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0)
【30】29
“간단한 환영 마법인 것 같은데 클로에 뮐러가 대응하지 못하다니?”
“간단? 지금 간단 이라고 했습니까? 아인 선배님?”
렌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아닌가?”
“간단하기야 하죠! 레오 학생이 쓴 마법은 술식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건 인간의 마법이 아니라 엘프의 마법입니다!”
렌이 자기 몸을 감싸 안으며 부르짖으며 소리쳤다.
“다른 종족의 마법 체계는 인간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술식 구조를 이해한다고 쓸 수 있는 게 아니죠! 노력만으로 이룰 수 없는 재능과 센스의 영역! 레오 학생은 그걸 가지고 있는 겁니다! 신께서는 마법 학과를 위해 레오 학생을 내려준 게 분명합니다!”
“무슨 소린지 모르겠군. 렌 호르스. 레오 플로브는 기사학과 지망이다만?”
“선배님의 그 작은 뇌로는 제대로 이해를 못 하신 것 같으니 다시 설명해 드리죠.”
“잘 이해했다. 네놈이 죽고 싶다는 걸 말이야.”
아인이 싸늘하게 웃으며 렌의 멱살을 잡았지만, 그는 개의치 않고 레오의 마법 재능에 대한 연설을 펼치기 시작했다.
***
손을 맞잡은 5반 학생들이 기뻐했다.
객관적인 전력으로는 1반의 완벽한 우위였고 경기 역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5반의 승리였다.
셀리아는 이를 악물었고 듀란은 얼굴을 마구 일그러트리고 있었다.
자리에 주저앉은 클로에는 일어날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멍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일어나야지, 클로에.”
“교, 교수님.”
“시합이 끝났으면 결과가 어떻든 인사를 해야 하는 법이란다.”
클로에의 어깨를 부드럽게 토닥여준 세드젠이 두 팀을 중앙에 모았다.
“모두 수고했다. 5반 학생들은 할린드에게 돌아가서 오늘 시합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도록!”
세드젠 교수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1반 학생들에게 시선을 줬다.
1반에 학생들이 긴장했다.
세드젠 교수는 엘리트주의로 유명한 교수였다.
그가 맡은 학생은 모두 뛰어났고 아카데미 여러 행사에서 늘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데 학년 꼴등 반인 5반에게 패했다.
1반 학생들은 세드젠 교수가 화를 낼 거로 생각했다.
“엘레강스! 오늘 경기에 나선 학생들 모두 수고했다! 매우 뛰어난 모습들을 보여줘서 나는 너무 기쁘다!”
예상과 다르게 세드젠은 학생들을 칭찬했다.
“셀리아 학생은 역시나 자신의 장점을 잘 알고 있더군! 압도적인 파괴력! 그것이야 말로 불꽃의 오러를 다루는 자의 장점이지! 하지만 스테미나를 좀 더 기를 필요가 있겠어!”
셀리아를 시작으로 세드젠 교수는 오늘 시합에서 1반 학생들의 칭찬할 점과 보완할 점을 설명해 주었다.
“듀란 학생은 빠른 몸놀림이 역시나 인상 깊었다! 움직임에도 군더더기가 없었어! 하지만 순간적인 파괴력을 올릴 방법을 마련하면 더 좋을 것 같더군! 번개 역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속성이니 말이야!”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진심으로 조언해주던 세드젠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클로에에게 향했다.
클로에의 목이 움츠러들었다.
오늘 패배는 누가 뭐래도 자신이 레오를 막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다.
“클로에 학생은 완벽했어! 흠잡을 곳이 없더군!”
“저, 저 때문에 경기에서 졌는데요?”
“그건 클로에 학생 때문에 진 게 아니야. 게다가 진 것도 아니지. 분명 경기 결과는 패배했지만 나는 결코 우리 1반이 5반에게 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세드젠 교수가 부드럽게 웃었다.
“경기는 우리 1반이 압도했다. 그리고 경기시간도 고작 이십 분. 5반은 팀워크가 인상 깊었지만, 시간만 더 있었다면 분명 우리가 역전했을 거다!”
세드젠 교수가 클로에의 어깨를 탁탁- 두드려 주었다.
“그리고 마지막 레오 학생을 막지 못한 건 그가 완벽하게 의표를 찔렀기 때문이야. 1학년 중 그 누가 있었더라도 레오 학생은 막지 못했을 거다. 그건 내가 장담하지!”
거기까지 말한 세드젠 교수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켰다.
“제군들! 고개를 들라! 그리고 위를 봐라! 우리 1반이 최고로 엘레강스하다는 사실은 여전히 변함없다!”
“교수님!”
“우아아앙! 존경해요!”
1반 학생들이 감격하여 세드젠 교수를 찬양했다.
세드젠의 명성과 업적에 1반 학생들이 착각했을 뿐.
그는 우수한 학생만 원하는 교수가 아니었다.
오히려 사제의 연을 중요시해 자신이 맡은 학생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교수였다.
1반을 맡은 이유는 반의 평균 점수가 높아서가 아니라 단순히 1반의 1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반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할 때였다.
“세드젠 교수님.”
“레오 학생. 오늘 시합에서 보여줬던 전략은 놀라웠네. 그나저나 무슨 일인가?”
“할린드 교수님이 당장 음료수 사 오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화장실 청소는 오늘부터 하라고 하시는데요.”
레오의 말에 1반의 분위기는 다시금 나락으로 떨어졌고 세드젠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헉? 세드젠 교수님! 아인 교수님이랑 렌 교수님이 맞짱 떠요!”
그때 1반의 하울이 연병장 한가운데서 충돌하는 혹한의 오러와 마법을 보며 기겁했다.
“하울 학생.”
“네?”
“친구들을 데리고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 와 주겠나? 아인 교수와 렌 교수는 할린드가 알아서 할 테니 말이야.”
그 말대로 어느새 할린드 교수가 두 교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하울은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이고 친한 이들과 같이 교내 카페로 향했다.
그런 하울을 향해 레오가 얄밉게 추가 주문을 했다.
“제일 비싼 걸로.”
“크흡!”
세드젠은 뒷목이 당기는 걸 느꼈다.
‘다음에는 꼭 이겨 주겠다! 5바아아아아안!!’
***
1학년들이 루메른에 입학하고 한 달이 흘렀다.
그 시간은 학생들이 루메른에 적응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흐아암! 좋은 아침.”
칼이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리에 앉았다.
“어제도 늦게까지 작업한 거야?”
첼시가 학교 식당에서 아침으로 나온 스파게티를 먹으며 묻자 칼이 머리를 긁적였다.
“쩝. 피로 회복 포션 수요가 날이 갈수록 늘어서 말이야.”
전투 관련 능력은 1학년 중 확실하게 최하위권인 칼이지만 연금술과 보조 마법 분야에서는 중상위권의 학생이었다.
담임 교수 할린드도 입학 때부터 전문적으로 서포터로 진로 방향을 잡은 칼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게다가 사업도 번창 중이었다.
입학식 때부터 홍보하고 다녔던데다가 수석들이 칼의 피로 회복 포션을 종종 애용하자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다.
포션이란 게 의외로 손이 많이 가는 물건이라 직접 만드는 것보다 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도 번창의 이유 중 하나였다.
“쩝, 다른 물건들도 좀 사주면 좋을 텐데.”
칼이 다른 사업 아이템들을 보며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생각한 것보다 빨리 자리를 잡아 크게 불만은 없었다.
레오가 아침부터 스테이크를 씹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소문 들었어?”
“무슨 소문?”
“던전 공략하러 파견 나갔던 선배들이 귀환한다던데?”
그 말에 칼이 눈을 빛냈다.
“들었어! 들었어! 소문에 의하면 세 팀이나 귀환한다고 하더라?”
영웅 던전의 공략과 영웅의 페이지 회수 임무를 맡은 영웅 던전 공략자들은 학교를 비우는 일이 종종 있었다.
특히나 이번에는 세 팀이나 나선 상태라 학교 최강이라 평가받는 학생들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루메른에서 특히나 유명한 네임드 학생들을 아직 만나지 못한 상태라 1학년들 사이에서는 매우 아쉬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었다.
첼시가 포크로 스파게티를 돌돌 말아 입에 앙- 넣으며 말했다.
“다음 영웅학 수업에는 이번에 회수된 히어로 레코드의 페이지를 교보재로 삼는다던데?”
“진짜? 벌써 영웅의 세계에 들어간다고? 중간고사 실기시험 정도는 돼야 할 줄 알았는데?”
칼이 흥분했다.
“그건 아니고. 이번에 회수된 페이지 중 손상된 페이지가 섞여 있다고 들었거든. 그 페이지의 영웅을 유추해나가는 수업을 할 거래.”
“에이, 뭐야.”
“반응이 뭐가 그래? 소실 된 히어로 레코드를 접하는 것도 엄청 대단한 일이거든?”
첼시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그녀는 영웅담을 무척 좋아해서 영웅들의 일화를 연구하는 취미를 가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곧 동아리 홍보 활동 기간도 시작이지?”
칼이 턱을 쓰다듬었다.
학교생활에 익숙해진 1학년들을 위해 이제 동아리 가입도 시작될 예정이었다.
“너희는 생각해둔 동아리 있냐? 난 상업계 동아리에 들어갈까 생각 중인데?”
“난 음악부에 들어갈까 생각 중이야. 어릴 때부터 가문에서 교양으로 배웠거든.”
“크~ 역시 귀족 아가씨다운 취미네? 레오, 넌?”
“난 동아리를 만들까 생각 중이야.”
“뭐?”
“동아리를 만든다고?”
“응.”
학년 대표가 동아리를 만든다고 하자 첼시와 칼은 흥미를 느꼈다.
“무슨 동아리 만들 거냐?”
“영웅 연구회.”
“영웅 연구회? 뭔가 학업이랑 관련된 동아리 같은데.”
칼이 거부반응을 드러냈다.
“보통 동아리는 학교생활에 스트레스받은 걸 풀려고 하는데 학업이랑 관련된 동아리를 사람들이 들려고 할까?”
첼시도 부정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학업이랑 전혀 관련 없어. 잊힌 영웅에 관해 연구할 거거든.”
레오가 부드럽게 웃자 칼이 물었다.
“예를 들어?”
“시작의 영웅 카일.”
루메른에서 자신의 활약상을 홍보할 시커먼 속내였다.
“카일? 그건 잊힌 게 아니라 공상 속 인물이잖아? 너무 허무맹랑하면 더 인기 없을걸?”
“그래도 재미있겠다! 카일은 히어로 레코드에 등록되지는 않아서 공상 속 인물 취급을 받지만! 사실 너무 유명한 영웅이잖아? 역사 속 영웅도 아닌데 그 정도 인지도를 쌓는 게 가능할까? 어쩌면 카일의 히어로 레코드는 아직 발견만 되지 않았을 뿐인지도 몰라!”
영웅담을 좋아하는 첼시가 흥분해서 떠들었다.
“첼시.”
“응?”
“착하네.”
살면서 자신에 대해 이렇게 긍정적으로 만나는 사람을 처음 본 레오는 부드럽게 웃으며 첼시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갑작스러운 레오의 행동에 첼시는 영문을 몰라 당황했지만 이내 헤헤- 웃으며 레오의 손길에 몸을 맡겼다.
그 모습을 보며 칼이 웃었다.
“꿈이 너무 크네. 어차피 카일은 가짜 영웅인 게 확실하잖아? 차라리 드웨노 어때? 위대한 대장장이자 대영웅 파티의 조언자! 확실히 카일 같은 거 보다야 실존 영웅이…… 웁! 웁?! 쿠훕?”
“칼. 빵만 먹으면 너무 목맬지도 몰라.”
“으우우우우웁! 쿠훕!(그러면서 빵을 먹이는 놈이 어딨냐!)”
“응? 더 먹고 싶다고?”
“므으으으으으으!(무우우우우울!)”
레오는 식탁 위의 빵을 친절하게 친구의 입에 욱여넣어 주었다.
***
오전 수업이 끝나고 점심이 되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쏟아져 나왔다.
레오가 교과서를 정리하고 자리에서 일어나려 할 때였다.
“레오.”
“응?”
셀리아가 5반으로 들어와 레오 앞에 섰다.
“뭐야? 셀리아. 남에 반에는 왜 와?”
첼시가 미간을 좁히며 묻자 셀리아는 덤덤히 말했다.
“레오에게 볼 일이 있어 왔을 뿐이야. 오늘 점심에 따로 약속 없지?”
“없는데?”
“그럼 나랑 같이 먹자.”
“왜?”
“학생회장이 널 보고 싶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