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258)
258
“이 주일 동안 데미안으로 간다니.”
“그러고 보니 3학년들도 이맘때쯤 단체로 학교를 비웠었지?”
“전속 스미스 계약이라, 기대된다!”
주말.
루메리아 시티로 향하는 정기선을 탄 2학년들은 어제 내려온 공지에 관한 이야기로 정신이 없었다.
주말이 끝나고 다음 주부터 2학년 전체가 2주일 동안 데미안으로 떠난다는 공문이었다.
고대하던 순간이 다가오자 2학년들은 전부 들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학년이 데미안으로 가는 이유는 간단했다.
전속 스미스 계약.
즉, 앞으로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신의 무구를 책임져 줄 대장장이와 계약을 맺는 기간이었다.
데미안은 일반적인 영웅 사관 학교와는 조금 달랐다.
데미안의 드워프들은 강력한 영웅 후보생이면서 한편으로는 그들의 대영웅.
드웨노처럼 뛰어난 대장장이기도 했다.
그렇다 보니 드워프 영웅들은 다른 영웅들의 무구를 책임지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이어나갈 인연의 초석을 다진다는 시점에서 2학년 학과 일정 중 가장 큰 이벤트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었다.
2학년들은 흥분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데미안으로 향하기 전 준비를 위해 루메리아 시티로 향했다.
***
웅성- 웅성- 웅성-
주말의 루메리아 시티는 세계에서 가장 활기찬 곳 중 한 곳이었다.
루메리아 시티는 세계의 중심.
거기에다 루메리아 시티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지리적 위치 때문만이 아니었다.
루메리아 시티는 루메른과 붙어 있기도 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이 미래의 영웅 후보생들을 보기 위해 모여들었다.
이건 루메른만의 특징이기도 했다.
세이룬은 대륙 북부 최중심부에 위치하고 있다.
뼛속까지 얼어붙는 것 같은 혹한의 땅.
거기에다 엘프의 영역에는 엘프 이외의 종족이 함부로 다닐 수 없다.
게다가 세이룬 학생들은 임무가 아니라면 학교를 거의 떠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4대 영웅 사관 학교 학생 중 가장 보기 힘들고 신비로운 이미지를 간직한 영웅 사관 학교이기도 했다.
아조니아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수인의 땅에 다른 종족이 함부로 다니지 못하는 건 아닌데다가 자유분방한 아조니아 학생들은 학교 외부로 잘 돌아다녔지만 그래도 보기는 힘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조니아 아카데미는 지리적으로 사막 중심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아조니아 주변에는 몬스터들이 우글우글거렸다.
아조니아에서는 학생들의 실력 향상을 위해 일부러 이 몬스터들을 대대적으로 토벌하지 않고 있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데미안 아카데미.
이들은 동부의 거대한 광산 지대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리고 종족의 특성인지 대부분 골방에 틀어박혀서 무언가를 만드는 데 열중하다 보니 얼굴 보는 게 쉽지 않았다.
그런 세 아카데미와 달리 루메른이 자리 잡고 있는 루메리아 시티는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좋았다.
그리고 주말이면 많은 학생이 루메리아 시티로 놀러 나오기에 만나려면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덕분에 영웅 후보생들을 보기 위해 외부에 사람들이 자주 방문했으며 그에 따른 관광 수익 역시 상당했다.
오늘은 평소보다 많은 학생이 루메리아 시티로 나왔다.
그들 대부분은 1, 2학년들이었다.
2학년들은 데미안으로 향하기 전 멘티들과 좀 더 친분을 쌓기 위해 일부러 후배들을 데리고 루메리아 시티로 나온 것이다.
“일단 교복부터 맞춰야겠네.”
레오와 함께 루메리아 시티로 온 셀리아는 루크를 보며 말했다.
“네? 교복이요?”
루크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응. 그거, 졸업생 걸 물려받은 거잖아.”
셀리아의 말에 루크가 머리를 긁적였다.
“루메른 교복이 비싸서요.”
“응, 알아. 그래서 교복을 새로 맞추려는 거야.”
“왜요?”
“넌 레오 플로브의 멘티야. 레오는 내 사촌이자 제르딩거 가문의 직계지. 즉, 넌 제르딩거와 연관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소리야.”
셀리아는 품에서 척-! 제르딩거의 문장이 그려진 카드를 꺼냈다.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진 카드가 반짝- 빛났다.
“제르딩거에 걸맞는 모습이 필요해.”
셀리아의 말에 루크가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전 괜찮아요. 금전적으로 지원을 받으면 좋겠지만 그럴 자격이 아직 없다고 생각해서요.”
예의바른 그 모습에 셀리아가 눈을 깜빡였다.
“그렇게 말한다면야.”
휙-!
카드를 품에 넣은 셀리아 웃었다.
“자립심이 강한 것도 나쁘진 않지. 뭐. 내 멘티들의 경우에는…….”
셀리아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자립심이 지나치게 강해서 챙겨주는 맛이 없을 것 같지만.”
그녀의 시선이 닿은 곳에는 두 소녀가 서 있었다.
다름 아닌 아이나와 마르티나였다.
레오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히 엄정한 시험 끝에 셀리아의 멘티가 된 소녀들이었다.
‘이 애의 경우에는 다른 의도가 있어 보이지만.’
셀리아는 눈을 게슴츠레 뜨고 무표정한 얼굴로 루크를 빤히 바라보는 아이나를 보았다.
멘토를 정하는 마지막 날.
뜬금없이 찾아와 멘티로 받아 달라는 아이나를 봤을 때 셀리아는 꽤 놀랐었다.
‘실력은 있으니 멘티로 받기는 했지만.’
아이나가 자신에게 무언가를 배울 생각이 없다는 건 셀리아도 잘 알고 있었다.
‘레오에게 상당히 집착을 하는 것 같은데. 얘를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
셀리아가 고민하는 사이.
노점상에서 파는 초콜릿이 코팅된 막대과자를 사온 첼시가 오독- 오독- 과자를 먹으며 루크에게 말했다.
“야.”
“예?”
“셀리아 제르딩거가 돈 많다고 자랑하는 거. 조금 별로지 않니?”
“아뇨, 안 그런데요.”
“응. 선배님을 존중하다니. 아주 좋은 태도야. 하지만 때론 솔직해질 필요도 있어. 내가 책임져 줄게.”
첼시가 빙긋 웃었다.
“조금 별로지?”
“넌 왜 시비야?”
셀리아가 인상을 찡그리자 첼시가 혓바닥을 쏙 내밀었다.
“레오 오빠 멘티한테 신경 쓰지 말고 네 멘티들이나 챙겨!”
“너야말로 멘티도 없으면서 알짱거리지 말고 저리 가!”
서로를 티격태격하는 앙숙을 보며 루크는 당황했고 마르티나는 익숙하다는 듯 둘을 말렸다.
아이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두 선배들을 바라보았다.
“레오! 이 망할 르왈린의 여자는 왜 데리고 온 거야!”
“좀 부탁할 게 있어서.”
“부탁? 무슨 부탁? 내가 대신들어줄 테니까 쫓아 버려!”
“마법에 관한 거야.”
“윽?!”
셀리아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마법과 관련된 일이라면 셀리아가 해줄 수 있는 게 없다.
셀리아는 얄밉다는 듯 첼시를 한 번 본 다음 아이나와 마르티나를 데리고 떠났다.
첼시는 그런 셀리아의 뒷모습을 보며 미소 짓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레오 오빠가 마법에 관해서 나에게 부탁할 일이 있다니, 별일이네.”
1학년 학기 초만 해도 레오는 같은 반인 첼시에게 마법에 관련되어 도움을 많이 받았다.
최신 마법 트렌드와 마법 술식에 어두운 만큼 우수한 마법사인 첼시의 이론지식이 매우 도움 되었다.
하지만 최신 마법에만 어두울 뿐.
레오가 가진 마법의 지식의 깊이는 격이 다르다.
이 세상 최고의 마법사들을 불러와도 부족한 수준.
레오가 최신 마법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후에는 도움을 받으면 받았지 도움을 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나한테 부탁할 일이 있다고?’
첼시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의문이 드는 한편으로는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마도서랑 마법 아이템을 좀 살까 하거든.”
“아! 그러면 나랑 쿠라주의 마법 거리로 가자!”
루메리아 시티 최고의 번화가인 쿠라주.
그곳에 마법 물품들을 전문적으로 추급하는 구획을 마법 거리라 불렀다.
마법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파는 곳이었다.
마도서는 물론이고 마법 연구에 필요한 촉매 등등.
그리고 레오는 마법 거리에 가 본 적이 거의 없었다.
‘레오 오빠는 완벽하게 실전파 마법사니까.’
레오는 대단한 마법사이지만 본질적인 의미의 마법사와는 거리가 멀었다.
마법사의 본질은 탐구와 연구.
그리고 레오의 마법은 ‘전투’ 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그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
전투에 특화된 마법사라고 마법이 심도가 깊지 않은 건 아니다.
당장에 레오의 고유 마법이나 그가 익힌 별의 마법 등.
‘레오 오빠가 사용하는 마법 이론은 어지간한 마법사는 흉내는커녕 이해도 하지 못하는 수준이지.’
첼시도 성향으로 본다면 레오 쪽에 가까운 마법사였다.
하지만 첼시는 비전투형 마법 연구에도 관심을 가진 반면에 레오는 그런 게 거의 없었다.
‘레오 오빠라면 마법 연구에서도 굉장한 능력을 발휘할 텐데.’
첼시가 입맛을 다셨다.
그런 상황이다 보니 마법 거리와는 인연이 멀었다.
레오가 마법을 익히는데 필요한 것들은 모두 루메른에 구비 되어 있다.
그리고 1학년 기간 동안 첼시나 칼, 클로에가 레오를 마법 거리로 데려가려고 하면 셀리아가 득달같이 달려와 방해를 하곤 했었다.
‘흥. 레오 오빠가 마법에 푹 빠질까 봐 겁먹은 거겠지.’
작년 일을 떠올리며 첼시가 코웃음을 쳤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나한테 도와달라는 것도 전투 마법이 아닌 비전투형 마법 연구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일지도 몰라. 레오 오빠는 루나님의 꽃을 피우는 마법도 복원했던 적이 있잖아? 분명 비전투 마법 연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게 분명해! 1학년 때야 바빠서 못했지만 2학년이 되면서 여유가 생겨서 마법 연구에 관심을 가지려는 걸지도 몰라!’
첼시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물론 그런 쪽으로 관심을 가진다면 그 방면의 전문가인 클로에가 같은 기숙사니 첼시에게 물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첼시는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하고 있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세 사람은 마법 거리에 도착했다.
루크는 눈앞에 펼쳐진 마법의 세상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와…….”
빗자루가 알아서 바닥을 청소하거나.
여러 마법사들이 마법을 이용해 물건을 옮기는 등 누가 봐도 이 거리는 마법으로 가득했다.
모든 것을 마법으로 해결하고 있었다.
루메른의 경우에는 교칙으로 교내 일상생활에서 마법을 자제시키고 있었기에 의외로 이런 광경을 볼 수 없었다.
그런 만큼 이곳과 같은 풍경이 잘 만들어지지 않았다.
“대단하네요.”
“응? 흔한 풍경이잖아.”
루크의 감탄에 첼시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최고의 마법 명가라 할 수 있는 르왈린의 사람인 첼시에게는 신기할 것도 없는 풍경이다.
“오! 첼시군!”
그때 마법 거리 입구 쪽에 있던 아이스크림 점포의 주인이 첼시를 발견하고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잘 계셨어요?”
“그래! 마침 신상품 테스트 중인데 어때?”
“세 개 주세요!”
첼시가 손가락 세 개를 펼치며 소리쳤다.
가게 주인은 호쾌하게 웃으면서 3단짜리 아이스크림 콘을 만들어 염동 마법으로 날려 주었다.
“아, 저…….”
“선배로서 이 정도는 사 줄 수 있으니까 부담 없이 먹어.”
첼시가 한쪽 눈을 찡긋거리자 루크는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고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음! 음! 이건 잘 팔릴 것 같아요!”
“호오, 네 평가는 정확하니까 매출이 기대되는 걸?”
점포 주인은 껄껄 웃었다.
이후에도 첼시는 거리를 걸으며 여러 가게 주인과 인사를 나누었다.
“유명하군.”
“내가 좀 유명하지.”
훗- 하고 웃던 첼시가 물었다.
“그나저나 뭘 도와줄까?”
“마법 입문서를 좀 추천해줬으면 하는데. 나는 독학으로 마법을 익혀서 입문 쪽으로는 아는 게 거의 없거든.”
전생 시절에도 레오는 마법을 독학으로 익혔다.
다른 이가 사용하는 마법 이론을 눈으로 배워 익혔다.
그렇기에 마법 입문에 관해서는 정말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오스틴도 거의 야매로 가르쳤지.’
당장에 필요한 마법을 쓸 수 있게 가르치긴 했다.
하지만 순수하게 마법사로 본다면 오스틴은 기초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
‘그 부분은 일리아나가 알아서 해주겠지.’
“마법 입문서? 누구를 가르치게?”
“응.”
“누구? 혹시 레오 오빠 기사단 중에 마법 재능을 가진 사람이 또 있어?”
첼시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레오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럼 누구?”
첼시의 물음에 레오는 손가락으로 옆을 가리켰다.
아이스크림을 먹던 루크가 가뜩이나 커다란 눈을 더 크게 떴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을 보았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 저요?”
루크가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
“전 마법을 쓸 줄 모르는데요.”
“안 배웠으니까. 하지만 넌 마법사로서 재능도 있어.”
“네? 제가요?”
루크가 얼떨떨한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 그래서 넌 앞으로 마법 수련도 같이할 거야.”
루크는 가슴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참고로 마법을 배웠다는 사실은 기말고사 때까지 숨겨.”
“네? 왜요?”
“그거야 당연하지.”
이야기에 끼어든 건 첼시였다.
“비장의 카드가 될 테니까.”
“맞아.”
레오는 웃었다.
“조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거든.”
특히나 루크의 마나 특성은 오러 보다는 마력에 어울린다.
감정에 의한 마나 증폭.
마법사들이 마법의 위력을 상승 시키기 위해 고뇌할 때 루크는 그 능력을 타고난 샘이다.
“과연 그렇네요! 마법까지 익힌다면…… 1학기 때 생존할 확률이 높아질 거예요!”
“물론 그래야지.”
첼시도 옆에서 빙긋 웃을 때였다.
“생존? 무슨 소리야.”
“네?”
“응?”
첼시와 루크가 의아한 얼굴로 레오를 보았다.
“네 1학년 1학기 목표는 학년 탑이야.”
“예?”
“레오 오빠, 아무리 그래도 그게 가능할 리가…….”
“가능해.”
레오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가능하게 만들 거거든.”
루크가 너무 놀라 아직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있을 때였다.
텁-!
첼시는 슬픈 얼굴로 루크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살아남길 바랄게.”
그 말에 루크는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대체 전 어떤 학교 생활을 보내게 되는 건가요?”
그 물음에 첼시가 빙긋 웃었다.
“그건 알 수 없지. 분명한 건 지옥 같은 학교 생활임은 분명하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