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29)
129.
‘영웅 마법을 벌써?’
학생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렌이 말했다.
“영웅 마법에 대해 설명해 볼 학생이 있나?”
그 말에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렌은 가장 먼저 손을 든 클로에를 가리켰다.
“클로에 학생.”
“예. 영웅 마법은 영웅들이 사용했던 고유 마법을 말합니다. 보통 고유 마법은 다른 이들이 익힐 수 없습니다. 혈통이나 학파에 내려오는 비전을 통한 계승 등 예외 케이스가 있긴 하지만 배우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입니다.”
클로에의 말대로였다.
고유 마법은 마법사 개개인을 상징하는 심볼과도 같다.
그러다 보니 마법의 개성이 너무도 강력했다.
“하지만 히어로 레코드의 보상인 [히어로 스킬]을 통해 고유 마법을 계승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익힌 고유 마법을 범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해석한 게 영웅 마법입니다.”
“정답이다. 클로에 학생에게 발표 점수 5점을 주도록 하겠다.”
“감사합니다.”
“쉽게 말해 영웅들이 사용했던 고유 마법을 ‘보급형’ 으로 바꾼 마법이 영웅 마법이라 할 수 있지. 하지만 누구나 익힐 수 있게 재해석했다는 게 쉽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지.”
렌이 씩- 웃었다.
비록 보급형으로 바뀌었다고 해도 영웅을 상징했던 마법이다.
원본에 버금가는 위력은 아니라고 해도 강력했으며 술식 이해 난이도 역시 매우 어려웠다.
게다가 마력성향이 맞지 않으면 술식을 완벽히 이해했다고 하더라도 발동할 수 없었다.
“게다가 아무나 익힐 수도 없지.”
영웅 마법이 수록된 마도서의 가치는 천문학적이다.
일반적인 마법사들은 일평생 [영웅 마법 마도서]를 구경도 하지 못한다.
모두에게 영웅 마법을 가르치는 영웅 사관 학교가 얼마나 대단한 곳인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렌의 설명을 들은 마법학과생들이 들떴다.
영웅 마법은 1학년 2학기가 끝날 무렵에 이론으로 배우고 본격적으로는 2학년 1학기 때부터 배운다.
그런 마법을 무려 한 학기를 앞당겨서 배우는 것이다.
루메른 마법학과에서 지금 1학년에게 얼마나 큰 기대를 걸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모두가 자랑스러운 표정을 짓는 가운데 레오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그나저나 2, 3, 4학년 선배들, 루세전에서 세이룬에게 항상 졌구나.”
루세전.
매년 열리는 루메른과 세이룬의 학교 대항전이었다.
단순히 학교를 떠나 종족의 자존심이 걸린 대항전으로 매년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다만 루메른은 최근 몇 년간 세이룬에게 열세였다.
그중 마법학과의 열세가 두드러진 모양이었다.
레오의 말에 첼시가 분한 표정을 지었다.
“응. 5학년은 토루아 선배님이 주축이 되어 5년 동안 대활약했지만 지금 2, 3, 4학년은 세이룬의 마법사들에게 크게 뒤지고 있어.”
“3학년에는 엘레나 선배가 있잖아?”
‘내가 본 루메른 마법학과 학생 중에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였는데.’
그만한 괴물이 버티고 있는데도 3학년이 세이룬에게 밀리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칼이 깍지를 낀 손을 뒤통수에 대며 말했다.
“3학년 선배 중 특출난 실력자는 엘레나 선배뿐이거든. 쉽게 말해 엘레나 선배를 받쳐주는 라인업이 부실하다는 소리지.”
“2학년들은?”
“2학년 선배님들은 평균치는 높은데 특출난 학생이 없어. 그래서 여러모로 아쉬워.”
입맛을 다시는 칼을 보며 첼시가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하지만 1학년이 세이룬의 마법사들에게 지는 건 올해로 끝이란 말씀! 우리가 있으니까!”
“맞아! 루메른의 실력을 보여주겠다, 이거야!”
칼이 의욕적으로 소리치자 첼시가 측은한 시선을 보냈다.
“칼, 그때까지 루메른에서 살아남을 수 있겠어?”
“너무해!”
칼이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이야기를 듣던 일리아나가 끼어들었다.
“그런데 세이룬 1학년 라인업도 만만찮잖아.”
첼시가 팔짱을 끼고 고심에 빠졌다.
“음! 확실히.”
그 대화를 듣던 주변 다른 반 마법학과생들이 물어왔다.
“야, 5반. 너희 수학여행 때 세이룬 1학년 상급 1반 애들이랑 같이 수업했었지? 어땠어?”
다른 반 마법학과생의 물음에 칼이 혀를 찼다.
“만만치 않았어. 특히 루니아 엘 룬드아. 그 애는 괴물이었어.”
“괴물?”
“마력량도 엄청난 데다가 주문의 위력 역시 장난이 아니었어. 마법에 대한 이해도도 남달랐고.”
“룬드아 가문이면 소환술로 유명한 가문이잖아.”
“마법도 상당하다고 들었지만 소환술에 비하면 부족한 거 아니야?”
1학년들이 호기심을 드러내자 일리아나가 고개를 저었다.
“마법도 압도적이야. 못해도 아바드나 클로에급은 될걸?”
일리아나의 말을 듣고 마법학과생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렇다면 상성 상 클로에가 불리하겠네?”
불과 얼음.
확실히 상성으로 클로에가 불리했다.
“그럼 루니아 엘 룬드아는 아바드에게 맡겨야 하나?”
루세전 이야기가 나온 덕분에 1학년들의 화제가 잠시 그쪽으로 옮겨갔다.
“루세전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지금은 수업에 집중해라.”
“넵!”
학생들이 절도 있게 대답했다.
“참고로 너희들이 1학년부터 영웅 마법을 익히게 된 건 너희 선배의 입김도 있었다.”
“선배님이요?”
“그래. 토루아가 너희에 대해 칭찬을 많이 했지.”
‘지금 1학년들은 아마 우리 세대를 뛰어넘을 거예요. 다들 몹시 뛰어난 후배들이거든요. 그러니 조금 일찍 영웅 마법에 입문시켜도 진도를 따라갈 수 있을 거예요.’
엉뚱한 면이 있어도 마법 이론의 천재라 불리는 토루아의 발언은 교수들 사이에서 상당한 힘이 있었다.
렌의 말을 들은 1학년들이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토루아 선배님…….”
“단순히 심보 고약한 선배님이 아니었어!”
“존경합니다! 선배님!”
“토루아! 토루아!”
학과대항전 준비 당시 토루아에게 시달렸던 1학년들이 토루아의 이름을 연호했다.
토루아는 앞에서는 말을 험하게 하는 편이지만 뒤에서는 살뜰하게 후배를 챙기는 타입이었다.
“그런고로. 오늘부터 너희는 영웅 마법을 배울 것이다.”
“오우!”
“열심히 하겠습니다!”
의욕 있게 소리치는 학생들을 보며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수업에 앞서 너희의 마법 결투 능력을 체크 하겠다.”
렌이 첫날부터 실습장에서 수업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다.
영웅 마법은 보급형 마법처럼 다수의 주문을 배우는 게 불가능하다.
단순히 배우기 어렵기 때문이 아니다.
‘한 사람의 마법사가 평균적으로 배울 수 있는 영웅 마법의 숫자는 세 개.’
이것도 루메른의 평균이다.
평범한 마법사들은 하나 익히기도 벅찼다.
영웅 마법을 사용할 수 있냐 없느냐는 타고난 자질에 따라 정해진다.
혈통이나 학파를 통해 전수되는 영웅 마법은 애초에 비슷한 성질을 지녔기에 여러 개를 배울 수 있다.
하지만 완전히 다른 성향의 영웅 마법을 여럿 배우는 것은 몸이 거부한다.
렌이 알고 있는 마법사 중 가장 많은 영웅 마법을 구사하는 마법사는 다름 아닌 엘레나 제르온.
‘총 열두 개의 영웅 마법을 구사할 수 있지.’
말 그대로 압도적인 재능이 없으면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런 만큼 성향에 맞다고 무조건 익히면 안 된다.
‘일단 자신의 장단점을 확실하게 파악하는 게 우선이야.’
영웅 마법 하나를 익힘으로써 치명적이라고 평가 받는 약점을 보완할 수도 있다.
그만큼 영웅 마법은 중요했다.
마법 결투라는 말에 학생들이 들떴다.
“방학 동안 열심히 한 성과를 보여줘야겠군.”
“후후. 달라진 내 모습을 보여주마!”
학생들이 모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렌이 말했다.
“누구부터 할 생각이지?”
“저요!”
“제가 하겠습니다, 교수님!”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손을 들었다.
렌은 그중 가장 열정적으로 손을 흔드는 여학생, 일리아나를 가리켰다.
“일리아나 학생, 앞으로.”
“아싸!”
일리아나가 앞으로 나서자 여기저기서 야유가 쏟아졌다.
“우~ 학과대항전 때 기사학과에서 연습한 배신자!”
“박쥐녀!”
농담 섞인 야유였다.
일리아나는 붙임성이 좋아 마법학과에 친구가 많았다.
“오호호호! 안 들려. 안 들려! 그리고 너희들이 뭐라고 하든 나한테는 우리 반 애들이 있지롱!”
“누구세요.”
“아는 척하지 마세요.”
물론 5반의 반응은 싸늘했다.
“반장! 애들이 또 나 놀려!”
“그래, 그래.”
울상을 지으며 하소연하는 일리아나를 달래주며 레오가 말했다.
“렌 교수님이 기다리니까 어서 나가.”
“응.”
위로받은 일리아나가 결투장 위로 올라갔다.
“그래서! 누구와 마법 결투를 하나요?”
“나다.”
“헉!”
실습장 입구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던 일리아나가 깜짝 놀랐다.
다른 학생들 역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모습을 드러낸 건 다름 아닌 알비 교수였다.
“최고의 초빙 강사님을 불렀지.”
렌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말했다.
결투장 가운데 선 알비는 바짝 굳어 있는 일리아나를 보며 말했다.
“그렇게 긴장하지 마라. 내가 1학년들인 너희를 상대로 최선을 다할 것 같나?”
“아하하! 하, 하긴! 그렇죠?”
일리아나가 어색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런 일리아나를 보며 알비가 말했다.
“최선을 다해 덤비도록.”
“넵!”
절도 있게 대답한 일리아나가 자세를 낮췄다.
그 모습을 본 1학년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루메른 마법학과 교수 중 마법 결투 최강자로 꼽히는 교수가 바로 알비다.
그런 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치고 싶은 학생은 없었다.
일리아나도 평소답지 않게 신중하게…….
“선빵필승! 샤이닝 블레이드!”
파바바바밧!
허공에 빛의 칼날이 생성되었다.
그걸 본 마법학과 학생들이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호전적인 일리아나가 신중하게 결투에 임할 리 없었다.
빛의 마법이 알비에게 쏟아졌다.
그걸 본 알비가 가볍게 주문을 외웠다.
번쩍-!
알비의 주변에 밝은 빛이 퍼지더니 일리아나의 마법을 모조리 박살 내버렸다.
빛의 마법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야압!”
하지만 일리아나는 멈추지 않고 마법을 쏟아부었다.
그 모습을 보며 첼시가 고개를 저었다.
“쟤는 1학기 때랑 달라진 게 없네.”
마검사로서 역량은 크게 성장했지만 순수한 마법사로 봤을 때 일리아나는 너무도 공격적인 성향 때문에 높은 수준의 결투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건 기사로서 역시 마찬가지였다.
모두가 일리아나가 어떻게 질지 예상했다.
저런 식으로 공격을 쏟아붓다가 먼저 지치는 게 일리아나의 패배 공식이다.
그래서 마법학과 학생들은 일리아나와 결투할 때 일단 방어적인 전략을 취하곤 했다.
하지만 레오는 일리아나의 모습을 보고 눈을 빛냈다.
“단순히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뭐?”
“주변을 봐.”
파괴된 마법들의 파편이 사방에 흩어져 있었다.
원래라면 마력으로 돌아가야 사라져야 했지만 파괴된 상태에서도 마법 술식이 유지되고 있었다.
알비가 호오? 하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놀라지 마시라! 일리아나 라덴의 비장의 한 수!”
히죽 웃은 일리아나가 마력을 해방했다.
“샤이닝 레인!”
파바바바바바밧-
사방에 촘촘하게 퍼져 있던 빛의 파편이 동시에 알비에게 쏟아졌다.
그 연계 공격에 렌이 감탄사를 터트렸다.
‘1학기 때까지만 해도 마법 결투에서 너무 극단적인 공격 성향이 감점 요소였는데 그 단점을 더욱 강한 공격 성향으로 보완했군.’
솔직히 놀랐다.
지나친 공격 성향 때문에 패배하기 일쑤던 일리아나다.
하지만 이제 최소한 일리아나와 비슷한 실력이라면 일리아나를 상대로 방어 전략을 취할 수 없게 되었다.
아니, 더 높은 실력자라도 일리아나의 페이스에 말려들면 당할 수 있다.
‘훌륭해. 그래도 여전히 공격 성향 때문에 감점.’
렌이 일리아나의 평가를 끝낼 때였다.
“훌륭하군.”
알비의 무미건조한 칭찬과 동시에 그의 마안이 빛났다.
번쩍-!
밝은 빛이 그의 모습을 가렸다.
그와 함께 일리아나의 마법이 막혔다.
“윽!”
비장의 수가 막히자 일리아나가 공격에 대비했다.
빛이 가시자 알비 앞에서는 한 소녀가 서 있었다.
일리아나가 멍한 표정을 지었다.
“어…… 나?”
마법학과 생들이 당황했다.
학생 중에는 오직 레오만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인간의 몸으로 저 마법도 쓸 수 있을 줄이야.’
레오는 알비가 쓴 마법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미러 포스.’
다름 아닌 요정왕의 마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