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05)
【105】104.
기말시험이 끝난 다음 날.
루메른은 곧바로 방학식에 들어갔다.
물론 전교생이 모이지는 않았다.
각자 담당 교수의 인솔하에 방학식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5반 학생들은 모두 긴장된 얼굴로 반 앞에 선 할린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방학식에서 성적 발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할린드 교수가 특유의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학생들을 보며 말했다.
“자 그럼 너희들이 기대하는 성적 발표를 하겠다.”
그 말에 반의 분위기는 침울해졌다.
성적 발표.
중간고사 때는 모두 살아남았지만, 기말시험까지 그러라는 법은 없었다.
“그 전에 우리 반에서 자퇴 권고자는.”
긴장하는 학생들을 훑어본 할린드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없다.”
“예스!”
“오오오오오오오오!”
“살아남았다아아아악!”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발표를 기다리던 하위권 학생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걸 본 할린드가 말했다.
“지금 소리 지른 놈들. 당장 뒤로 가서 머리 박고 엎드려라.”
소리를 지른 학생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학생들이 머리를 박고 낑낑거렸다.
“세나, 학생들에게 성적표를 나눠 주도록.”
“네.”
세나는 빙긋 웃으며 학생들에게 프린트를 나눠주었다.
학생들이 긴장하며 개인 성적을 확인했다.
“이번에 마법 학과 등수는 3등으로 밀렸네, 뭐. 당연한 건가?”
첼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기말 실기 시험을 대체하던 학과대항전이 사고로 인해 중지된 만큼 중간고사와 달리 이번 기말고사는 필기시험의 비중이 높아졌다.
그렇다 보니 필기시험에서는 클로에와 아바드가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레오 오빠는 마법 학과 몇 등이야?”
“8등.”
“높네.”
레오는 아직 현대 마법 이론에 대해 익숙하지 않았기에 필기 점수는 잘 나오지 않았다.
물론 8등도 엄청난 성적이기는 했다.
레오는 그 외에도 모든 필기시험에서 10등 안에 들었다.
물론 실기 시험 점수는 1등이었다.
“종합 점수는 1등. 2학기에도 학년 대표네.”
“축하해! 레오 오빠!”
“반장이 또 학년 대표야? 뭐, 그때의 활약상을 보면 당연한 거지만.”
5반 학생들이 성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였다.
드르륵!
교실 앞문이 열리고 세드젠 교수가 들어왔다.
“하하하하! 할린드! 반 등수를 봤겠지! 우리 엘레강스한 1반이 이번에도 1등이네! 5반은 2등이고! 하하하하하하하! 결국 1학기는 우리 1반이 이긴 걸세! 하하하하!”
할린드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세드젠이 반 석차를 보고 달려온 것이다.
물론 5반 모두가 그러려니 했다.
세드젠 교수가 저러는 게 하루 이틀이 아니기 때문이다.
할린드도 평소처럼 깔끔하게 무시하며 공지사항을 학생들에게 전달할 뿐이었다.
‘처음에는 약 올랐는데 이제는 애처롭게 보여.’
‘불쌍한 세드젠 교수님.’
5반의 측은한 시선을 받는 가운데 레오가 손을 들었다.
“세드젠 교수님. 그러면 맛있는 거 사주세요.”
그 말에 세드젠이 얼굴을 찡그렸다.
“승리는 내가 했는데 왜 내가 밥을 사야 하지?”
“원래 승자는 패자에게 베풀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잖아요?”
“흠! 그것도 틀린 소리는 아니군! 좋다! 내 아량을 베풀어 5반 학생들에게 음료수를…….”
“아까 들었는데 1반은 뒤풀이로 루메리아 시티에 있는 최고급 레스토랑에 간다고 하던데 우리 반도 데려가 주세요.”
“오오! 역시 세드젠 교수님이야. 통이 커.”
“역시 1학년 최고 반의 담임 교수님다워!”
5반 학생들이 빠르게 눈치채고 세드젠을 벗겨 먹기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훗, 가소로운 놈들. 내가 그런 알량한 수법에 내가 넘어갈 것 같으냐?’
물론 세드젠은 가소롭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때 세나가 할린드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할린드가 귀찮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담당 학생들의 간절한 시선이 모이자 한숨을 쉬며 말했다.
“세드젠. 자네의 지도 실력은 대단한 것 같군.”
“뭐라고 하였나? 할린드?”
“자네의 지도 실력이 대단하다고 했다만?”
“하하하하하!”
기분이 최고조에 이른 세드젠이 호탕하게 웃었다.
자신의 오랜 동료가 빈말로 저런 말을 할 이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었다.
물론 할린드의 말은 빈말이었다.
“까짓거! 좋다! 5반도 같이 뒤풀이에 데려가도록 하지!”
“와아아아아!”
5반이 환성을 내질렀다.
기분이 좋아진 세드젠은 웃음을 터트리며 1반으로 돌아갔다.
“저놈은 대체 언제 철들지.”
“그만큼 할린드 교수님을 인정한다는 뜻 아니겠어요?”
세나가 웃으며 말하자 할린드가 싸늘한 눈으로 담당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들 배를 불리자고 나를 이용해?”
그 말에 5반 전체가 흠칫했다.
눈에 힘을 주고 5반을 노려보던 할린드가 피식 웃었다.
“저놈을 파산시킬 각오로 먹도록.”
“넵!”
“걱정 마세요! 할린드 교수님!”
반 전체 분위기가 달아올랐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할린드는 공지사항을 이어 나갔다.
“성적표에 있는 가정안내문을 보면 알겠지만, 학기 동안 담당 교수들이 가정 방문을 할 예정이다. 일정은 안내문에 적혀 있다. 그러니 그에 맞춰 자택에 대기하도록. 만약 일이 생기면 통신 마법을 통해 미리 학교에 이야기해라.”
“넵.”
”그리고 방학기간동안 사고를 치거나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바보 같은 놈은 우리 반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고를 치는 놈은 2학기 첫날을 기대해라, 마지막으로.”
할린드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쿵-!
5반 전체의 책상 위로 묵직한 책 몇 권이 떨어졌다.
학생 전체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방학 숙제다.”
“이, 이게 전부 다요?”
일리아나가 질린다는 얼굴로 물었다.
“하지 않아도 된다. 물론 뒷감당할 자신이 있다면 말이다.”
무미건조한 미소를 짓는 할린드를 보며 학생들이 울상을 지었다.
“방학식은 이걸로 끝이다. 모두 1학기 동안 고생 많았다.”
루메른의 짤막한 방학식이 끝이 났다.
***
즐겁게 뒤풀이를 끝내고 저녁이 되었을 무렵.
“이제 슬슬 워프 게이트 시간이 다 됐네.”
워프 게이트 앞에서 칼이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워프 게이트는 지방별로 입구가 달랐다.
“흐아! 진짜 말도 많고 탈도 많았어!”
테이드가 기지개를 쭉 켜며 말했다.
“그래도 다들 살아남은 게 어디야? 난 이번에 칼은 무조건 위험하다고 생각했는데.”
일리아나가 키득거렸다.
“어쨌든 모두 방학 즐겁게 보내. 숙제 잊어먹지 말고.”
넬라가 웃으면서 당부했다.
“그럼 2학기 때 봐! 편지하고!”
첼시가 넬라에게 손을 흔들었다.
친구들을 보낸 레오가 워프게이트 사이로 해가 지는 루메리아 호수의 풍경을 보았다.
“정신 없는 한 학기였군.”
“응. 그래도 재미있었어!”
같은 지방이라 레오와 함께 걷던 첼시가 히히 웃으며 말했다.
“방학 동안 레오 오빠는 집에 있을 거지?”
“그래.”
“놀러 가도 돼?”
“놀러 오는 건 상관없는데 우리 어머니가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군?”
“응? 레오 오빠 어머니…… 아!”
첼시가 탄성을 내질렀다.
레오의 외가가 제르딩거라는게 생각났기 때문이다.
“그래도 귀여워 해주시지 않을까? 난 귀엽잖아.”
“네 입으로 그런 말 하면 안 부끄러워?”
“사실인데, 뭐!”
자신만만하게 말하는 첼시를 보며 실소를 터트린 레오가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그 앞에는 셀리아와 아바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왔네.”
셀리아가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제국 학생들은 모두 기다리고 있어. 첼시 네가 마지막이야.”
“응. 미안.”
첼시가 아바드 곁으로 달려갔다.
셀리아는 레오를 보며 말했다.
“우리 집에 들렀다 가도 될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 집에 먼저 가야지.”
“하긴.”
아쉽다는 표정을 지은 셀리아가 빙긋 웃었다.
“그럼 내가 며칠 뒤에 찾아가든지 할게.”
“알았어.”
셀리아는 사촌인 만큼 얼마든지 자유롭게 플로브 가에 올 수 있었다.
아바드는 레오를 보며 빙긋 웃었다.
“방학 잘 보내.”
“아바드, 너도.”
인사를 나눈 셋이 로드렌 제국의 워프 게이트로 향했다.
레오는 혼자 델라드 왕국행 워프 게이트에 몸을 실었다.
‘오랜만에 집에 가네.’
친구들과 헤어지자 드디어 방학이라는 게 실감이 들었다.
-안내드립니다. 델라드 왕국으로 향하시는 손님 여러분. 지금 즉시 워프 게이트에 탑승해주시기 바랍니다.
‘2학기부터는 좀 더 히어로 레코드를 많이 접할 수 있겠지.’
2학기를 기대하는 사이 워프 게이트가 발동했다.
번쩍-!
델라드 왕국의 수도 델란에 도착한 레오는 곧바로 워프 게이트를 나섰다.
그리고 워프 게이트 앞에는 수많은 인파가 기다리고 있었다.
“와아아아!”
“레오 플로브님이다!”
“루메른의 1학년 대표!”
“델라드 왕국의 미래!”
워프 게이트 앞에서 환호성을 내지르는 그들을 보며 레오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예상은 했지만…… 이건 심하잖아?’
델라드 왕국은 작은 변방의 소국.
루메른에 입학할 만한 인재가 나오는 것도 대단한 일인 나라다.
그런데 레오는 무려 전대미문의 올 클래스인 데다가 루메른의 학년 대표를 차지했다.
거기에 더해 학과대항전 사건으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델라드 왕국 역사에 영웅이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걸 생각한다면 정말이지 왕국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레오는 한숨을 쉬고 플로브 가문의 마차를 찾은 후 그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다른 가문의 사람들 몰려와 파티 초대장을 건넸다.
“레오 도련님! 젤마 후작님께서 레오 도련님을 저녁 만찬에 초대……!”
“도르벤 공작가에서 왔습니다! 꼭 레오 도련님을 초대하고 싶다고 공작 부인 께서!”
“죄송해요. 집에 가서 쉬고 싶어요.”
레오는 초대장을 거절하며 가까스로 마차에 탔다.
‘왕가에서 초대장이 안 오는 게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왕가의 초대면 거절하기 난감하기 때문이다.
레오가 마차에 올라타고 한숨을 쉬자 쿡쿡- 웃는 소리가 들렸다.
“너 지금 왕가에서는 사람이 안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 중이지?”
“잘 지내셨어요, 어머니.”
“요게! 오랜만에 본 엄마에게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기니!”
마차에 미리 타고 있던 레이나가 레오의 코를 살짝 꼬집었다.
레오는 웃음을 터트리며 코를 문질렀다.
“그나저나 왕가에서 사람이 왔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왔네요?”
“이 엄마가 지스에게 부탁해서 국왕에게 서신을 보내라고 했거든.”
“지스 삼촌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야겠네요.”
“응. 다음에 꼭 말하렴.”
빙긋 미소 지은 레이나가 레오를 꼭 끌어안았다.
“어쨌든 어서 오렴, 레오.”
자신을 끌어안고 행복하다는 미소를 짓는 레이나를 보며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생각해보니 부모님과 이렇게 떨어져 있었던 건 이번 생에는 처음이었다.
“다녀왔어요, 엄마.”
마차가 플로브 가문으로 출발했다.
본격적인 레오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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