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07)
【107】106.
“아조니아 입학 추천서요?”
“응. 엄마가 젊었을 적에 아조니아를 도와준 적이 있거든. 그때 강제로라고 해야 하나, 입학 추천서를 받게 되었어.”
머리를 벅벅 긁은 레이나는 정령에게 말했다.
“내 아들은 이미 루메른에 다니고 있어서 아조니아에는 입학할 수 없어.”
[그렇군요.]정령이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입학 통지서에 사인을 해주신 후 삼일 뒤, 아즈렉으로 오시면 됩니다.]“말이 안 통하네.”
“전령 정령이니까요.”
“하긴, 명령받은 데로만 통보하겠네.”
“그나저나 제가 열다섯 살이 된 건 어떻게 알고 입학 후보생으로 뽑은 거죠?”
“추천서를 받을 때 정령과 계약 비슷한 걸 했었거든. 피로 각인 된 계약에 따라 네가 열다섯 살이 된 걸 알았겠지.”
툴툴거리는 레이나를 보며 레오가 혀를 찼다.
“계약은 함부로 하시면 안 되죠.”
“난들 이렇게 될 줄 알았니?”
레이나의 투덜거림에 피식 웃던 레오가 아조니아에서 온 편지를 살폈다.
그리고 턱을 쓰다듬었다.
“그러니까 이건 아조니아의 입학식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이란 거죠?”
“그렇지. 뭐, 무시하면 될 거야. 등록을 안 하면 다른 추천 입학자를 찾겠지.”
어깨를 으쓱하는 레이나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재미있겠는데요?”
“뭐?”
빙긋 웃는 레오를 보며 레이나가 놀란 눈으로 레오를 보았다.
“그게 무슨 소리야?”
“모처럼의 기회잖아요.”
“루메른 학년 대표인 네 실력이라면 무조건 입학시험을 통과하게 될 텐데?”
“이것도 경험이잖아요. 도중에 하차하고 오면 입학도 취소될 테니까요. 그리고 레오 플로브란 사실을 안 알리면 되죠.”
“모처럼 아들이랑 방학 때 잘 보내나 싶었는데.”
레이나가 툴툴거렸다.
“삼일 뒤에 아즈렉으로 갈게.”
레오의 말에 전령 정령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 자리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소환을 해제하고 계약자에게 돌아간 것이다.
‘아조니아라. 수인 영웅 후보생들은 어떨지 궁금하군.’
***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한 바다와 사막의 도시 아즈렉은 대륙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한 곳이었다.
서부와 동부 사이의 교역은 모두 이곳을 거쳤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도시는 부유해졌다.
인간의 도시 중 가장 크다고 알려진 루메리아 시티만큼이나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도시였다.
루메리아 시티와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여러 종족이 상주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워프 게이트를 타고 아즈렉에 도착한 레오는 도시의 거리를 걸으며 미소 지었다.
‘평화롭군.’
레오에게 있어 이런 활발한 대도시의 풍경을 보는 건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이런 활기참이야말로 카일과 동료들이 세상을 구했다는 하나의 증거였기 때문이다.
거리를 걷던 레오는 중앙 광장 광장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 중앙 광장에는 많은 인파가 모여 있었다.
그들 모두가 중앙 광장 한가운데 있는 늑대수인 동상에 꽃을 헌화하고 있었다.
날카로운 눈매, 삐죽 튀어나온 송곳니.
손톱을 세우고 용맹한 얼굴로 포효를 하고있는 그는 레오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였다.
‘아르온.’
용자 아르온.
수인들의 종족 영웅이자 과거 세상을 구한 대영웅 중 한 명.
포효를 내지르고 있는 아르온을 보며 레오가 웃음을 터트렸다.
“안 어울리게 저게 뭐야?”
지금 시대에서 아르온은 매우 용감한 자로 기록되어 있었다.
신들이 아르온을 가리켜 ‘용자’라고 했으니 이상한 건 없었다.
레오는 주변 상인에게 꽃을 사서 친구의 동상 앞으로 갔다.
동상 앞에는 아르온에게 바치는 글귀가 쓰여 있었다.
불굴의 용기를 지닌 용자, 아르온을 기리며
‘불굴의 용기는 개뿔. 매 전투마다 겁먹어서 벌벌 떨었구만.’
실소를 터트리며 레오가 꽃을 바쳤다.
그 누구보다도 겁쟁이였던 아르온은 친구들을 위할 때 그 누구보다 용맹했고, 그 모습을 보고 대영웅들은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얘들아…… 쿨럭. 울지 마. 너희를 지키는 게 내 역할이었으니까. 그리고 미안해…… 끝까지 지켜주겠다는 약속 못 지켜서.’
죽어가는 그 순간까지 사과하던 아르온을 떠올리며 레오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친구의 동상에 헌화한 후 레오는 중앙 광장을 떠났다.
그리고 아조니아 아카데미 학생 후보생들이 머무는 숙소를 찾기 위해 걸음을 옮겼다.
‘시험 시작은 삼일 뒤라고 했었지?’
입학 통지서가 온 건 지금으로부터 이틀 전.
내일까지 입학 후보생 등록을 하지 않으면 입학은 무효 처리가 되었다.
‘어디로 가야 하지?’
고민하던 레오는 일단 자기 또래 아이들이 가장 많은 곳으로 가기로 했다.
아즈렉은 시험을 치는 장소.
수인의 여러 나라에서 자유강의가 열리는 만큼 자연스럽게 입학 후보생들이 모이는 장소가 바로 등록 장소였다.
예상대로 아조니아 학생 후보생들로 보이는 이들이 잔뜩 모여 있는 곳이 있었다.
그리고 그 건물을 본 레오가 일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콜로세움?’
학생들이 향하고 있는 곳은 아즈렉의 콜로세움이었다.
“비켜, 잡종.”
레오는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무시했다.
자신에게 한 말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왜 하필 콜로세움이야?’
퍽-!
“비키라고!”
하지만 누군가 신경질적으로 등을 떠밀자 얼굴을 찡그리고 뒤를 보았다.
그곳에는 레오 또래의 늑대 수인 세 명이 서 있었다.
진득한 비웃음을 담고 있는 그들을 보며 레오가 물었다.
“방금 뭐라고 했어?”
“잡종이라고 했는데, 기분 나쁘냐?”
“데르킨. 그만해. 듣는 잡종 기분 나쁘겠다. 킬킬킬.”
“네놈이 더 나빠!”
가운데 있는 소년의 말에 양쪽에 있는 늑대 수인 소년, 소녀가 킥킥거렸다.
그걸 본 레오가 새끼손가락으로 귀를 파려다가 멈칫했다.
원래 귀가 있어야 할 자리에 귀가 없었다.
조금 더 위쪽 머리 위에 ‘토끼 귀’ 가 달려 있었다.
현재 레오는 혼혈 수인으로 완벽하게 변장을 상태였다.
키르안의 도움을 받아 혼혈 수인으로 폴리모프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하얀 머리카락은 검은 머리카락이 되었다.
하필 토끼냐고 묻는다면 이유는 간단했다.
레이나의 취향이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레오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말 좀 가려는 게 어때?”
“어쭈?”
전혀 겁먹지 않은 레오를 보며 왼쪽에 있던 덩치가 큰 늑대 수인 소년이 눈이 꿈틀거렸다.
“겁쟁이 잡종 토끼 주제에 배짱이 좋네? 하지만 네놈은 반항할 상대를 잘못 골랐어!”
덥석-!
“우리는 이번에 아조니아 입학식에 참석한다, 이 말씀이야!”
덩치가 큰 수인 소년이 레오의 머리에 달린 토끼 귀를 잡고 눈을 부릅떴다.
아조니아 입학.
이것만으로 수인들 사이에서는 매우 대단한 일이었다.
그 힘든 지옥 같은 자유 강의를 뚫고 자격을 얻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지만 레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루메른 학년 대표에게 아조니아 수험생 자격은 그리 대단할 것도 위협 거리도 되지 않았다.
“뭐?”
“입학식에 참석하면 뭐? 너희가 아조니아의 학생이라도 돼?”
레오의 물음에 소년은 당황했다.
“아직 아조니아 학생도 아니면서 뭐가 잘났다고 떠드는 거야?”
“이 자식……! 커헉!”
레오의 말에 울컥한 소년이 주먹을 들어 올렸다.
물론 주먹이 날아오기 전 레오의 발이 소년의 배에 박혔다.
덩치 큰 수인 소년의 몸이 ‘ㄱ’ 자로 꺾였다.
레오는 꺾인 소년의 등을 그대로 팔꿈치로 찍어 버렸다.
간단하게 늑대 소년을 쓰러트린 레오가 중얼거렸다.
“이게 아조니아 입학 후보생의 실력이면 조금 실망스러운데.”
“이 빌어먹을 잡종이!”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스스로 아조니아 입학 후보생이라고 밝힌 두 학생이 오러를 일으켰다.
무슨 일인가 싶어 주변에서 흥미에 가득 찬 시선이 꽂혔다.
“너희들 지금 뭘 하는 거야?”
그때 낭랑한 소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얀색 고양이 귀와 꼬리를 가진 소녀가 다급히 레오와 늑대 수인 사이에 끼어들었다.
그러자 늑대 수인들 가운데 여자애가 소리쳤다.
“넌 뭐야!”
“내 이름은!”
“저거 아르 튠 아니야?”
“튠 가문의? 그러고 보니 인상착이가 딱 맞네.”
“이번이 추천 후보생이라며?”
주변 수인들이 수군거리자 자기 소개를 하려던 아르가 말을 멈추고 귀를 쫑긋거렸다.
고양이 같은 표정을 지은 아르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보자 기분이 좋은 듯 꼬리를 살랑거렸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늑대 수인 셋을 보며 기분 나쁜지 하얀 꼬리를 치켜세웠다.
“셋이서 한 사람을 공격하다니, 비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아니, 이 잡종 녀석이 먼저 내 친구를 공격…….”
“먼저 시비 건 거 다 봤거든? 그리고.”
아르의 눈이 싸늘해졌다.
“너흰 동족을 보고 ‘잡종’ 이라고 불러?”
아르의 눈에 경멸감이 어렸다.
그걸 보고 흠칫한 데르곤이 우물쭈물하더니 ‘그, 급한 볼일이 생각나서!’라고 소리치며 후다닥 자리를 벗어났다.
“가, 같이 가!”
여자애도 겁에 질린 얼굴로 쓰러진 덩치를 질질 끌며 따라갔다.
주변에서 비웃음이 쏟아졌다.
그 모습을 본 아르가 코웃음을 쳤다.
“어떻게 자유 강의를 통과했나 모르겠네.”
싸움으로 몰려들었던 인파가 흩어지자 아르가 레오에게 다가갔다.
“너도 입학 후보생이지?”
“응.”
“흐-흐-흥! 기운이 넘치는 녀석이군! 셋을 상대로 꿀리지도 않고!”
아르는 마음에 든다는 듯 가슴을 쫙 펴고 허리에 손을 올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꿀릴 이유라도 있어?”
아르가 도와주지 않았어도 그 셋 정도야 간단하게 두들겨 줄 수 있었다.
“시시한 애들만 있으면 어쩌나 했는데 잘됐네! 넌 입학식을 통과할 거야! 검은 토끼!”
고양이 같은 미소를 짓던 아르의 눈이 순간 고양이의 동공처럼 변했다.
그 시선이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사막 나비에게로 향했다.
그 나비를 잡으려고 아르가 본능적으로 왼손을 휘둘렀다.
하지만 사막 나비는 그 손길을 피해 버렸다.
꼬리를 바짝 세운 아르는 그런 나비를 쫓으며 말했다.
“그럼 난 이만!”
고양이처럼 나비를 쫓는 모습을 보며 레오가 피식 웃었다.
“여전히 본능에 충실한 종족들이군.”
다른 종족이 봤다면 아르의 모습을 실없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다른 수인들은 매우 진지한 눈으로 아르를 보았다.
입학 후보생들의 시선은 크게 두 가지로 교차하고 있었다.
경외감과 호승심.
‘루메른이나 세이룬과는 또 달라.’
인간들에게 루메른 학생들은 선망과 동경, 그리고 응원의 대상이었다.
엘프들에게 세이룬의 학생들은 위대한 시조의 뜻을 잇는 존경 받아야 할 이들이다.
그리고 수인은…….
‘숭배의 대상이군.’
영웅이란 변혁을 일으키는 존재이기 이전에 강력하고 위대한 힘을 지닌 이들이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영웅 후보생에 대한 수인들의 태도 역시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강자를 꺾겠다는 투쟁심과 강자에게 예우를 표하는 숭배였다.
‘확실히 독특해.’
팔짱을 낀 레오가 눈을 빛냈다.
루메른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오길 잘했네.’
피식 웃으며 레오는 입학식 참가 등록을 위해 학생 후보들의 숙소 건물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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