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08)
308
모의 전투라는 말에 2학년들이 웅성거렸다.
“기숙사 대항전 대규모 모의 전투?”
“그러니까 기숙사 전체가 모의 전투에 참전한다는 소리잖아?”
말 그대로 2학년 전체가 참가하는 거대한 스케일의 싸움.
“조용.”
짤막한 말 한마디에 2학년 전체가 입을 다물고 할린드에게 집중했다.
“이번 실기 시험은 대규모 대인전에서의 너희의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할린드의 서늘한 시선이 학생들을 향했다.
“1학년 동안 너희는 1:1의 대결. 혹은 다수의 몬스터와 마물, 마족과의 전투를 상정한 공부와 훈련을 해왔다.”
그 말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2학년 부터는 다수의 인간, 혹은 이종족과의 전투에 대해 배울 필요가 있다.”
할린드의 말에 대부분 학생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첼시가 손을 번쩍 들었다.
“뭐냐, 첼시 르왈린.”
“똑같은 전투인데 차별을 둘 이유가 있나요?”
그 말에 할린드가 무표정한 얼굴로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학생은 첼시의 의견에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첼시의 질문에 대답할 학생 있나?”
그 대답에 몇몇 학생이 손을 들었다.
“에미오 루찬, 대답해 봐라.”
할린드는 가장 먼저 손을 든 에미오에게 발언권을 주었다.
“대규모 대인전은 전략과 전술 자체가 다릅니다. 지극히 단순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는 몬스터와 마물. 존재 자체만으로 위협적인 마족들과 달리 대규모 대인전은 부대 단위로 고도의 훈련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섣부르게 몬스터나 마물을 생각했다가는 상대의 전략에 당해 함정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에미오의 말에 할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하다. 발표 점수 5점을 주지.”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에미오가 훗- 하며 첼시를 바라보았다.
그런 에미오를 보며 첼시가 재수 없다는 듯 혀를 빼물었다.
집안 자체가 군인 집안 출신인 에미오는 어려서부터 군사 훈련을 받아왔다.
그렇기에 인간과의 전투와 몬스터와 마물, 마족을 상대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얼마나 다른지 알고 있다.
“또다시 차이점에 대해 발표해볼 사람 있나?”
할린드의 물음에 학생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았다.
그런 가운데 첸 시아가 손을 들었다.
“첸 시아, 대답해라.”
“이유가 뭐가 됐든 실전에서는 많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아야 한다는 점이 다르겠죠.”
평소와 달리 첸 시아의 얼굴은 지극히 무표정했다.
그런 첸 시아를 보며 주변 학생들이 흠칫했다.
아무리 영웅 후보생이라고 해도 이제 십 대 중반의 소년, 소녀들.
사람을 죽이는 행위에 대한 무게감을 체감하기에는 지나치게 어린 나이였다.
모두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발표 점수 5점이다.”
첸 시아는 대답하지 않고 손을 내렸다.
“영웅의 가장 큰 적은 타르타로스다. 그건 절대 변하지 않는 불변의 진리와도 같지.”
할린드가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먼 훗날 개개인의 사정에 의해 서로에게 무구를 겨누고 전장에서 만날 날이 올지도 모르지.”
영웅 사관 학교 루메른이라는 이름 하에 모여서 함께 공부하지만.
영웅 후보생들 대부분은 각자의 소속이 있고 그에 따른 이해관계가 얽혀있다.
전 세계의 모든 나라에서 인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런 만큼 당장 여기 있는 이들 중에 서로의 나라가 적대 관계인 학생들도 다수 있다.
학생들의 분위기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알아 둬라. 대규모 대인전 시험은 그런 전쟁을 상정한 게 아니다.”
할린드가 깊게 심호흡했다.
“언젠가 너희들이 맞서게 될. 히어로 헌터들과의 전투를 대비한 것들이다. 그 사실을 절대 잊지 말도록.”
“옙!”
제자들의 우렁찬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할린드가 말했다.
“그럼 이번 시험의 룰에 대해 설명하지.”
할린드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허공에 마법으로 화면이 생성되었다.
“이번 시험의 전장은 루메리아 호수다.”
루메리아 호수의 풍경을 바라보며 학생들이 눈을 빛냈다.
“그리고 각 기숙사 별로 거점이 주어 지지.”
딱-! 손가락을 튕기자 세 개의 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오! 본격적이잖아!”
“뭔가 모의 전투라고 했지만, 거점까지 주어지다니.”
감탄사를 터트렸다.
다른 학생들 역시 흥분한 듯 즐거운 반응을 보였다.
“재미있겠는데!”
칼이 감탄사를 터트렸다.
할린드의 서늘한 시선이 그런 칼에게 향했다.
“칼 토마스.”
“네, 넵?”
“첼시 르왈린.”
“네?”
“앞으로 나와라.”
시험을 ‘재미있겠다’라고 해서 혼나는 줄 알았던 칼은 첼시와 같이 앞으로 불려 나가자 속으로 안심했다.
할린드는 그런 칼에게 팔찌 하나를 건넸다.
“이건 네 몸을 보호하는 마법 아티펙트다. 착용해라.”
할린드의 말에 칼은 의심 없이 팔찌를 착용했다.
그러자 팔찌가 초록색으로 빛났다.
“오오?”
칼이 감탄하는 사이.
“첼시 르왈린.”
“네.”
“칼 토마스를 마법으로 공격해라.”
“윈드 스톰.”
콰가가가가가각!
“끄어어어어억?!”
첼시는 망설임 없이 장기인 고속 영창으로 칼을 날려 버렸다.
처참하게 날아가 바닥에 처박힌 칼이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모두가 측은한 시선을 칼에게 보냈다.
잠시 후.
“잠깐! 잠깐! 아무리 그래도 갑자기 날려 버리는 게 어디 있어!”
“할린드 교수님의 명령인걸.”
“매직 애로우 같은 약한 마법도 있잖아!”
“실험이니까 강한 마법이 필요할 것 같았어. 보아하니 안 아픈 것 같은데?”
“아프거든! 엄청 아팠거든! 안 다쳤을 뿐이거든!”
칼의 항의에 첼시가 상큼하고 귀여운 미소를 지었다.
할린드는 칼의 손목을 가리켰다.
“다들 칼 토마스의 손목을 봐라. 붉은색으로 빛나고 있지?”
그뿐만이 아니라 초록색일 때는 전체가 빛나던 팔찌의 빛은 윗부분을 제외하고는 꺼져 있었다.
“붉은 빛은 빈사 상태를 의미한다. 이 팔찌는 너희를 보호해주는 방어 아티팩트 겸 너희의 라이프를 표시되지. 팔찌의 빛이 사라지면 ‘죽음’으로 처리된다. 물론 다치지는 않겠지만 고통을 완전히 막아주지는 않는다.”
학생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라이프를 모두 소진하면 끝인가요?”
클로에가 손을 들고 묻자 할린드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라이프가 모두 소진되면 5분 후, 거점에서 부활하며 부활한 학생은 다시 전투에 참가할 수 있다.”
“오오……!”
“대신. 상대측에는 제압 포인트로 5포인트가 주어진다.”
“오오오.”
“그 외에도 전장에 빨리 합류할 수 있도록 전진 기지를 만들어 거점과 워프 게이트를 설치할 수도 있다. 이 전진 기지의 경우 파괴되었을 경우 파괴한 팀에 20포인트가 주어진다.”
“상대 거점을 함락시키는 것도 가능한가요?”
셀리아의 물음에 할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거점을 함락시키고 빼앗는다면 300포인트가 주어진다. 그리고 거점이 함락된 팀은 더 이상 부활할 수 없다. 전멸하면 끝이지. 물론 빼앗긴 거점을 탈환할 수도 있다.”
그 말에 모두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최종적으로는 가장 많은 포인트를 획득한 팀이 승리하는 거군요.”
“그렇다, 아바드 르왈린.”
할린드의 대답에 학생들 사이에서 소란이 일어났다.
“대박! 대박!”
“이번 시험 재미있을 것 같아!”
“다양한 작전을 짤 수 있겠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할린드가 말했다.
“포인트를 쌓는 것 외에도 승리 조건이 있다.”
할린드의 말에 학생들이 다급히 집중했다.
“각 기숙사의 킹이 잡히면 그대로 그 기숙사는 탈락이다.”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당연히 킹은 부활할 수 없다.”
***
글로리 기숙사 휴게실.
“다들 어서 모여!”
“빠진 사람 없지?”
기숙사 학생 전체가 휴게실에 모였다.
글로리 학생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클로에는 한쪽에서 두꺼운 책을 읽고 있었다.
“뭘 읽고 있냐?”
글로리 소환학과 남학생, 레트담이 의아한 얼굴로 묻자 클로에가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전술 이론 책.”
그런 가운데 레오가 말했다.
“이제 작전 회의를 시작할게.”
레오의 말에 클로에가 책을 덮었다.
“그 전에 작전을 짤 참모를 뽑을 생각인데.”
그 말에 일리아나가 손을 들었다.
“저요! 저요! 반장! 내가 할래!”
그런 일리아나를 보며 여기저기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야! 네가 작전 짜면 돌격 작전 밖에 안 짤 거 아니야!”
“1:1 전투에서도 돌격 바보인 녀석이 무슨 참모를 해!”
기숙사 학생들의 반발에 일리아나가 팔짱을 끼고 턱을 치켜들었다.
“흥! 내가 라덴 가문의 사람이란 걸 잊은 모양이군! 우리 가문은 전쟁 영웅 가문! 가훈 중에 전쟁과 관련된 가훈이 있을 정도라고!”
“가훈이 뭔데?”
레트담의 물음에 일리아나가 훗- 하고 웃었다.
“압도적인 전력으로 초전박살.”
“아군을 초전박살 내는 소리하고 있네.”
기숙사 동급생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참모는 클로에가 좋다고 생각해.”
“맞아! 클로에는 전략이랑 작전을 잘 짜잖아!”
“체스 마스터이기도 하고!”
클로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할게.”
“그럼 부참모는 나!”
“기각.”
“반자아앙! 애들이 날 무시해!”
일리아나가 울상을 지으며 레오에게 하소연했다.
그렇게 참모가 된 클로에가 말했다.
“우선 작전을 짜기 전에 킹부터 정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 말에 학생 모두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누구를 킹으로 하는 게 좋을까? 하고 싶은 사람?”
클로에의 물음에 모두가 눈치를 살폈다.
나서기를 좋아하는 일리아나 조차도 이번만큼은 진지하게 고민했다.
킹.
이건 이번 싸움에 있어서 최대 변수였다.
상대의 거점을 함락시키거나 압도적인 전투로 제압 포인트를 쌓는다고 해도 킹이 죽게 되면 패배하게 된다.
그렇기에 킹은 되도록 강한 사람이 하는 게 좋다.
하지만 반대로 기숙사에서 최고 전력을 ‘킹’으로 삼는 것도 문제였다.
대규모 전투는 변수가 많다.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방심하는 순간 라이프를 모두 잃고 탈락할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킹이 되면 안전한 거점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골치 아프네.”
글로리 기숙사 학생들이 고개를 저었다.
“절대 죽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강한 사람이 하는 게 좋은데 그러면 우리 전력이 감소해.”
“그렇다고 거점 방어를 할 만한 인물에게 시키자니 그건 또 불안하고.”
“심지어 거점 방어에도 함부로 나서기 힘들어. 여차하면 도망가야 하니까.”
모두가 고민할 때였다.
“자원자가 없다면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모두가 클로에를 보았다.
같은 기숙사 동급생들을 바라보며 클로에가 말했다.
“나는 킹으로 레오가 적합하다고 생각해.”
그 말에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레오를 킹으로 삼는 건 너무 아깝지 않아? 우리들 최고 전력이잖아.”
레트담의 말에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클로에가 말했다.
“어차피 다른 기숙사 애들은 레오가 킹인지 알지 못해.”
그 말대로였다.
킹은 다른 기숙사 학생들에게는 ‘비밀’로 붙여진다.
클로에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걸 이용하는 거야.”
“뭐?”
“레오는 가장 강력한 전력이야. 그런 만큼 다른 기숙사 애들은 킹이 될 확률이 적다고 생각할 거야.”
“확실히.”
레오가 턱을 쓰다듬었다.
“내가 킹이 되고 적들을 요격하라는 소리군.”
“응. 맞아.”
클로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대부분 애들은 레오와의 전투를 꺼릴 거야. 제압 포인트를 레오에게 주지 않기 위해서.”
“레오 도령을 킹으로 삼고 최전방에 내보내면 오히려 적들이 몸을 사려 안전할 거란 이야기군요.”
첸 시아가 감탄했다.
“물론 여기에도 변수도 있어. 워레든, 듀란, 엘리자는 레오를 노릴 테니까.”
클로에의 눈이 빛났다.
“하지만 레오의 능력이라면 그 세 사람을 충분히 막아낼 수 있어. 그 셋이 힘을 합치진 않을 테니까.”
워레든, 듀란, 엘리자가 레오를 노리는 이유는 레오가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힘을 합치는 건 그들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셀리아, 아바드, 첼시 같은 경우에는 이해득실을 따져서 레오와의 싸움을 피할 거고.”
결과적으로는 가장 위험한 곳에 가장 중요 인물을 숨긴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일리아나가 걱정스럽게 말하자 클로에가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위험해. 하지만.”
레오를 바라보며 클로에가 빙긋 웃었다.
“최강의 카드를 그렇게 쓸 리가 없다고 상대가 생각하는 순간 이 모의 전투는 우리에게 엄청나게 유리해져.”
글로리 학생들은 클로에를 바라보았다.
키득-키득- 웃는 모습은 동화 속의 위험한 마녀를 연상시켰다.
“그래서? 어떻게 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