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85)
185
화르르륵-
피오라가 날개를 퍼덕이며 허공에 몸을 띄웠다.
갑작스러운 피닉스의 등장에 경악하고 있던 리스는 그 모습을 보며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정신을 집중하고 오러를 일으켰다.
화르르륵-!
피오라가 내뿜는 불꽃과 똑같은 불꽃이 리스의 검에 어렸다.
“피오라.”
삐약-
“하고 싶은 데로 마음껏 날뛰어.”
뺙- 뺙-
그 말에 피오라가 기쁜 듯 빠르게 날갯짓 하더니 허공 위로 높이 치솟았다.
화르륵-!
피오라가 내뿜는 불꽃의 위력이 더더욱 강해졌다.
레오가 영력을 이용해 피오라의 잠재 능력을 계속해서 끌어내고 있었다.
뚝-!
허공 높이 날아오르던 피오라의 움직임이 뚝- 멈추었다.
화악-!
그리고 리스를 향해 엄청난 속도로 하강했다.
고오오오오-!
피오라가 내뿜는 불꽃에 의해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진 것처럼 보였다.
‘침착해.’
리스는 그런 피오라를 보며 자세를 잡았다.
‘아무리 피닉스가 대단한 환수라고 해도 조금 전의 모습을 본다면 아직 어린 환수야. 지금 이 모습은 레오가 잠재 능력을 이끌어낸 거겠지.’
5년 동안 학년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해온 울타가 있었기에 리스는 고위 환수의 잠재능력을 끌어내고 유지하는데 얼마나 많은 영력이 소비되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화악-!
뺙!
콰가가가가가강-!
피오라가 크게 날갯짓 하자 대련장 전체에 거대한 화염의 파도가 휘몰아쳤다.
검을 휘둘러 공격을 방어해낸 리스가 다시 하늘로 치솟은 피오라를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적당히 버틸 수 있는 수준이 아니군.”
리스는 조금 질렸다는 눈으로 사촌동생을 바라보았다.
한편, 관중들 역시 모두가 경악하고 있었다.
“말도 안 돼!”
“피닉스라니! 피닉스라니! 쟤는 고작 1학년이라고!”
“아니! 1학년이고 뭐고의 레벨이 아니야! 넌 고학년 된다고 3대 환수랑 계약 할 수 있냐!”
1학년들은 물론 고학년들까지 경악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특히 소환학과의 반응이 제일 격했다.
눈앞의 상황을 보고도 쉽게 믿지 못하는 건 교수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물론 단 한 명의 교수만은 쾌재를 내지르고 있었다.
“그렇지! 이제야 네가 피닉스를 소환하는구나!”
교수들이 모여 있는 관중석에 앉아 있던 유라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유라로서는 학수고대하던 순간이었다.
레오가 피닉스를 모두의 앞에서 꺼내는 모습!
‘이제 레오가 소환학과란 걸 그 누구도 부정 못 하겠지!’
유라가 쾌재를 부르고 있을 때였다.
“앉아라, 방해된다.”
가까스로 감정을 수습한 아인이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유라는 그런 아인을 내려다보며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보셨죠? 아인 선배. 저래서 레오가 소환학과에 어울리는 아이라는 거예요!”
“피닉스가 대단하기는 하지. 하지만 무술로 리스를 압도하는 건 쉬운 일인 줄 아나?”
“피닉스만은 못 하죠.”
“이런, 이런. 또 이상한 소리들을 하고 있으시군요.”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다가온 렌이 말했다.
“레오 학생은 마법학과입니다. 레오 학생의 바이블. 그건 마법사들에게 있어 이상과도 같은 기적의 마법입니다. 전대미문의 마법이죠. 그래. 성운의 시조가 만든 별의 마법에 버금가는 위대한 마법이란 말입니다. 그런 인재를 고작 무술 좀 하고 피닉스 좀 소환했다고 데려가려고 하다니요. 양심이 없으시군요.”
세 사람이 뭉치자 그들의 부교수인 클라리아, 카를로, 안나가 불안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기사학과.”
“소환학이라니까요!”
“마법!”
세 사람이 소리치는 모습에 한쪽 구석에서 대련 평가를 관람하며 채점을 하던 할린드가 옆에 있는 세라에게 말했다.
“세라. 저 세 놈을 당장 내 앞으로 불러와라.”
그 말에 세라가 쪼르르 다가와 세 사람을 불러왔다.
그리고 그들은 할린드 앞에 무릎 꿇고 앉아 손을 들어야만 했다.
할린드는 옛 제자들이자 현직 후배 동료 교수가 된 그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고 경기장에 서 있는 레오를 바라보았다.
감정 동요가 드문 할린드 조차도 이번만큼은 자신의 담당 학생을 바라보며 질렸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놈의 한계는 대체 어디지?’
***
리스는 눈앞에서 날갯짓하는 피오라를 보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설마 피닉스와 계약을 맺었을 줄이야.”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았다.
루메른 역사상 3대 환수와 1학년 때 계약을 맺었던 자가 있단 말인가?
리스가 알고 있는 한 레오가 유일했다.
리스는 경이롭다는 눈으로 피닉스를 바라보았다.
피닉스는 제르딩거 가문의 힘의 근원.
리스의 입장에서는 피오라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그런 리스의 시선에 피오라가 위엄 있게 턱을 치켜들었다.
삐약-
그리고 최대한 위엄 있게 울었다.
물론 리스 입장에서는 병아리 우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피닉스의 울음소리는 매우 아름답다고 들었는데…….”
“아름다워요. 다만 이 녀석은 아직 어려서요. 우는 소리가 병아리죠.”
병아리라는 말에 피오라가 불만스럽게 레오의 머리를 쪼았다.
그런 피오라를 무시하며 레오가 말했다.
“그럼 본격적으로 싸워볼까요?”
“조금 전 공격은 본격적인 게 아니었다는 건가?”
“리스 형님. 엄살이 심하시네요.”
“훗.”
레오의 말대로였다.
조금 전 가공할 만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리스는 여전히 옷자락조차 타지 않았다.
피닉스의 불꽃을 상쇄시킨 것이다.
‘피오라를 소환했다고 리스를 이길 수 없어.’
지금의 레오는 어디까지나 리스와 대등한 공격력을 손에 넣은 것에 불과하다.
리스가 예측한 대로 레오는 피오라의 능력을 끌어내고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이 상황에서 리스가 날 노리면 곤란해져.’
피오라는 오직 공격으로밖에 쓸 수 없다.
물론 레오에게는 다른 3대 환수인 요정과 페가수스까지 있다.
하지만 지금은 피오라를 소환하고 피오라의 능력을 강화해주는 것만으로도 벅찬 상황.
키르안과 아티까지 소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게다가 소환할 여력이 된다고 해도 키르안과 아티는 함부로 드러낼 카드가 아니었다.
‘이 이상 카드를 내보여선 안 돼.’
이미 루메른 내의 타르타로스의 첩자는 모두 색출되었다.
하지만 그래도 대외적인 입이란 게 있다.
가뜩이나 타르타로스에서 경계 대상으로 꼽고 있는 레오다.
레오가 피닉스의 계약자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학교에서도 몇이나 있다.
어쩌면 타르타로스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요정과 페가수스의 계약자라는 사실은 그 누구도 모른다.
‘더 이상 놈들의 이목을 끌 순 없어.’
지금 여기서 드러낼 수 있는 카드는 이미 존재가 알려진 피오라, 그리고 이 세상에 레오를 제외하고는 사령왕 정도만 정체를 알고 있을 엘시까지다.
한편, 리스 역시 조심스럽게 레오를 바라보았다.
‘쉽게 볼 수 없겠어.’
눈앞의 피닉스가 아직 어리다는 사실은 알겠다.
그렇다면 아무리 최강의 환수라 불리는 피닉스라 할지라도 어리면 낼 수 있는 힘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좀처럼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시간제한이 있다면 조급함을 느끼기 마련.
하지만 레오에게는 그런 기색이 없었다.
이번 대련은 단순히 학생회장으로서 충분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한 대련이니 어찌 보면 피닉스를 소환한 순간 그 사실이 증명되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굳이 그렇다면 이렇게 번거롭게 모두가 보는 앞에서 나와 대련 하지는 않았겠지.’
사람들을 불러모아 자신이 피닉스의 계약자임을 알렸을 것이다.
‘레오는 진심으로 날 꺾으려고 하고 있어.’
그러한 의지가 느껴졌다.
그리고 레오의 힘은 리스를 위협하고 있다.
‘하하. 진짜 무시무시한 사촌동생이군.’
리스는 실소를 터트렸다.
물론 순순히 져줄 생각은 없다.
‘승부의 관건은 레오가 얼마나 피닉스의 힘을 끌어낼 수 있느냐겠지.’
아마 장기전으로 몰고 간다면 리스는 확실하게 승리할 것이다.
텁-!
하지만 리스는 검을 쥐고 레오를 향해 겨누었다.
1학년이 모든 걸 걸고 자신을 꺾으려 하고 있다.
‘그런데 5학년이 정면 대결을 피한다면 모양이 빠지지.’
리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화르르르르륵-!
그의 몸에 홍염이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제르딩거 가문의 비전 기술.
‘프로미넌스.’
화르르륵-
검에 휘몰아치기 시작한 불꽃.
리스가 검을 들어 올렸다.
고오오오오오-!
셀리아의 프로미넌스와는 달랐다.
‘셀리아가 찌르기라면, 이쪽은 베기인가.’
그걸 본 레오가 말했다.
“피오라, 준비해.”
삐약-!
그 말과 함께 피오라의 몸에 홍염이 맺히기 시작했다.
그걸 본 리스가 눈을 크게 떴다.
‘프로미넌스?’
리스와 똑같은 홍염의 오러.
하지만 레오는 그 홍염의 오러를 피오라에게 둘렀다.
거기에 피오라가 내뿜는 불꽃에 의해 불꽃은 더욱 거세져만 갔다.
“재미있겠군.”
텁-!
콰가각-!
레오가 검을 양손으로 붙잡자 불꽃이 더욱 맹렬하게 휘몰아쳤다.
피오라는 몸을 웅크렸다.
화악-!
위에서 아래로.
레오가 검을 내려쳤다.
거대한 홍염의 칼날이 레오와 피오라를 향해 날아들었다.
삐아아악!
피오라가 날개를 활짝 폈다.
양 날개에서 뻗어 나온 홍염의 날개가 칼날로 날아가 격돌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강-!
붉은 화염의 세상이 펼쳐졌다.
“큭!”
“여, 여파가 이 정도라고?”
대련장을 뚫고 불꽃이 관중석을 덮쳤다.
물론 루메른 교수와 학생들은 큰 어려움 없이 화염을 막아 냈다.
하지만 대련장의 실드 마법을 뚫고 관중석까지 이만한 영향력을 끼쳤다는 사실은 경악적이었다.
불꽃이 모두 걷혔다.
퐁-!
피오라는 작은 연기와 함께 원래 모습으로 돌아와 바닥에 추락했다.
톡-! 데굴! 데굴!
뺙! 뺙!
중심을 잡지 못하고 추락한 피오라는 바닥을 몇 번 구르고는 불만에 차서 울었다.
리스는 레오를 바라보며 눈을 꿈틀거렸다.
“아직도…… 남았다고?”
레오의 주변에는 구체 형태의 시커먼 장막이 펼쳐져 있었다.
물론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칠흑과도 같은 어둠은 레오의 모습을 일절 보여주지 않았다.
‘……정령인가?’
리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그때.
스르륵-
어둠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레오의 그림자로 빨려 들어갔다.
‘그 공격의 여파를 정면에서 버텨내다니. 괴물은 괴물이군.’
아무리 불꽃 오러의 사용자라고 그만한 열기를 지닌 불꽃의 격돌을 맨몸으로 버텨낸 건 놀라운 일이었다.
남은 영력을 쥐어짜 내 엘시를 소환하지 않았다면 레오는 서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오러와 마력은 이미 모두 소진했어. 남은 건 영력뿐. 하지만 피오라의 잠재 능력을 끌어낼 수준은 아니야.’
피오라는 레오를 올려다보며 더 싸우고 싶다는 듯 날개를 펼치고 있지만 한계였다.
레오에게 종속된 엘시는 레오의 영력만큼 힘을 사용할 수 있다.
‘무슨 정령이지. 어둠 속성의 정령인 건 확실한데.’
한편 리스는 레오의 그림자를 보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항상 예상을 아득히 넘어왔던 레오다.
이번 대련 평가에서만 예상을 몇 번이나 넘어왔던가?
‘한계가 없다고 판단하고 전투에 임해야 해.’
리스가 검을 다잡았다.
그 순간.
화악-!
“……!”
레오의 그림자가 엄청난 속도로 리스를 향해 뻗어 왔다.
콰가가가각-!
그림자의 칼날을 리스가 검을 휘둘러 궤도를 바꿨다.
‘스피릿 아머드?’
정령술의 기술.
정령을 몸에 무장처럼 감은 고위 정령술이다.
그런데 레오가 그걸 사용한 것이다.
‘정령술 역시 이 정도라고?’
정말로 못하는 게 없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올 클래스’ 라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레오가 손을 들어 올렸다.
고오오오-!
레오의 주변에 어둠이 어렸다.
그런 레오를 보며 리스가 검을 고쳐 쥐려는 순간.
빠지직-!
리스의 검에 금이 갔다.
그걸 본 레오와 리스가 멈칫했다.
파칭-!
리스의 검은 이내 버티지 못하고 부러졌다.
“흠.”
리스는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나도 아직 멀었군.”
오늘 사용한 검은 리스가 사용하는 연습용 검이었다.
물론 제르딩거의 후계자가 사용하는 만큼 상당한 명검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실전에서 사용하는 검은 아니다.
그러니 리스의 강대한 오러에 버티지 못해도 이상할 건 아니다.
물론 리스 정도 되는 기사가 검이 없다고 전투를 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건 실전 전투가 아닌 대련 평가.
무기를 사용하는 학생에게 무기의 손실은 패배로 간주된다.
입맛을 다신 리스가 쓰게 웃었다.
“내가 졌다. 레오.”
여기저기서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터져 나왔다.
레오는 엘시를 거두고 피오라를 주워 어깨에 올리며 말했다.
“이런 결과…… 납득이 되지는 않네요.”
“그래도 이긴 건 이긴 거야.”
리스는 레오에게 다가가 어깨를 토닥여주었다.
“넌 학생회장이 될 자격이 충분해. 그걸 네 스스로 그걸 증명한 거야.”
리스는 레오를 보며 웃었다.
“내 뒤를 이어 루메른을 부탁한다, 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