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 of the Regression RAW novel - Chapter 664
665장. 제 친구를 소개하겠습니다.(2)
회귀의 전설 2부
“로버트 라이언이 트럼프 파티에 갔다고?”
“그렇습니다. 장관님.”
국무부 장관실에서 힐러리는 최근 트럼프 행보에 관한 보고를 받았다.
오바마가 대놓고 무안을 주었던 트럼프.
요즘 들어 트럼프라는 이름이 여기저기서 자주 회자되고 있다.
여타 물망에 오른 다른 공화당 후보들보다 바짝 신경이 쓰였다.
영적 조언자인 낸시도 트럼프를 조심하라고 귀띔을 준 상황.
미국을 팔아서라도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자 하는 탐욕의 불덩어리라고 했다.
만약 우려한 대로 트럼프가 대통령이라도 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 순간 미국은 세계의 조롱거리가 될 것임을 힐러리는 직감했다.
최소한의 도덕적인 양심도,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정치적 정서도 부족한 레오날드 존 트럼프.
미국이 선두에 서서 세계를 호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역적자를 감당할 수 있는 발권국이라는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그걸 지켜내기 위해 미국은 많은 피를 흘렸다.
철저하게 적과 동맹국을 구분해 눈에 보일 정도로 차별해 왔다.
어떤 형태로든 미국에 붙어야만 세계 경제 고리에서 먹고 살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쳤다.
그런 점에서 트럼프는 적당한 인물이 아니었다.
일단 무식했다.
돈만 밝히고 세계정세나 동맹국과의 관계에 대해 관심도 없었다.
이익과 불이익의 이분법 사고에 갇힌 근시안적 시각을 소유한 인간이었다.
“……화려하네.”
보고서를 보며 힐러리는 쓴 입맛을 다셨다.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로버트 라이언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잘 알고 있다.
자신에게도 정치 자금을 공여하던 로버트 라이언.
최근 들어서 투자금의 규모가 확 줄었다.
다음 대 리더로 힐러리를 밀지 않겠다는 무언의 의사표시.
힐러리가 벌어 놓은 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월가의 거물과 척을 지고 싶지는 않았다.
“문제는…….”
베토벤의 재림자로 불릴 정도로 호평을 받는 다니엘 장.
그가 문제였다.
낸시의 말에 그는 죽은 자들의 보호를 받는 이라고 했다.
결코 적으로 만들지 말라는 경고성 발언을 마지막에 남겼다.
골치가 아파오는 힐러리.
요즘 들어 이슬람 쪽도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이라크의 후세인은 사라졌지만 수니파와 시아파의 피비린내 진동하는 종교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부딪쳤다.
이란에 금수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
이라크 정부도 국민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쪽으로 기울고 있다.
여러모로 징조가 좋지 않았다.
수니파 쪽에서 알게 모르게 무장단체에 지원을 시작했다.
조만간 큰 사달이 벌어질 게 불을 보듯 빤했다.
상황이 이러한데 트럼프까지 합세해 신경을 자극했다.
다니엘과 로버트 라이언이 노골적으로 트럼프를 지원했다.
재선과 동시에 오바마 케어로 동력을 상실해 가는 오바마 정부.
힐러리가 다음 대 미국 대통령을 노리기 위해서는 안팎으로 신경 쓸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대통령 쪽도 조용히 지켜만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겠죠. 로버트 라이언이 들고 있는 정보가 한두 개가 아니잖아요. 함께 배에 올랐지만 이제 적이나 마찬가지니까요.”
분명 서로 적대적 관계에 놓이게 됐지만 현재로서는 서로 내칠 수 없는 사이.
특히 로버트 라이언은 분명 무시할 수 없는 거물이다.
월가에서 과거 명성을 날리던 소로스 같은 투자자들을 앞지르고 그 맨 앞에 로버트 라이언이 존재했다.
“그대로 보고 있자니 자꾸 마음에 걸립니다.”
남편이 대통령 시절부터 함께해 왔던 보좌관.
그도 힐러리만큼 현재 돌아가는 상황이 신경 쓰인 듯 미간을 찌푸렸다.
정치적으로 적대 관계에 있는 이들이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하는지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우리 실력으로 돌파해야죠. 그게 정치적 묘미죠. 어차피 월가의 상당수 자본가와 로비스트, 언론은 우리가 잡고 있어요. 트럼프 따위를 지원할 정신 나간 언론은 없습니다.”
힐러리는 특유의 자신감을 보였다.
남편 때부터 시작해 민주당이 정권을 10년 넘게 잡았다.
언론들 상당수가 힐러리를 지지했다.
보수를 표방하는 공화당보다 더 보수적인 법안을 제출하거나 지원하기도 하는 힐러리였다.
월가의 보이지 않는 수호자라는 호칭을 얻기도 했다.
“장관님. 일반 언론보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이뤄지는 SNS가 선거 운동을 진행하기에 좋습니다.”
“우리에게는 미디어 대응팀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구축할 수 없는 강력한 존재들입니다.”
힐러리는 자신만만했다.
SNS가 아무리 발달됐다 해도 언론이 가진 힘은 무너뜨릴 수 없는 무적이라 생각했다.
“좀 더 인원을 확충하겠습니다.”
“그건 알아서 하세요. 단, 절대 드러나면 안 됩니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지는 합법적인 선거 운동이 될 것입니다.”
“그래요. 우리는 위대한 아메리카를 지켜내는 전사들입니다. 부탁드립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두 사람의 대화.
“그런데…… 다니엘 이자가 베토벤 재림자라니. 정말 놀랍군요. 한 번 보고 싶었는데…….”
클래식 음악에 나름 조예가 깊은 힐러리.
소문으로만 접했던 베토벤 재림자에 관한 이야기들.
한 번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영 틀어진 것 같았다.
가는 길이 같았었다면 좋았을 다니엘 장.
‘당신들은 모르고 있어. 아무리 날뛰어도…… 안 돼. 한국을 조종하는 키는…… 일본이 갖고 있어.’
한국인 다니엘 장이 대단하다는 것은 힐러리도 인정했다.
하지만 힐러리는 동시에 한국의 약점을 너무 많이 알고 있었다.
정치적인 부분부터 시작해 학계 전반에까지 속속 퍼져 있는 일본의 집요한 관리 체계.
그들이 한꺼번에 움직이면 안정적으로 보이는 한국도 순식간에 혼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런 나라에서 태어난 다니엘 장.
아무것도 모르고 트럼프를 지지한다면 그에게도 어느 순간 위기가 찾아올 것이다.
힐리러와 친분이 두터운 일본의 보이지 않는 지도자들.
그들을 잇는 끈은 생각보다 더 치밀하고 단단했다.
***
‘도대체 누굴 말하는 거야?’
트럼프는 개운했던 마음이 혼란스러워졌다.
다니엘 장의 매순간 드러나는 능력은 그 범위를 확인할수록 대단했다.
그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들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단 하루 만에 자신을 파티 스타로 만들었다.
이제 당장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을 정도가 됐다.
남아 있는 문제는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것뿐.
민주당은 둘째치고 공화당 인사들도 트럼프를 탐탁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고리타분하고 답답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트럼프는 계륵과 같았다.
마땅한 대권 후보가 없는 공화당.
다음 대 대통령까지 민주당에 빼앗기면 보수 정책이 모두 흔들린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 와중에 오바마와 대립각을 세우는 트럼프는 좋은 뉴스 거리였다.
“형님은 언론의 도움을 거의 받지 못할 겁니다.”
“알고 있어……. 빌어먹을 월가의 노예 놈들! 진정한 비즈니스도 모르는 머리만 쓰는 사기꾼 놈들!”
부동산 업자 트럼프는 월가의 금융가들을 사기꾼으로 취급했다.
자신은 성공하기 위해 발바닥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하지만 월가 놈들은 책상에 앉아 숫자놀이만 하고도 더 많은 돈을 손에 쥐었다.
게다가 월가의 사기꾼들은 언론과 친분이 두터웠다.
물론 팍스 미디어 그룹 같은 경우는 의외로 트럼프를 좋아했다.
괴짜는 괴짜를 알아보는 법.
그러나 한계는 명확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제 친구가 그쪽 전문갑니다.”
“전문가? 도대체 그 친구가 누구야?”
말해줄 듯 말 듯 빙긋 웃기만 하는 다니엘.
“형님, 소문나면 안 됩니다. 측근들에게도 비밀로 하셔야 합니다.”
다니엘이 비밀 엄수를 부탁했다.
“당연하지. 내 입이 얼마나 무거운데~.”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일에는 침묵할 줄 아는 트럼프였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입도 무거워야 했다.
“차르입니다.”
“차르? 차르라면 러시아 황제…… 헛!”
트럼프는 차르라는 말을 곱씹다 이내 경악을 터트렸다.
러시아를 다스리는 21세기 차르.
“푸틴?”
“딩동댕~”
“…….”
‘도대체 이 녀석 정체가 뭐야?’
트럼프는 다니엘이 언급한 인맥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바마를 대통령 만들고 월가의 거물 로버트 라이언은 그의 수족처럼 움직였다.
거기에 더해 이제 자신을 차세대 미국 대통령으로 점찍고 팍팍 밀어주고 있다.
급기야 러시아 차르와 친구를 먹는 다니엘 장.
“형님. 전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합니다. 그렇게 놀랄 필요 없습니다.”
사람 속마음까지 읽어내는 듯한 다니엘 장.
“차르가 나에게 뭘 도와줄 수 있지?”
러시아와 미국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트럼프의 머릿속은 복잡해졌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차르라 불리는 푸틴에게 도움받을 일이 거의 없었다.
“사고의 폭을 넓히십시오.”
“사고의 폭…… 흐음.”
생각에 잠기는 트럼프.
‘사업적인 문제는 아닌데……. 전쟁 도발?’
트럼프는 쉽게 답을 찾지 못했다.
“러시아는 스파이 강국입니다. 특히 암호화돼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여는 게 취미일 정도죠.”
“아!!!”
다니엘의 말에 그제야 트럼프는 탄성을 터트렸다.
“세상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나도 그건 알겠는데 설마 스파이 짓을 해서 힐러리 약점을 잡겠다는 거야? 그것도 아니면…….”
전혀 다른 쪽으로 이해하는 트럼프.
“차르가 조직을 이용해 언론 플레이를 도와줄 겁니다. 소리 없는 전쟁에서 형님은 승자가 될 겁니다.”
“!!!”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모르지만 본능적으로 가슴에 확 와 닿는 다니엘의 설명.
‘SNS!’
트럼프도 요즘 SNS에 푹 빠져 지내고 있긴 했다.
힐러리와 다른 경쟁자들보다 빠른 선택이었다.
“절 믿으십시오. 형님은…… 반드시 다음 대선에서 백악관의 주인이 될 겁니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다니엘.
“믿어! 암! 믿고말고! 다니엘……. 난 널 죽을 때까지 믿을 거야!”
‘그런데 진짜 차르가 날 도와줄까?’
말과 달리 마음 한편에서는 의심이 고개를 들기도 했다.
러시아 차르는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이 아니다.
“그럼 차르 형님에게도 이 기쁜 소식을 알려드려야겠군요.”
“지금? 직통으로?”
“그럼요~ 차르는 제 친구이자 또 다른 형입니다.”
“오! 다니엘……. 신이 보낸 나의 수호천사!”
다니엘은 트럼프의 작은 의심마저 날려버렸다.
부드러운 미소로 웃는 다니엘.
스마트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미국 대통령도 몇 단계를 거쳐야 연결될 수 있는 러시아 차르와의 통화.
“형님. 저 다니엘입니다.”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다니엘.
– 오! 나의 존경하는 형제이자 친구 다니엘~
‘진짜 차르다!’
분명 차르의 음성이다.
러시아어였지만 음색과 특유의 억양이 확실하게 차르가 맞았다.
“능력 있는 제 친구가 형님에게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찾아 봬도 될까요?”
– 물론이지! 아무 때나 와. 다니엘 친구라면 내 친구지.
“알겠습니다. 며칠 내로 찾아뵙겠습니다.”
–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게. 못다 마신 보드카 잔도 큰 녀석으로 준비하고 말이야.
“저도 그 날을 기다리겠습니다.”
통화는 간단하게 끝났다.
무슨 말을 주고받았는지 내용은 알 수 없지만 대화 분위기가 좋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러시아 출장 준비하십시오. 차르가 알현을 허락했습니다.”
“다니엘…….”
트럼프는 진심으로 감동했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족도 이렇게 자신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는 않았다.
두근두근 심장이 떨렸다.
막연했던 꿈이 현실이 되어가는 과정.
그 어떤 사업보다 트럼프를 뼛속까지 자극했다.
***
“의심 많기는…….”
덩치 큰 트럼프는 생각보다 속이 좁았다.
호불호가 금방 얼굴에 나타났다.
푸틴과의 통화 이후 의심을 완전히 거뒀다.
“그림이 슬슬 완성되어 가는군.”
과거 생에서도 푸틴과 트럼프는 서로 엮여 있었다.
어떤 경로였는지 2020년까지 밝혀진 바는 없었지만 모두에게 무수히 의심을 받았다.
특검까지 실시해 트럼프를 궁지에 몰았다.
러시아의 치밀한 전략이 뒤에 있었다.
그 전에 내가 먼저 선수를 쳤다.
오바마 정권 당시 러시아와 미국은 관계가 좋지 않았다.
각종 금수조치로 발전에 제약을 받았던 러시아.
트럼프의 무식한 재능과 욕망을 적절히 활용해 미끼를 던졌다.
앞으로 벌어질 결과물을 내가 먼저 가로챈 셈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트럼프 당신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대가를 감당해야 할 거야.”
욕망덩어리 트럼프를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속물에게서 풍겨 나오는 고약한 냄새는 독했다.
그러나 나의 조국 한국을 위해서는 꼭 트럼프가 필요했다.
일본 쪽 로비스트에게 좌지우지 당하는 미국 정치계.
오바마도 일본의 편을 들었다.
한국을 동맹국 대우하듯 행세했지만 뒤로는 북한과의 전쟁을 준비하기도 했다.
한국이 전쟁의 불바다에 휩싸여야만 일본은 그 기회를 틈타 기사회생할 수 있다.
2차 세계대전의 폐전 속에서도 빠르게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될 수 있었던 일본.
그 이유도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이 그들의 자양분이 돼 주었기 때문이었다.
과거부터 침략이나 전쟁을 통해서 명맥을 이어온 일본.
그 대가로 하늘의 신벌을 자주 맞았다.
내가 살기 위해 저지른 죄.
특히 국가적으로 대세에 휩싸여 저지르게 된 대죄.
다른 이들의 나라를 침략한 죄는 절대 가볍지 않았다.
“내일은 발론 머스크와 점심을 먹으면서…….”
미국에서의 스케줄을 점검했다.
자율 자동차의 핵심은 전장 기술과 배터리.
테슬러의 심장을 움켜쥐기 위해서는 독점적 배터리 사업권을 획득해야 한다.
시제품이 준비됐다.
이걸 보면 머스크는 눈이 돌아갈 게 확실했다.
“밤은 이곳에서도……. 아름답네.”
트럼프도 자신의 침실로 사라진 LA의 별장.
호젓하게 찾아오는 밤 그림자에 마음이 절로 고요해졌다.
가로등 불빛에 취해 있는 깊은 밤.
모두가 잠든 이 고요한 밤에 홀로 깨어 있는 맛도 좋았다.
띠리리리리리리릿.
스마트폰이 고요를 깨트렸다.
반가운 이름이 화면에 떴다.
“오랜만인 것 같네요.”
상대를 확인하고 반가운 목소리로 안부를 전했다.
– 회장님. 제가 급해서 그러는데……. 지금 와주실 수 있어요?
회귀의 전설 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