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39)
339
그날 오후.
세이룬 하급반 교실에서 레오는 다음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세이룬도 루메른처럼 전공 수업만 있는 건 아니다.
여러 가지 일반 수업도 있다.
그중 역시나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이 바로 마투학 수업.
루메른으로 치자면 전투학 수업이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별의 마법을 중요시하는 세이룬답게 별의 마법을 활용한 전투에 중점을 둔다는 점이었다.
다른 하급반 학생들도 의욕적인 얼굴로 수업을 준비했다.
거의 반쯤 수업 거부를 하던 하급반 학생들도 마법 관련 수업은 한 명도 빠짐없이 출석했다.
모두가 의욕을 불태우고 있었다.
‘이런 모습을 본다면 다들 우등생인데 말이야.’
레오가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자, 그러면 어떻게 세이룬을 뜯어고치느냐인데.’
만약 레오가 세이룬 소속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차근차근 바꿔나갈 수 있다.
하지만 레오는 어디까지나 외부인.
‘멜에게 부탁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거고.’
드래곤 로드가 각 영웅 사관 학교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운영에 관여하는 건 한계가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공개적으로 지금의 세이룬의 방식이 틀렸다는 걸 알리는 게 가장 좋은데 말이지.’
턱을 괸 레오가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드륵-
교실문이 열리고 로라가 다급히 들어왔다.
“여러분! 모두 나갈 준비를 하세요!”
느닷없는 로라의 말에 하급반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오늘은 마투학 실습수업을 하겠어요!”
“정말인가요?”
“마투학 실습장에서 수업을 할 수 있는 건가요?”
학생들이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예! 오늘 드디어 허가가 떨어졌답니다!”
“와!”
“드디어 실습을 하는구나!”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레오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반응이 왜 이래?”
“레일, 너는 모르겠구나?”
레오의 옆자리에 앉아 있던 앙르가 씁쓸하게 웃었다.
“우리 하급반은 마투학 실습수업을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
“지금까지 이론 공부만 해온 거야?”
“응. 그래서 정말 기뻐! 드디어 공부해온 별의 마법을 시험해볼 수 있으니까! 너도 알겠지만, 이론만으로는 한계가 있거든!”
마법 공부와 연구에서 실습은 필수다.
복잡한 마법 술식을 익히고 새로운 공격법을 고안해냈다고 해도 그것이 실전에서 쓸모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선 결국 실전 경험이 필요했다.
그리고 루메른 마법 학과도 그렇지만.
간단한 마법이라면 모를까.
본격적인 공격 마법 실험을 학교에서 지정된 장소 이외에서 하는 건 교칙으로 금지되어 있다.
위험하기 때문이다.
‘파도 파도 차별만 나오는군.’
레오가 한숨을 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하급반 학생들이 들뜬 얼굴로 실습 교실로 향했다.
바깥.
혹한의 날씨를 뚫고 야외 실습 교실에 도착했다.
별의 마법 실습 교실은 말 그대로 마법의 총집합이었다.
실습 교실 내부만큼은 봄날처럼 따스했다.
그 외에도 마법의 공격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마법 허수아비와 전투 도움을 위한 골렘까지.
말 그대로 마법 전투를 하기 위한 모든 것들이 이 장소에 있었다.
‘시스템은 루메른 보다 좋아 보이네.’
레오가 턱을 쓰다듬었다.
마법 실전을 위한 시스템만 갖추어 있는 게 아니었다.
기사나 소환사에게도 큰 도움이 될만한 시스템이 갖추어져 있다.
과연 네 학교 중 마법이 가장 발달 된 영웅 학교다운 모습이었다.
하급반 학생들도 마투학 실습 교실을 보며 감탄을 숨기지 않을 때였다.
“왔군, 하급반.”
“오트렌 선생님?”
로라는 세이룬 1학년 상급 1반 담임 선생, 오트렌를 보며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교무실에 문의했을 때는 우리 반에 사용 허락이 떨어졌다고 했는데 왜 상급 1반이 온 건가요?”
당혹스러운 얼굴로 묻는 로라를 보며 오트렌이 웃음을 터트렸다.
“아. 교무실에서 공지하지 않은 모양이지? 오늘 마투학 실습 교실은 원래 오후 내내 우리 상급 1반이 사용하기로 되어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하급반 학생들을 안타깝게 여겨 특별히 공동 수업을 허락했지. 감사하게 여기도록, 하급반 제군들.”
로라의 얼굴이 굳었다.
“우리 반에 그런 큰 배려를 베푸시다니……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하지만 우리 반이 있으면 상급 1반 아이들 수업에 분명 방해가 될 거예요. 그러니 우리 반은 다음 번에 하는 걸로…….”
“네? 로라 선생님! 모처럼 기회인데요?”
“같이 하면 안 될까요?”
하급반 학생들 사이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수업에 목말라 있는 하급반 학생들은 제대로 된 수업을 원했다.
모처럼 찾아온 실습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로라 선생, 학생들이 저렇게 원하는데 그냥 가겠다는 건가?”
로라가 이를 악물었다.
‘의도가 너무 뻔해.’
권위주의자인 그가 하급반에게 인정을 베풀리 없다.
의도는 단 하나.
하급반 학생들에게 상급반 학생들의 격차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하급반 제군들, 이렇게 하도록 하지.”
오트렌이 하급반 학생들 앞에 서서 양팔을 벌렸다.
“오늘 수업에서 너희와 상급 1반 학생들이 결투 수업을 진행하는 거다.”
그 말에 하급반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너희가 이긴다면! 그 학생은 상급반에 어울리는 우수한 학생이라는 증거! 너희를 바로 상급반에 배정해주겠다!”
파격적인 조건에 하급반 학생들이 눈을 크게 떴다.
하지만 이내 주먹을 쥐었다.
별의 마법의 성취가 낮아 하급반에 있었지만 하급반에는 자신이 하급반이라는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별의 마법의 성취만 부족할 뿐, 종합적인 능력은 상급반 학생들 보다 우위에 있다고 자신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앙르가 주먹을 꼭 쥐었다.
“상급반…….”
“마투학 수업인 만큼 규칙은 단 하나! 별의 마법만을 사용한 결투다!”
하지만 이어진 오트렌의 말에 하급반 학생들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벼, 별의 마법만을 사용한 결투요?”
“그렇다면 마법 결투인 건가요?”
“그렇다만?”
“오트렌 선생님! 전 소환술이 주력인데요?”
하급반 소환학 전공 학생, 베루스가 손을 들며 말했다.
하급반 소환학 전공 수업을 주도하는 학생으로 실력이 출중했다.
베루스의 말에 오트렌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게 어쨌다는 거지?”
“네?”
“자네가 자랑스러운 세이룬의 학생이라면 소환학보다 ‘별의 마법’ 이 더욱 중요한 게 당연할 텐데?”
“그, 그런…….”
“만약 자네가 별의 마법보다 소환학을 중요시 여긴다면 세이룬에 있을 이유가 있나?”
지극히 별의 마법 중심적인 오트렌의 발언에 베루스가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소환학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입꼬리를 말아 올린 오트렌이 한 학생을 가리켰다.
“1학년 수석, 레아 학생과 실력을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주지.”
베루스가 입을 다물었다.
레아 팅겔.
팅겔 가문의 직계이자 어제 요정왕과 교신에 성공한…… 마법에서도 소환에서도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학생이다.
입을 다문 베루스를 보며 오트렌이 코웃음을 칠 때였다.
앙르가 말했다.
“오트렌 선생님. 그렇다면 마법뿐만 아니라 온 힘을 다해 레아와 실력을 겨루는 건 허락해주시는 건가요?”
반발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묻는 앙르를 힐끗 바라본 오트렌이 얼굴을 구겼다.
“참으로 무례하군. 학생 주제에 선생의 권위에 계속 도전하는 건가? 좋다. 결투를 허락하지. 대신 내 권위에 도전한 대가로 네가 패배할 시 바로 퇴학 처리하겠다. 그래도 하겠나?”
앙르가 움찔했다.
레아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주먹을 쥐고 어깨를 파들파들 떨던 앙르가 고개를 푹 숙였다.
“죄송합니다. 실언했습니다.”
“흥. 그럼 결투 상대를 배정하기 전에.”
오트렌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마투학의 실전이란 무엇인지 너희 하급반에게 내가 친히 알려주지. 거기, 하얀 머리 하급반 학생.”
오트렌이 손가락으로 레오를 가리켰다.
“저요?”
레오가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자 오트렌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 네가 하급반 대표로 시범을 보이는 게 좋겠군. 앞으로 나오도록.”
오트렌이 결투장 가운데로 걸어갔다.
그 모습을 보며 레오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순수하게 별의 마법만을 사용한 결투인가요?”
“그래.”
“다른 마법은 일절 사용을 금하는 겁니까?”
“물론이지.”
‘그러면 후회할 텐데.’
***
‘플로브 선배님의 별의 마법을 감상할 수 있다니!’
레아는 양손을 맞잡고 눈을 반짝일 때였다.
“오트렌 선생님은 왜 하급반 떨거지랑 결투를 하신다는 거야? 어차피 시간 낭비일 텐데.”
상급 1반 학생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 말에 레아가 눈을 치켜 떴다.
‘저 자식이 지금 누구더러 떨거지라고 한 거야?’
“학년 동기를 떨거지라고 부르지마.”
그때 엘릭이 뿔테 안경을 고쳐 쓰며 말했다.
그런 엘릭을 보며 레오를 비웃었던 남학생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왜? 너도 별 볼 일 없는 가문 출신이라서 떨거지한테 마음이 가냐?”
엘릭의 눈이 싸늘하게 변했다.
“네가 차석이라고 뭔가 되는줄 아는 모양인데. 중간고사가 끝나고도 네가 차석일지 두고 보…… 컥!”
콱-!
비웃음을 날리던 남학생의 허리가 역으로 접히듯 꺾였다.
그런 남학생의 허리에 정확하게 드롭킥을 먹인 레아가 미안한 얼굴로 말했다.
“어머, 미안해요. 벌레를 잡는다는 게 그만.”
“그, 그럴 수도 있죠. 끄억-!”
“이건 아무래도 보건실로 가야 할 것 같군요.”
로라가 한숨을 쉬며 고통에 몸부림치는 남학생을 보건실로 보냈다.
평소와 같은 순진무구한 미소를 짓고 있는 레아를 보며 상급 1반 학생들은 벌레를 잡는다는 레아의 말을 믿는 눈치였다.
“근데 실습 교실에 벌레가 있을 수가 있나?”
“있을 수도 있지.”
작은 소란이 일어나는 동안.
결투장 한 가운데 선 오트렌이 손가락을 튕겼다.
화악-!
그와 함께 백여 명의 오트렌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의 마법 신기루.
가장 기초적인 별의 마법 중 하나이자 성운의 시조가 즐겨 썼다고 전해지는 마법.
오트렌의 마법을 보며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역시 선생님 정도 되면 기초 마법이라도 레벨이 다르구나.”
“백 개의 분신이라니.”
‘레오 플로브. 작년부터 네놈은 세이룬의 권위에 도전해 왔지.’
오트렌이 레오를 노려보았다.
이미 레오의 정체를 들은 오트렌이었다.
이 수업을 진행한 이유 역시 하급반에게 상급반과의 격차를 알려주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레오를 짓밟기 위해 직접 나서려는 생각도 했다.
‘별의 마법을 조금 사용할 줄 안다고 마치 별의 마법을 모두 깨우친 것처럼 행동하는 네놈에게 현실을 가르쳐주마.’
레오는 자신에게 적의를 드러내는 오트렌을 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중얼거렸다.
“조잡하네.”
그 중얼거림은 정확하게 오트렌에게만 들렸다.
‘저놈이 감히 무슨 망발을……!’
이를 으득 갈던 오트렌은 순간 레오와 눈이 마주치고 흠칫했다.
‘이놈 설마. 본체를 알아챈 건가?!’
경악한 표정을 짓는 오트렌을 보며 레오가 손을 들어 올렸다.
우웅-!
마법진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별의 마법’ 만을 사용한 결투에서 레오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단 한 명을 제외하고는 말이야.’
친구를 떠올리며 레오가 미소 지었다.
설령 지금 레오의 힘이 대영웅 시절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약하다고 해도 그 사실은 변함이 없다.
레오가 오트렌의 마법을 순식간에 분석했다.
‘가짜는 원본을 절대 이길 수 없으니까.’
화악-!
오트렌의 마법이 순식간에 해제되었다.
오트렌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무슨 짓을 한 거냐?”
“마법의 술식을 완벽하게 해석했다면 해제는 쉽잖아요?”
“그렇게 빨리 타인의 마법을 완벽하게 해석하는 게 가능할 리 가……!”
“가능하니까 댁의 마법이 그렇게 간단하게 해제된 거지.”
레오가 오트렌에게 다가갔다.
우웅-!
레오의 몸이 백 개로 늘어났다.
똑같은 신기루 마법.
모든 이들이 경악한 얼굴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제 별의 마법은 어떤가요, 선생님.”
오트렌의 눈에 정교하게 짜인 마법술식이 보였다.
“그 잘난 실력으로 평가 좀 해주실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