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9)
【39】38
“하하! 쌤통이다!”
“뭐가 학년 대표고 뭐가 남부 수석이냐! 출발도 못 하고 꼴등 확정이겠네!”
집단 린치를 가한 소환학과 학생들이 낄낄거리며 웃었다.
“야! 어때? 엘리자. 속 시원하지 않냐?”
이번 일을 주도한 남학생, 3반의 리우가 킥킥거리며 앞서가는 엘리자에게 말을 걸었다.
현재 이들은 1학년 소환학과생 중에서 성적이 높은 축에 속하는 이들로 레이스에서 선두권 그룹이었다.
리우의 말에 제일 앞에 있던 엘리자가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네요.”
“뭐?”
“레오 플로브 정도야 얼마든지 이길 수 있어요. 워레든 타이든도 마찬가지고요.”
엘리자는 힐난 어린 눈으로 학생들을 보았다.
“이런 식으로 집단으로 방해하면 오히려 레오 플로브와 워레든 타이든이 더욱 돋보이는 결과를 만들어내겠죠. 덤으로 사람들이 소환학과를 어떻게 생각할 것 같나요?”
“하하하. 그, 그래도 그 녀석들이 제대로 망신당할…….”
“앞으로 무언가를 할 땐 생각이란 걸 해보고 하세요. 그리고 지금은 시험 중이에요. 집중하세요.”
차갑게 말한 엘리자가 고개를 획 돌리고 공중으로 높이 활공했다.
그 뒷모습을 보며 리우가 인상을 찡그렸다.
‘재수 없는 년! 좋은 가문에서 태어났다고 고상 떨기는!’
속으로 엘리자를 욕한 리우가 코웃음을 쳤다.
‘어차피 이 정도 차이 나면 워레든 놈도 따라올 수 없을 거야. 엘리자 빼고는 비행 환수는 내가 제일 잘 다뤄! 이제 무난하게 2등을 할 수 있어. 그리고 나는 이번에 새로운 환수랑 계약했잖아?’
리우는 콧김을 세게 불었다.
시험 직전.
루메리아 시티에서 운 좋게 살 수 있었던 소환 촉매!
‘가치도 모르는 멍청한 상인 놈 때문에 살 수 있었지! 아직 컨트롤은 불가능하지만……! 막판에 그 녀석을 소환해서 엘리자까지 쓰러트리면…… 1등은 내꺼다! 그때 가서도 고상 떨 수 있는지 보자! 엘리자!’
“어? 리우. 누가 뒤에서 오는데?”
소환학과 여학생 한 명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압도적인 선두권이라고 생각했는데 누군가 좇아 오다니.
“뭐? 누가…… 헉? 첸 시아?”
첸 시아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리폰에 탄 자세가 조금 이상했다.
첸 시아는 안장을 두 발로 딛고 쪼그려 앉아 있었다.
“뭐야? 저 자세는?”
“저 자세로 따라온 거야? 용케 따라왔네.”
“어차피 속력을 늦춰서 따라 잡힌 것뿐이야. 속력을 내면 못 따라올걸?”
소환술사에게 영력은 단순히 소환수를 부리는 힘이 아니라 소환수를 강화하는 힘이기도 했다.
영력으로 그리폰의 능력을 강화했기에 속도에서는 첸 시아가 소환학과생들을 따면 잡기 힘들었다.
“아니, 저 녀석도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몰라.”
리우가 씩- 웃었다.
“이참에 아예 탈락시켜 버리자고.”
환수 레이스에서 협력은 자유다.
그런 만큼 강력한 경쟁자를 상대로 힘을 합치는 것도 가능했다.
선두에서 힐끔 뒤를 돌아본 엘리자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흐응. 그냥 빨리 도망가는 게 나을 텐데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하는군요.”
입꼬리를 말아 올린 엘리자가 구경하듯 감상했다.
“뭐가 동부 수석이란 거야? 재수 없게.”
소환학과 여학생 한 명이 사나운 미소를 지으며 정령을 소환했다.
“아예 완주도 못 하게 해서 망신을 주겠어! 가라!”
바람의 정령이 탄환이 되어 불안정한 자세로 안장에 서 있는 첸 시아에게 날아갔다.
그걸 느끼고 첸 시아가 더욱 자세를 낮췄다.
화악-!
첸 시아의 그리폰이 갑자기 위로 치솟았다.
그에 소환학과생들이 당황하는 사이 첸 시아의 그리폰은 안장이 바닥을 향하도록 뒤돌아섰다.
그리폰에 거꾸로 매달리게 된 첸 시아가 안장을 박차며 그리폰 고삐를 놓았다.
“뭐, 뭐뭐뭐뭣?”
첸 시아를 공격했던 여학생이 기겁했다.
설마하니 기수가 직접 공격하러 올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바람의 정령을 소환해 허공에서 궤도를 수정한 첸 시아가 생긋 웃으며 발차기를 날렸다.
미처 대응하기 전에 첸 시아에게 걷어차인 여학생은 바닥에 추락하며 비명을 내질렀다.
“꺄아아아아아아악! 이, 이거 반칙이잖아아아아아!”
“오러를 사용한 것도 아닌데요, 뭐.”
특유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은 첸 시아가 기수를 잃고 당황하는 그리폰의 고삐를 잡아당겨 진정시켰다.
“큭! 첸 시아! 너!”
“안녕하세요, 리우 군.”
“제법인데? 하지만 지금 네 상황을 봐! 넌 지금 잘못된 선택을 한 거야!”
처음이야 기습적으로 당했지만, 공격 방법을 안 이상 대응법은 얼마든지 있었다.
“음. 확실히 공중전은 내가 불리하죠. 하지만 당신들의 적은 나뿐만이 아닌데요?”
“뭐?”
“당신들의 장난질에 기분이 상한 사람이 한 명 있답니다.”
빙긋 웃은 셀리아가 손가락으로 뒤편을 가리켰다.
콰앙!
후미에서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다.
“뭐, 뭐야?”
콰앙! 콰아앙!
폭발은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멀리서 탈락자들이 추락하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워레든 군은 당한 만큼 갚아줘야 하는 성격 같더군요.”
그렇게 말한 첸 시아가 손을 흔들어 주고 미련 없이 그리폰에서 뛰어내렸다.
대기하고 있던 첸 시아의 그리폰이 떨어지는 그녀를 등에 태우고 높이 활공했다.
“큭! 잡아서 떨어트…….”
끼아아아악!
리우가 다급히 소리칠 때 멀리서 그리폰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흠칫하며 고개를 돌리니 워레든을 태운 그리폰이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게 보였다,
순식간에 선두 그룹을 따라잡은 워레든이 웃었다.
“선물은 잘 받았다. 떨거지들.”
화르르르르륵!
그의 주변으로 거대한 화염이 뭉쳤다.
“이건 그에 대한 보답이다.”
“흩어져!”
꽈아아아앙-!
리우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거대한 폭발이 주변을 덮쳤다.
***
압도적인 꼴찌인 레오는 울타리를 넘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그리폰에게 다가갔다.
크르르르-!
크게 경계하는 그리폰을 보며 레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이번에 시합용으로 주어진 그리폰은 모두 루메른에서 관리하는 녀석들일 텐데?’
사람에게 길들여진 환수는 사람을 보고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는다.
의문을 느끼던 레오는 곧 그리폰이 날개를 절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친 건가?’
날개를 유심히 바라보던 레오가 인상을 썼다.
‘그리폰끼리 싸우다 생긴 상처가 아니야. 누가 일부러 다치게 한 거야.’
레오는 출발 직전 있었던 집단 견제를 떠올리며 쯧- 혀를 찼다.
“지저분하게 경기를 하는 녀석이 있나 보네.”
레오가 피식 웃으며 다가갔다.
캬아악!
그리폰이 사나운 반응을 보였지만 레오는 물러서지 않았다.
캬아아악!
-아! 레오 선수! 너무 무리해서 다가가고 있네요! 아무리 그리폰이 하급 환수라도 저렇게 잔뜩 경계하는 와중에 섣부르게 다가가면 테이밍에 애를 먹을 수 있습니다! 조급한 나머지 실수를 저지르는군요!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셀리아도 발을 동동 굴렀다.
“아이참! 저 녀석 왜 저렇게 무리하는 거야?”
답답하다는 표정을 짓는 셀리아를 보며 리스가 턱을 쓰다듬었다.
“생각이 있겠지.”
캬아악! 캬아아악!
흥분해서 날뛰는 그리폰을 고삐를 레오가 잡았다.
캬아아아아악!
결국 이성을 잃은 그리폰이 레오를 향해 발톱을 휘둘렀다.
느닷없는 상황에 모두가 당황할 때였다.
꽉-!
레오가 그리폰의 고삐를 강하게 잡아당기며 눈에 힘을 주었다.
“꿇어.”
레오가 목소리에 힘을 주며 말하자 그리폰이 흠칫했다.
그리고 들었던 발톱을 내리며 슬금슬금 눈치를 보더니 자세를 낮추었다.
마치 복종하듯, 등을 내주는 그리폰을 보며 레오가 만족스럽게 웃으며 안장에 탔다.
“착하네.”
목을 쓰다듬어주었지만 그리폰은 덜덜 떨었다.
-어음. 이게 무슨 상황일까요? 그리폰이 알아서 복종합니다! 레오 선수, 테이밍에 걸린 시간은 최단 시간입니다.
해설 룬바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대로 그리폰을 테이밍해 타기까지 걸린 시간은 레오가 가장 빨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유라가 혀를 내둘렀다.
‘기세로 굴복시킨 거야? 얜 대체 못 하는 게 뭐야.’
실전에 약할 것이라는 생각은 완전한 오판이었다.
‘워레든이 압도적인 힘을 가졌다면 레오는 압도적인 기술을 가졌어.’
유라가 눈을 빛냈다.
‘이번 시합. 어쩌면 재미있게 될지도 모르겠는데?’
끼야아아아악!
레오가 고삐를 잡아당기자 그리폰이 포효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하지만 다친 날개 한쪽을 어색하게 퍼덕거렸기에 좀처럼 속력이 나지 않았다.
-아! 레오 선수의 그리폰! 날개를 다쳤습니다! 가까스로 출발했는데 불운이 겹치네요! 아무리 봐도 꼴찌는 확정인 것 같습니다!
안타깝다는 듯 외치는 룬바.
레오는 힘겹게 날개를 펄럭이는 그리폰의 목을 쓰다듬어주고는 영력을 집중했다.
“맹약자의 이름으로 명하노니.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낼지어다.”
화르르륵-!
레오의 주변에 화염이 일렁이더니 거대한 화염의 구가 레오의 모습을 가렸다.
“저게 뭐지?”
“불꽃 계열의 환수를 소환한 것 같은데?”
“아직 환수나 정령이랑은 계약을 못 했다고 하지 않았어?”
느닷없는 환수 소환에 관중들이 웅성거렸다.
“뭐야? 저 불꽃은?”
셀리아도 눈을 동그랗게 떴다.
리스의 눈은 꿈틀거렸다.
‘제르딩거의 불꽃? 아니. 오러 불꽃은 아니야. 그럼 저건 대체 뭐지?’
화염 속에서 레오의 손바닥 위에는 소환진이 그려져 있었다.
불꽃을 뿜어내던 소환진이 이내 작은 새 한 마리를 뱉어냈다.
삐약- 삐약-
“……언제 봐도 병아리 같군.”
레오의 말에 새끼 피닉스 피오라가 레오의 엄지손가락을 쪼아버렸다.
“오? 이제 내 말 알아듣냐?”
레오의 손바닥 위에서 피오라는 우아하게 날갯짓하며 턱을 치켜세웠다.
마치 피닉스의 위엄을 보여주려는 듯한 모습이었다.
물론 레오가 보기에는…….
‘영락없는 병아리군.’
“의사소통이 되면 이야기가 쉽겠네. 피오라, 이 그리폰에게 가호를 내려줄래?”
가호.
피닉스가 가진 고유의 능력 중 하나로 일정 대상에게 피닉스의 힘 일부분을 발현시키는 능력이다.
이 가호의 능력이 바로 피닉스 소환사가 최강의 소환술사라 불리는 이유 중 하나였다.
고개를 끄덕인 피오라가 레오의 손바닥에서 폴짝 뛰어내려 그리폰의 머리 위에 착지했다.
그러자 가뜩이나 레오에게 겁먹어 있던 그리폰이 더욱 몸을 떨었다.
본능적으로 최고위 환수인 피닉스에 겁을 먹은 것이었다.
피오라는 우아하게 목을 뻗어 부리로 그리폰의 머리를 살짝 쪼았다.
고오오오-!
그러자 그리폰의 털이 곤두서기 시작했다.
힘겨운 날갯짓에도 힘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얀 털은 붉은빛을 띠기 시작했고 노란색의 눈동자도 주황색으로 바뀌었다.
레오가 씩- 웃으며 피오라를 어깨 위에 올렸다.
화악-!
주변을 감싸던 불꽃이 주변으로 흩어졌다.
끼아아아아악-!
그와 함께 그리폰이 힘찬 포효를 내질렀다.
“가자!”
고삐를 잡아당기자 그리폰이 엄청난 속도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뭐야? 엄청 빨라!”
“1학년이 저 정도 수준의 환수 강화를 사용할 수 있다고?”
관중석에서 경악성이 흘러나왔다.
하늘 높이 활공한 레오는 멀찍이 보이는 후미 그룹을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뜨더니 하강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잠깐! 아무리 그래도 저거 너무 빠른 거 아니야?”
“저 속도로 날아가면 장애물은 어떻게 피할 건데?”
하강하는 레오 앞으로 빛의 기둥이 나타났다.
마법에 의해 만들어진 빛의 기둥은 사방으로 붉은색 마력 탄을 쉴 틈 없이 쏘아 댔다.
환수 레이스의 가장 기본이 되는 트랩!
구슬에 맞는 순간 엄청난 물리력 대미지가 가해져 잘못하다가는 한 번에 탈락할 수도 있었다.
당연히 빠른 속도로 날수록 피하기 힘들다.
하지만 무작위가 아닌 패턴이 있었다.
‘위-아래-아래-좌-좌-우-위-좌.’
레오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마력탄이 쏘아지는 패턴을 파악했다.
휘익! 휙-! 휙!
그리고 속력을 조금도 줄이지 않은 채 엄청난 속도로 마력탄을 회피해가며 날아갔다.
마치 그리폰과 한 몸이라도 된 것처럼 엄청난 컨트롤을 보이는 레오를 보며 관중들 사이에서 탄성이 쏟아져 나왔다.
-오오! 레오 선수! 엄청난 환수 컨트롤 능력!
해설도 흥분하여 소리쳤다.
순식간에 장애물 하나를 통과한 레오가 고삐를 잡아당겼다.
회피를 생각하고 속력을 제한했던 만큼 레오는 더욱 가속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다.
출발 장소를 빠져나간 레오는 하늘을 빠르게 가로질러 갔다.
그러는 와중에 비틀거리며 날아다니는 다른 학생들을 발견했다.
‘워레든 녀석. 보아하니 눈앞에 보이는 건 다 박살 내며 간 모양이군.’
물론 전멸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모두 상당한 타격을 입은 듯 제대로 된 속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덕분에 레오는 후미 그룹에 빠르게 합류할 수 있었다.
“헉? 레, 레오 플로브?”
“그 정령술을 빠져나왔어? 아니, 그보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합류할 수 있어?”
뒤편에서 날아든 레오를 보며 소환학과 학생들이 기겁했다.
“레오!”
5반 소환학과 학생 로라가 밝은 표정을 지었다.
레오는 다른 학생들의 견제를 받는 로라를 보며 그리폰을 잡아당겼다.
“웨레든에게 이미 당한 것 같지만…….”
레오가 탄 그리폰의 앞발이 로라를 견제하는 남학생의 목덜미를 잡아챘다.
“이, 이 자식!”
“나도 당한 만큼 갚아줘야 하는 성미라서 말이야.”
레오는 남학생을 향해 싱긋 웃어 주었다.
남학생이 다급히 레오를 떼어내려 했지만, 그가 무언가를 해보기도 전에 레오의 그리폰이 하늘로 치솟는 게 빨랐다.
목이 잡힌 채로 남학생이 허우적거렸다.
레오는 그리폰을 조종해 그대로 다른 학생을 향해 붙잡은 그리폰을 던져버렸다.
“으아아악!”
“이, 이쪽으로 날아오면 어떡해……!”
퍼억-!
그대로 추돌하여 두 학생이 바닥으로 추락했다.
그걸 보며 후미 그룹에 있던 학생들이 당황했다.
펄럭-! 펄럭-!
레오는 하늘 위에서 그런 그들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자, 그럼 다들 각오는 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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