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216)
216
제르딩거 수련생들은 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한다.
제르딩거의 수련생으로 뽑혔다는 것 자체가 기사로서 상당한 소질과 재능이 있다는 증거.
하지만 아무리 소질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과 비슷한 수준의 또래들이 모인 곳에서 노력하지 않으면 도태되기 십상이다.
그렇기에 마르티나는 다른 수련생들보다 더 이른 시간에 하루를 시작했다.
부스스한 얼굴로 자리에서 일어난 마르티나가 늘어져라 하품하며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곤히 잠들어있는 룸메이트, 캐린을 흔들어 깨웠다.
“얘, 캐린. 일어나.”
“우웅?”
이불속에 파고들어 있던 캐린이 고개를 내밀더니 고양이처럼 기지개를 쭉 켰다.
그리고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세수를 하고 나갈 준비를 끝마쳤다.
바깥으로 나가자 오스틴, 줄란, 발레리도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레오의 기사단이었다.
이 다섯 수련생은 레오의 기사단이 된 이후에 다른 수련생들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 수련하기 시작했다.
레오의 기사단이 되기에 부족하다는 걸 스스로 통감한 다섯에게 있어서는 당연한 결정이었다.
특히나 어제부터는 더더욱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레오 도련님께서는 우리를 받아주셨어.’
수련생 중 여기 다섯보다 실력이 좋은 사람은 얼마든지 있다.
레오의 명성에 누가 될 것을 염려해 기사단에서 퇴단하려고 했지만, 그는 자신을 선택한 다섯을 안고 간다고 했다.
마르티나는 주먹을 꼭 쥐었다.
‘더욱 노력해서 레오 도련님에게 걸맞은 기사가 되도록 하자.’
그렇게 마르티나가 의지를 다잡을 때였다.
“오, 쟤들 수련하러 가는 모양인데?”
“역시 영웅 후보생들은 달라?”
“킥킥. 어지간히 급하긴 급했나보다. 레오 도련님께 그런 말까지 한 걸 보면.”
원래라면 일어나지 않을 다른 수련생들이 마르티나들을 보고 킥킥 웃었다.
“새벽부터 왜들 저래?”
캐린이 툴툴거렸다.
“무시해.”
오스틴이 덤덤하게 말했다.
“맞아. 상위권 애들이잖아. 평소에 일어나지 않는 이 꼭두새벽에 일어났다는 것 자체가 레오 도련님께 잘 보이려고 저러는 거야.”
줄란이 빙긋 웃으며 오스틴의 말에 동의했다.
그렇게 레오의 기사단이 약속된 수련 장소로 향했다.
그리고 그곳에 먼저 나와 있는 레오를 보고 다섯은 몹시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레오 도련님?”
“아, 아직 수련하기로 한 약속시간보다 이른데요?”
오스틴과 캐린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왔어?”
이른 겨울 새벽의 차가운 공기 때문인지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다섯 명의 수련생은 허둥지둥 레오 앞에 섰다.
그런 수련생들을 보며 레오가 말했다.
“난 오늘부터 너희들의 능력을 각성시켜 줄 거야.”
레오의 말에 수련생들이 차렷 자세를 취했다.
“옙!”
“너희는 내 기사에 어울리는 실력을 갖추고 싶다고 했지? 그렇다면 내 수련을 잘 따라오면 돼.”
“알겠습니다!”
레오의 기사들은 힘 있게 대답했다.
“목표는 올해 루메른 입학시험에 통과하는 거다.”
“넵! 열심히 하겠……!”
의욕적으로 소리치던 수련생들이 멈칫했다.
그러더니 당황한 얼굴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루, 루메른 입학이요?”
“저희가 루메른에 어떻게 입학해요?”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루메른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말 그대로 선택받은 소수의 학생이다.
루메른 수련생 중에서도 상위권 학생 중 극소수만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허들이 높다.
그런데 루메른 입학이라니!
당황하는 그들을 보며 레오가 말했다.
“너희 모두 오러를 다룰 수 있지?”
“예.”
“난 오러도 못 다루는데 시험에 통과했잖아.”
‘그건 레오 도련님이 특별하신 거잖아요!’
기사단 전원은 선망하는 레오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반발하고 말았다.
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다.
레오 역시 자신의 말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레오는 뻔뻔하게 자신을 예시로 들었다.
“너희들 이런 말 알고 있어?”
“어떤?”
“안 되면 되게 하라.”
‘뭔가 엄청나게 무서운 말이다.’
마르티나를 포함한 다섯 명의 기사들은 전율했다.
레오의 눈은 정말로 안 되는 걸 되게 만들 눈빛이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죽어 나가는 건 자신들이라는 걸 모두가 직감할 수 있었다.
모두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는 와중에 레오가 팔짱을 꼈다.
“물론 자신이 없다면 그만둬도 돼. 그렇다고 해도 난 나를 선택한 너희를 버리지는 않을 거야.”
레오는 덤덤히 말을 이어나갔다.
“너희들이 강해질 수 있도록 이끌어 줄 거야. 하지만 루메른에 입학한다면 더욱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겠지.”
레오의 말에 수련생들은 움찔 몸을 떨었다.
“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제의를 한 거야.”
덤덤히 말하는 레오를 보며 기사단은 가슴이 떨려오는 걸 느꼈다.
그저 레오의 기사가 되는 것만으로도 뛸 듯이 기뻤다.
그런데 루메른이라니.
지금은 영웅의 시대.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영웅을 꿈꾼다.
다섯 명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제르딩거의 수련생으로서 수련하면서 자연스럽게 깨닫는다.
자신은 영웅이 될 수 없다고.
그런데 레오의 말은 오래전 내버렸던 꿈을 다시 꾸게 하는 것만 같았다.
“하겠습니다.”
마르티나가 힘 있게 말했다.
“레오 도련님을 따르겠어요.”
마르티나를 시작으로 다른 수련생들 역시 의지를 불태웠다.
“저도 하겠습니다!”
“저도요!”
“수련을 시켜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그 모습을 보며 레오는 웃었다.
“그래, 좋은 자세야.”
고개를 끄덕인 레오가 말했다.
“그럼 모두들 신체 개조부터 시작할까?”
“?”
신체 개조라는 말에 다섯 명이 서로를 바라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들은 이때 깨달아야 했다.
그때 도망쳤어야 했다고 말이다.
***
레오의 수련이 시작되고 이 주일이 지났다.
그리고 셀리아는 제르딩거 가문에 있는 산을 오르고 있었다.
“얘는 도대체 자기 기사들을 얼마나 괴롭히려고 이 뒷산까지 와서 수련한다는 거야?”
셀리아는 혀를 찼다.
다섯 명이 루메른 입학에 의지를 불태운 그 날.
레오는 짐을 싸고 제르딩거의 성을 떠났다.
이유는 간단했다.
수련을 위해서였다.
수련생들의 총괄 담당인 지스의 허락을 받고 다섯 명을 데리고 수련 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그런 셀리아의 뒤를 따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루메른의 기사학과 4학년생 니엘이었다.
셀리아의 기사인 그녀는 본성을 떠나는 주군을 보좌하기 위해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레오가 자신의 기사들 전원을 루메른 입학생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흥미가 돌기도 했다.
“그런데 아무리 레오 도련님이라도 중위권 성적을 지닌 수련생 다섯을 루메른 입학생으로 만들 수 있을까요?”
니엘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실 레오의 행적은 고학년들 사이에서도 신화에 가깝다.
전대미문의 올 클래스.
1학기 당시 기간테스 토벌에서의 활약.
거기다가 2학기 때는 당당하게 학생회장의 자리를 손에 넣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번 선언은 너무도 터무니없었다.
제르딩거의 수련생이었던 니엘 이기에 잘 알았다.
수련생 중 중위권의 실력을 가진 학생들과 루메른 입학생들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를 말이다.
레오 본인이라면 모를까.
다른 이들을 몇 달 사이에 그만한 레벨로 만드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고 니엘은 생각했다.
“게다가 제르딩거 수련장에서 하는 수련보다 효율이 높을지도 의문이네요.”
니엘의 말을 들은 셀리아가 말했다.
“니엘 언니는 아직 걔에 대해 잘 모르는구나.”
“네?”
“걔는 한다면 하는 애야.”
셀리아가 몸서리쳤다.
레오의 수련이 얼마나 가혹한지는 셀리아가 잘 알고 있다.
당장에 1년 동안 레오에게 가장 시달린 게 바로 그녀와 첼시였다.
물론 최근에 이르러서는 레오의 수련 강도에 어느 정도 적응했다.
하지만 초창기만 하더라도 매주 주말 동안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셀리아는 첸 시아와 듀란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1년 동안 기사학과 1등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렇게 산을 뒤지던 두 사람의 귓가에 ‘끄아아아아아아악!’ 하는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를 듣고 서로를 바라본 두 사람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소리가 들린 쪽으로 달려간 셀리아와 니엘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할 말을 잃었다.
“휘둘러. 못 휘두르면 죽어.”
무표정한 무시무시한 소리를 하는 레오.
그리고 오스틴은 ‘우오오오오!’ 소리치며 자신의 바스타드를 휘둘렀다.
그와 그의 머리로 떨어지던 거대한 바위가 썩둑- 썰렸다.
줄란은 거대한 물방울에 갇혀 커커커커컥- 거리고 있었다.
심연의 어둠에 갇힌 캐린은 꺄아아아아악-! 비명을 내지르고 있었으며 발레리는 온몸이 사슬에 감긴 채 레오가 만들어낸 골렘에게 두들겨 맞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마르티나는 엄청난 중력에 짓눌리며 바닥을 기어다니고 있었다.
“……. 뭐예요. 이 지옥은?”
니엘이 얼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셀리아는 얼굴을 감싸 쥐고 고개를 저었다.
“이럴 줄 알았어.”
니엘에게는 상상을 초월하는 광경이지만 셀리아에게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할법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셀리아는 자신의 상상력이 싫어졌다.
레오에게 그만큼 시달렸기 때문에 이런 상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셀리아가 구슬프게 웃음을 터트리고 있을 때 두 사람을 발견한 레오가 다가왔다.
그러는 와중에도 수련생들의 수련은 멈추지 않았다.
“……. 듣고 싶진 않지만 궁금하니까 물을게. 대체 뭐 하는 거야?”
셀리아의 물음에 레오가 말했다.
“신체 개조 중이야.”
요상하기 짝이 없는 단어에 셀리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신체는 왜 개조 중인데?”
“각자의 재능을 각성시키기 위해서지.”
“재능?”
“그래.”
단순히 노력만으로 루메른 입학이 쉽지 않다는 건 레오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레오가 판단하기에도 다섯 사람 모두 당장에 ‘기사’로서의 능력으로는 루메른 입학시험을 통과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레오는 그래도 다섯 사람의 입학시험 통과를 확신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레오에게는 대영웅이자 올 클래스로서의 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눈으로 보기에 자신의 기사단원들에게는 기사로서의 재능 외에도 다른 재능들이 있었다.
“오스틴은 마법사로서의 재능이 있어.”
레오는 거의 빈사 상태가 되어 검을 휘두르는 오스틴을 가리켰다.
저 검은 오러의 능력을 봉인하는 검이었다.
“검에는 오스틴이 직접 만든 절삭 마법 술식이 쓰여 있어.”
그렇기에 오스틴은 지난 이주 중 열흘 동안 아무런 수련을 하지 않고 머리에 쥐가 나도록 마력 술식을 공부해야 했다.
그리고 죽을 위기에서 강제적으로 마력을 각성시키고 있었다.
“줄란이랑 캐런은 정령사로서의 재능이 있어. 그래서 자신이 가진 정령 친화력을 각성시키기 위해 물과 어둠 속에 갇혀 있는 거고.”
물론 단순히 물과 어둠에 가둔 게 아니었다.
저곳은 정령들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령의 힘이 충만한 공간.
잠들어있는 정령의 힘을 각성시키기에는 최적이었다.
“……. 마르티나와 발레리는요?”
니엘이 떨떠름한 얼굴로 묻자 레오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쟤들은 마법사나 소환사로서의 재능이 없어요. 그래서 자신의 오러 특성을 각성시키고 있어요.”
“오러 특성?”
“그래, 발레리의 오러 특성은 매우 귀해요. 무려 하르크 선배와 같은 ‘축적’ 이죠.”
레오가 씩 웃었다.
그 말을 듣고 니엘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정말요?”
“예. 다른 게 있다면 하르크 선배는 ‘잠’을 통해서 힘을 축적한다면 발레리는 ‘타격’을 통해서 힘을 축적하지요. 그래서 맷집을 키울 필요가 있어서 저렇게 묶어 놓고 두들겨 패는 거죠.”
“단순 무식하네.”
“원래 수련은 단순무식한 게 최고거든. 너도 잘 알잖아?”
빙긋 웃는 레오를 보며 자신의 몸을 감싼 셀리아가 몸서리쳤다.
“마르티나는요?”
“마르티나는 순수하게 육체를 강화하는 거예요.”
그녀는 오스틴처럼 마법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줄란과 캐런처럼 정령술의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발레리처럼 특별한 오러 특성을 지닌 것도 아니다.
순수한 기사, 그 자체로의 재능만 있을 뿐이었다.
“……. 기분이 좋지는 않겠네요.”
니엘이 안 됐다는 표정을 지었다.
다른 이들에게 숨겨진 재능이 있지만, 자신에게는 없다.
제르딩거의 수련생 생활과 루메른의 학생으로 살아온 니엘은 그 사실이 얼마나 큰 충격으로 다가오는지 잘 알고 있었다.
자신만이 특별하지 않은 거니까.
니엘의 말에 레오는 피식 웃었다.
“예. 하지만 쟤는 문제없어요.”
“왜 그렇게 확신해?”
셀리아의 물음에 레오는 웃었다.
“한계를 뛰어넘는 방법을 알고 있거든.”
한계를 뛰어넘어라.
그건 루메른의 교훈이기도 했다.
다른 수련생들과 달랐다.
오스틴, 캐린, 줄란, 발레리는 레오의 안목으로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고 그걸 빠르게 키워나가고 있었다.
그렇다 보니 빠른 성장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하지만 마르티나는 달랐다.
기존에 있는 능력을 강화시키는 것 외에 그녀는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마르티나는 지옥 같은 레오의 수련을 뒤처지지 않고 쫓아오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벽을 마주하면 부딪히는 걸 주저 하지 않는다.
“강해지기 위한 가장 큰 덕목이지.”
레오는 이를 악물고 자신의 중력 마법을 이겨내고 후들후들- 몸을 일으키는 마르티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강해질 거야. 쟤는.”
그 말에 셀리아는 ‘흐응’ 하고 마르티나를 보았다.
셀리아와 마르티나는 동갑.
그렇다 보니 함께 수련생 생활을 했다.
‘확실히 노력가이기는 하지.’
그런 노력가로서의 특성이 레오를 만나서 꽃피울지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다른 능력에 신경 쓰면 정작 기사로서의 능력은 발전이 없는 거 아닌가요? 그래도 명색이 제르딩거의 수련생이잖아요.”
니엘이 아쉽다는 표정을 짓자 레오는 바닥에 굴러다니는 돌을 주웠다.
“그건 걱정마세요.”
그러고는 수련생들을 괴롭히고 있는 정령술과 마법을 해제했다.
일순간 자유를 되찾은 수련생들이 흠칫 ! 몸을 떨었다.
그런 그들을 향해 레오는 망설임 없이 주웠던 돌멩이를 던졌다.
쐐애애애액-!
퍼억-!
“꽤액!”
돌멩이에 어깨를 맞은 캐린이 비명을 내지르며 바닥을 굴렀다.
순간적으로 오러를 통해 방어하긴 했지만 죽을 만큼 아팠다.
“이렇게 오러 컨트롤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습적으로 공격을 하거든요. 캐린! 버틸 만하지?”
“당신! 언젠가 죽여버릴 거야!”
악에 받친 캐린의 외침에도 레오는 웃으면서 캐린에게 돌멩이 하나를 더 던졌다.
“끄아아악!”
‘악마다. 이 사람은 악마야.’
니엘은 속으로 확신했다.
“그래서, 날 찾아온 이유가 뭐야? 한 달 정도 동안은 찾지 말라니까.”
레오가 자신의 기사들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물었다.
수련생들의 비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셀리아가 말했다.
“루메른에서 공지 사항이 왔어.”
“루메른에서?”
“응. 2학년 진급 예정자 중 몇몇이 로드렌 제국으로 소집 명령이 떨어졌어.”
“나랑 네가 포함되어 있겠네?”
“그것뿐만이 아니야.”
셀리아가 명단을 레오에게 건넸다.
그걸 받은 레오는 볼을 긁적였다.
“통합 시험이라……. 그런데 이 멤버를 모은다고?”
“응.”
레오는 시험 총괄 교수의 이름을 보고 중얼거렸다.
“아무래도 우리가 시험과제인 것 같은데?”
“응?”
“우리더러 입학 예정자들을 잡으라고 할 생각일 것 같은데?”
“에이. 아무리 루메른 입학시험이라도 그런 짓을 하겠어요?”
“맞아. 맞아.”
니엘이 웃으면서 말했다.
그런 니엘을 보며 셀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입학시험 때와 2학년 진급생들의 실력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나 지금 루메른 2학년들은 루메른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황금 세대다.
레오를 제외하고서라도 말이다.
그런 레오와 셀리아를 필두로 한 2학년 탑 클래스는 입학시험생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시험 총괄 교수가 할린드 교수님이잖아.”
레오가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할린드 교수님이면 이럴 것 같은데.”
루메른 통곡의 벽.
학생들의 절대 공포.
할린드를 1년 동안 겪어본 레오는 확신했다.
그런 레오의 말을 듣고 셀리아와 니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렇다면 네 기사단을 시험에서 만나면 어떻게 할 거야?”
셀리아의 물음에 레오는 덤덤히 말했다.
“전력을 다해 쓰러트릴 건데?”
레오의 사전에 봐주는 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