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2)
【32】31
“안녕.”
“좋은 아침, 레오!”
“주말 잘 보냈냐?”
주말이 끝난 다음 날 아침.
교실에 들어서는 레오에게 반 친구들이 인사했다.
“레오, 주말에 학생회장이랑 만났다면서!”
자리에 앉을 때쯤 같은 반 테이드가 다가와 흥분된 어조로 물었다.
“1반의 셀리아 제르딩거와 친하게 지낸다 싶더니 그런 학생회장도 만난 거야?”
팔짱을 끼고 다가온 일리아나도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에서 레오가 셀리아와 사촌이라는 사실을 아는 건 칼과 첼시뿐 이었다.
“학생회장에게 관심이 많네?”
“당연하지! 루메른 서열 1위의 최강이잖아!”
테이드가 흥분해서 말했다.
“가문 좋지, 실력 좋지, 성적 좋지. 그리고 미남이지. 레오, 혹시 학생회 권유받았어?”
일리아나가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
레오는 루메른에서 주목하는 인재였다.
처음에는 수석도 아닌 레오가 신입생 대표가 되었다는 사실에 많은 이가 의문을 표했지만, 지금은 달랐다.
전대미문의 올 클래스로 모든 전공학과 교수들이 매우 탐내고 있었다.
일리아나의 물음에 레오가 고개를 저었다.
“딱히 그런 거 권유 안 받았어. 받았다고 해도 학생회에 관심 없고.”
그 말에 테이드와 일리아나가 눈을 빛냈다.
“레오, 나랑 같이 소환 재료 연구 동아리에 입부 하지 않을래?”
테이드가 적극적으로 동아리 가입을 권유했다.
“넌 아직 소환술 실기 쪽은 약하잖아? 분명 도움이 될 거야!”
“비켜! 레오가 올 클래스란 거 잊었어? 레오! 나랑 마검사 동아리에 입부 하자! 넌 무조건 환영이야!”
테이드와 일리아나가 옥신각신했다.
둘은 1학년의 동아리 활동 허용 기간 전부터 이미 원하는 동아리에 임시 입부 한 상태였다.
티격태격하는 둘을 보며 칼이 쯧쯧- 혀를 차며 나타났다.
“둘 다 정보가 늦군. 레오는 이미 동아리 활동을 정했어.”
“뭐? 어디?”
“직접 동아리를 만들겠데.”
“동아리를 만들어?”
“1학년이?”
테이드와 일리아나가 눈을 깜빡였다.
“어떤 동아리를 만들 거야?”
멀리 앉아 있던 넬라가 특유의 나른한 목소리로 흥미를 드러냈다.
“영웅 연구 동아리래.”
“이미 영웅학에서 충분히 연구하는데?”
일리아나가 시큼한 걸 씹은 표정을 지었다.
“본인 말로는 잊혀진 영웅들을 연구한다던데? 가령 카일이라던가.”
그 말을 들은 테이드와 일리아나가 ‘왜 그런 걸?’ 이라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넬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가상의 영웅이라도 올 클래스 영웅은 카일 뿐이니까 관심이 가는 거구나.”
넬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내 히어로 레코드 페이지를 빨리 찾든지 해야지.’
히어로 레코드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자신의 존재를 증명할 길은 없었다.
그때 5반으로 8반의 남학생 엘리그 튜나가 들어왔다.
그는 레오쪽으로 다가오며 물었다.
“야, 5반. 너희 반 반장이 누구야?”
“반장은 없는데 일단 내가 반장 역할을 하고 있어.”
“아직 안 정했는데 나한테 말하면 돼.”
“응? 무슨 일이야?”
테이드, 일리아나는 물론이고 옆에서 마법서를 읽던 첼시도 고개를 들고 반응했다.
“어음…… 그래서 누가 반장인데?”
엘리그는 세 사람을 번갈아 보며 물었다.
세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 얽혔다.
“당연히 나지. 이때까지 내가 할린드 교수님을 보좌해 왔는데.”
테이드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
“무슨 소리? 나도 할린드 교수님 보좌 많이 했거든? 그리고 명가로 이름 높은 라덴 가문의 사람인 내가 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일라아나가 콧방귀를 끼며 가슴을 활짝 폈다.
“지금 르왈린 앞에서 가문을 논하는 거야? 가소롭네. 물론 가문의 후광 같은 건 필요도 없지만. 반장은 반의 얼굴인 만큼 가장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 우리 반에서 누가 제일 뛰어나?”
첼시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반장을 주장하는 세 사람을 투덕거리기 시작하자 엘리그는 레오 쪽으로 다가왔다.
“레오 플로브. 이거 줄게.”
그는 서류 하나를 레오에게 주었다.
“이게 뭔데?”
“오늘 영웅학 수업 조정이야. 조례 끝나고 모두 대강당으로 모이래. 아르티안 교수님이 이번에 열 개 반 합동 수업을 진행하기로 하셨거든.”
필수 과목 중 전투학 같은 경우는 각 담임 교수들이 담당한다.
이유는 반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살릴 수 있는 쪽으로 지도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웅학의 경우에는 전문 담당 교수가 있다.
그리고 1학년의 영웅학 교수는 8반의 담임 교수이자 입학 첫날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줬던 아르티안 교수였다.
“오늘 아침 조례 때 담임 교수님께 드리면 될 거야. 그럼 난 간다.”
엘리그가 반을 나갔다.
“어디, 어디.”
칼이 레오에게서 서류를 받았다.
“오! 이게 그거구나! 이번에 회수한 히어로 레코드 페이지를 연구한다는 게.”
“그래?”
넬라도 서류 내용을 확인했다.
“어떤 영웅일까? 레오, 너 어제 학생회장한테 들은 거 없어?”
칼의 물음에 레오가 턱을 괴었다.
“영웅의 세계 구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가진 페이지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게 아닐까 싶네.”
“윽! 추론 수업이 제일 힘든데!”
칼이 머리를 부여잡았다.
“내가 반장이라니까!”
“아니! 나라고!”
“말이 안 통하네! 실력으로 정해! 둘 다 덤벼!”
“그러면 우리가 쫄 줄 알아?”
“한 달 동안 성과를 보여주마!”
그때까지도 서로를 반장이라 주장하던 세 사람은 왁! 왁! 거리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넬라가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러다 할린드 교수님이 오면…….”
“죽는 거지 뭐.”
칼이 고개를 저었다.
***
“합동 수업이라고? 알겠다.”
조례 시간.
할린드는 레오에게 받아 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합동 수업은 아르티안 교수뿐만 아니라 1학년 담임 교수들은 모두 참관한다는 군.”
그는 무신경한 얼굴로 서류를 교탁 위에 툭 던지며 말했다.
“첫 합동 수업인 만큼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네.”
“다른 반 앞에서 이 녀석들처럼 바보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간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거다.”
반 아이들의 시선이 자기 책상 위에 무릎 꿇고 올라가 의자를 들고 있는 세 사람에게 향했다.
첼시, 테이드, 일리아나가 수치심에 고개를 떨구었다.
“교수님! 우리는 왜 아직 반장을 안 정했나요?”
칼이 손을 들고 질문했다.
학과 일정이 시작된 지 한 달이 지나서도 아직 반장을 선출하지 않은 반은 5반이 유일했다.
“내가 뽑지 않아도 너희들끼리 알아서 뽑을 것이라 예상했다. 내가 개입해서 시간을 잡아먹는 건 비효율적인 일이니까.”
다른 반의 경우 반장을 뽑겠다고 전투학 수업 시간을 통째로 잡아먹었다.
1반의 같은 경우는 수석이 셋이나 있다 보니 다른 반보다 시간이 배로 걸렸다.
할린드는 그걸 시간 낭비라고 생각하고 학생들의 자율에 맡겼다.
하지만 5반 학생들은 할린드가 이야기를 꺼내길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개입하기를 원한다면 내 마음대로 하지. 레오, 넬라.”
할린드 반 뒤쪽 가장 구석에 있는 레오와 가장 앞쪽에 있는 넬라를 불렀다.
“레오가 반장이고 넬라가 부반장이다.”
“예.”
“알겠습니다.”
“자, 잠깐만요! 교수님! 투표 같은 걸 한다던가! 그런 방식이 있잖아요? 이런 식으로 뽑으시면 억울해요!”
“저도 동의합니다!”
일리아나가 항의했고 테이드도 거들었다.
그 말에 할린드가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반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인물로서 레오 플로브보다 적합한 학생이 있나?”
그 말에 일리아나와 테이드가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전투학에서 보여주는 레오의 리더십을 따라올 학생은 5반에 없다.
“그리고 넬라는 우리 반에서 가장 차분한 성격이지. 반장을 보좌해줘야 할 부반장으로 제격이라고 생각된다만?”
역시나 반박할 수 없었다.
두 사람 모두 반장이나 부반장 자리에 욕심이 없었을 뿐.
할린드가 두 사람을 지목했다면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이의 있는 사람 있나?”
“없습니다.”
“좋다. 그럼 모두 수업 준비를 하고 대강당으로 이동하도록.”
1학년들의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학과 수업 외에 학생들이 같이 수업할 일은 없으므로 다들 꽤 들뜬 분위기였다.
“안녕, 레오?”
“레오! 수업 끝나고 같이 점심 먹을래?”
몇몇 여학생이 까르르 웃으며 레오에게 말을 걸었다.
모든 전공과목을 듣는 만큼 레오와 안면이 있는 학생이 제법 많았다.
“크! 레오! 인기가 많네? 하긴 넌 얼굴이 되니까.”
칼이 옆에서 레오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능청을 떨었다.
학교의 유명인사인 데다가 미소년이라 할 수 있을 만한 레오는 확실히 인기가 많았다.
“혹시 친하게 지내는 애 중에 소개해 줄 만한 애 있냐?”
“너도 여학생 중에 친하게 지내는 애들 많으면서 왜 나한테 그런 걸 부탁해?”
“나 같은 경우에는 전부 손님이야.”
칼이 깍지 낀 손을 뒤통수에 대고 툴툴거렸다.
“칼.”
“응?”
뒤에서 누군가 칼을 불렀다.
고개를 돌린 칼이 묘한 표정을 지었다.
“클로에, 많이 피곤해 보이는데?”
칼의 물음에 클로에가 힐끗 레오를 보더니 고개를 저었다.
“별로. 피로 회복 포션 남는 거 있으면 나한테 다 팔래?”
칼이 아공간에서 피로 회복 포션을 꺼냈다.
그걸 받은 클로에는 몇 병을 까더니 그대로 입에 털어 넣었다.
“학기 초인데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레오의 물음에 클로에가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는 앞서 걸어갔다.
“와, 독하다. 독해. 이제 이론 시험에서는 1등이면서 저렇게까지 하다니.”
현재 마법 학과의 이론 시험에서 1등은 단연 클로에였다.
2등은 아바드고 3등은 첼시였고 레오가 4등이었다.
그때 불쑥, 첼시가 대화에 끼어들었다.
“클로에로서는 초조할 수밖에 없지.”
“응? 왜.”
“칼. 난 가끔 네가 마법 학과가 맞는지 의심스러워.”
“퇴학당하지 않을 정도로만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
칼이 엄지를 세우며 당당하게 말했다.
“으휴. 어쨌든 클로에가 초조한 이유는 레오 오빠가 최신 마법 트랜드에만 익숙해지면 바로 이론점수에서 따라잡힐 수도 있다는 거야.”
첼시의 말대로였다.
레오는 루메른의 그 어떠한 마법사 보다 최신 마법 트렌드에 어두웠다.
그리고 수업은 전부 최신 마법 트렌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하지만 루메른 교수들이 강조하는 마법해석 능력에서는 레오를 따라올 학생은 없었다.
“쩝. 이론 1등이 그렇게 중요하나?”
“마탑의 마법사로서 자존심이라 저 부분은 어쩔 수 없겠지.”
첼시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혈족으로 계승되는 명가의 마법사들이 ‘전투’ 위주의 마법에 초점을 둔 경향이 있다면 마탑의 마법사들은 ‘탐구와 연구’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첼시처럼 영웅 명가의 마법사들은 전투에는 강할지언정 마법의 최신 트렌드를 선도하지는 못한다.
반대로 새로운 발견이나 주문들은 모두 마탑에서 만들어내곤 했다.
클로에로서는 절대 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분야에서 레오에게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뭐. 열심히 하는 건 좋은데 말이야.’
레오가 볼을 긁적이며 앞서가는 클로에를 바라보았다.
‘무리하면 탈 날 텐데.’
전직 세상을 구했던 대영웅과 이제 자라나는 새싹.
출발선이 다른 만큼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날 잡아서 이야기라도 하든지 해야지.’
***
“그래, 리스군.”
리스는 교장실에서 칼리안에게 이번 파견 성과에 대한 보고였다.
“이 히어로 페이지가 반응했다는 게 사실인가?”
칼리안은 작은 히어로 레코드 페이지 조각을 조심해서 들어 올렸다.
“예.”
“흥미롭군. 이 정도 페이지에는 아무 힘이 담겨 있지 않아야 정상인데 말이야.”
훼손되다 못해 페이지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조각에는 그 어떤 힘도 담기지 않아야 정상이었다.
“이후에는 반응이 있었나?”
“없었습니다.”
“흠…… 히어로 레코드와 가까워지면서 일어난 반응인가?”
칼리안이 페이지 조각을 내려놓았다.
“어쨌든 리스 군. 파견 수고했네.”
“예.”
인사를 하고 나서는 리스를 배웅하고 돌 온 칼리안이 비서인 에레나에게 말했다.
“이걸 시작의 관 대강당에 가져가게.”
“예. 교장님.”
칼리안의 말에 에레나는 그가 건네는 히어로 레코드 조각을 빤히 바라보았다.
“에레나?”
“아, 예. 지금 가져가겠습니다.”
에레나가 교장실을 떠나자 혼자 남게 된 칼리안이 턱을 쓰다듬었다.
수많은 영웅의 세계를 공략해낸 그는 누구보다 히어로 레코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저만한 조각이 반응할 때가 있긴 하군.’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하며 칼리안이 고개를 저었다.
‘히어로 레코드에 기록된 장본인이 온다면 반응을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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