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01)
【101】100.
“그워어어어어!”
“저 오우거 녀석 바위 던진다! 저거부터 쓰러트려!”
괴성을 내지르며 성의 잔해를 양손으로 집어 던지는 오우거를 보며 기사학과 학생이 마법학과 학생을 향해 다급히 소리쳤다.
그에 마법학과 학생이 급히 주문을 외우려 할 때였다.
화륵-!
성벽 위에 올라선 셀리아가 찌르기 자세를 취했다.
피닉스 브레스-플레임 윙.
새처럼 날개를 활짝 펼친 불꽃이 엄청난 속도로 오우거를 향해 날아갔다.
콰각!
“그억?”
불꽃의 날개가 자신을 스치고 지나가자 오우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자 오우거의 머리가 목에서 떨어졌다.
엄청난 열기에 베인 부분이 지져져서 피도 흐르지 않았다.
휘청-! 쿵!
오우거의 거구가 쓰러지며 주변 몬스터들을 덮쳤다.
하지만 셀리아의 공격은 끝이 아니었다.
마치 새가 활공하듯 하늘로 날아올랐던 플레임 윙이 지상으로 쇄도했다.
펑! 화르르르륵-!
오러의 불꽃이 폭발하더니 주변의 몬스터들을 휩쓸었다.
불에 타서 비명을 지르는 몬스터들을 보며 셀이아가 심호흡을 하며 검을 거두었다.
그걸 본 마법학과 학생이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무슨 오러 스킬의 화력이 마법보다 강력해!”
한편. 반대편 성벽에서는 듀란이 활약하고 있었다.
“하늘에서 또 온다!”
비행 몬스터인 식인 까마귀가 날아들었다.
그걸 본 듀란이 오러 스텝을 밟아 내성의 감시탑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검을 하늘로 치켜들었다.
번쩍! 파지지지지직-!
듀란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황금색 전류가 허공에서 지상을 노리던 식인 까마귀 무리를 순식간에 통구이로 만들어 버렸다.
그걸 보고 듀란과 같은 조에 있던 칼이 혀를 내둘렀다.
‘재수는 없어도 실력 하나만큼은 인정해야 한다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칼은 주변 학생들을 서포트 했다.
서포트 지망인 칼의 능력은 지금 상황에서 대단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
빠르게 포션을 공급하고 공격할 적의 우선순위를 파악해 학생들에게 알려 주었다.
그리고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가장 먼저 달려갔다.
말 그대로 듀란과 조원 전체가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것이다.
‘흥. 평민놈 주제에 쓸 만하군.’
코웃음을 친 듀란이 감시탑에서 내려왔다.
루메른 학생들은 몬스터의 대공세를 훌륭하게 막아내고 있었다.
한편, 성문 앞에서는 에미오의 조가 활약하고 있었다.
이미 전투가 시작되고 한 시간.
루메른 학생들은 압도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몬스터의 대공세를 막아내고 있었다.
“봐! 별거 없다고 했잖아!”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은 에미오가 허공에 거대한 마법진 네 개를 만들어냈다.
에미오는 사대원소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루는 만능형 마법사였다.
에미오의 마법이 성문 쪽으로 다가오는 몬스터들을 쓸어 버렸다.
턱-!
성벽에 발을 올린 에미오가 지팡이를 어깨에 걸치고 시시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작 몬스터 따위에게 성벽을 끼고 싸우려니 지루해 죽겠군!”
“에미오! 나가서 몬스터 좀 처리할까?”
기세가 오른 기사학과 학생 한 명이 바스타드 소드를 고쳐 쥐며 물었다.
“그래 볼까?”
너무 일방적인 전투 때문에 1학년 중에는 지루함을 느끼는 이도 있을 정도였다.
그때 같은 조인 클로에가 말했다.
“우리 목적은 어디까지나 성벽을 지키는 거야.”
“클로에, 조장은 나다. 근데 지금 나한테 명령하는 거야?”
“이게 어딜 봐서 명령이야? 작전을 따르란 거지.”
“작전은 내가 짜! 넌 내 명령이나 들어!”
클로에가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얼음장 같은 클로에의 기세에 순간 에미오가 흠칫하며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기세에 밀렸다는 사실에 발끈했다.
“도대체 뭐가 겁난다고 숨어만 있어야 하는데? 성벽 밖에서 싸웠으면 진작 몬스터들을 다 처리했을걸?”
“아직 마수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있어. 이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흥. 고작 야생 마수 몇 마리에 겁먹는 게 말이나 된다고…….”
지이이이잉-!
성문 앞에서 클로에와 에미오가 말싸움을 하고 있을 때였다.
하늘에 거대한 소환진이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걸 본 1학년들이 흠칫하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저, 저게 뭐야?”
“저 크기가 소환진이라고? 대체 뭐가 소환되는 거야?”
“혹시 드디어 학교에서 우린 구하러 온 거 아니야?”
한 학생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벌써 한 시간이 지났으니.”
“좀 더 공적을 세우고 싶었는데 말이야.”
지레짐작하여 아쉬움을 드러내는 학생도 있었다.
화악-!
흉악스럽게 생긴 검푸른색 거대한 팔이 소환진을 뚫고 나왔다.
쾅-!
거대한 손이 지상에 있는 몬스터들을 움켜쥐었다.
울컥!
쥐어짜인 몬스터들이 피떡이 되었다.
정체불명의 거대한 손이 소환진으로 돌아갔다.
잠시 후 소환진을 뚫고 거대한 머리가 튀어나왔다.
역삼각형 형태의 머리에는 뿔이 달려 있었다.
머리의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입은 방금 낚아챈 몬스터를 게걸스레 씹고 있었다.
으적- 으적-
괴물의 얼굴이 성터를 가득 메운 몬스터들에게 향했다.
히죽-!
흉악한 얼굴이 징그러운 웃음을 그려냈다.
이윽고 거대한 마수가 소환진을 넘어 모습을 드러냈다.
검푸른색 매끈한 피부를 가진 거인 형태의 마수.
루메른 학생은 이 마수에 대해 배운 적이 있었다.
타르타로스의 최상위 마수.
“기간테스?”
***
이상 사태 발생 이후.
루메른에서는 관중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최대한 빠르게 학생들을 구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외부인들.
특히 학부모들의 분위기는 심각했다.
당장 아이들을 구해달라며 울부짖는 이들도 있었고 자신이 직접 구하러 가겠다고 소리치는 이도 있었다.
통제를 벗어난 심각한 분위기에 상황은 악화 되었다.
그런데…….
“오오오!”
“잘하고 있어!”
한 시간이 지난 지금 모든 이들이 환호성을 내지르고 있었다.
그걸 보며 엘레나가 머리카락을 꼬며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 난리였으면서. 위기 상황이란 건 변함 없는 데 뭐가 좋다고 저렇게 신나 하는 걸까?’
여전히 이상 사태는 진행 중이고 루메른은 1학년들을 구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1학년들이 몬스터들의 공세를 제대로 방어해내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반전되었다.
‘애초에 저게 뭐가 대단하다는 거야? 루메른 학생이라면 저 정도는 당연한 거잖아?’
엘레나가 심드렁하게 턱을 괴었다.
‘아아, 재미없어.’
엘레나의 눈에 무료함이 떠올랐다.
“선배! 허억! 허억! 여기 계셨군요!”
“무슨 일이니, 릴,”
“선배. 교수님들이 찾습니다.”
“응, 알았어. 내가 필요하게 되면 간다고 전해 줘.”
엘레나는 던전 공략자.
추가 지원자로 투입될 예비 인력이었다.
“예? 대기실로 안 가십니까?”
“대기실에 가면 하르크 선배랑 싸울 텐데 괜찮겠어?”
“으음! 에, 엘레나 선배는 여기 있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심술궂은 미소를 짓는 엘레나를 보며 릴이 다급히 말했다.
“그나저나 1학년들이 잘 대처하고 있군요.”
“루메른 학생으로서 저 정도는 기본이잖아.”
“그렇긴 하죠.”
관중들이야 1학년들의 모습을 보고 감탄하고 있지만 루메른 2, 3학년인 두 사람 입장에서는 그리 대한 할 게 없었다.
“어쨌든 처음에는 걱정했는데 다행입니다.”
“어머? 너도 이번 사건이 이대로 끝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네?”
“적은 대담무쌍하게도 루메른의 공식 행사 중 이만한 사건을 터트렸어. 그리고 네이그랑에 있는 1학년들은 여전히 고립된 상태지. 절대 이대로 끝날 스케일이 아니야.”
다리를 꼬고 턱을 괸 엘레나는 생긋- 미소 지었다.
“최악의 경우에는…… 저기 있는 1학년 전부 죽을 수도 있을걸?”
그 말에 릴은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그때 마법 영상에 거대한 소환진이 그려지는 게 포착되었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
모습을 드러낸 거대한 거인 마수를 보며 모든 이들의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기, 기간테스!”
모든 이들이 아연실색했다.
오로지 이 사태를 예견했던 엘레나만이 덤덤히 말했다.
“봐, 이제 진짜 시작이야.”
***
쿵-! 쿠궁-!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
지상에 발을 디딘 8m는 될법한 거대한 거인의 포효에 몬스터들이 겁에 질려 달아나기 시작했다.
최상위 마수 중 하나인 기간테스는 모든 생물체를 공포에 질리게 하는 전율스러운 괴물이었다.
기간테스는 도망치는 몬스터들을 쫓아 닥치는 대로 입에 욱여넣기 시작했다.
인간을 위협하는 생물, 몬스터를 일방적으로 포식하는 전율스러운 마수의 등장에 1학년 전체는 공포로 물들어갔다.
탐욕스럽게 몬스터를 먹어 치우는 마수를 보며 몇몇 1학년은 입을 막고 헛구역질을 했다.
1학년 전체가 숨을 죽이며 제발 저 절망스러운 마수가 자신들을 발견하지 않기를 빌고 있을 때였다.
멈칫-!
몬스터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던 기간테스가 움직임을 멈추더니 코를 킁킁거리기 시작했다.
휙-!
내성으로 고개를 돌린 기간테스의 입에는 피와 침이 뚝- 뚝- 흘렀다.
그걸 본 1학년들은 동시에 생각했다.
‘온다!’
우워어어어어어어어어!
손에 들고 있던 몬스터를 내팽겨친 기간테스가 괴성을 내지르며 돌격했다.
쿵- 쿵- 쿵- 쿵-
지축을 울리며 기간테스의 돌진에 1학년 전체가 몸이 굳어 있을 때였다.
쩌저저저저저저정-! 콱-!
거대한 얼음송곳이 치솟았다.
달려오는 가속도에 의해 몸이 꿰뚫린 기간테스의 몸에서 피가 쏟아졌다.
우워! 우워어억!
그럼에도 끔찍한 마수는 아랑곳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몸을 꿰뚫고 있는 얼음을 깨부수기 위해 주먹으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성벽 위에 올라선 클로에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비틀거렸다.
무리해 거대한 마법을 쓴 대가였다.
이를 악물고 중심을 잡은 클로에가 소리쳤다.
“다들 뭐 하는 거야! 어서 싸울 준비해!”
“뭐?”
“너희 모두 지금 기간테스라는 사실에 너무 겁을 먹고 있어! 하지만 잘 봐! 저 기간테스는 성체가 아니야!”
클로에의 말대로였다.
다 자란 기간테스의 크기는 15m에 육박한다.
그에 비하면 확실히 작았다.
“힘을 합치면 물리칠 수 있어! 우리는 루메른 아카데미의 학생이잖아! 우리 학교 교훈을 잊었어?!”
그 외침에 학생들이 화들짝 정신을 차렸다.
한계를 넘어서라.
루메른의 모든 학생에게 강조되는 하나의 가치였다.
하지만 자리에 주저앉아 있던 학생들은 일어날 생각을 하지 못하고 소리쳤다.
“저, 저런 걸 어떻게 물리쳐! 차라리 도망치는 게 나아!”
“맞아! 지금은 흩어져서 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지 싸울 때가 아니라고!”
조금 전 까지 자신만만하던 클로에의 조원들은 전의를 완전히 상실한 상태였다.
”도망가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차가운 클로에의 말에 학생들이 흠칫했다.
도망치면 손도 쓰지 못하고 당할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선뜻 용기를 낼 수 있는 학생은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인간은 절망 앞에서 한없이 나약한 생물이었다.
클로에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나도 무서워.”
당당하게 서 있었지만,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지팡이를 쥔 손은 덜덜 떨렸다.
“하지만 누가 가르쳐 줬어. 영웅은 위기에 순간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는 사람이란 걸.”
그 뒷모습에 구원받았다.
‘여기서 두려움에 꺾인다면…… 나는 다시 영웅을 꿈꿀 수 없을 거야.’
“그러니 나는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라도 싸울 거야.”
결연한 표정을 지은 클로에가 몸을 돌렸다.
콰득!
“그워어어어어!”
몸을 꿰뚫은 얼음송곳을 파괴한 기간테스의 상처가 엄청난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몸이 치유되자 기간테스는 부서트린 얼음 덩어리를 신경적으로 치켜들더니 클로에를 향해 집어 던졌다.
기간테스의 힘이 더해진 얼음 덩어리는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지닌 질량 공격으로 변모했다.
“으아아악!”
“피해!”
주변 학생들이 기겁하며 흩어졌다.
‘피하면 늦어!’
마력을 일으킨 클로에가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콰앙-!
클로에가 만들어낸 실드 마법에 가로막힌 얼음 조각이 산산조각 났다.
공격을 방어한 클로에가 다음 주문을 외우려 했다.
그때, 시야의 저편으로 진홍색 불꽃이 일렁이는 게 보였다.
화륵-! 콰가가가가가가가강!
불꽃은 이내 어마어마한 크기의 검격이 되어 기간테스의 등을 무참하게 베어버렸다.
끄어어어어어어!
기간테스가 괴성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기간테스의 살을 태우는 불꽃에 단백질 타는 냄새가 사방에 퍼졌다.
쾅-! 쿵! 쿵!
고통에 몸부림치는 기간테스로 인해 성터는 순식간에 초토화되었다.
모두의 시선이 외성 성벽 높은 곳으로 향했다.
쇠도 녹일 것 같은 화염의 검격과는 달리 그의 눈빛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백발을 휘날리며 빨간 눈동자를 가진 소년.
화르륵-!
검을 쥔 팔에는 불꽃이 일렁이는 게 보였다.
그 모습을 본 순간 클로에는 가슴속에 남아 있던 일말의 두려움이 얼음이 녹듯 사라지는 걸 느꼈다.
떨리는 손이 진정되었다.
자신도 모르게 미소 지은 클로에가 그 이름을 불렀다.
“레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