이 아니라 개새끼들 여럿 지옥으로 보낸 저승사자라는 걸 말이다.
척!
다시 전동국 머리칼을 움켜잡았다.
“아, 아저씨……. 그러다 걔 죽어요…….”
내가 건넨 슈트를 걸치고 뒤에 웅크리고 있던 이한나.
나를 아저씨라고 부른다.
영화 한 편이 오버랩 됐다.
“괜찮아. 이런 새끼들 더럽게 목숨 줄이 길어. 죽으라고 칼 쥐어줘도 절대 안 죽어. 왜 그런 줄 알아?”
“왜…… 그러는데요?”
“애초 사람들을 괴롭히려고 태어난 악마 새끼들이라 그래. 천 년 만 년 살 줄 알고 뒤질 때까지 나쁜 짓만 할 종자들이지.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려면 수만 년 넘게 지옥 밑바닥에서 굴러야 돼. 그걸 알고는 쉽게 못 죽지. 절대 안 죽어~.”
“그래도…… 너무 때리시면…….”
“걱정 돼? 아저씨 잡혀 갈까 봐?”
“네…….”
이한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보다 강심장에 머리가 좋았다.
FOB 후속 걸그룹 센터감의 외모도 겸비했다.
M.T.S 엔터테인먼트 황 대표가 보면 환장할 비주얼이다.
“한나야, 안 믿기겠지만……. 아저씨 마법사야.”
“네?”
눈을 동그랗게 뜨는 소녀 이한나.
“원래 이런 거 잘 안 보여주는데……. 너니까 보여주는 거야. 잘 봐.”
얼굴과 눈탱이가 퉁퉁 부어터진 세 놈 앞에 바짝 다가섰다.
파르르르르.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도 쫄아 버리는 악마 새끼들.
“내가 재밌는 거 보여줄게~.”
히쭉 웃으며 손바닥을 폈다.
“으헉!”
“자, 잘못했어요!”
놈들은 또 손바닥을 날리는 줄 알고 고개를 처박고 바들바들 떨었다.
힐!
고요하게 마음속으로 읊어지는 마법 영창어.
파아앗.
영롱한 빛이 놈들에게 쏟아졌다.
“아!”
뒤에서 상황을 보며 크게 놀라는 이한나.
“…….”
시원한 느낌에 얼간이 악마 새끼들이 고개를 들었다.
“와아아! 정말 신기해요!”
이한나가 감탄했다.
놈들 얼굴은 거짓말처럼 반들반들한 상태로 돌아왔다.
빠진 이빨도 성수를 마시면 괜찮아지겠지만 거기까지 인심을 쓰고 싶지는 않다.
얻어터진 자국 하나 없이 매끈하게 반질반질해진 놈들의 얼굴.
“헛!”
“!!!”
놈들도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 됐다.
스윽.
놈들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이 형아가 니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이다. 인정하지?”
“네…….”
“목소리 봐라.”
“넵! 인정합니다!!!”
“그래서 부탁한다. 앞으로 며칠 후 나를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때 내 눈 똑바로 보고 거짓말은 하지 마라……. 거짓말하면 오늘보다 딱 10배 더 맞는다~.”
미소 한 가득 베어 물고 놈들의 눈을 쳐다보며 주문을 걸었다.
파르르 눈동자가 사정없이 흔들리는 놈들.
영혼 깊숙이 공포가 확실하게 각인 됐다.
정신계 마법은 제대로 마스터하지 못했다.
그래도 세뇌 효과 정도는 폭행과 넘치는 마나로 완성 가능했다.
“잘 알아들었지?”
부드럽게 재차 물었다.
“네! 네! 잘 알아들었습니다!!!”
목청이 좋다.
놈들은 정신없이 고개를 주억거리며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래. 이래야 착한 개새끼들이지~.”
놈들의 대가리를 쓱쓱 쓰다듬었다.
그것도 살기로 손바닥 코팅해서.
“당신들 뭐야! 지금 뭣들 하는 거야!!!”
밖이 소란스러웠다.
원군이 도착한 모양이다.
“한나야 가자.”
“네…….”
“걱정하지 마. 앞으로 학교에서 이 새끼들 볼 일 없을 거야. 그리고 까불면…… 알 까서 다 고자로 만들면 돼.”
“푸웃.”
고자라는 말에 한나가 웃음을 터트렸다.
이렇게라도 이곳에서 당한 일은 잠깐 꾼 악몽처럼 잊길 바랐다.
아직은 해맑은 소녀.
한나를 데리고 계단을 올라갔다.
타다닥.
몇 명이 서둘러 지하로 내려왔다.
“기다려. 너희 도련님 안 뒤졌으니까.”
저벅저벅.
계단을 오르자 놈들이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다.
감당하기 힘들 나의 포스.
“보스. 끝나셨습니까?”
“교육이야 금방이죠.”
기다리던 씨큐리티 직원의 말에 웃으며 대꾸했다.
“너희들 뭐야! 지금 무슨 짓 하는 줄이나 알고 이러는 거야!”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때를 맞춘 듯 악을 썼다.
스윽.
그 남자에게 명함 한 장을 내밀었다.
“???”
명함을 받으며 의문을 표하는 사내.
“당신들 주인한테 할 말 있으면 찾아오라고 그래~.”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