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36)
136.
레오와 루니아가 주변 일대 도적들을 모조리 소탕하는데 걸린 시간은 반나절이었다.
시골 도적무리였기에 레오와 루니아의 상대가 조금도 되지 않았기에 도적 일당이 토벌 되는 건 말 그대로 순식간이었다.
“스트레스가 풀리네!”
타닥- 타닥-
해가 지고 어둠이 내려앉자 모닥불을 만든 루니아가 끄응-! 기지개를 켰다.
“내일은 도망친 녀석들을 싹-! 쓸어 버릴 수 있겠지?”
웃차- 모닥불 앞에 앉은 루니아가 고민에 빠졌다.
‘레오 녀석. 임무 실습 중이라고 했지? 그러면 도적들을 소탕하면 바로 루메른으로 돌아가려나?’
그런 생각을 하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껏 오랜만에 만났는데.’
자유분방한 성격인 루니아는 다른 이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서로 거리낌 없이 지낼 수 있는 레오와 함께 있는 게 편하고 즐거웠다.
‘영웅 던전 탐색을 같이하자고 해볼까? 아니야. 나 혼자 독단으로 정할 수 없는 문제잖아. 그리고 같이 탐색을 한다고 해도 선배들이 레오를 마음에 안 들어할 게 분명하고.’
턱을 괴고 끙끙 고민하던 루니아는 문득 폐허 안쪽을 보았다.
‘그나저나 얘는 아까부터 저기서 뭘 하는 거야?’
의아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나 레오가 있는 폐허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서 뭐 해?”
“그냥 여기 유적을 좀 조사하고 있었어.”
레오의 말에 루니아가 폐허가 된 가드스론의 성터 일부분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별로 특별한 게 없는 곳이잖아.”
영웅과 관련된 유적은 히어로 페이지에 발동조건이 될 수 있을 만한 유물을 얻을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하지만 이 일대의 유적은 단순히 오래된 것 외에 특별할 게 없다는 결론이 난 유적이었다.
‘가드스론이 어디에 존재했는지는 이미 잊혔겠지.’
가드스론이 실존했다는 건 지금 사람들도 알고 있다.
하지만 문헌이나 영웅의 세계 등으로 존재만 확인되었을 뿐, 가드스론에 대한 다른 정보는 알려진 게 없었다.
‘타르타로스의 수작이겠지.’
타르타로스에게 있어서 가드스론의 성벽은 증오의 대상일 것이다.
가드스론이 함락되지 않고 끝까지 버텨줬기에 지상의 종족들은 반격의 서막을 쏘아 올릴 수 있었다.
그리고 평화의 시대가 찾아온 이후 희망의 상징이었던 이곳을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이 지역 자체가 재앙의 시대 이전에도 사람이 살기 좋은 땅은 아니었으니까.’
재앙의 시대 끝난 후, 사람들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가드스론을 떠났다.
‘사람들이 떠난 가드스론은 이후 타르타로스에게 공격받고 땅속에 매장되었겠지.’
이 땅에 흐르는 희미한 흑마력은 그 영향으로 남게 된 것이리라.
‘흙에 도시 자체가 묻혀 버린 건가.’
과거 동료들의 흔적이 남았던 장소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에 레오가 씁쓸함을 느꼈다.
“일단 내일을 대비해서 쉬자. 유적 조사는 아침에 해도 되잖아?”
루니아의 말에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닥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어?”
모닥불 앞에서 불을 쬐고 있는 두 남녀를 발견한 발견한 루니아가 살짝 당황했다.
“엘레나 선배?”
“하딘 선배?”
레오와 루니아의 입에서 동시에 둘의 이름이 나왔다.
“야밤에 같이 자는 건가요? 데이트를 방해한 거 아니죠?”
“그런 거 아니거든요!”
엘레나의 물음에 루니아가 당황한 얼굴로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보며 하딘이 물었다.
“아직 도적들은 다 토벌하지 않은 건가?”
“잔당들이 남았어요. 그런데 이쪽 분은……? 루메른 학생분인 것 같은데요?”
“안녕하세요. 엘레나 제르온이라고 해요.”
교복 치맛자락을 살짝 들고 우아하게 인사하자 엘레나를 보고 루니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루메른의 3학년 대표?”
엘레나는 루메른 학생 중에서도 특히나 이름이 높은 학생이었다.
루세전에서 세이룬의 고학년들도 거뜬히 상대하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말 그대로 세이룬 학생들의 경계 대상 1호였다.
그런 그녀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냈으니 루니아로서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여긴 어쩐 일이세요? 엘레나 선배는 다른 지방에 던전 탐색을 간다고 했잖아요?”
“그거? 다른 파티원들에게 맡겼어.”
별것 아니라는 듯 대답하는 엘레나를 보며 레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엘레나는 블루 문 파티의 리더다.
그런 리더가 쏙 빠지고 이곳으로 오다니.
“난 던전 탐색보다 너한테 더 흥미가 생기는 걸?”
엘레나의 분홍색 눈동자가 반짝였다.
“다른 선배님들은요?”
“당신 선배들은 예의가 없길래 내가 예의란 걸 알려 줬어요.”
“네?”
루니아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레오는 그녀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
하딘이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손속이 과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엘레나 제르온.”
“난 분명 사과할 기회를 줬어요. 기회를 걷어찬 건 당신 후배들이에요.”
엘레나가 시큰둥한 목소리로 대답하자 하딘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이번 일은 학교 간의 문제로 번질 수도 있는 일이었다.
“어쨌든 레오군. 도적 토벌은 나중에 하도록 해! 여기 영웅 던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건 너도 알고 있지?”
“세이룬에서 먼저 찾고 있었는데요?”
“그게 무슨 상관이람. 영웅 던전은 먼저 찾는 게 임자야.”
엘레나는 레오의 등을 떠밀며 폐허 쪽으로 향했다.
“자! 자! 후배는 선배 말을 따라야 하는 법! 이 누나가 영웅 던전 탐색에 대해 가르쳐 줄게.”
그 뒷모습을 보며 하딘이 말했다.
“루니아, 따라간다.”
“네? 다른 선배들은요?”
“지금은 부상당해 쓰러져 있다. 당장에 탐문을 할 만한 상태가 아니야. 저 여우 같은 여자에게 지고 있을 수만은 없지.”
하딘이 경쟁심을 드러냈다.
세이룬 3학년 수석 하딘 데르티안.
그는 세이룬 3학년에서뿐만 아니라 전 학년을 통틀어서 손에 꼽힐 정도로 막강한 실력자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딘은 매년 루세전에서 엘레나에게 철저하게 패배감을 맛보았다.
‘올해는 질 수 없다.’
하딘이 주먹을 꽉 쥐며 엘레나의 등 뒤를 노려보았다.
‘갑자기 경쟁이 돼버렸네.’
방금전 까지 레오와 같이 힘을 합쳤던 루니아로서는 살짝 아쉬움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질 수는 없지.’
세이룬의 학년 대표로서 루니아는 의욕을 내고 레오와 엘레나의 뒤를 따랐다.
***
“레오군! 정말 대단해! 1학년 같지가 않잖아?”
영웅 던전을 탐색하게 된 이후부터 엘레나는 호들갑을 떨어대며 레오를 칭찬하기 바빴다.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확실히 레오는 1학년답지 않게 능숙하게 던전 탐색을 했다.
영웅 던전은 영웅의 페이지가 폭주를 일으켜 만들어진 이질적인 장소.
그런 만큼 신중하게 탐색해야 했다.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을 수밖에 없는 1학년은 영웅 던전 탐색 이론만 배울 뿐 실습은 진행되지 않았다.
익숙지 않은 작업임이 분명할 텐데도 레오는 큰 어려움 없이 마나감지를 통해 주변 일대를 탐색해나갔다.
그런 엘레나를 보며 레오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응? 왜?”
“캐릭터가 너무 달라지신 것 같아서요.”
“내 캐릭터가 어땠는데?”
“학교에서는 도도한 여왕님 같은 분위기였잖아요.”
“어머? 날 그렇게 봐준 거야? 기특하네.”
엘레나가 웃으면서 레오의 하얀 머리를 토닥여주었다.
“지금은 어떻게 보여?”
“푼수요.”
“후배를 아끼는 마음씨 고운 선배님이 아니라?”
“네.”
엘레나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동급생이나 2학년 후배들이 봤다면 기겁했을 모습이지만 레오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엘레나는 레오에게 어깨동무를 하며 말했다.
“레오군. 저길 봐.”
엘레나는 손가락으로 하딘을 가리켰다.
“하딘은 매사에 진지한 성격이거든. 저런 사람은 놀리는 맛이 있어.”
“어떻게 놀릴 건데요?”
“봐봐.”
엘레나가 생긋 웃으며 들으라는 듯 말했다.
“역시 우리 1학년 대표가 세이룬 1학년 대표보다 훨씬 뛰어나다니까?”
“그 말은 용납할 수 없군.”
엘레나의 말대로 하딘이 바로 반응했다.
하딘이 성큼성큼 엘레나에게 다가갔다.
어깨동무를 푼 엘레나가 하딘 앞에 섰다.
“뭐가요?”
“루니아는 결코 레오 플로브에 뒤지지 않는다.”
“우리 레오군은 성운의 시조의 마법도 해석하고 기간테스 토벌에도 큰 활약을 했는데요? 그쪽 후배가 내 후배보다 뛰어난 위업을 이룬 게 있나요?”
“단순히 위업만으로 인물을 평가해서는 안 되지. 루니아는 아직 1학년이지만 학생회장 대표로 거론될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다. 레오 플로브가 과연 그 나이에 학생 회장 후보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학생회장 후보요? 제가요?”
얼떨떨한 목소리로 묻는 루니아를 보며 엘레나가 빙긋 웃었다.
“당사자는 금시초문이라는 얼굴인데요? 그리고 세이룬의 차기 학생회장 후보는 당신이잖아요? 우리 레오군이랑 경쟁하고 싶은 마음은 잘 알겠지만 있는 대로 지어내면 안 되죠. 1학년 학생회장 후보라니. 당치도 않는 이야기네요.”
“확실히 루니아는 아직 미숙하지. 하지만 그래도 나보다 그릇이 크다. 내가 직접 추천했으니 루니아는 학생회장 후보가 맞다. 아직 실적을 쌓지 못했지만 에이란과 루카. 이 세 사람은 장차 엄청난 명성을 떨치는 세이룬의 학생으로 성장할 거다.”
하딘의 말에 엘레나가 눈을 꿈틀거렸다.
그리고 루니아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사람, 우리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루니아를 비롯한 에리안과 루카.
현 세이룬 1학년 대표들.
그런 세 사람을 볼 때마다 못마땅한 얼굴로 지적하던 하딘이다.
그런데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루메른 학생들 앞에서 이렇게 믿음을 보내주다니.
‘게다가 날 학생회장 후보로 추천했다고?’
1학년 학생회장 후보.
세이룬 역사에서 전대미문이다.
단순히 발끈해서 한 말이 아니다.
깐깐한 성격인 만큼 하딘은 농담으로라도 빈말을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루니아가 놀라고 있을 때 뚱한 표정을 짓던 엘레나가 웃었다.
“그럼 우리 레오군도 차기 학생 회장 후보예요.”
“이보세요. 없는 말을 지어내지 마세요.”
“돌아가서 내가 정말로 추천하면 돼.”
쓸데없는 걸로 자존심 싸움을 하는 선배를 보며 한숨을 쉬던 레오가 문득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미묘한 마력의 파동이 느껴지는 장소로 향했다.
“뭔가를 발견했어?”
루니아가 의아한 얼굴로 레오 옆으로 다가왔다.
무릎을 꿇은 레오가 바닥을 쓸어 보았다.
그런 레오를 보며 루니아 역시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집중했다.
잠시 후 희미한 마력의 파동이 느껴졌다.
‘이 마력의 파동을 느낀 거야?’
말 그대로 희미하게 남은 잔향과도 같은 마력의 파동이다.
레오의 반응을 보고 무언가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에 알 수 있는 마력의 파동이지 루니아 혼자였다면 절대로 알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레오의 예민한 감각에 혀를 내두르던 루니아가 엘레나와 하딘에게 다가갔다.
“저기요. 레오가 뭔가를 발견한 것 같아요.”
“역시! 루메른의 1학년 대표답네요!”
“크윽!”
엘레나가 만족스럽게 웃었고 하딘은 분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보며 루니아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왜 그러지?”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 아니었어요? 볼 때마다 잔소리를 하셨잖아요.”
“세이룬의 학년 대표로서 몸가짐을 바르게 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했던 말이었다.”
특유의 깐깐한 표정으로 돌아온 하딘이 안경을 고쳐 썼다.
“너를 싫어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좀 친절하게 대해주시지 그랬어요. 이때까지 선배를 오해해서 저 혼자 싫어하고 있었잖아요.”
툴툴거리는 루니아를 보며 하딘이 피식 웃었다.
“날 싫어했었나?”
‘……이 마이페이스 기질은 타고났나 보네.’
헛웃음을 터트리며 루니아가 고개를 저었다.
세 사람이 레오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특이한 마력의 파동이군.”
하딘이 안경을 고쳐 쓰자 엘레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마법 술식이 구축되어있는 것 같은데 풀 수가 없네요. 아무래도 수천 년 전 고대 마법인 것 같아요.”
지금과는 술식 구조가 완전하게 다른 수천 년 전의 마법.
고대 마법을 연구한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술식을 해석할 수 없었다.
당연히 술식 해석이 불가능하니 마법도 발동되지 않는다.
엘레나, 루니아, 하딘.
세 사람은 난색을 보였지만 레오만큼은 달랐다.
‘워프 게이트군.’
마법 술식을 해석하여 좌표를 알아낸 레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좌표는 레오의 기억 속에 있는 장소였다.
‘가드스론의 워프 게이트.’
이 아래에 워프 게이트가 있는 게 분명했다.
‘워프 게이트가 살아 있다는 건 이 지하에 가드스론이 무너지지 않고 건재하다는 뜻인데?’
도시 전체가 땅속에 묻혀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은 모양이었다.
만약 도시가 매몰되었다면 워프 게이트 역시 살아 있을 리 만무했다.
잠시 고민하던 레오가 마력을 일으켰다.
우웅-!
세 사람이 놀란 눈으로 레오를 보았다.
레오는 순식간에 반대쪽 워프 게이트와 이어지는 임시 게이트를 구축했다.
우웅-! 우웅-!
“워프 게이트?”
하딘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엘레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어떻게 만든 거야?”
“그냥 마법 술식을 해석하다 보니 워프 게이트인 것 같아서 임시 게이트를 만들어 봤어요. 아무래도 반대편 입구가 살아 있는 모양이에요.”
레오는 태연하게 말했다.
워프 게이트를 새로 만드는 건 힘들지만 이미 설치된 게이트와 통하는 출입구를 만드는 건 영웅 사관 학생 기준으로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여기 있는 이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고대 마법 술식을 해석하는 건 다른 이야기지. 전문가도 아닌데 이렇게 빠르게 술식을 해석하다니. 과연 렌 교수님이랑 토루아 선배가 마법 술식에 관해서 극찬할만하네.’
“어디로 이어진 워프 게이트일까?”
“그거야 가보면 알겠죠.”
엘레나가 웃으며 게이트 위에 섰다.
하딘과 루니아도 게이트에 올랐다.
“레오. 어서 올라와.”
루니아의 말에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지하에 가드스론이 무너지지 않고 있을까?’
전생에 친구들과의 추억이 담긴 장소에 대해 떠올리며 레오는 가슴이 떨리는 걸 느꼈다.
레오가 임시 워프 게이트에 올라서자 엘레나가 마력을 일으켰다.
번쩍-!
밝은 빛과 함께 워프 게이트가 발동되었다.
그리고…….
[히어로 레코드 오픈.]“뭣?”
“영웅의 세계?”
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에 네 사람이 경악성을 터트렸다.
[■■의 세계. 챕터: 서장-바르하르룬]뒤에 떠오른 추가 메시지에 네 사람 모두가 직감했다.
영웅던전이라는 것을.
하지만 레오는 ‘바르하르룬’ 이라는 단어에 눈을 부릅떴다.
‘바르하르룬이라면……!’
화악-!
시야가 사라졌다.
어느새 어떤 복도 한가운데 서 있었다.
영웅의 세계를 여러 번 경험한 만큼 레오는 일단 공략 목표부터 확인했다.
[공략 목표: -]‘역시 영웅 던전이라 공략 목표가 없군.’
레오가 심호흡을 했다.
‘일단 다른 사람들이랑 합류부터 하는 게…….’
퍽!
우르르르르-!
“앗! 죄송합니다!”
그때 누군가 레오의 등을 쳤다.
무언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황한 소녀의 목소리.
레오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허둥지둥 책을 쌓는 소녀를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소녀는 레오의 얼굴을 보고 ‘켁!’ 소리를 냈다.
마치 잘못 걸렸다!
……라는 표정을 짓는 소녀.
그 모습에 레오는 가슴이 떨리는 걸 느꼈다.
나잇대가 달랐지만, 그녀는 분명 레오가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가슴이 미어지는 걸 느끼며 레오가 힘겹게 그 이름을 불렀다.
“……루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