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285)
285
“아무래도 이 골렘은 강력한 화염 내성을 지닌 듯하군.”
드리아나가 끙차! 양손에 쥔 배틀 해머를 휘둘렀다.
그 모습이 힘을 쓰는 작은 소녀처럼 보여 상당히 귀여웠다.
꽈앙-!
물론 눈앞에 일어난 일은 귀여움과는 거리가 멀었다.
거대한 골렘이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쿠웅-!
골렘은 큰 타격이 없는 듯 몸을 일으켰지만 드리아나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의 역할은 어디까지나 전위로서 적을 저지하는 것.
그리고 적을 쓰러트리는 건.
화르륵-!
루니아의 손에 화염이 이글거렸다.
화염은 이내 거대한 창의 형상을 취했다.
손바닥을 펼치자 그 위에 창이 떴다.
화악-!
루니아의 손짓에 창이 맹렬한 속도로 골렘을 향해 날아갔다.
퍼엉-!
골렘에 직격한 창이 거대한 화염의 폭풍을 일으켰다.
그걸 본 드리아나가 중얼거렸다.
“무시무시한 마력이군.”
루메른의 최연소 학생회장인 레오에게 가려진 경향이 있어서 그렇지 루니아 역시 빠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에 학생회장의 자리에 오를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 천재였다.
화르르륵-!
루니아 주변의 온도가 치솟았다.
눈동자가 타오르듯 빛났다.
‘드웨노님의 세계라면…… 또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어린 시절부터 줄곧 동경해온 이를 떠올리며 루니아가 씩- 웃었다.
그녀의 주변에 넘실거리는 화염이 더욱 맹렬해졌다.
화악-!
루니아의 등 뒤에 불꽃의 날개가 생성되었다.
불꽃이 마나와 영력을 연소시키며 더욱 맹렬해졌다.
룬드아 가문의 불꽃.
“성화.”
루니아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불꽃이 주변의 불꽃을 집어삼키며 더더욱 강해졌다.
불꽃이 루니아의 몸에 화상을 입혔다.
하지만 루니아는 개의치 않았다.
‘더욱 강하게.’
루니아의 눈이 이글이글 타올랐다.
‘루나님처럼…….’
빙긋 미소 지어주던 동경의 모습을 떠올렸다.
‘레오처럼!’
앞서 걸어가는 소년의 어른스러운 뒷모습을 떠올리며 루니아가 마법을 개방했다.
쿠구구구구구궁-!
성화가 골렘을 집어삼켰다.
콰앙-!
골렘의 몸이 주저앉는다.
그 모습을 보며 드리아나가 감탄했다.
“화염 내성을 지닌 골렘을 불꽃으로 제압하다니. 괴물 같구먼.”
그렇게 골렘의 움직임이 멈출 때였다.
“훌륭하군.”
성화의 불꽃 속에서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그 목소리에 루니아와 드리아나가 경계 어린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위험한 불꽃이야.”
터벅- 터벅-
불꽃을 헤치고 모습을 드러낸 드워프의 얼굴을 본 두 소녀의 눈이 크게 뜨였다.
“내 이름은 드웨노라고 하네.”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 수염을 쓰다듬은 드웨노가 말했다.
“자네들은 지금 가드스론의 성역 중 한 곳을 침입했네. 이곳에 함부로 발을 들이는 건 중죄. 자네들, 혹 타르타로스의 첩자인가?”
“아, 아닙니다!”
“저희는……!”
당황하는 두 소녀를 보며 드웨노가 웃었다.
“그렇다면 자네들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주겠네. 첫 번째. 이대로 순순히 나를 따라가 조사받겠나? 아니면 나에게 제압당해 조사받겠나?”
부드러운 미소였지만 강경함이 깃들어있었다.
자연스럽게 풍겨오는 위압감에 루니아와 드리아나는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루니아도 드리아나도 명가 출신.
그 덕분에 어려서부터 집안의 명성 높은 어른들은 물론이고 많은 영웅을 보고 자라왔다.
하지만 눈앞의 드워프는 두 소녀가 보아온 영웅들과 달랐다.
몸에서 자연스럽게 풍기는 위압감.
세계를 멸망에서 구원한 역전의 영웅이 가진 카리스마가 두 소녀를 압박했다.
루니아와 드리아나가 힘을 거두었다.
그 모습을 본 드웨노가 수염을 쓰다듬었다.
“착하군.”
***
아르, 에이란, 칼이 감옥에 갇히고 반나절이 지났다.
이제는 어두컴컴해진 지하 감옥 내부에서 칼이 머리를 쥐어뜯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오해가 풀려 원만하게 갈 수 있었는데 너 때문에 꼬였잖아!”
“우웃?!”
아르가 목을 움츠렸다.
고양이 귀와 꼬리를 축 늘어트리는 아르를 보며 에이란이 칼을 진정시켰다.
“너무 그러지 마세요, 칼님. 다른 누구도 아닌 용자님이셨잖아요? 수인분들에게 있어서 꼭 만나고 싶은 분을 만나는 바람에 아르 양도 감정을 주체를 못 하신 것뿐이에요. 그리고 그러는 와중에도 아르온님이 타르타로스의 첩자가 아니라고 말씀해주셨잖아요?”
에이란의 말에 칼이 지하감옥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래, 그렇긴 해.”
“역시! 아르온님! 인자하셔!”
“그래. 문제는 너 때문에 겁을 먹으셨다는 게 문제지.”
‘그, 그래도 무서우니까 감옥에 가두는 게 맞는 것 같아.’
아르를 보며 질렸다는 표정을 짓는 아르온을 떠올리며 칼이 말했다.
“그런데 조금 충격이다.”
“어떤 점이요?”
“아르온님 말이야. 뭐랄까? 조금 소심해 보이지 않았어?”
아르온의 모습은 문헌에 나와 있는 것과 똑같았다.
백발에 황금색 눈동자.
하지만 에이란과 칼이 본 아르온의 첫 이미지는 문헌에 나와 있는 것과 달랐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용기를 가진 에레보스 토벌대의 선봉장.
최전선에서 수많은 적을 도륙한 무신과도 같은 용자.
용기의 심볼.
그것이 아르온의 이미지다.
하지만 아까 전 본 아르온의 모습은 문헌과 조금 많이 달랐다.
물론 아르가 맛이 간 눈으로 달려들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 정도로 겁에 질릴 정도는 아니었다.
칼의 말을 듣고 에이란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예. 분명 아르온님은 아르 양을 보고 겁에 질린 눈치셨어요.”
“무슨 소리야? 아르온님께서 겁 같은 걸 먹을 리 없잖아.”
아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파란 눈을 깜빡였다.
“레오가 왜 너 보고 바보 고양이라고 했는지 알겠다.”
칼이 깊은 한숨을 내쉴 때였다.
끼익-!
지하 감옥의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다른 죄수들인 모양이네요.”
“치안이 살벌하겠지. 재앙의 시대니까.”
에이란이 작게 중얼거리자 칼이 한숨을 내쉴 때였다.
“에이란?”
놀란 목소리가 들려왔다.
창살 너머로 고개를 돌린 에이란이 눈을 크게 떴다.
“루니아양!”
그곳에 있는 건 다름 아닌 루니아와 드리아나였다.
“우리를 구하러 와준 거군요!”
에이란이 환하게 웃을 때였다.
“빨리, 빨리 걸어라!”
루니아와 드리아나 뒤로 간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간수들은 두 사람을 세 사람이 갇힌 반대편 감옥에 가두었다.
끼익-! 쿵-!
간수들이 떠난 후 루니아가 조금 늦게 에이란의 물음에 대답했다.
“아니, 우리도 잡혔어.”
루니아의 대답에 에이란이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레오 플로브는 어디 있나?”
드리아나가 팔짱을 끼며 물었다.
그 물음에 칼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너희랑 같이 있는 거 아니었냐?”
“아니. 우리가 있는 곳에는 없었어.”
“그렇다면 우리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 떨어진 모양이네.”
칼이 턱을 쓰다듬으며 주변을 슥 살폈다.
감옥 내부에는 간수는 없었다.
‘바깥에서 지키고 있겠지.’
칼은 문 너머의 삼엄했던 경비를 떠올리며 깊게 심호흡했다.
“일단 우리라도 모였으니 알아낸 정보들을 종합해보자.”
“좋아. 우리부터 이야기할게.”
루니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팔짱을 꼈다.
“우리는 출입 금지 구역에 떨어졌었어. 불꽃의 정령의 힘이 가득한 곳이었지. 그곳에서 드웨노님에게 잡혔어.”
루니아의 말에 칼이 멈칫했다.
“우리는 정령의 호수라는 곳에서 시작했어. 그리고 우리를 잡은 건 아르온님이었어.”
“아르온님?”
루니아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 이곳은 가드스론이라고 했네. 그렇다면 드웨노님 뿐만 아니라 다른 대영웅님들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겠군. 어쩌면 다섯 명의 대영웅을 모두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
드리아나의 말에 파티 전체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섯 대영웅이 한자리에!
대영웅의 히어로 레코드는 워낙 단편적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히어로 레코드 공략 역사상 대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는 히어로 레코드는 이때까지 단 한 번도 발견된 적이 없었다.
“이거 스케일이 장난 아닌데?”
칼이 식은땀을 흘렸다.
지혜의 왕, 성운의 시조, 용자, 신의 대장장이. 그리고 시작의 영웅.
세계를 구원한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영웅의 세계라니?
그만큼 공략하기 어렵다는 걸 의미했다.
“뭐,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이네. 게다가 다행스럽게도 이 영웅의 세계는 빙의형 영웅의 세계가 아닐세.”
빙의형 영웅의 세계.
히어로 레코드에 기록된 등장인물 중 한 명. 혹은 영웅 그 자체가 될 수도 있는 영웅의 세계.
“그래. 빙의형 세계가 아닌 게 그나마 다행이네.”
칼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만약 빙의형 세계이고 대영웅의 역할을 해야 했었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했다.
“하지만 정상적인 영웅의 세계가 아니라 영웅 던전이야. 긴장을 늦춰서는 안 돼.”
루니아가 진지하게 말했다.
그 말에 아르가 말했다.
“일단 최우선 목적을 정하고 움직이자. 우선 목표는 역시 검은 토끼와의 합류랑 공략 목표를 파악하는 거라고 봐.”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1학년 때는 어버버거렸을 그들이었지만 이제는 많은 경험을 한 만큼 침착하게 영웅의 세계 공략을 준비했다.
“일단 수상한 사람 취급받고 있으니 의심을 푸는 것부터 시작하자. 드웨노님께서 우릴 조사한다고 했으니까 곧 움직임이 있을 거야. 그때 최대한 의심 살만한 짓 하지 말고.”
끼익-! 쿵!
문이 걸칠게 열렸다.
그에 다섯 명이 긴장할 때였다.
터벅- 터벅-
금발에 금색 눈동자를 가진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수사관처럼 날카로운 표정을 짓는 그의 눈을 본 다섯 사람은 놀랐다.
‘드래곤!’
드래곤이 눈을 뜨고 다섯 사람을 슥- 훑어보더니 품에서 천에 감싸인 물건을 꺼냈다.
“네놈들의 소지품에서 아주 흥미로운 물건이 발견되었다.”
스윽-!
천을 드러내자 그곳에는 특이한 형태의 단검이 있었다.
“앗! 그건 제건데요.”
에이란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에이란을 보며 드래곤의 눈이 번뜩였다.
“그래. 네놈이 범인이군.”
“네?”
“이 검은 루나님께서 자신의 제자인 베르키아양에게 선물한 물건이다.”
“……!”
“감정 결과 진품이라는 결론이 나왔지.”
선조의 이름이 거론되자 에이란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베르키아양은 지금 수련을 위해 일주일 전부터 성을 떠나 있지.”
드래곤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서 베르키아양이 그 누구보다 소중히 여기는 검을 네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거냐. 네놈들. 베르키아양에게 무슨 짓을 한 거지?”
에이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에이란 뿐만 아니라.
다른 네 명의 얼굴 역시 굳었다.
드래곤은 맹렬한 피어를 내뿜고 있었다.
‘큰일 났다.’
루니아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정황상 의심을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금 이 시대에 두 개 존재할 수 없는 에르퀸트가 에이란의 소지품에서 나왔다.
일이 꼬여도 단단히 꼬였다.
“베르키아양은…… 카일님과 루나님, 아르온님의 소중한 제자다. 그리고 세계의 미래이기도 하지. 그런 베르키아양을…… 감히…….”
“아, 아니에요! 저는 베르키아님을……!”
“닥쳐라!”
일갈을 내지른 드래곤이 에이란을 가리켰다.
“이 계집을 당장 끌어내라! 내가 직접 심문을 하겠다!”
“자, 잠깐! 우리 말 좀 들어봐요!”
칼이 다급히 소리쳤고 아르가 감옥 안으로 들어오는 간수들을 향해 하악질을 했다.
루니아와 드리아나가 철장을 붙잡고 소리쳤다.
하지만 감옥에 갇히는 와중에 마나를 봉인 당한 다섯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에이란은 끌려가며 말했다.
“여, 여러분! 걱정 마세요! 꼭…… 꼭! 오해를 풀 수 있을 거예요!”
에이란은 당황하는 동료들을 안심시키며 간수들을 따라갔다.
에이란이 감옥을 나간 후 드래곤의 싸늘한 시선이 네 사람에게 향했다.
“저 계집의 심문이 끝나면 다음은 네놈들 차례다.”
끼익-! 쿵!
감옥에 적막이 찾아왔다.
루니아가 이를 악물었다.
사태가 심각해졌다.
터무니 오해를 받고 말았다.
하지만 반박할 거리가 떠오르지 않았다.
‘이대로는 위험해.’
지금 시대는 재앙의 시대.
마족과 관련되어서는 자신들이 살던 시대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강경할 건 뻔했다.
‘거기다가 페어리 나이트 베르키아는 루나님과 아르온님의 제자! 거기에 더해 카일님의 제자라고까지 했잖아!’
드래곤이 세 사람에게 존칭을 사용하는 걸 보면 이미 그들은 세계의 희망일 게 분명했다.
그런 셋의 제자에게 해코지를 한 의혹을 샀다.
그 증거도 존재한다.
위험했다.
루니아가 어깨가 떨며 이를 악물었다.
‘구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