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45)
345
또각- 또각-
로라 선생은 심호흡하며 빠르게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오늘 아침.
교무 회의를 마치고 교실로 가는 길이었다.
오늘 교무 회의에서 상급 1반을 담당하던 오트렌 선생이 건강상의 이유로 상급 1반 담임 자리에서 물러섰다.
물론 로라는 오트렌이 상급 1반 담당 선생의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진짜 이유를 알고 있었다.
‘레오 학생의 결투에서 당했기 때문이지.’
일개 학생에게.
그것도 루메른 학생에게 별의 마법을 사용한 결투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지금 세이룬을 장악하고 있는 순혈회에서 용납할 리 없었다.
그 결과가 바로 상급 1반 선생 자리에서의 퇴출이었다.
세이룬 상급 1반.
그건 미래가 가장 창창한 영웅 후보생을 의미한다.
그들의 담임 선생이 될 수 있는 건 세이룬 선생 중에서도 선택받은 이에게만 주어지는 엄청난 특권이었다.
오트렌이 상급 1반 선생 자리에서 물러났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교무회의에 참석한 모든 선생들이 눈을 번뜩였다.
로라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갑자기 담임 선생이 바뀌게 되면 중간고사를 앞둔 학생들에게 좋지 않을 텐데.’
로라가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 바로 그것이었다.
선생들에게 있어서는 기회이지만 대규모 인사이동이 일어나면 학생들로서는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일단 우리 반 학생들부터 열심히 가르치자!’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
필기시험이야 시험 범위가 정해져 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실기 시험 내용은 오늘까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리고 오늘 교무 회의에서 실기 시험 내용이 공지되었다.
빨리 담당 학생들에게 알려줘야겠다고 생각하며 로라가 하급반에 도착했다.
‘1교시는 오러학.’
물론 학생 모두가 각자 수련을 하고 있을 게 분명했기에 학생 전체를 호출해야 했다.
드륵-!
문을 열고 들어간 로라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급반 전원이 자리에 앉아 있었다.
“안녕하세요! 로라 선생님!”
학생들이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다.
“모두 좋은 아침이에요. 그런데…… 1교시는 오러학 강의인데요?”
원래라면 각자 개인 공부를 하고 있을 시간인데 학생 전원이 교실에 있다.
로라로서는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로라의 물음에 레오가 대답했다.
“자습을 하고 있었어요.”
“자습이요?”
“네. 엊그저께 저랑 오트렌 선생의 결투에 대해 애들이 묻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요.”
레오는 학생들을 둘러보았다.
기사학과 학생들은 물론이고 소환학과 학생들까지 눈을 빛내며 칠판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치 로라가 별의 마법 수업을 할 때처럼 모두 의욕에 차 있었다.
“강력한 마법사를 상대할 때 기사와 소환사가 어떻게 전략을 짜야 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로라는 해줄 수 없는 내용의 강의였다.
“고마워요, 레일 학생.”
로라의 말에 레오가 웃어 보인 후 자리로 돌아갔다.
교탁 앞에 선 로라가 크흠-! 헛기침을 했다.
“여러분, 중간고사 실기 시험 과제가 오늘 교무 회의에서 결정되었습니다.”
그 말에 하급반 전체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중간고사 실기 시험.
이번 시험에 있어 가장 중요한 시험이라고 할 수 있었다.
긴장된 표정을 짓는 학생들을 보며 로라가 말했다.
“몬스터 토벌입니다.”
“몬스터 토벌이요?”
하급반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네. 강력한 몬스터를 학생들끼리 힘을 합쳐서 토벌하는 것이 이번 실기 시험 과제입니다. 전략, 전술, 팀워크를 최대한 발휘하여 공략이 빠른 순으로 등수가 정해집니다.”
로라의 말에 앙르가 손을 들었다.
“선생님, 질문 있습니다!”
“네. 앙르 학생.”
“그게 끝은 아니죠?”
“네.”
하급반 학생들이 그럼 그렇지라는 표정을 지었다.
“여러분의 예상대로 또 별의 마법만을 이용한 공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 말에 하급반 학생들 사이에서 한탄 섞인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로라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여러분은 각오를 했잖아요? 이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해요.”
로라가 강한 어조로 말했다.
“여러분이 결코 하급반에 어울리지 않는 학생이란 걸 분명하게 증명할 수 있는 기회요.”
***
“나 조금 이해가 안 되는데.”
앙르가 살짝 의아한 어조로 물었다.
“시험 과제는 별의 마법만 사용하는데 오러 수업을 할 필요가 있을까?”
평상시 하급반 학생들이 수련하는 대강당.
그곳에는 하급반 학생들 전원이 모여 있었다.
기사 학생들은 물론이고 소환사, 마법사 학생들까지 전부 모여 있었다.
앙르의 물음에 레오가 물었다.
“너 마법사야? 앞으로 평생 마법의 길을 걸을 거야?”
“그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본업에도 충실해야지.”
그렇게 대답한 레오가 소환사 학생들을 바라보았다.
“너희도 마찬가지야.”
레오의 하급반의 소환사 학생들의 리더 격인 베루스가 손을 들었다.
“레일, 네 말은 잘 알겠어. 그런데 마검사인 너의 수련법이 소환사들에게도 도움이 될까?”
베루스의 물음에 소환사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베루스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지금부터 내가 가르쳐 줄 마법은 너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야.”
“무슨 마법인데?”
“강화 마법.”
레오의 말에 앙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강화 마법? 별의 마법 강화 마법들은 명문 가문들 사이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고유 마법밖에 없잖아. 보급 마법은 없는데 어떻게 강화 마법을 익혀?”
강화 마법.
일종의 버프 마법이다.
요정의 축복 마법에서 영감을 얻은 마법으로 루나가 근접전에서 즐겨 사용하던 마법이다.
실제로 루나는 최전방에서 엄청난 근접 전투를 벌이면서 강력한 마법을 뻥뻥 써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지금에 이르러서는 혈족 계승으로 이루어지는 가문 비전 마법으로만 그 흔적이 남아 있을 뿐.
누구나 쓸 수 있는 보급형 강화 마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있는데?”
레오의 대답에 모든 학생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신체 강화는 물론이고, 환수나 정령들도 강화시킬 수 있어.”
레오는 간이 칠판을 가져와 해석된 마법 술식을 썼다.
루나가 사용하던 오리지널 마법은 아니었고 레오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지금의 엘프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개량한 마법이었다.
‘뭐, 오리지널에 비해 위력은 떨어지지만. 충분히 강력한 마법이지.’
“오오오!”
“대박!”
하급반 학생들이 마법 술식을 노트에 적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며 앙르가 다가왔다.
“이런 걸 함부로 알려줘도 돼?”
마법사에게 있어 자신만 알고 있는 마법이란 엄청난 가치를 자랑한다.
특히나 별의 마법 계열 중에 이렇게 술식만 알면 누구나 쓸 수 있는 강화 마법은 엄청난 가치를 가진 마법이다.
그런 마법을 선뜻 알려주니 앙르로서는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런 앙르를 보며 레오가 대답했다.
“너희를 봤으면 무척 화를 냈을 것 같거든.”
“누가?”
“너희들의 대선배님이.”
배울 기회를 박탈당한 하급반 학생들을 본다면.
루나는 엄청나게 분노했을 것이다.
‘아마 이딴 짓을 한 순혈회인지 뭔지 하는 녀석들의 머리통을 모조리 박살 냈겠지.’
레오는 앙르를 보며 빙긋 웃었다.
“다른 생각은 하지 말고 열심히 해. 그러면 된 거야.”
레오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 앙르가 이내 얼굴을 살짝 붉혔다.
‘우리랑 같은 1학년인데 엄청 어른스럽네.’
노트를 꺼내든 앙르가 칠판에 적힌 마법 술식을 받아 적었다.
“얘들아! 열심히 해보자! 우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세이룬에 보여주는 거야!”
반장 역할을 맡아 온 앙르가 학생들을 다독였다.
“좋아!”
“힘내자!”
학생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흥, 시끄럽기는.”
그때 강당 바깥의 복도를 걷던 엘프 학생들이 비웃음을 날렸다.
“하급반 떨거지 하나가 운 좋게 오트렌 선생님을 이겼다고 기고만장한 모양이네.”
“힘내서 뭐 하려고?”
상급 1반 학생들이 비웃음을 날렸다.
그 모습을 보며 상급 1반 학생들을 인솔하던 새로운 담임 선생인 게라스가 말했다.
“선택받지 못한 자들은 노력으로 선택받은 이들을 이길 수 있다는 환상에 젖을 때가 있으니까요.”
게라스가 빙긋 웃었다.
“여러분은 저들에게 증명하면 되는 겁니다. 노력이라는 환상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게라스의 말에 상급 1반 학생들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끼익-
그때 강당 문을 살짝 열어 화기애애한 하급반의 분위기를 본 에클레르가 중얼거렸다.
“부럽다.”
서로를 어떻게든 밟고 올라서기 위해 견제를 하고 자신이 공부한 걸 숨기는 상급 1반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이었다.
반 전체가 서로 공부한 걸 공유하며 서로 즐겁게 웃는 모습은 에클레르가 동경하는 학창시절의 모습 그 자체였다.
“에클레르 학생.”
“네, 넵?!”
“뭘 보는 겁니까?”
게라스가 싸늘한 눈빛을 에클레르에게 보냈다.
“에클레르 학생은 이번 중간고사의 결과에 학년 대표 자리가 걸려 있습니다. 좀 더 긴장감을 가지세요.”
“넵…….”
게라스의 지적을 받은 에클레르가 귀를 축 늘어트렸다.
그런 에클레르를 보며 상급반 학생들이 키득거렸다.
그러고는 적대적인 시선을 에클레르에게 보냈다.
‘레아는 몰라도 에클레르 정도야 이길 수 있을 거야.’
‘이번 중간고사가 끝나고 무조건 학년 대표가 된다.’
학우들의 시선에 에클레르가 더욱 목을 움츠렸다.
툭-!
그때 1학년 차석, 엘릭이 다가와 에클레르의 등을 툭 쳤다.
“신경 쓰지 마.”
“응. 신경 안 써.”
밝게 웃은 에클레르가 힐끗- 하급반의 대강당 문을 바라보며 걸음을 옮겼다.
“자, 여러분 기대하십시오. 지금까지 여러분이 경험하지 못할 수업을 내가 선사해줄 테니까.”
‘멍청한 오트렌 녀석과 나는 다르다. 상급 1반의 어울리는 선생이야말로 나라는 걸 증명해 보이지.’
그는 원래 상급 2반을 담당했다.
‘상급 2반도 나에게는 부족했지.’
게라스가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
***
“레오 플로브는 어떻게 하고 있지?”
“하급반 학생들과 어울리고 있습니다.”
“흥. 딱 어울리는군.”
르하겐이 코웃음을 쳤다.
“우리 세이룬의 교육 가치관을 조금이라도 배워가면 좋겠군, 그래.”
“불가능하지 않을까요?”
오를렌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나저나 르하겐님.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는…… 정말 소각하실 생각이십니까?”
조심스럽게 묻는 오를렌을 보며 르하겐이 싸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그 말에 오를렌이 목을 움츠렸다.
“세이룬님이 무엇 때문에 그런 편지를 남겼는지는 알 수 없네. 하지만 이 모든 게 우리 위대한 엘프족을 위한 길. 비록 세이룬님의 말씀을 어기는 한이 있더라도 우리는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를 세상에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네.”르하겐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세이룬의 전경이 내려다보며 르하겐이 말했다.
“성운의 시조, 루나님이 히어로 레코드를 넘어 이 땅에 강림하는 시대야.”
르하겐의 눈이 번뜩였다.
“세이룬님이라고 그러지 말라는 법이 있나? 그분이 다시 이 땅에 강림하지 말라는 법이 있나?”
“없죠.”
“그래! 그래서 우리는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를 지키고 후대에 전할 의무가 있는 걸세.”
입꼬리를 말아 올린 르하겐이 말했다.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우리 종족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기뻐하겠지. 그렇게 된다면 팅겔 가문에서도 세이룬님의 세계 공략에 도움을 줄 수밖에 없을게야.”
뚜벅- 뚜벅-
르하겐이 세이룬의 히어로 레코드 앞에 섰다.
“이번 학회에 발표할 테니 준비 단단히 하게.”
“알겠습니다, 르하겐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