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187)
187
1학년 학생회장의 탄생이라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대사건에 대한 소식은 순식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원래부터 레오의 주목도는 남달랐다.
전대미문의 올 클래스라는 사실과 1학년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심상치 않은 행보.
거기에 루메른의 황금 세대라 불리는 지금 1학년 세대에서 굳건하게 학년 대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까지.
말 그대로 주목할 만한 점이 넘치는 어린 영웅 후보생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학생회장의 자리에 오름으로 인해 말 그대로 단순한 루키가 아니게 된 셈이다.
특히나 피닉스의 계약자라는 점은 더더욱 주목받는 요소가 되었다.
거기에 더해 현 학생 최강 리스와 동수를 이루기까지 했다.
이번 1학년 대련 평가는 말 그대로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었다.
세계의 중심이라 불리며 원래도 사람이 많은 루메리아 시티에는 루메른의 소식을 듣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 정도였다.
새로운 영웅의 탄생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만든다.
특히나 레오 같은 소년의 무용담은 사람들을 더욱 흥분시키기 충분했다.
최근 여러 가지 사건으로 세계정세가 흉흉한 이때 레오의 등장은 말 그대로 햇살과도 같았다.
이미 새로운 영웅이 탄생이라도 한 것처럼 사람들의 반응은 열렬했다.
그와 함께 황금 세대로 추켜 받던 1학년들 역시 덩달아 주목받게 되었다.
이미 1학기 당시 기간테스 토벌로 이번 루메른 1학년들에 대한 기대감은 최고조에 이른 상태였다.
거기에 더해 같은 1학년에서 학생회장이 나오기까지 했으니 같은 학년을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랐다.
그렇게 루메른 외부에서 레오를 포함한 1학년 전체에 관심을 가질 때.
루메른 내부에서는…….
“하, 하얗게 불태웠다……!”
반 책상에 엎드린 칼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하듯 말했다.
“무슨 시험에 객관식이 하나도 없고 전부 주관식인 거냐고!”
일리아나가 머리를 쥐어뜯었다.
“무슨 시험이 이렇게 빡세…….”
1학년을 통틀어 최고의 우등생 중 하나인 첼시조차 앓는 소리를 낼 정도였다.
세상의 반응이 어떻든 십 대들은 눈앞에 닥친 시험을 감당하기에도 벅찼다.
필기시험의 난이도는 1학기 중간고사, 기말고사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였다.
외부에서 자신들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든 말 그대로 시험 일정에 시달리고 있었다.
원래라면 기뻐서 날뛰었을 시험 마지막 날임에도 불구하고 1학년들 전체가 뻗어 있었다.
그렇게 모두가 혼이 나간 상태로 뻗어 있을 때였다.
드륵-!
문이 열리고 할린드와 세나가 교실 안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이 반사적으로 화들짝 놀라며 똑바로 자세를 고쳐 앉았다.
터벅- 터벅-
덤덤하게 교탁으로 다가가 출석부를 내려놓은 할린드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다들 시험이 재미있었나 보군.”
‘재미있을 리 있겠어요!’
‘진짜 어려웠다고요!’
학생들이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항의 아닌 항의를 했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간 큰 학생은 없었다.
담당 학생들에게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할린드가 말했다.
“다들 시험 치느라 수고했다. 이번 역시 모두 살아남았으면 좋겠군.”
그 말에 학생들이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만약 자퇴 권고받는 놈이 있다면 학교를 나가기 전 지옥을 보여줄 테니까, 그러기를 바라는 게 좋을 거야.”
물론 이어진 할린드의 말에 다시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렇게 반 분위기가 축 처지는 가운데 할린드가 말했다.
“어쨌든 시험도 끝났으니 공지사항이 있다.”
“고, 공지사항이요?”
“또 뭔가요?”
5반 전체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미 루메른에 익숙해질 때로 익숙해진 1학년들이다.
시험이 끝났다고 학교 측에서 학생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게 하지 않는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새, 새로운 실습?’
‘아니면 엄청 힘든 과제 같은 거 내주는 거 아니야?’
모두가 숨죽이며 할린드의 말에 집중했다.
“지금으로부터 한 달 뒤. 루세전이 있다.”
“…….”
“…….”
그 말에 모두의 눈이 토끼 눈처럼 동그랗게 변했다.
잠시 후…….
“오오오오!”
“루세전!”
“드디어 루세전이구나아아아아!”
5반은 물론이고 다른 반에서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루세전은 말 그대로 1년 학과 행사 중 가장 큰 행사였다.
단순히 학업의 성과와 실력을 겨루는 것뿐만 아닌 학교생활을 하면서 쌓았던 모든 것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동아리 활동하는 학생들은 루세전 동안 발표회 같은 것을 하기도 한다.
그 외에 학교가 대대적으로 오픈되어 외부 손님들이 잔뜩 들어오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학교 축제라는 말이 어울리는 행사이다.
흥분된 반응을 보이는 담당 학생들을 보며 할린드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물론 자퇴 권고를 받지 않았을 때나 즐길 수 있는 이야기지만.”
또다시 반 분위기를 나락으로 보내버린 할린드가 말했다.
“이번 루세전은 루메른이 아닌 세이룬에서 이루어진다.”
루세전은 1년에 한 번씩 루메른과 세이룬에서 번갈아 가며 치러진다.
그리고 올해는 세이룬이 루세전을 개최하는 해였다.
“너희도 알겠지만, 우리 학교는 지난 몇 년간 루세전에서 세이룬에게 지고 있다.”
그 말에 학생들이 분한 표정을 지었다.
“학교 차원에서는 안타까운 이야기지.”
평소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할린드의 얼굴에 살짝 짜증이 드러났다.
그만큼 심기가 불편하다는 증거였다.
“주말 동안 잘 쉬어라, 다음 주부터는 각 경기에 나갈 대표 선발전이 시작될 테니 준비 잘해라.”
루세전은 학교 모든 학생이 참여하는 행사다.
하지만 그중에는 대표를 선발해서 나가는 경기도 있다.
루세전의 대표로 나가는 건 몹시 자랑스러운 일.
그리고 어떤 종목에서는 학업과 관련 없이 대표를 선정하는 종목도 있다.
“이상이다.”
공지사항을 마치고 할린드가 반을 나섰다.
그러자 5반 학생들은 저마다 친한 학생들끼리 모여 떠들기 시작했다.
“첼시, 넌 음악부였지? 동아리 대표로 나가?”
“응. 소프라노를 맡았어.”
“1학년이 동아리 선배들을 제치고?”
“대단한데?”
“얘 노래하는 거 못 봤지? 장난 아니야.”
첼시는 음악부에서도 에이스를 맡고 있다고 했다.
1학년이지만 목소리가 곱고 아름다워 동아리 대표를 맡았다고 했다.
“칼, 너희 동아리는 뭐하냐?”
테이드의 물음에 칼이 씩- 웃으며 손가락으로 동그라미를 만들었다.
“선배들이 그러는데 루세전에서 수익이 굉장히 짭짤하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사업 아이템 여러 개 구상 중이지.”
“그나저나 어떤 동아리든 발표회 같은 건 특히나 예산 같은 게 많이 들잖아.”
“응. 음악부에서도 무대 세팅이랑 공연 준비 때문에 평소보다 예산이 많이 든대.”
“상업 동아리에서도 사업보고서가 통과해야 루세전에서 활동할 수 있어.”
“보통 그런 건 학생회에서 하지?”
동아리 활동 이야기로 떠들썩하던 반 전원의 시선이 반 한쪽으로 향했다.
동아리 활동을 하지 않기에 관심 없다는 듯 책을 읽으며 이야기를 듣고 있던 레오가 고개를 들었다.
“뭘 봐.”
눈앞에 학생 최고 권력자가 있었다.
물론 실무는 부학생회장인 하르크에게 맡겼고 본격적인 학생회장 활동도 내년부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레오에게 권력이 없냐?
그건 또 아니었다.
“반장! 반장! 있잖아! 있잖아!”
레오 앞으로 쪼르르 다가가 쪼그려 앉은 일리아나가 레오를 올려다보며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마검사 동아리에 예산이 쪼오오오금만 있으면 진짜 멋진 마법검을 만들어 선보일 수 있을 것 같거든?”
마검사 동아리의 발표회는 마법검 제작이 주를 이루었다.
검과 마법을 동시에 다루는 마검사들은 모두 마법검을 만드는 데 특화된 이들이었다.
때로는 연금술사보다 더 뛰어난 마법검을 만드는 이들도 있을 정도였다.
일리아나를 시작으로 5반 학생들이 레오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레오! 이번에 루메리아 시티에 와이번의 어금니가 들어 왔거든? 그걸로 소환 연구하고 싶은데 예산이 부족해!”
“반장! 나는 있잖아!”
우르르 몰려와 눈을 반짝이는 같은 반 학생들을 보며 레오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품에서 메모장을 꺼냈다.
“말들 해 봐.”
“오오오!”
“통 크다! 반장!”
“역시 같은 반에 학생회장이 있으니까 좋군!”
몇몇 이들이 환성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첼시와 칼이 쯧쯧- 혀를 찼다.
언제나처럼 나른한 미소를 짓던 미소녀, 넬라가 두 사람에게 물었다.
“두 사람은 레오에게 부탁 같은 거 안 해?”
“응.”
“쟤들은 레오랑 같은 반이 된 지가 벌써 반년인데 아직도 쟤 성격을 모르냐?”
반 친구들의 부탁을 모두 메모장에 쓴 레오가 자리에서 일어나 반 입구로 가며 중얼거렸다.
“학생회장으로서 첫 일이 반 친구들의 부정 청탁 처벌이라니. 너무 마음이 안 좋은걸? 여기에 있는 동아리들 내부 조사도 한 번씩 해봐야 하나?”
“야! 저거 잡아!”
“잡아!”
“아악! 반자아아앙!”
“우리가 잘못했어!”
5반 학생들이 레오의 발을 붙잡고 늘어졌다.
***
시험이 끝나고 레오는 영웅의 탑에 있는 학생회장 실로 향했다.
인수인계는 하르크가 맡게 되었다고 해도 학생회장인 레오가 학생회에 얼굴을 비춰야 했다.
그렇게 레오가 학생회장실로 들어가자 학생회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레오다.”
“어서 와라, 레오!”
5학년 학생들이 레오를 보며 환하게 웃었다.
졸업을 앞둔 선배들에게 레오를 매우 귀여운 후배였다.
“바쁜가 봐요.”
“응. 루세전 때문에 바쁘지.”
“쉬엄쉬엄해요. 여기 간식도 드세요.”
“헉? 이거 우리 주는 거야?”
“차기 학생회장님이라 그런지 학생회원들도 챙기고!”
“당 떨어졌는데 잘됐네.”
“벌써 당 떨어질 나이냐? 하긴 5년 동안 많이 삭긴 했지.”
“죽을래?”
5학년들이 눈을 부릅뜨며 티격태격했다.
사실 5반 학생들이 레오의 입막음용으로 잔뜩 떠넘긴 값비싼 간식들이었다.
레오는 간식을 좋아하지 않는 덕분에 고스란히 학생회 임원들의 간식이 되었다.
그렇게 5학년 선배들을 뒤로하고 학생회장실로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하르크가 영혼 나간 얼굴로 리스에게 학생회장의 일을 인수인계 받고 있었다.
“역시 리그아르드의 후계자 답네. 딱히 가르쳐 줄 게 없는데?”
리스가 웃으면서 하르크의 어깨를 툭툭 건드려주었다.
하르크는 잠이 모자란 지 다크서클이 가득한 눈을 주무르며 말했다.
“아니. 차라리 제가 토루아 선배님의 일을 인수인계받고 쟤가 리스 선배의 일을 인수인계받으면 안 됩니까?”
하르크는 피고에 찌든 얼굴로 한쪽에서 토루아에게 부학생회장 일을 인수인계받고있는 엘레나를 가리켰다.
그 말에 엘레나가 빙긋 웃었다.
“3학년인 내가 어떻게 하르크 선배를 제치고 부학생회장이 되겠어요?”
“야, 너 1학기 때까지만 해도 학생회장 될 거라고 난리 치던 녀석이거든?”
“엘레나는 그런 거 기억 안 나요~ 하르크 오빠~”
“어릴 때 부르던 호칭으로 부르지 마라. 징그러우니까.”
하르크가 얼굴을 팍 구겼다.
평소에는 사이가 나쁜 걸로 유명한 두 사람이지만 지금만큼은 일방적으로 하르크가 엘레나에게 히스테릭을 부리고 있었다.
사실 엘레나는 하르크가 고생하는 모습이 몹시 통쾌했다.
그런 가운데 리스가 레오를 발견했다.
“왔어?”
“예.”
고개를 끄덕인 레오는 학생회장실 창가 쪽으로 가서 창밖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루메른의 3대 명가인 제르온과 리그아르드의 후계자인 두 선배님이 부족한 저를 대신해 학생회 일을 도와준다고 하니 너무 영광스럽네요.”
“너…… 2학년 되면 바로 너한테 결투 신청해서 네놈에게 학생회 일을 떠넘겨주마!”
“그렇게 하세요.”
덤덤한 레오의 말에 하르크는 뒷목을 잡았고 엘레나는 쿡쿡- 미소 지었다.
“루세전 준비로 바쁘다고 알고 있는데 제가 도와줄 건 없나요?”
레오의 물음에 리스가 말했다.
“그럼 동아리 시찰 좀 갔다 와 줄래?”
“동아리 시찰요?”
“그래. 이 기간 때쯤이면 다들 루세전 준비로 바쁘거든. 필요한 거라던가 예산 신청 등으로 바빠. 네가 그걸 좀 처리해줄래? 그것도 학생회장 일이거든.”
“알겠어요.”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혼자서는 힘들 테니 서기를 한 명 붙여줄게.”
그 말과 함께 방 안으로 검은 머리카락의 익숙한 1학년 소녀가 들어왔다.
“잘 부탁해요, 레오 도령.”
다름 아닌 첸 시아였다.
빙긋 웃는 그녀를 보며 레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학생회라고 했었지.”
“네.”
“그럼 잘 갔다 와.”
리스는 1학년 두 사람을 시찰 보냈다.
그 뒷모습을 보며 토루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1학년 둘을 보내도 될까?”
그 말에 리스가 턱을 괴며 하르크를 가리켰다.
“이 녀석을 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학생회장이 되자마자 게으르기로 유명한 하르크를 부려 먹을 생각을 한 레오는 확실히 보통이 아니었다.
리스의 말에 토루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