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299)
299
레오가 영력을 일으켰다.
우웅-!
정령의 보옥에 깃든 리시나스의 영력이 레오의 영력에 반응했다.
고오오오오오-!
거대한 리시나스의 영력이 레오의 통제를 따르기 시작했다.
화르르륵!
휘오오오-
보글보글.
쿠구구구구궁-!
레오의 주변에 화염이 치솟고 바람이 불었으며 물방울이 생성되고 땅이 치솟았다.
이윽고 레오의 앞에 네 명의 정령이 모습을 드러냈다.
보옥에 잠들어 있던 네 명의 대정령은 레오의 얼굴을 보고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넌 누구지?
실레스타는 소환자인 레오를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어떻게 우리를 소환한 거냐?
모두가 경악한 눈으로 대정령을 소환한 레오를 바라보았다.
재앙의 시대 당시.
대정령들과 계약을 맺었던 정령사는 단 한 명.
오직 리시나스뿐이다.
게다가 봉인 형태의 계약이었기에, 리시나스가 계약을 해제하기 전까지 다른 정령사들은 대정령을 소환할 수 없다.
말 그대로 리시나스만 독점 계약을 한 상태다.
그런 대정령을 웬 인간 소년이 소환했으니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가장 당혹스러운 건 역시나 당사자인 대정령들이었다.
레오는 실레스타를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너희 계약자의 대리인이야.”
-대리인?
불의 대정령, 이프타가 팔짱을 꼈다.
“그래, 녀석에게 마나를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얻었어.”
레오의 대답에 물의 대정령 에르함은 의심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이야기 들어본 적 없는데?
“너희에게 이야기를 하기 전이었겠지. 어쨌든 중요한 건 너희와 리시나스의 계약 인장을 내가 갖고 있다는 거잖아.”
레오는 손등을 보여주었다.
정령사와 정령 사이의 계약을 증명하는 계약진이 그려져 있었다.
그리고 계약의 주체는 확실히 리시나스였다.
그 말에 지금까지 레오를 관찰하던 대지의 대정령, 다르덴이 말했다.
-너와 리시나스는 무슨 관계이지?
“…….”
다르덴의 물음에 레오가 눈을 감았다.
-우리는 세상을 구원할 거야.
지금도 당당하게 웃으며 손을 내밀던 친우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평생을 잊지 못할 그 순간을 떠올리며 레오가 눈을 뜨고 말했다.
“파트너야.”
레오가 웃었다.
“함께 세상을 구원할 파트너.”
어딘지 모르게 자신들의 맹약자와 똑같은 웃음을 짓는 레오의 모습에 대정령들은 의구심을 접어두기로 했다.
-이 상황에 대해서는 후에 알게 되겠지.
이프타가 후- 하고 웃더니 아르온 곁으로 다가갔다.
-안녕, 아르온.
“이프타, 상황을 설명해 줄게. 지금 가드스론에…….”
-응, 굳이 설명해 주지 않아도 알겠어.
이프타가 붉은색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말했다.
-거인왕이 이 가드스론을 쓰러트리기 위해 침공을 해온 거네.
“맞아.”
-그 변태 드워프는?
“또 다른 거인왕을 막고 있어.”
-뭐?
일순간 이해하지 못한 이프타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설명하자면 복잡해, 지금은 저놈의 목을 치는 게 우선이야.”
레오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래.”
스릉-
아르온이 브레이브를 뽑았다.
“내가 거인왕을 상대할게.”
아르온이 심호흡하며 무릎을 굽혔다.
“넌 군단을 견제해 줘.”
파앙-!
일순간 아르온의 몸이 보이지 않는 속도로 나아갔다.
오러 스텝을 이용해 하늘을 달리며 아르온이 검을 고쳐 쥐었다.
가드스론의 성벽과 과거의 기아스의 사이에는 엄청난 거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 거리도 아르온이 달리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좁혀졌다.
신속에 가까운 속도로 거리를 주파하는 아르온의 몸에서 황금색 오러가 치솟았다.
금색의 섬광이 찬란하게 빛났다.
그걸 보고 레오가 바람의 보옥을 쥐었다.
휘오오오오-
바람이 휘몰아쳤다.
-네가 리시나스의 대리인이란 건 알겠어.
에르함이 레오 앞에서 팔짱을 꼈다.
-급박한 상황이란 것도 이해했으니 우린 기꺼이 너에게 협력할 거야. 문제는 너야.
에르함이 의심스럽다는 듯 레오를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아직 어린 인간 같은데. 우리 힘을 잘 다룰 수 있겠어? 우리 넷은 고사하고 하나도 버거워 보이는데?
에르함의 의심은 당연했다.
레오의 나이는 고작 십 대 중반.
굉장한 재능과 힘을 가졌다고 해도.
대정령들과 그 대정령들의 힘을 이끌어 낼 리시나스의 영력을 얻었다고 해도 어린 소년에게는 한계란 게 있을 수밖에 없다.
‘보통이라면 말이지.’
피식 웃은 레오가 영력을 일으켰다.
우웅-!
일순간 실레스타의 몸이 한 줄기의 바람으로 변하더니 레오의 발에 맺혔다.
그걸 본 대정령들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스피릿 아머드?
정령을 몸에 빙의시켜 자유자재로 정령의 힘을 사용하는 상위 정령술.
스피릿 아머드 자체가 상위 정령술로서 최상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기술이다.
하물며 스피릿 아머드는 빙의시키는 정령의 급이 높으면 높을수록 그 난이도가 배가 된다.
대정령을 몸에 빙의시킬 수 있는 것만으로도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정령사로 평가받을 것이다.
하물며 몸 전체도 아닌 일부분에 빙의시키는 건, 대정령들의 계약자인 리시나스에 비견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었다.
화르르륵-!
이번에는 이프타가 창으로 변해 레오의 손에 깃들었다.
쿠구구구궁-!
다르덴은 갑옷이 되어 레오의 몸에 빙의되었다.
마지막으로 에르힘이 물의 방패의 모습이 되었다.
성벽 위에 서 있던 어린 드래곤, 제르스가 멍하니 중얼거렸다.
“리시나스 님?”
온몸을 대정령으로 무장한 레오의 모습은 전투태세에 돌입한 리시나스 그 자체였다.
“흉내 냈을 뿐이야.”
제르스의 물음에 레오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리고 손에 쥐어진, 물의 방패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았다.
‘그립네, 이 모습도.’
“당신은…… 누구인가요?”
제르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 제르스의 물음에 레오가 대답했다.
“시작의 영웅.”
레오가 한 줄기 바람이 되어 아르온의 뒤를 따랐다.
***
화르르륵-!
검은 불꽃이 타오르고 있었다.
에레보스의 사념과 정면으로 마주한 영웅 후보생들은 공포에 질렸다.
상대는 다름 아닌 태초의 악.
재앙의 시대.
그리고 재앙의 재림 당시.
세계를 두 번이나 멸망시킬 뻔했던 파멸의 상징.
재앙의 시대 때는 위대한 다섯 명의 대영웅이.
재앙의 재림 당시에는 그런 대영웅들의 유지를 이은 다섯 명의 개벽의 영웅들이 세상을 지켜냈다.
기나긴 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자들이라 평가받는 이들조차 가까스로 해냈던 일들.
그 짐을 떠안기에는 그에 맞서는 소녀, 소년들이 너무도 어렸다.
호기롭게 나섰지만 마주한 에레보스의 사념은 너무도 강대했다.
루니아가 이를 악물었다.
‘그분들은…….’
루나와 드웨노와 아르온이 떠올랐다.
‘레오는…… 이 공포를 이겨내고 불가능에 맞선 걸까?’
일전에 루나의 세계에서 에레보스와 맞설 때는 의지할 대상이 있었다.
루나가 있었고 같은 학교의 선배인 하룬이 있었으며 루메른의 여왕이라 불렸던 엘레나가 있었다.
그리고 레오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내 역할이 가장 중요해.’
이 파티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을 쓸 수 있는 건 루니아였다.
최전방에 드리아나는 방패로서 에레보스의 사념과 맞서는 전위.
그 뒤에 위치한 아르와 에이란, 베르키아는 유동적으로 드리아나를 지원하며 공격을 가하는 유격대.
그리고 그 뒤의 칼은 서포터.
마지막으로 후위의 루니아.
‘아르온 님의 공격에도 끝없이 부활하던 저 괴물을…… 내가 쓰러트릴 수 있을까?’
아공간에서 지팡이를 소환한 루니아가 이를 악물고 지팡이를 꾹 쥐었다.
‘영웅의 세계에서…… 아무것도 얻은 것 없는 내가…… 해낼 수 있을까?’
루니아의 눈이 흔들렸다.
이미 아르온의 힘을 계승하여 레오가 앞서 나간다고 이야기했던 아르는 아르온과의 만남을 통해 지난 열흘 동안 발전한 모습을 보였다.
베르키아와 만난 에이란 역시 베르키아에게 요정의 힘을 다루는 법을 배웠다.
그 결과 지금까지 사용하지 못했던 요정 마법의 기초를 사용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칼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드리아나는 매일 드웨노에게 붙잡혀 울상을 지으며 무구를 만들었고 한다.
그러면서 드웨노에게 실력을 칭찬받는다는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
그에 비해 자신은 제자리걸음이다.
드웨노의 불꽃의 정수는 여전히 감당을 하지 못하고 있고, 카타리우에게는 비웃음만 잔뜩 들었다.
루니아의 몸이 떨릴 때였다.
“왜 그렇게 멍하니 있어?”
아르가 루니아 앞에 섰다.
“훗, 겁이라도 먹은 거야?”
아르가 우쭐하며 도발하듯 루니아에게 물었다.
서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각 학교의 학년 대표로서 서로에게 묘한 경쟁의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르는 이런 식으로 도발하면 루니아가 발끈할 줄 알았다.
하지만 루니아의 눈은 가라앉은 눈으로 대답했다.
“무서워.”
순순하게 인정한 루니아가 이를 악물었다.
“넌?”
“당연히 위대한 용자 아르온 님의 후예인 난!”
아르가 환하게 웃었다.
“무섭지.”
루니아가 눈을 크게 떴다.
아르는 손을 뻗어 루니아의 손을 잡았다.
아르의 떨림이 손을 타고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무서워도 바보같이 웃으며 안 무섭다고, 아르온 님의 후예는 두려움 따윈 모른다고 생각했었어.”
아르는 여전히 미소를 잃지 않은 채 말했다.
“그런데 그건 용기가 아니라 두려움을 외면한 거였다는 걸 깨달았어. 그러니까!”
아르가 흥-! 하고 콧김을 내뱉었다.
“난 아르온 님 역할을 할게! 넌 루나 님의 역할을 해!”
“……뜬금없이 무슨 소리야.”
상황도 잊고 루니아가 얼이 빠져 물었다.
“얼마 전에 아르온 님에게 물어본적이 있어! 어떻게 그렇게 용기를 낼 수 있는 거냐고? 그랬더니…….”
‘난 용감하지 않아. 내가 용기를 낼 수 있는 건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야. 내가 움직이지 못할 때 앞으로 나아가는 카일의 등이 나를 이끌어 줘. 머뭇거리는 내 등을 루나의 룬어가 떠밀어 줘.’
‘그럼 아르온 님에게 가장 큰 용기를 주는 건 무엇인가요?’
‘루나의 룬어야.’
“그러니까 이제부터 아르온 님은 나! 루나 님은 너인 거지!”
아르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마법사의 룬어만큼 전사에게 용기를 주는 건 없으니까!”
아르의 말에 루니아가 헛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자신에게 용기를 달라는 아르에게서 용기를 얻는다.
‘그래, 지금은 우울해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루니아가 뺨을 짝-! 하고 때렸다.
‘정신 차려! 루니아 엘 룬드아!’
“알았어. 나 힘낼…….”
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우-!
가드스론 전체에 늑대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영웅 후보생들의 가슴속에 공포가 가시고 용기가 생겼다.
“아르온 님의 하울링……!”
에이란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고양이 귀를 쫑긋쫑긋거리던 아르가 흥분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루니아에게 말했다.
“응. 아르온님이 내게 용기를 주셨어. 넌 이제 필요 없을 것 같아.”
“죽고 잡냐! 이 망할 고양이야!”
바로 태세 전환을 한 아르를 보며 격노한 루니아가 아르의 멱살을 잡았다.
“저기, 싸우는 것도 좋은데 저놈 슬슬 움직이는데?”
그때 칼이 긴장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 말과 동시에 에레보스 사념의 머리 위로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우우웅-!
“별의 마법?”
루니아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화악-!
그 모습을 보며 아르가 엄청난 속도로 쇄도했다.
“빈틈!”
수화한 아르의 발에 오러가 맺혔다.
파앙-!
공기를 박찬 아르는 탄환이 되어 에레보스 사념의 복부를 걷어찼다.
투콱-!
에레보스 사념의 몸이 꺾여 날아갔다.
“어딜 향해 날리는 거야!”
드리아나가 다급히 몸을 피하며 항의했다.
“미안!”
콰가가가가강-!
아르가 사과함과 동시에 에레보스의 사념은 건물에 처박혔다.
여러 건물을 박살 내고 간신히 멈춘 에레보스의 사념을 보며 아르가 발을 굴렀다.
“어떠냐!”
화악-!
“어?”
“방심하지 마, 바보 고양이. 상대는 카일 스승님을 흉내 내는 괴물이라고.”
베르키아가 아르의 옆구리를 걷어차 날려 버리고는 에르퀸트를 뽑아 에레보스의 사념을 베어버렸다.
하지만 물러서는 와중에 에이란과 몸이 엉켜 버렸다.
“왜 여기 있어?”
“죄, 죄송해요!”
에이란이 급히 사과했다.
“음! 합이 너무 안 맞는군!”
드리아나가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는 사이 몸을 일으킨 에레보스의 사념이 일행을 향해 손을 뻗었다.
지이이잉-!
마법진이 생성되자 루니아가 급하게 마력을 일으켰다.
쩌저저저저정!
화르르르륵-!
바닥에서 거대한 얼음 조각이 치솟았다.
루니아의 화염 마법은 그 얼음 조각을 녹여 버렸다.
콰지직!
하지만 얼음 조각은 화염을 뚫고 파티원들을 위협했다.
‘내 마법보다 출력이 강해.’
속성으로는 화염 속성이 얼음 계열 마법을 압도한다.
하지만 루니아의 화염 마법에도 얼음 마법은 힘을 잃지 않았다.
마법을 본다면 순간적으로 이루어진 고속 캐스팅.
루니아의 경우에는 미리 캐스팅해둔 마법을 개방했을 뿐이다.
순간적인 마법 출력이 공을 들여 준비한 마법과 맞먹는 상황.
“진영을 짜.”
루니아의 말에 영웅 후보생들이 무기를 들었다.
“저 녀석을 쓰러트리자.”
***
콰가가강-!
루니아의 마법에 화염이 주변을 휩쓸었다.
아르와 베르키아가 에레보스의 사념이 소환한 마물들을 베어 넘기고 접근했다.
하지만 아르와 베르키아의 근접 공격을 에레보스의 사념은 어렵지 않게 방어해 냈다.
“칼! 포션을 주게!”
드리아나의 다급한 외침에 칼은 품에서 포션 병을 꺼내 드리아나에게 던졌다.
드리아나는 포션을 검상에 뿌리고 다시 달려들었다.
우우우웅-!
“루니아 양! 위험해요!”
휘오오오오오오오!
바람의 마법으로 생성된 칼바람이 불어닥치자 에이란이 다급히 루니아를 보호해 주었다.
“에이란! 여기 포션!”
칼은 상처를 입은 에이란에게 포션을 던져주었다.
“고마워요! 칼 님!”
‘고맙긴…… 난 이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는데. 하하하.’
칼이 힘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뭐가 파티 리더야.’
레오는 칼에게 파티 리더를 맡겼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칼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뭐가 서포터 지망이냐고.’
칼의 눈이 가라앉았다.
칼의 상식을 초월한 괴물을 상대로 칼이 서포터를 할 수 있는 건 있는 포션을 주는 것뿐이었다.
적을 견제할 수도. 그렇다고 기습적인 타격을 줄 수도 없었다.
‘젠장…….’
칼이 이를 악물었다.
한계는 명확하다.
그 사실을 가장 잘 아는 건 칼이었다.
‘뭐가 영웅 후보생이야.’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 루메른의 교훈이다.
하지만…….
‘나 같은 놈은 한계를 뛰어넘어도 금방 새로운 한계에 부딪힌다고. 그걸 또 뛰어넘어도 남들에 비하면 제자리걸음 수준이지.’
입학 때부터 꾸준히 해왔던 주제파악을 또다시 하게 되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하지만 목숨이 오가는 장소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능력함에 치가 떨렸다.
칼의 눈이 에레보스의 사념에게 향했다.
‘저 괴물은…… 완전 레오의 상위호환이잖아.’
칼이 보아온 레오는 전투에서 약점이란 게 거의 없었다.
올 클래스의 능력으로 각 클래스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전투법.
완전무결이라는 수식어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게 바로 칼이 알고 있는 레오였다.
굳이 약점을 꼽으라면 마나를 크게 소모하는 공격을 많이 할 수 없다는 점.
그런데 눈앞의 괴물은 그 약점 마저도 없었다.
실제로 끝없이 펼쳐지는 변칙적인 공격에 에레보스의 사념을 막고 있는 전위는 정신없이 휘둘리고 있었다.
칼이 이를 악물고 검을 휘두르는 에레보스의 사념을 노려보았다.
‘레오였다면…… 소환수를 사용하겠지.’
우웅-! 아르를 공격하는 에레보스의 사념이 소환을 사용했다.
‘그리고 피하면 검으로 견제…….’
스걱-!
“너무 변칙적이야!”
아르가 비명을 내질렀다.
올 클래스와 맞선 경험이 없는 아르로서는 에레보스 사념의 공격에 정신이 없었다.
“어?”
칼은 당혹스러운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다급히 소리쳤다.
“드리아나! 접근하지 마! 마법이 올 거야!”
“음?!”
드리아나가 다급히 물러섰다.
그와 함께 드리아나가 돌격하던 장소에 땅으로 만들어진 송곳이 치솟았다.
“루니아! 마법 날리지 마! 네가 마법 날리려는 방향에 베르키아 님이 지나갈 거야!”
칼은 또다시 소리쳤다.
“앗?”
루니아가 급하게 마법을 거두었다.
그리고 그 앞으로 베르키아가 지나갔다.
루니아가 놀란 눈으로 칼을 바라보았다.
“칼, 너…… 저 괴물의 움직임이 예상이 돼?”
“어…… 같은 올 클래스인 레오라고 생각하니 예상이 되던데?”
“……우리끼리 동선이 꼬이는 건?”
“……그것도 관찰하다 보니까 알겠던데.”
“그럼 넌 우리를 지휘할 수 있다는 거네?”
“……그렇지.”
칼의 말이 끝나자마자 파티원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얌마! 그걸 이제 말하면 어떻게 해!”
“냐아아아악! 너 나중에 때려줄 거야!”
“그건 빨리 말했어야죠!”
“왜 그걸 이제야 말하나!”
“어…… 음…….”
이때까지 혼자 비관하며 쭈그려 있던 칼이 더욱 쭈그려졌다.
루니아는 그런 칼의 뒷덜미를 잡아 일으켜 세우며 말했다.
“우린 지금 정신없어! 그러니 네가 우릴 지휘해!”
“뭐?!”
“파티 리더잖아! 리더면 리더답게 지휘하라고!”
“아, 알았어.”
칼이 목을 움츠리며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