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05)
305
루메른 학생들이 모두 멋들어지게 차려입고 연회장에 들어섰다.
연회장에서는 이미 데미안 2학년들이 첫날 만났던 것처럼 번듯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기다리고 있었다.
“저 인간이야?”
“드웨노님의 연금술서를 공략 보상으로 받았다고 했지?”
데미안의 학생들이 눈을 번뜩이며 칼을 바라보았다.
그에 칼이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갑자기 덤벼들거나 하진 않겠지?”
칼의 중얼거림에 함께 걷던 클로에가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어쩌면 잡아서 해부하려 들지도 모르지.”
“클로에. 너도 그런 농담 할 줄 아냐?”
진지한 고민을 하며 말하는 클로에를 보며 칼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칼을 보며 클로에가 눈을 깜빡였다.
“내가 농담하는 거로 보여?”
“뭐?”
“넌 병동에 있어서 경험을 못 했겠지만.”
클로에가 가라앉은 눈으로 데미안 학생들을 보았다.
“쟤들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지 않을까 싶더라고.”
칼이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런 칼을 보며 첸 시아가 빙긋 웃었다.
“너무 겁먹지 마요, 칼 군.”
“그, 그렇지? 아무리 그래도 해부 같은 걸 할 리가…….”
“데미안 학생 중에 깔끔하게 칼 군의 배를 갈라서 뭐가 들어 있는지만 보고 예쁘게 꿰매줄 기술자가 있을 거예요. 고문 기술 중에 생명을 끊지 않고 해부를 하는 기술도 있으…….”
“끄아아아아악!”
첸 시아의 말에 칼이 귀를 막고 비명을 내질렀다.
“전 클로에 양과 다르게 긴장을 풀어주려고 농담으로 한 건데 너무 무서워하네요.”
“네가 말하면 농담으로 안 들려.”
어깨를 으쓱거리는 첸 시아를 보며 클로에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루메른 학생들이 연회장에 오고 잠시 후 이번에는 아조니아 학생들이 왔다.
아조니아 학생들의 맹렬한 시선이 레오에게 향했다.
그런 그들을 보며 첼시가 미간을 좁혔다.
“쟤들은 왜 또 레오 오빠를 저렇게 바라본데?”
“이번 스미스 전속 계약 기간 동안 레오랑 붙고 싶었는데 레오가 병동에 있는 바람에 제대로 못 붙었잖아?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
“흥, 다들 험한 꼴을 봐야 정신 차리겠네.”
첼시가 코웃음을 쳤다.
연회장에 묘한 기류가 흐르는 가운데 자리에 앉은 레오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드웨노의 유산.’
이번 공략 보상을 통해 레오는 지금 시대까지 남아 있는 드웨노의 무구에 대한 소유권을 얻었다.
이제는 무구의 형태를 떠올리는 것만으로 소환할 수 있게 되었다.
레오는 데미안 교장에게서 드웨노의 유산을 받아 오겠다던 멜리나를 떠올리며 헛웃음을 터트렸다.
‘데미안 교장 입장에서는 강탈 수준이겠지.’
해맑게 웃던 멜리나를 떠올리며 고개를 젓던 레오가 데미안 학생들 가운데 있는 드리아나를 바라보았다.
‘사용하려면 수리를 해야겠지만.’
레오가 할 수 있는 건 어디까지나 일시적으로 과거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것.
무구들이 대부분 망가진 건 변함이 없다.
아무리 드웨노가 만든 무구라 할지라도 관리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용하면 머지 않아 망가질 게 분명했다.
‘드리아나가 실력을 키운다면 가능 할 거야.’
드웨노가 인정한 재능이다.
레오는 친구의 안목을 믿었다.
‘그리고 드웨노의 불꽃.’
이번에 레오가 받은 공략은 두 개.
그중 하나가 바로 드웨노의 불꽃이었다.
일전에 루나의 세계를 공략하고 피브아가 남겨주었던 신력을 통해 얻은 작은 불씨.
그것이 꺼지기 직전의 작은 잔불에 가까웠다면 이번 공략 보상을 통해 얻게 된 건 활활 타오르는 불, 그 자체였다.
‘전생과 다르게 이번 생의 육체는 불꽃에 더 적합해.’
드웨노의 불꽃은 에레보스의 공격에 있어 최강의 방패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에레보스와의 결전 당시.
카일은 드웨노의 불꽃을 온전하게 다룰 수 없었다.
‘그래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지.’
친구들은 한 명, 한 명.
먼저 세상을 떠날 때마다 카일에게 자신의 힘을 맡겼다.
아르온의 오러.
드웨노의 불꽃.
루나의 마력.
리시나스의 드래곤 하트.
그 힘을 하나로 엮어 에레보스를 소멸 직전까지 몰아붙였다.
하지만 끝내 에레보스의 숨통을 끊지 못했던 건.
카일의 육체가 에레보스의 불꽃에 버티지 못했기 때문이다.
만약 그때 레오가 드웨노의 불꽃을 좀 더 잘 다룰 수 있었다면.
에레보스는 완전히 사라졌을 것이다.
‘이번에는 버틸 수 있어.’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며 레오가 주먹을 쥐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름다운 붉은 드레스를 입은 셀리아가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
“잠시 옛날 생각을 좀 하느라.”
“나이 많은 아저씨 같은 말투네.”
하얀 장갑을 낀 셀리아가 턱을 괴었다.
그 아름다운 모습에 셀리아와 같은 기숙사 남학생들이 다가왔다.
“셀리아, 나중에 나랑 춤출래?”
“아니, 나랑!”
셀리아는 그런 반응이 익숙하다는 듯 자세를 바로잡고 빙긋 웃었다.
“미안, 오늘은 춤출 생각이 없어.”
그에 남학생들이 실망하며 흩어졌다.
그때였다.
연회장 문이 열리며 세이룬 학생들이 나타났다.
절반밖에 되지 않았지만 헤르디움을 필두로 세이룬은 마지막 날 연회에 참석했다.
연회에 참석한 세이룬 학생들은 안면이 있는 다른 학교 학생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레오 파티가 드웨노의 세계를 공략하는 동안.
기아스의 군단에 소속된 기간테스의 대대적인 공격이 있었다.
그 공격에 맞서 힘을 합하여 서로 절친해진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 셀리아의 설명이었다.
“뭐, 자멸해서 위기에 빠졌던 파티도 많았지만.”
셀리아가 작게 한숨을 쉴 때였다.
레오에게로 수인 학생들이 다가왔다.
셀리아의 눈이 가늘어졌다.
“무슨 일이야, 디온.”
“레오 플로브에게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왔다. 셀리아.”
셀리아는 이번 사건에서 디온과 같은 파티였다.
진중한 목소리로 대답하던 디온은 셀리아의 모습을 보더니 얼굴을 살짝 붉히고 헛기침했다.
“아름답구나, 셀리아.”
“고마워.”
셀리아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나한테 묻고 싶은 게 뭐야.”
레오를 찾아 온 아조니아 학생들은 디온을 포함한 2학년 파벌의 우두머리들.
즉, 아조니아 2학년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이들이었다.
이들 모두가 레오와 맞붙어 보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기도 했다.
“레오 플로브.”
디온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아르온님은 대체 어떤 분이셨지?”
“그건 아르한테 물으면 되잖아.”
“그 바보 고양이, 아르온님의 활약상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있어요.”
여우 수인, 르웬이 고운 미간을 살포시 찡그리며 대답했다.
“아르온님이 위대한 건 다 안 다고요. 우리가 궁금한 건 실제로는 어떤 성격이셨는지. 무얼 좋아하시는지. 일상에서는 어떻게 지내셨는지라고요!”
음흉한 구석이 있지만 수인답게 아르온에 대한 존경은 진심인 르웬이 치가 떨린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런데 그 바보 고양이…… 고양이 주제에 개폼 잡으면서 ‘너희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라느니. 헛소리만 한다고요. 심지어 술잔에 우유 따라 마시는 주제에 그런 개폼을 잡는 모습이 보기 싫어서 당신에게 물으러 왔어요.”
레오가 아조니아 측을 바라보았다.
아르 주변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오가 턱을 괴었다.
“아르온이라.”
레오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아르랑 꽤 오랫동안 붙어 있긴 했지.”
“크윽! 아르 녀석! 부럽군!”
보르만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다른 이들 역시 부러움에 찬 시선을 아르에게 보냈다.
“아르온님이 정말로 아르를 제자처럼 대했나요?”
르웬의 물음에 레오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흥, 허풍일 줄 알았어요.”
‘동생처럼 대했지.’
기본적으로 아르온은 어린 아이들을 좋아한다.
그의 꿈이 아이들이 평화롭게 웃을 수 있는 세계였을 정도니까.
“제자로 대하기에는 아르온이 아르를 너무 무서워했거든.”
“거짓말하지 마세요. 아르온님이 왜 아르를 겁낸다는 거죠?”
“아르 말이 맞네. 준비가 안 됐어.”
레오가 킥킥- 웃음을 터트렸다.
아조니아 학생들은 이후에 레오에게 아르온에 관해 더 물어 봤지만 레오는 친구가 겁쟁이라는 사실을 끝내 말하지 않았다.
‘애들 환상을 깨면 불쌍하잖아. 믿지도 않을 테고.’
비슷한 이유로 드웨노에 관해서도 그의 명예를 지켜주었다.
‘너흰 참 좋은 친구 둔 거야.’
친구들을 떠올리며 레오는 웃음을 터트렸다.
연회가 무르익고.
모든 학교의 학생들이 격 없이 웃고 떠들며 노래를 부르며 춤을 췄다.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고 힘을 합친 동료들끼리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대부분 학생들에게는 조금 어색한 시간.
하지만 레오는 익숙한 그리움을 느꼈다.
‘미래를 부탁하네.’
드웨노의 말을 떠올리며 레오가 웃었다.
‘걱정 마.’
***
“돌아왔다!”
“후아! 역시 집이 최고야!”
“엄밀히 말하면 집은 아니지.”
“에이. 집이나 마찬가지지.”
루메른으로 돌아온 학생들이 즐거운 비명을 내질렀다.
그런 담당 학생들을 기숙사 사감 교수, 세나는 웃으며 맞이했다.
“다들 잘 다녀왔나요? 큰일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모두 무사하니 다행이에요!”
“세나 교수님! 잘 계셨나요?”
“여기 선물 사 왔습니다!”
학생들이 사감인 세나와 반갑에 인사했다.
“어머, 고마워요.”
빙긋 웃으며 학생들의 선물을 받은 세나가 말했다.
“이제 막 돌아온 여러분에게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 있어요.”
그 말에 학생들의 얼굴이 굳었다.
좋은 소식과 안 좋은 소식이라니?
좋은 소식은 사실 큰 기대가 없었다.
하지만 안 좋은 소식은 학생들로 하여금 엄청난 불안감을 느끼게 만들기 충분했다.
“무슨 일인가요?”
일리아나가 마른침을 꿀꺽 삼키자 세나가 웃었다.
“무슨 이야기부터 들을래요?”
그 말에 모두가 기숙사장인 레오와 클로에, 첸 시아를 바라보았다.
“안 좋은 소식부터 전해주세요.”
레오의 말에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네, 좋아요. 안 좋은 소식은 현재 기숙사의 마법 수도 시설이 고장 났다는 거예요. 씻으려면 1학년 기숙사를 이용해야 할 거예요.”
그 말에 여기저기서 안도의 한숨이 터져 나왔다.
‘뭐야, 그 정도의 안 좋은 소식이야?’
‘조금 귀찮긴 하지만 그 정도라면야, 뭐.’
모두의 기분이 풀렸다.
“그럼 좋은 소식은 뭔가요?”
일리아나가 가벼운 목소리로 묻자 세나가 빙긋 웃었다.
“중간고사 일정이 잡혔어요.”
그 말에 학생 전체의 얼굴이 우지직 굳었다.
“그게 좋은 소식인가요?”
일리아나가 울상을 지으며 묻자 세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좋은 소식이죠! 중간고사 일정이 여느 때보다 일찍 잡혔어요. 그렇다는 건 기말고사를 준비할 시간이 많다는 거잖아요?”
세나는 긍정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기말고사를 준비할 시간이 많다는 거죠!”
이번 학기는 1학년도 2학년도 학기가 끝날 때까지 자퇴 권고가 없다.
그리고 학교에 남느냐 나가느냐의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바로 기말고사 시험.
그렇기에 기말고사 시험 준비 기간이 길면 길수록 좋다.
지나칠 정도로 긍정적인 세나였지만 학생들 입장에서는 시험은 좋은 게 아니었기에 모두가 울상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 * *
“으아아아아! 중간고사라니!”
일리아나가 머리를 마구 긁었다.
그런 일리아나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기왕 치는 거 빨리 치는 게 좋잖아.”
“나왔다! 우등생의 여유!”
일리아나가 삐죽 입술을 내밀었다.
“시험이 그렇게 괴로운 일인가?”
“그래! 우등생의 교과서 같은 클로에는 큰 걱정 없다 이거지?”
“그나저나 중간고사 실기가 어떤 내용일지가 궁금하네요.”
첸 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릴 때였다.
“앗! 레오 선배님이다!”
“어디? 어디?”
1학년들이 놀란 반응을 보였다.
현재 레오는 씻기 위해 1학년 기숙사로 향하는 중이었다.
“반장은 후배들에게도 인기가 좋네.‘”
레오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일리아나가 음흉하게 웃을 때였다.
1학년들 우르르 몰려와 주변을 에워쌌다.
“선배님! 이번에 드웨노님의 영웅의 세계를 공략한 게 사실인가요?”
“드웨노님 말고 아르온님과도 만났다던데!”
“어땠나요!”
“가르쳐 주세요!”
잔뜩 흥분한 1학년들이 레오 주변에서 영웅의 세계 공략에 대해 듣기 위해 들뜬 반응을 보였다.
그에 레오가 머리를 긁적이며 곤란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켜.”
싸늘한 목소리가 들렸다.
“에이씨! 줄 서!”
가장 뒤편에 있던 남학생이 거친 반응을 보이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부부부부부부! 부학생회장님!”
“비켜.”
하르크의 싸늘한 목소리에 1학년들이 쫙 갈라졌다.
레오는 그런 하르크를 보며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오랜만이네요, 하르크 선배.”
“……오랜만?”
“야, 레오. 잠깐만. 너 지금 오랜만이라고 했어?”
클로에와 일리아나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하르크는 살벌한 미소를 지으며 레오 앞으로 걸어왔다.
“오랜만이네요, 하르크 선배? 너 지금 그게 입에서 나올 말이냐?”
이마에 힘줄이 솟은 하르크가 말했다.
“학생회장이란 자식이 부학생회장에게 일 다 떠넘겨 놓고 학생회에 코빼기도 안 보인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고!”
하르크의 분노에 찬 외침에 레오가 말했다.
“어차피 전 학생회에 가도 할 일이 없잖아요.”
“컥?”
뒷목을 잡는 하르크의 눈에 핏발이 섰다.
“야, 붙어.”
하르크가 눈을 부릅뜬 상태에서 말했다.
“네놈을 때려눕힌 다음에 학생회장 자리를 가져가 주마! 그리고……!”
살벌한 미소를 지은 하르크가 씹어 내뱉듯 말했다.
“네놈을 부학생회장으로 삼아서 나랑 똑같은 고통을 겪게 해주지!”
하르크이 몸에서 흘러나오는 살벌한 기세에 모두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5학년 최강.
그 말은 루메른 학생 중 최고의 정점이라는 소리다.
“너한테 불만 있으면 싸워서 이기면 된다고 했지?”
하르크가 눈을 번뜩였다.
“난 네놈한테 불만이 많아. 그러니 붙어.”
이를 가는 하르크의 기세는 흉흉하기 그지 없었다.
모두가 긴장된 표정으로 학생회장과 부학생회장을 바라볼 때였다.
“무조건 싸워 준다고는 말은 한 적 없는데요.”
웃으면서 말하는 레오를 보며 하르크의 눈이 부릅떠졌다.
“대련 신청은 거부할게요.”
간단하게 상황을 종료시키는 레오를 보며 하르크가 고개를 푹 숙였다.
잠시 후.
“크아아아아아아아아악!”
분노한 하르크가 난동을 부리려 하자 2학년들이 기겁하며 하르크의 팔다리에 매달렸다.
“서, 선배님! 고정하세요!”
“여기서 날뛰시면 1학년들이 다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