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5)
【35】34
수업이 끝난 방과 후.
레오는 학생회가 있는 아카데미 중앙에 있는 영웅의 탑으로 향했다.
영웅의 탑 앞에 도착한 레오는 높디높은 영웅의 탑 건물을 올려다보았다.
“높기는 더럽게 높네.”
레오가 감탄했다.
“1학년이잖아.”
“여긴 웬일이래?”
“어머, 귀엽다.”
지나가던 고학년들이 레오를 발견하고 놀랍다는 듯 중얼거렸다.
영웅의 탑은 고학년들이 자주 오가는 곳이다.
1학년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선배들에 대한 저학년 특유의 본능적인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웬만해선 고학년들이 출몰하는 지역은 잘 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다.
“어머? 레오군?”
누군가 이름을 부르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마법학과의 5학년 토우라가 서 있었다.
“여기까지 무슨 일이니?”
“학생회장님께 볼 일이 있어서요.”
“리스에게?”
고개를 갸웃거리던 토우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따라올래?”
토우라는 레오를 데리고 영웅의 탑 안으로 들어갔다.
“그래서 레오 군. 언제 다른 전공들을 때려치울 생각이니?”
“저는 다른 전공들을 그만둘 생각이 없는데요.”
“레오 군. 전에도 말했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어. 네가 다른 전공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건 알지만 내가 보기에는 너는 마법에 제일 특화 되었단다.”
불만스럽게 투덜거린 토우라였지만 그 이상 말하지는 않았다.
일전에 교수들에게 불려가 한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레오는 영웅의 탑 내부를 보며 감탄사를 터트렸다.
건물 입구에는 수많은 영웅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그들 모두가 루메른의 졸업생이었다.
시설 역시 1학년 건물과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좋았다.
1학년 건물이 시설이 부족한 건 아니지만 영웅의 탑은 말 그대로 압도적이었다.
토우라와 함께 부유마법으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에 서자 순식간에 위층으로 올라갔다.
학생회가 쓰는 층에 도착했다.
“안녕하세요, 부회장님. 그 1학년은 누굽니까?”
“이쪽은 레오군이야.”
“레오? 그 유명한 1학년 대표요?”
3학년 학생회 임원이 눈을 빛냈다.
“응. 학생회장에게 볼 일이 있어서 찾아왔데.”
“1학년 때부터 학생회에 관심을 가지는 거야? 기특하네.”
빙긋 웃은 그는 서류를 들고 갔다.
전체적으로 학생회는 매우 바쁜 분위기였다.
“그러고 보니 1학년 중간고사 과제가 고유마법 개발이었지?”
“예.”
“생각해둔 아이디어가 있니?”
“무속성 마력을 기반으로 한 마법 술식 체계요.”
“무속성 마력 기반? 처음 듣는 개념인데. 설명해 줄래?”
“마법사에게는 주력 마법 속성이 있잖아요.”
“그래. 그래서 상극이란 게 존재하지. 모든 속성을 다룬다고 해도 상극끼리는 동시에 쓸 수 없어.”
“예. 전 무속성 마력을 이용해서 모든 속성의 마법을 자유자재로 다뤄서 유틸성을 높이고 싶어요.”
“흥미로운 생각이구나. 하지만 터무니없어.”
토루아가 피식 웃었다.
“사람들이 시도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단다.”
“알아요.”
레오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기왕이면 특별한 게 좋잖아요?”
팔짱을 낀 토우라가 피식 웃었다.
눈앞의 후배는 단순히 마법 술식에만 능통한 게 아닌 모양이다.
‘마법사에게는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중요하니까. 진짜 아깝다니까.’
누구보다 마법사다운 후배가 올 클래스라니.
‘싹수가 있는 애들은 시작부터 확실하게 길을 잡아야 하는데 말이야. 렌 교수님이랑 진지하게 상의를 해봐야겠어.’
어떻게든 마법학과를 고르게 만들겠다고 다짐하며 토루아가 학생회장실 앞에 섰다.
똑똑-
“들어와.”
벌컥-
“안녕, 리스. 레오가 널 보고 싶다고 해서 데려왔어.”
“레오가?”
집무실에 앉아 깃펜을 움직이던 리스가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레오. 내게 무슨 볼일이야?”
“학생회장님.”
“사석에 있을 때는 형이라고 불러도 돼.”
리스가 빙긋 웃으며 말하자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리스 형님. 부탁이 있어요.”
“뭔데?”
“금서고에 들어가고 싶습니다.”
“무슨 이유로 금서고에 들어가려는지는 모르겠지만, 금서고는 학생이 함부로 들어갈 수 없어.”
토우라는 학생회장실 한쪽에 있는 과자로 손을 뻗으며 말했다.
“학생회장도 함부로 들어갈 수 없나요?”
“안타깝게도 나로서도 권한 밖의 일이야.”
리스가 깍지를 낀 손에 턱을 올리며 웃었다.
“물론 학생이 들어갈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뭔가요?”
“영웅 던전을 공략하는 거야.”
“영웅 던전이요?”
“그래. 영웅 던전을 공략해서 회수한 페이지는 공략자가 직접 히어로 레코드에 돌려놓는 게 관례거든.”
“물론 그때도 금서고 내의 책들은 함부로 읽을 수 없어. 그러니 포기해.”
토우라가 툴툴거렸다.
종합해보자면 1학년 때는 들어갈 일이 없으며 들어간다 해도 원하는 정보를 손에 넣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그럼 몰래 들어가면 되겠네.’
하지 말라면 하는 게 인간의 심리다.
레오가 그런 결론에 도달했다는 걸 모르는 리스와 토우라는 레오를 보며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시험 준비는 어때? 첫 시험이니까 떨리진 않아?”
“그럭저럭 잘하고 있어요.”
리스의 물음에 레오가 덤덤히 대답했다.
“그걸로 되겠니? 루메른에서는 시험 때마다 학년 대표가 바뀌는 거 알고 있지?”
“네.”
“네 자리를 노리는 애들이 굉장히 많을걸?”
토우라가 와삭와삭- 쿠키를 먹으며 말했다.
학기 초이기에 아직 잘 부각 되지 않고 있었지만 루메른의 학년 대표는 이점이 매우 많은 자리였다.
학년 대표는 말 그대로 최고만 모이는 루메른 내에서도 최고라는 의미였다.
각종 내부 행사와 외부 행사에 대표로 나가는 건 물론이고 그에 따른 혜택도 상당하다.
말 그대로 해당 기수의 얼굴마담인 셈이다.
결정적으로 학년 대표는 차기 학생회장의 자리에 가장 근접한 자리이기도 했다.
“너희 기수는 루메른 윗선에서도 기대를 많이 받는다는 거 알지? 그런 쟁쟁한 애들한테서 학년 대표 자리를 지킬 수 있겠어?”
“전 딱히 학년 대표 자리에 관심이 없어요. 하지만.”
레오가 씩- 웃었다.
“최고 자리를 내줄 생각도 없습니다.”
“자신감이 대단한데? 기대하고 있을게.”
리스가 만족스럽게 웃었다.
***
입학 후 첫 학년 시험은 학생들을 긴장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1학년들 모두가 이번 시험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기도 했다.
1학년 교실동 연병장의 관중석에 앉은 첼시가 다리를 까딱거리며 말했다.
“할린드 교수님이 이야기대로네 고작 몇 달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어.”
허공에 지팡이를 빙빙 돌리며 작게 중얼거렸다.
마력이 깃든 룬어가 허공에 펼쳐지더니 순식간에 술식이 완성되었다.
그 모습을 바라본 같은 반 테이드가 혀를 내둘렀다.
“언제봐도 빠르네.”
“고속 캐스팅은 장기니까. 물론 엄청나게 빨라진 거지만.”
할린드가 예고한 대로 1학년들의 실력은 순식간에 올라갔다.
영웅 명가로서 어릴 때부터 온갖 우수한 교육을 받아온 첼시조차도 눈에 띄게 성장했을 정도다.
달라진 자신이 지금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신입생들은 묘한 자신감과 흥분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나저나 레오 오빠가 걱정이네.”
첼시가 연병장을 보며 말하자 테이드가 한숨을 쉬었다.
“하긴, 레오를 노리는 녀석들이 꽤 많으니까.”
입학 초기인 만큼 대부분 전공 수업은 실전보다 이론에 바탕을 둔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수업에서 단연 빛난 건 다름 아닌 레오였다.
모든 교수가 인정하는 우등생.
하지만 그런 레오도 약점이라 평가받을 만한 부분이 있었다.
“루메른 시험은 실전 비중이 큰데 괜찮으려나?”
오러, 마력, 영력.
레오는 이능의 근간이 되는 힘이 약했다.
특히 레오는 세 전공과목을 동시에 듣고 있었다.
보통이라면 한 우물만 깊숙이 판 학생들과 더더욱 차이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레오를 단순히 이론에만 빠삭하고 실전에는 약할 것이라 평가하는 학생들이 상당히 많았다.
“물론 중상위권 애들이야 레오 오빠에게 상대도 안 되겠지만 상위권 애들은 벅찰 것 같아.”
“이참에 그 녀석도 전공 하나를 선택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테이드가 중얼거리는 사이.
연병장 가운데 있던 아인 교수가 말했다.
“지금부터 1학년 기사학 실기시험을 시작하겠다.”
오러가 실린 음성이 드넓은 연병장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휘파람과 박수 소리가 쏟아졌다.
아직 시험 기간까지 2주나 남았지만, 기사학과의 실기시험은 오늘부터 시작이었다.
1학년 교실동 연병장에는 기사학 실기시험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든 학생들로 가득했다.
그중에는 1학년뿐만 아니라 고학년 선배들도 있었다.
“칼은 진짜 장사 할 생각인가?”
“인파가 몰리는 곳에는 돈이 모인다. 그 녀석의 지론이잖아.”
첼시가 어이없다는 듯 말하자 테이드가 피식 웃었다.
그 말대로 칼은 군것질을 팔기 위해 나간 상태였다.
“세드젠 교수님.”
부유 마법으로 주변에 군것질 매대를 둥둥 띄운 칼이 1반 담임 교수 세드젠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인가? 칼 학생.”
세드젠 교수가 시큰둥한 얼굴로 칼을 바라보았다.
라이벌로 여기는 할린드의 학생이 말을 걸어오니 반응이 영 시원치 않았다.
“팝콘과 음료 어떻습니까?”
“훗, 내가 그걸 살 것 같은가? 자네 반 담임인 할린드와 자네 반 친구들에게나 팔게나.”
세드젠이 냉소하자 칼이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세드젠 교수님은 리더십이 있고 반의 사기를 올리실 줄 아는 분이라 생각해서 사주실 줄 알았는데 제가 착각해서 실례를 한 것 같습니다.”
“훗. 내가 그런 뻔한 술책에 넘어갈 줄 안다면 큰 오산이네, 칼 학생.”
세드젠이 어림도 없다는 표정을 지을 때였다.
“교수님! 저희한테 팝콘 사주시는 거예요?”
“와! 맛있겠다!”
1반 쪽에서 학생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그 반응에 세드젠의 귀가 쫑긋한다.
“역시 교수님은 리더십도 있고 반의 사기도 올릴 줄 아는 분이라니까!”
현재 1반은 세드젠의 인솔하에 모든 인원이 응원을 나온 상황이었다.
담당 학생들의 환호성에 세드젠의 입꼬리가 귀에 걸렸다.
“학생들이 원하니 어쩔 수 없군. 돌리게.”
“옙!”
“카라멜 뿌린 걸로.”
“감사합니다!”
계산을 끝낸 칼은 친절한 미소를 지으며 1반 학생들에게 팝콘과 음료수를 건넸다.
그중 조금 전 호응해준 몇몇 학생들에게는 슬쩍 쥐포도 찔러 주었다.
“자! 여러분! 엘레강스하게 외치는 거다! 1반 파이팅!”
“1반 파이팅!”
어쨌든 분위기가 달아오른 1반 학생들이 힘차게 외쳤다.
그러는 와중에 칼은 혼자 구석에 앉아 검은색 마도서를 보고 있는 클로에를 보며 한숨을 쉬었다.
“클로에.”
“…….
“야, 클로에!”
“응?”
클로에가 고개를 들었다.
피곤함에 찌든 얼굴을 한 친구를 보며 칼이 한숨을 쉬었다.
“좀 쉬면서 해라. 그러다 쓰러지겠어. 이럴 땐 즐길 줄도 알아야지.”
“그럴 시간 없어.”
클로에가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런 클로에를 보며 머리를 벅벅 긁은 칼이 품에서 피로 회복 포션을 건넸다.
“나 돈 안 들고 왔는데?”
“됐어. 친구로서 걱정돼서 주는 거니까.”
“여기! 팝콘이랑 음료수!”
“옙! 옙! 갑니다! 야, 쉬어가면서 해라! 알았지?”
칼이 손을 흔들어 준 후 주문을 한 선배에게 냉큼 뛰어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살짝 웃은 클로에가 포션을 홀짝였다.
그때였다.
“첫 번째 대련이다. 1반 하울 네이프, 5반 레오 플로브. 앞으로!”
‘레오.’
클로에가 레오를 바라보며 주먹을 꼭 쥐었다.
‘절대 안 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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