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47)
347
거의 모든 전교생이 모인 시작의 성 연병장.
연병장에 있는 관중석에서 루니아가 팔짱을 끼고 1학년들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루니아 엘 룬드아.”
뒤에서 들려 온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루니아가 팔짱을 풀고 몸을 일으켰다.
“마르벤 선배님.”
루니아를 부른 이는 다름 아닌 5학년 수석이자 전교 1등인 마르벤이었다.
밝은 표정을 지은 루니아가 신기하다는 듯 말했다.
“학교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시다니, 의외네요?”
“올해 졸업이라지만 어떤 1학년 후배들이 입학했는지는 나도 궁금하지.”
웃음을 터트린 마르벤이 의자를 끌고 와 루니아 옆에 앉았다.
“어때? 1학년 중에 눈에 뜨이는 후배가 있어?”
“가장 눈에 뜨이는 학생이라면 역시나 저쪽이겠죠.”
마르벤의 물음에 루니아는 레아를 가리켰다.
“레아 팅겔. 확실히 이번 신입생 중 최고기는 한데.”
마르벤이 턱을 괴었다.
“착실한 우등생 이미지라 재미없을 것 같단 말이지. 딱 하딘 과야.”
살짝 따분하다는 표정을 짓는 마르벤을 보며 루니아가 빙긋 웃었다.
“막상 겪어보면 재미있을 걸요.”
“응?”
“쟤도 은근히 제정신 아니던데요?”
일전에 레오 방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루니아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너처럼 리에니아 선배과란 말이야?”
“……리에니아 선배라는 말 칭찬 아니죠?”
“당연하지.”
“이 아저씨가……!”
마르벤이 킬킬 웃었다.
울컥하던 루니아가 한숨을 쉬고 물었다.
“에버툰 선배님은요?”
“우리 도련님은 교장 대행이 불러서 갔어.”
마르벤은 5학년 차석 에버툰을 떠올리며 피식 웃었다.
“명문가라 순혈회에서 탐내는 중이잖아.”
“에버툰 선배님은 성향이 순혈회에 가까운 분이신데 가까이 지내면 걱정 안 되세요?”
루니아가 조심스럽게 묻자 마르벤이 피식 웃었다.
“그 녀석이 세이룬 학생으로 자부심이 강한 건 사실이지만 순혈회와는 성향이 조금 다르지. 녀석은 세이룬 학생으로서 자존심이 강한 거지 엘프라면 덮어 놓고 최고라고 생각하는 녀석은 아니야.”
‘비슷한 거 아닌가?’
루니아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참, 마르벤 선배님. 이번에 발견되었다는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 정말로 세이룬님의 히어로 레코드가 맞나요?”
“글쎄, 일단 기록은 확실히 세이룬님의 기록이 맞았어. 하지만 모르지. 히어로 레코드는 워낙 가짜가 많으니까.”
이번 임무에서 마르벤은 히어로 레코드를 회수해 왔다.
“교감 선생이 계셨으면 그나마 빨리 진위 여부를 금방 알 수 있을 텐데…… 하필 부재중이니.”
세이룬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영웅의 세계 공략을 장려했던 세이룬의 교감, 네르지아.
현재 그녀는 차기 교장 선정을 위해 엘프 의회에 출석중이었다.
그 덕에 올해 학기 시작 때부터 학교를 비운 상황이었다.
“교감 선생님이 계셨다면 학교가 조금 더 나았을까요?”
“글쎄. 교감은 학교 운영이나 인사에는 전혀 참여하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지금처럼 교장 대행이나 순혈회가 활개를 치고 다니진 못했겠지.”
1학년들을 바라보며 혀를 차던 마르벤이 문득 누군가를 발견했다.
“잠깐. 저 1학년…….”
눈을 가늘게 뜬 마르벤이 놀란 표정을 지을 때였다.
“루니아! 루니아!”
누군가 다급히 루니아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곳에는 이란성 쌍둥이 남매, 가린과 아리스가 루니아 앞으로 헐레벌떡 달려왔다.
“1학년들 사이에 레오 플로브가 있었어!”
“대체 어떻게 온 걸까? 혹시 우리 세이룬의 비밀을 알아내려고 몰래 잠입한 거 아닐까?”
“걔 교환 학생으로 온 거야.”
“응?”
“순혈회 선생들이 멋대로 1학년 하급반에 배정했나 봐.”
루니아의 대답에 아리스가 무안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루니아에게 달려오면서 레오가 몰래 세이룬에 잠입한 스파이라며 온갖 추측성이 난무한 주장을 가린에게 떠들었다.
“스파이는 무슨.”
가린이 한심하다는 얼굴로 여동생을 바라보자 아리스가 발끈했다.
“너도 그럴듯하다고 혹했잖아!”
“그런 적 없거든? 세이룬 학생과 루메른 학생의 금단의 사랑이니 뭐니 하는 망상 소설 쓸 때부터 알아 봤…….”
“죽어!”
아리스가 진심을 다해 가린의 관자놀이를 팔꿈치로 찍어 버렸다.
기절한 가린을 끌고 가는 아리스를 보며를 보며 마르벤이 끅-끅- 웃었다.
“재미있는 애들이네.”
그리고 레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교환 학생제도도 처음 들어보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레오 플로브가 1학년 하급반이라…… 제정신이 아니군.”
눈을 가늘게 뜨고 세이룬의 선생들이 모여 있는 곳을 본 마르벤.
그런 선배를 보며 루니아가 말했다.
“아마 이번 시험은 상당히 재미있을 거예요.”
루니아가 빙긋 웃었다.
“이제 곧 시험이 시작됩니다.”
상급 1반의 담임, 게라스 선생은 교장 대행 르하겐에게 고개를 조아리며 말했다.
그런 게라스를 보며 르하겐이 눈을 가늘게 떴다.
“준비는 완벽하겠지?”
“물론이죠.”
게라스가 진하게 웃었다.
“명단을 보니 학년 대표가 하급반 낙오자들과 같은 조에 편성됐던데. 이건 어찌 된 일이지?”
“에클레르 학생은 상급 1반에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입니다.”
“흠?”
“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하급반 낙오자들과 어울리더군요. 상급반의 격을 떨어트리는 행위라고 판단하여 하급반과 같은 조에 편성했습니다. 뭐, 어차피 그런 낙오자들과 어울리는 걸 보니 조만간 상급 1반에서 떨어질 운명이었겠지만요.”
게라스가 혀를 찼다.
“에클레르 학생은 입학 때는 우수했지만 입학한 이후에는 거의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마력량도 입학 때와 비교하면 거의 다를 바가 없죠. 게다가 주문 영창 속도도 입학 때와 똑같습니다. 현재 상급반 평균에 못 미치는 수준이죠.”
“흠.”
“이번 시험을 통해 세이룬 학생으로서 영웅 후보생의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 확실하게 가려질 겁니다.”
르하겐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좋아, 그럼 시험을 시작하도록 할까?”
“예.”
게라스가 단상 위로 올라갔다.
– 지금부터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실기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호명된 조는 앞으로 나오시기 바랍니다
1학년 전체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상급 1반의 요이니아 조, 앞으로 나오시길 바랍니다.”
게라스의 호명과 함께 상급 1반의 여학생을 필두로 한 10명의 조가 연병장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하급반의 베루스 조.
그 불음에 베루스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게라스 선생님! 저희 조는 왜 호명된 건가요?”
-공지사항을 듣지 못했나?
게라스가 혀를 찼다.
-이번 시험은 조끼리 경쟁하여 더 빨리 몬스터를 토벌하는 쪽이 승리를 차지하는 시험이다만?
“네?”
하급반은 물론이고 중급반이나 상급반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시험 내용이 완전히 바뀌었다.
모든 학생이 효과적인 전술과 전략, 팀워크를 이용해 효율적으로 몬스터를 사냥하는 법을 연습했다.
하지만 거기에 경쟁이 붙는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상대보다 빠르게 몬스터를 토벌해야 하는 시점부터 전략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하급반 학생들은 당황했지만, 상급반과 중급반의 학생들은 눈을 빛냈다.
특히나 상급 1반인 요이니아 조의 학생들의 입은 거의 귀에 걸리듯 했다.
상대보다 빠르게 더 많은 몬스터를 쓰러트려야 한다면…….
‘당연히 최약체인 하급반을 상대하는 게 유리하잖아?’
눈을 빛내며 자신들을 바라보는 상급 1반 학생들을 보며 베루스가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베루스, 어쩌지?”
“우리가 상급 1반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조 원들을 보며 베루스가 심호흡했다.
“최선을 다하자. 너희도 알잖아. 우리 실력 많이 늘었다는 거.”
“그래도…… 상대는 상급 1반인데.”
귀를 축 늘어트리는 여학생을 보며 베루스가 말했다.
“퇴학까지 감수하고 노력했어. 움츠러들어서 실력 발휘도 못 하면 억울하잖아?”
베루스가 결렬한 표정을 지었다.
“이기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는 거야!”
그 외침에 1학년 중급반, 상급반 학생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하급반 학생들이 이를 악물 때였다.
“쟤 지금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야?”
레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베루스의 마음을 모르겠어, 레일? 상급반이랑 경쟁해야 하잖아. 그래서 베루스 녀석은 패배를 직감하고 마음을 다지는 거라고! 크흑!”
하급반 남학생이 분하다는 표정을 짓자 레오가 덤덤히 말했다.
“그러니까 왜 패배를 직감해.”
“엉?”
남학생이 멍한 표정을 지었다.
“딱 좋네.”
레오가 빙긋- 웃었다.
“선배들에게 상급반이 하급반에게 무참히 깨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잖아?”
***
연병장 끝과 끝.
서로 자리를 잡은 두 조가 대치한 가운데.
우웅-!
연병장 가운데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키기기기기긱-!
그와 동시에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세이룬에서 시험을 위해 잡아 온 몬스터들이었다.
“흥, 고블린이라니. 간단하네.”
요이니아가 코웃음을 치며 지팡이를 꺼내 들었다.
이 중 가장 강력한 마력을 가진 요이니아가 주문을 외웠다.
‘고블린 무리 따위야 큰 마법 한 방에…….’
요이니아가 마법을 준비할 때였다.
번쩍! 콰가가가가가강!
눈부신 마법이 쏟아졌다.
그걸 보고 요이니아의 얼굴이 굳었다.
“이게 무슨……!”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을 부릅뜬 요이니아가 고개를 돌렸다.
“너희들! 이게 무슨 짓이야! 너희는 방어 담당이잖아!”
공격 마법을 날려 순식간에 고블린들을 정리한 건 다름 아닌 요이니아와 같은 조의 학생들이었다.
요이니아는 강력한 대규모 마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정통형 마법사였다.
선생들 사이에서 유망한 마법사로 이름 높았으며 마력량으로만, 놓고 본다면 상급반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뛰어난 학생이다.
실제로 입학 시험에서 4등을 차지한 뛰어난 학생이었다.
그렇기에 이번 시험에서 공격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수비를 담당하기로 한 같은 조의 아홉 명의 학생들이 마구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이니아의 외침에 화염 마법을 구사하는 세이룬 학생이 웃었다.
“이번 시험은 상대보다 빠르게 몬스터를 토벌하는 시험이잖아? 네가 영창을 하는 동안 저 녀석들이 먼저 몬스터를 다 처리하면 어쩌라고?”
“저 많은 고블린을 하급반 애들이 빨리 처리할 수 있을 리 없잖아? 작전대로 해!”
요이니아가 성난 목소리로 소리치자 다른 여학생이 키득키득 웃었다.
“그렇게는 안 되겠는데, 모르겠어? 요이니아.”
“뭐?”
“애초에 우리가 하급반 애들한테 질 리가 없잖아? 이건 하급반 애들과 우리의 싸움이 아니야. 우리끼리의 경쟁이라고.”
요이니아의 눈에 불똥이 튀었다.
“지금 마법으로 나와 경쟁하겠다고? 분수를 아시지.”
“응. 네가 우리보다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 건 인정해. 그런데…… 너 고위 공격 마법만 잔뜩 알고 있지 않아?”
“……!”
요이니아는 입학 이후 요트렌 선생이 고위 마법 위주로 공부를 시켰다.
말 그대로 강력한 마법을 구사하는데 특화된 별의 마법사로 육성된 것이다.
물론 요이니아도 하위 공격 마법을 모르는 건 아니다.
하지만 성과를 내기 위해 입학 이후 하위 공격 마법을 연구하고 수련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이, 이것들이…….”
요이니아의 어깨가 파들파들 떨렸다.
그리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토벌 숫자를 나타내는 스코어보드 판이 위에 떠있었다.
그 숫자를 본 요이니아의 눈이 크게 뜨였다.
‘어……?’
시험이 시작되고 기껏해야 몇 분 정도가 지났다.
그렇다고 해도 하급 몬스터인 고블린 따위, 1학년들에게 조금의 위협도 되지 않았다.
그런 만큼 순식간에 백 마리가 넘는 고블린이 상급반 학생들의 손에 토벌되었다.
하지만 요이니아의 눈을 뜨게 한 것은 상급반의 스코어가 아니었다.
하급반 역시 상급반 학생들과 비슷한 속도로 고블린을 토벌한 상태였다.
‘아니…… 오히려 미묘하게 빨라?’
요이니아가 당황한 얼굴로 하급반 쪽을 바라볼 때였다.
쿠오오오오오!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느새 소환진에서 오우거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걸 본 상급반 학생들이 멈칫했다.
“요이니아! 오우거야!”
“나더러 어쩌라고?”
요이니아가 악의에 찬 표정을 지었다.
“뭐?”
“잘난 너희 마법으로 알아서 해보시지!”
“야! 너……!”
“이익! 우리가 못할 줄 알고?”
상급반 학생들이 발끈했다.
그렇게 말하면서 요이니아가 다시 하늘을 바라보았다.
고블린은 몰라도 강력한 상위 몬스터가 등장했으니 하급반의 기세가 주춤할 게 분명했다.
‘……여전히 우리보다 빠르잖아!’
다급한 표정을 지으며 요이니아가 주문을 영창했다.
지금 같은 조끼리 기 싸움을 할 때가 아니란 걸 깨달았다.
요이니아가 마법으로 오우거를 날려 버렸다.
“너희들! 지금부터 내 말에 따라서…….”
“오우거가 쓰러졌다!”
“공격해!”
“요이니아에게 점수를 주지 말자!”
“나 처음부터 쟤 재수 없었어!”
위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경쟁심에 불이 붙은 상급반 학생들이 또다시 멋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내 말 좀 들으라고!”
요이니아는 그런 그들을 보며 머리를 부여잡았다.
***
루니아가 입을 떡 벌렸다.
루니아 뿐만 아니다.
2학년 전체…….
아니, 모든 학년이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모두가 침묵하며 시험을 바라보았다.
교직원들도 굳은 표정으로 시험 결과를 바라보았다.
“흐응.”
그때 짜증 섞인 한숨 소리가 흘러나왔다.
5학년 차석, 에버툰 레브엄.
그는 세이룬의 학생이라는 자부심과 권위로 똘똘 뭉친 학생이었다.
심지어 그는 엘프 대의회장 에브라틴의 아들.
엘프 사회에서 가장 권위가 높은 엘프 중 한 사람이었다.
루나와 세이룬을 신봉하는 그는 순혈회에서 노리는 인재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관람에서도 르하겐 가까이서 시험을 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싸늘하게 내뱉었다.
“교장 대행님.”
에버툰이 다리를 꼬고 턱을 괴었다.
“새롭게 바뀔 세이룬의 모습을 기대하라고 해서 1학년들의 실력에 대해 기대하고 있었는데 말입니다.”
에버툰이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1학년들 수준이 떨어지는 겁니까? 아니면 교장 대행님께서 도입한 새로운 세이룬의 시스템이 문제인 겁니까?”
“에버툰 학생…… 이건…….”
“볼 가치도 없겠군요.”
에버툰이 차갑게 내뱉고 일어나려 할 때였다.
“어허, 우리 도련님은 뭐가 또 불만이실까?”
불쑥 튀어나온 손이 에버툰의 어깨를 짓눌렀다.
“치워라, 마르벤.”
에버툰이 짜증스럽게 자신을 강제로 앉힌 마르벤을 노려보았다.
그런 에버툰을 보며 마르벤을 따라온 루니아가 말했다.
“에버툰 선배님, 끝까지 보세요. 진짜 재미있는 건 지금부터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