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221)
221
“야, 이거 아무리 봐도 큰일 난 거 아니야?”
“그래. 큰일이라고! 엄청나게 큰일이라고!”
입학시험장에서 엄청난 소란이 일었다.
특히 이러한 일이 생길 줄 모르던 2학년들의 충격은 컸다.
힘든 1학년 생활을 보내고 드디어 선배 대접받을 수 있는 학년이 되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후배가 한 명도 들어오지 못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2학년들이 머리를 부여잡고 끙끙 거리는 사이.
멀찍이 그 모습을 지켜보던 렌이 팔짱을 꼈다.
“할린드 교수님도 가혹하시군요. 2학년 전체가 상대라니.”
초기 입학시험 구상안은 9명의 상위권 학생들만 투입할 예정이었지만 교수 회의에서 시험 내용이 바뀌었다.
시험 내용은 여전히 서바이벌이었지만 수험생들이 2학년 전체를 상대로 살아남는 것으로 시험 내용이 변경되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이쪽이 합격률이 높을 수도 있어.”
팔짱을 낀 유라가 혀를 찼다.
“쟤들이 시험 과제라면 수험생 중 살아남을 수 있는 녀석들이 없을 테니까.”
유라는 레오를 필두로 한 여덟 명의 상위 성적 학생들을 살펴보았다.
첸 시아의 경우 집안 사정으로 끝내 입학시험에 참석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유라의 말에 렌이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시험 계획은 50명씩 조를 나누어 2학년 상위 실력자들을 한 명씩 투입할 예정이었다.
“뭐, 어쨌든 한번 지켜보자고.”
유라가 눈을 가늘게 뜨고 수험생들을 바라보았다.
“이번 세대가 지금 2학년들을 상대로 얼마나 선전할 수 있을지 말이야.”
***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가 끝나자 할린드 옆에 한 사람이 히어로 레코드를 들고 앞으로 나섰다.
“지금부터 루메른 통합 입학시험을 시작하겠다.”
할린드의 말에 수험생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2학년들은 한숨을 쉬며 영웅의 세계가 발동되기를 기다렸다.
“부탁드립니다.”
할린드는 옆에 있는 이에게 정중하게 말했다.
작지만 다부진 체구를 가진 남성은 웃으며 손을 들어 올렸다.
우웅-!
시험장 전체에 강렬한 빛이 터져 나왔다.
그걸 본 수험생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이제 영웅의 세계로 가는구나.”
“흐아! 떨려!”
그들로서는 처음 경험하는 영웅의 세계일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칼이 훗- 웃었다.
“우리도 저런 풋풋한 시절이 있었지.”
“그래봤자 우리 아직 2학년이거든?”
첼시의 태클에 칼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와 동시에 눈앞에 익숙한 메시지가 떠올랐다.
[히어로 레코드 오픈. 게르윈의 세계. 챕터: 서장-에드디엔 산]“게르윈?”
“잠깐! 게르윈이라면 데미안의 교장이잖아!”
메시지를 확인한 이들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드워프 영웅 사관 학교 데미안.
그리고 그곳의 교장 게르윈은 검성과 함께 시대를 풍미했던 드워프 영웅이었다.
그런 게르윈의 세계가 갑작스럽게 발동되었으니 메시지를 본 이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설마 저 사람이……?”
모두가 놀란 눈으로 할린드 옆에 선 사람을 본 순간.
화악-!
밝은 빛이 시야를 가렸다.
눈을 뜬 레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현재 레오가 서 있는 곳은 숲이었다.
‘에드디엔 산.’
대륙 동부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의 이름이다.
그리고 현재 대륙 지명에 익숙하지 않은 레오가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는 곳이기도 했다.
정확하게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계 지도를 보고 가장 먼저 확인했던 지명이다.
높은 에드디엔 산은 절경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곳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발길이 닿는 장소가 아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곳은 마물 출몰 지역.
주기적으로 토벌해도 마물이 끊임없이 생성되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의문을 토했다.
타르타로스의 영향을 받는 곳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끝없이 출몰되는 마물 덕분에 이곳 역시 마물의 숲처럼 미개척 영역으로 남아 있었다.
‘마물의 숲의 저주는 풀렸겠지만.’
실라투나가 토벌됨으로서 마물의 숲에는 더 이상 몬스터가 출몰하지 않게 될 것이다.
레오는 멀리 나무 사이로 보이는 에드디엔 산을 바라보았다.
끝없이 마물이 생성되는 미지의 영역.
마물의 출몰 이유에 대해 오랜 연구가 진행되었다.
마물의 숲은 ‘저주’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에드디엔 산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은 미스테리였다.
하지만 레오는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스윽-
무릎을 꿇은 레오가 바닥을 쓸어 보았다.
레오의 머릿속으로 무언가 스치고 지나갔다.
기억 속의 풍경에는 끝없는 절망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떻게 쓰러트렸는지.’
이 땅에서.
세계의 운명이 바뀌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고 불멸의 전설이 완성되었다.
세계의 구원이 결정된 땅.
5000년 전.
세계의 운명을 건 전투에서 레오는 이곳에서 에레보스를 토벌하고 세상을 구했다.
레오에게 이곳은 전생에 숨을 거둔 장소이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오게 될 줄이야.’
***
시험이 시작되자 수험생들은 재빠르게 몸을 감추었다.
숲이다 보니 몸을 숨길만 한 곳은 많았다.
모두가 긴장된 얼굴로 기척을 죽이며 은밀하게 행동했다.
1학년들끼리 마주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전투는 거의 없었다.
보통이라면 경쟁자를 쓰러트려야 합격 확률이 올라간다.
하지만 섣부르게 전투를 시작하면 2학년들이 찾아올 게 분명했다.
그렇게 되면 탈락이 확정되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다행스럽게도 시험장소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에드디엔 산 주변인 만큼 숲은 매우 광활했다.
몸을 숨길 곳도 많았다.
‘침착하게 움직이자.’
영웅의 세계에 들어온 마르티나는 몸을 숨기고 심호흡했다.
레오에게 수련을 받고 이렇게 루메른 입학시험에 참여하게 되었다.
마르티나로서는 이 시험을 꼭 통과해 당당하게 루메른에 합격하고 싶었다.
‘일단 도련님만 만나지 말자.’
뭐가 됐든 재수없이 레오를 만나게 되면 끝장이다.
마르티나는 레오의 사전에 적당히 같은 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레오는 감당할 자신이 없는 마르티나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숲을 탐색해 나가던 마르티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10명의 수험생 무리와 마주할 수 있었다.
그들을 본 마르티나가 기척을 드러내며 나갔다.
바스락-
갑작스럽게 기척이 느껴지자 그들이 헉! 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마르티나가 같은 수험생이란 걸 알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잘됐네, 너도 합류할래?”
“이렇게 몰려다니다가 발각되면 큰일 날 텐데?”
마르티나의 물음에 수험생 중 한 사람이 쯔쯔쯔- 혀를 차며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물론 재수 없어서 상위 성적의 선배들에게 걸리면 큰일 나지. 하지만 2학년이라고 다 같은 2학년이 아니잖아?”
그는 씩- 웃으며 자신만만하게 웃었다.
“생각을 바꿔야 해. 2학년이라고 괜히 겁먹지 말고 맞설 배짱이 필요하다고 나는 생각하거든.”
“그다지 좋은 선택지는 아닌 것 같네.”
마르티나의 말에 수련생 무리의 리더가 코웃음을 쳤다.
“고작 1년 우리보다 빨리 학교에 들어갔는데 얼마나 큰 차이가 있겠어?”
“맞아. 맞아.”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랑 나이 차도 얼마 안 나잖아?”
‘어딜 가나 이런 애들이 있구나.’
마르티나는 작게 한숨을 쉬었다.
루메른 입학시험에 도전할 정도라면 어떤 분야에서든 천재 소리는 한 번씩 들어 봤다는 소리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우물 안 개구리 수준.
루메른에서 1년을 살아남는다는 무게감은 남다르다.
말 그대로 1년 사이에 딴 사람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실력과 경험을 쌓게 되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아는 마르티나는 이들의 생각이 얼마나 무모한지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충고해줄까? 했지만 고개를 저었다.
이런 타입들은 말을 해도 안 듣는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난 빠질게.”
“겁쟁이네.”
떠나는 마르티나를 보여 조소한 그는 임시 파티를 맺은 이들을 보며 소리쳤다.
“자! 다들 2학년을 쓰러트려서 교수님들에게 우리 실력을 똑똑히 보여주자!”
“와!”
한편, 다른 곳에서는…….
화르르륵! 펑-!
“커억!”
“끄아악!”
불의 환수가 내뿜는 불꽃에 직격당한 수험생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바닥에 쓰러진 수험생 중 한 사람이 소리쳤다.
“이, 이게 무슨 짓이야! 우리끼리 싸우면 어떻게 해?!”
그 말에 뱀 형태에 불의 중급 환수, 프로미넌스 리저드의 목을 쓰다듬어주며 샤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수험생들끼리 싸우지 말라는 조항은 없을 텐데요?”
“그, 그렇지만! 합격 확률을 높이려면 협력을 해야 할 거 아니야!”
“그렇긴 하죠. 하지만 전 평범하게 합격할 생각이 없어서요.”
샤샤가 빙긋 웃었다.
“제가 노리는 건 학년 대표. 그래서 압도적인 성적으로 입학시험을 통과할 필요가 있거든요.”
어깨를 으쓱거린 샤샤가 영력을 일으켰다.
화르륵-!
프로미넌스 리저드의 몸에서 강렬한 화염이 일었다.
“운이 나빴다고 생각하세요.”
“끄으으으-!”
수험생들을 사냥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그때였다.
후왁-!
바람을 가르며 창이 날아들었다.
콱-! 퍼엉-!
화르륵-!
프로미넌스 리저드가 재빠르게 반응해 창을 덥석 물었다.
하지만 창에 담겨 있던 바람 속성의 오러가 폭발하며 프로미넌스 리저드를 날려버렸다.
큰 타격을 입은 프로미넌스 리저드가 역소환 되었다.
“기습이라니, 천박해라.”
샤샤가 싸늘한 눈으로 모습을 드러낸 소년을 바라보았다.
“약한 녀석들을 괴롭히는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군.”
소년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 모습을 보며 탈락 위기에 처해있던 소녀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하, 하비든 비르센?!”
이코트의 학생이자 올해 강력한 학년 대표 후보였다.
기사 강국인 비르센의 왕자인 그의 등장에 수험생들은 밝은 표정을 지었다.
“우, 우리를 구해주러 온 건가?”
“역시 기사도가 있어!”
수험생들의 외침에 하비든이 이상한 소리를 듣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왜 너희를 구해줘야 하지?”
“뭐?”
“난 샤샤 시에느 로드렌을 쓰러트리러 온 것뿐이다만?”
작년 합동 수업 때 가장 두각을 드러냈던 학생들이 바로 샤샤와 하비든이었다.
둘 다 루메른 교수들 사이에서 강력한 신입생 대표 후보로 거론되었다.
그런 평가를 알고 있기에 샤샤와 하비든은 서로를 경계하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에 시험 초반부에 만나게 된 것이다.
“방해된다면 같이 쓸어 버려 주마.”
“이쪽도 성격이 나빠!”
“역시 왕족들은 다 자기 멋대로야!”
수험생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때 한 수험생이 말했다.
“자, 잠깐! 근데 지금 너희들이 싸우면 둘 중 하나는 탈락할 수도 있어! 왜 그런 짓을 하는 거야?”
하비든이나 샤샤의 실력이라면 2학년들과 만나도 도주에 성공할 수 있다.
하지만 둘이 싸우게 되면 이야기가 다르다.
다른 2학년에게 걸리면 높은 확률로 탈락이다.
혹은 둘 중 하나가 이기게 되면 그래도 한 명은 탈락.
다른 수험생들이 보기에 이 싸움은 큰 이득이 없는 싸움이었다.
하지만 샤샤와 하비든의 생각은 달랐다.
“최고가 아니라면 입학할 이유가 없죠.”
“이거 의외로 마음이 맞군. 동감이다.”
입꼬리를 말아 올리는 두 사람을 보며 다른 수험생들이 입을 떡 벌렸다.
‘최고가 아니면 탈락이라니…….’
‘역시 저 정도 되면 프라이드가 대단하구나.’
‘이게 진정한 영웅의 그릇인가?’
뭔가 자신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높은 위치의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들 때였다.
“그러면 안 돼. 시험을 통과할 생각을 해야지. 무작정 싸우고 그러면 안 돼.”
쯧- 혀를 차며 충고의 목소리가 들렸다.
“헉!”
“레, 레오 플로브!”
이번 시험 기피 대상 1순위의 등장에 수험생들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이러면 탈락 확정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수험생 중 최강이라 평가받는 두 사람이 레오 플로브에 맞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내심 기대도 들었다.
‘우리야 탈락이지만…….’
‘그래도 수험생 최강들이랑 2학년 최강의 싸움을 구경하고 탈락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지도.’
그렇게 생각하며 샤샤와 하비든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할 말을 잃었다.
샤샤와 하비든은 최선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튀어!”
“신입생 대표가 되고 싶은 거지! 허무하게 탈락하고 싶은 게 아니라고!”
비명을 내지르며 도망치는 강대국들의 차기 군주를 보며 남은 수험생들이 허망한 표정을 지었다.
“30초 줄게.”
그때 레오가 품에서 시계를 꺼내며 말했다.
“할린드 교수님은 봐주지 말라고 했지만. 이대로 탈락하면 너무 불쌍하잖아.”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레오를 보며 수험생들이 흠칫하더니 도망쳤다.
[레오.]“왜.”
[왜 덧없는 희망을 주세요?]“혹시 모르잖아. 정말로 도망칠 수 있을지 말이야.”
레오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엘시는 그런 계약자를 힐난했다.
[줬다가 뺏는 게 가장 나쁜 거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