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96)
396.
“맙소사, 정말로 혼자서 요르문간드를 막아내고 있잖아.”
멀리서 일어나고 있는 치열한 싸움을 지켜보며 알레네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단신으로 군단장을.
그것도 최강의 군단장이라 평가받는 요르문간드를 막아내는 레오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었다.
“언제 저렇게 강해진 거지.”
배틀 엑스를 움켜쥔 알록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알레네와 알록스.
두 사람 모두 카일과 파티를 짠 적 있는 동료였기에 그의 강함은 잘 알고 있었다.
그 당시에도 카일의 강함은 다른 이들과 격을 달리했지만, 지금은 전율스러운 수준이었다.
경악하는 두 사람의 반응에 엘프 마도사, 페리크가 코웃음을 쳤다.
“녀석이 전투를 거치면 거칠수록 강해진다는 사실은 너희도 잘 알고 있었을 텐데.”
페리크의 주변에 마력이 일렁였다.
그가 쥔 지팡이에 마법이 하나, 둘씩 차곡차곡 쌓여갔다
마법을 메모라이징 하며 페리크가 최전방을 바라보았다.
“게다가 녀석은 어느 순간부터 언제나 홀로 싸워 왔지.”
페리크가 눈을 가늘게 떴다.
“경험한 전장의 수가. 헤쳐나온 수라장의 레벨이 우리와는 다르다. 녀석의 강함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긴. 놈은 언제나 가드스론의 전투에서 최전방에 섰지.”
알록스의 몸에서 강렬한 투기가 휘몰아쳤다.
“녀석이 길을 열어주고 있다! 쪽팔리게 주눅 들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알록스가 소리쳤다.
그의 근육이 꿈틀거린다.
알레네 역시 창을 고쳐 쥐고 전방으로 나섰다.
“나와 알록스가 녀석의 몸에 상처를 내겠어.”
레오가 요르문간드의 시선을 끌고 있는 사이 요르문간드의 두꺼운 가죽을 찢을 근접 공격대 분대.
그 역할로는 역시나 기동성이 좋고 전방에서 큰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알레네와 알록스가 제격이었다.
“그 틈을 철저하게 파고들면 된다!”
알록스가 크하하하! 호쾌하게 웃으며 허공에 도끼를 마구 휘두르며 달려나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로디아가 감탄했다.
“카일님…… 마치 아르온님 같아.”
“아르온?”
자신도 모르게 중얼거리던 로디아는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헙!’ 하며 입을 가렸다.
“아르온이 누구야?”
의아한 표정을 짓는 리시나스를 보며 로디아가 어색하게 웃었다.
“제가 아는 수인분 중에 대단한 용기를 가진 분이 있으세요.”
“그래? 처음 듣는 이름인걸?”
“아직 이름을 날리신 분은 아니에요, 다만.”
“다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시는 분이에요.”
“그런 사람이라면 우리 원정대에 꼭 넣고 싶네.”
“머지않은 미래…… 꼭 그분을 만나시게 될 거예요.”
로디아가 웃으며 말했다.
“그래.”
리시나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나도 준비해볼까.”
고오오오오오오-!
리시나스의 몸에서 거대한 마나가 일렁이기 시작했다.
번뜩-!
리시나스의 용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걸 본 로디아가 자신도 모르게 흠칫했다.
‘역시 리시나스님.’
몇 번을 봐도 놀라웠다.
아직 지혜의 왕이라 불리던.
대영웅의 힘과 관록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힘은 에레보스의 조각을 저지하기 위해 최종장에 발을 디뎠던 로디아와 대등한 수준이었다.
‘여기서 카일님과…… 그리고 다른 대영웅분들까지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고 눈부신 위업을 달성하시겠지.’
그리고 세계의 역사상 최강의 드래곤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카일님께서 말씀하셨어.’
로디아는 리시나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주먹을 쥐었다.
‘이 당시의 리시나스님은…… 정신적으로는 이미 지혜의 왕 시절과 다름이 없으셨다고.’
‘이 당시에 리시나스는 분명 세계를 구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불안감을 짊어지고 있었어.’
원정을 나서기 전.
레오는 로디아가 미쳐 몰랐던 리시나스의 마음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다.
‘하지만 그런 것에 굴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은 강한 정신을 지녔었지.’
그야말로 혼자서 세계를 짊어지고 구원으로 이끄는 구원자.
그 숙명을 이룬 건 카일이지만, 그 시작은 부정할 수 없는 리시나스였다.
‘이 세계는 오직 카일님만이 공략할 수 있는 세계야.’
로디아가 리시나스의 뒷모습을 보며 주먹을 꾹 쥐었다.
자신이 공략할 수 없었던 이유는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올 클래스라던가 그런 게 아니다.
‘이 이야기는…… 이 시련은 구원의 서막을 알린 두 사람. 카일님과 리시나스님만의 이야기니까.’
***
그워어어어어어-!
요르문간드가 포효를 내지르며 레오를 향해 브레스를 내뿜었다.
고오오오오오! 번쩍! 콰가가가가가가강!
파괴의 섬광이 마치 거대한 탑이라도 괸 것처럼 허공을 갈랐다.
주변 일대에 충격파가 덮쳤다.
그 브레스를 피한 레오가 영력을 일으켰다.
그에 레오의 왼쪽 어깨 옷자락을 꽉 잡은 채 맞바람을 버티던 엘시가 다급히 소리쳤다.
-이름 모를 아저씨!
“뭐? 아저씨?”
레오가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지 않고 엘시가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아저씨의 몸은 이미 한계에요! 여기서 영력을 더 끌어올리면 자멸하고 말 거예요!
엘시의 외침에 레오가 피식 웃었다.
“그렇겠지.”
그렇게 대답하며 알부스의 고삐를 잡아당겼다.
화악-!
알부스가 엄청난 속도로 방향을 틀었다.
번쩍-!
그런 알부스 주변으로 검붉은색 섬광이 빗발쳤다.
휘오오오오!
레오의 뜻대로 움직이며 그 검붉은색 섬광을 모조리 피해낸 알부스가 소리쳤다.
-너무 거칠어요!
“거칠게 다뤄도 된다며. 그리고 이렇게 안 하면 다 못 피해!”
알부스의 말에 대답하던 레오의 시선이 일순간 지상으로 향했다.
화악-!
지상의 움직임을 포착한 레오가 고삐를 잡아당겼다.
알부스가 빠르게 하늘로 치솟았다.
-도망치는 거냐!
쿠구구구궁-!
요르문간드가 그런 레오의 뒤를 추격하여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 순간-!
“흐아아아아아아압!”
기합성이 울려 퍼짐과 동시에 온몸에 오러를 감싼 알록스가 도끼를 치켜들고 요르문간드를 향해 탄환처럼 돌격했다.
콰앙-!
알록스가 요르문간드와 격돌하자 거대한 폭음이 울려 퍼졌다.
쿠구구구궁-!
엄청난 충격에도 불구하고 요르문간드는 휘청이지 않았다.
오히려 눈을 번뜩이며 레오를 쫓았다.
“훗! 아주 호쾌하게 무시를 해주시는군!”
요르문간드의 비늘을 붙잡은 채 매달린 알록스가 도끼를 치켜들었다.
고오오오오오오오-!
알록스의 오러가 도끼날에 어른거렸다.
콰아아아아-!
그와 함께 오러가 거대한 도끼날의 형상을 취했다.
“크아아아아압!”
퍼걱-!
알록스가 도약하며 요르문간드를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오러가 요르문간드의 두꺼운 가죽을 파고들었다.
-버러지 주제에!
요르문간드가 낮게 으르렁거리더니 흑마력을 일으켰다.
파지지직-!
“크윽?”
알록스의 몸에 검붉은색 스파크가 미친 듯이 튀기 시작했다.
마치 감전이라도 된 듯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알록스가 눈을 번뜩였다.
“이 정도로 나를 저지할 수 없다! 하아아아압!”
기합을 내지르며 알록스가 도끼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주자 도끼날이 더욱 요르문간드의 가죽을 파고들었다.
-귀찮다!
요르문간드는 일갈하며 엄청난 속도로 바닥을 향해 추락했다.
휘오오오오! 콰아아아앙-!
쿠구구구구구!
거대한 육체로 알록스의 도끼날이 있던 신체 부위를 그대로 바닥에 패대기쳤다.
마치 지진이라도 난 듯 주변 일대가 흔들렸다.
“호오! 네 덕에 살았다! 알레네!”
알록스가 바닥에 충돌하기 직전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그를 구한 알레네가 손을 치켜들었다.
파직! 파지지지직!
백색의 뇌전에 휘감긴 창이 당장에라도 튀어 나갈 듯 마구 떨렸다.
알레네는 요르문간드를 향해 창을 던졌다.
그림으로 그린 것 같은 완벽한 투창이었다.
번쩍-! 파지지지직!
백색의 궤적을 드리며 창이 날아가자 요르문간드가 코웃음을 쳤다.
-흥! 시시한 공격이군!
그러면서 요르문간드는 후각을 이용한 미래 예지를 통해 그 공격을 피해 버렸다.
그리고 알록스와 알레네를 무시하고 레오를 추격하려는 순간.
번쩍! 파지지지직!
알레네의 창이 궤적을 바꾸어 알록스가 만들었던 틈에 정확하게 꽂혔다.
-감히!
요르문간드가 분노를 드러냈다.
“필중의 창.”
그 모습을 보며 레오가 중얼거렸다.
알레네의 마나 특성을 이용한 공격.
그녀가 던진 창은 절대로 빗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타격은 미비했다.
알록스와 알레네의 공격은 요르문간드의 가죽을 찢었을 뿐.
하지만…….
“충분해.”
레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고오오오오오오-!
거대한 마력이 일렁였다.
페리크가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파티에 다른 마법사들이 모든 마력을 페리크에게 집중시켰다.
페리크 엔나르.
이 당시 가드스론 최강의 마법사.
하지만 마법사는 요르문간드의 천적과도 같았다.
요르문간드의 가죽은 엄청난 마법 저항을 지니고 있다.
거의 마법 자체를 무시하는 수준.
그렇기에 요르문간드는 마법사의 천적이기도 했다.
하지만 가죽을 처참하게 찢어 놨다면.
“플레쉬 불린.”
페리크가 마법을 완성하자 거대한 빛이 요르문간드가 만든 틈을 향해 날아들었다.
거대한 마력을 한점에 뭉쳐 관통시키는 대마법.
보이지 않는 속도로 날아간 빛의 탄환이 요르문간드의 목을 정확하게 관통했다.
-키에에에에에에에에에!
요르문간드가 고통에 몸을 뒤틀 때.
고오오오오오오-!
붉은 마력과 영력을 두른 로디아가 손을 들어 올렸다.
쿠구구구구구구-!
지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소환 마법이군.’
마법과 소환술의 융합.
소환대상은 환수나 정령이 아니었다.
소환 대상은 ‘특정 사물.’
로디아가 손바닥을 아래에서 위로 향하도록 주먹을 쥔 채로 검지를 펼쳤다.
그와 함께 손가락을 위로 올렸다.
푸화아아아악!
바닥을 뚫고 거대한 용암이 치솟았다.
요르문간드에게 치명상을 입힌 페리크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주변 일대의 자연을 지배하는 마법이라고?”
이 시대의 개념으로 있지도 않으며 이해하기도 힘든 머나먼 미래의 대마법.
드래곤 로드.
개벽의 용 로디아의 고유 마법.
“디재스터.”
로디아가 마법의 이름을 중얼거렸다.
용암에 요르문간드의 몸이 녹아내렸다.
-크아아아아아아아아!
하지만 가공할만한 생명력의 요르문간드는 고통에 몸부림칠지언정 생명의 위기는 맞지 않았다.
‘화력이 부족해.’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실제로 원래 역사에서도 카일과 다른 이들의 힘으로는 요르문간드를 끝장낼 한방이 부족했다.
하지만 상관 없다.
‘우리에게는 리시나스가 있으니까.’
레오가 씩- 웃으며 리시나스를 바라보았다.
고오오오오-!
리시나스의 몸에서 밝은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흑룡인 리시나스의 가장 강력한 주특기는 다름 아닌 빛 마법.
지잉-!
리시나스의 주변에 거대한 마법진이 떠오르더니 이내 압축되더니 이내 화살의 형상을 취했다.
그때 루미너스가 리시나스의 손에서 활의 모습으로 변했다.
리시나스가 화살을 시위에 걸자 순백의 화살이 타올랐다.
부정한 것을 불태우고 빛 속으로 날려버리는 리시나스의 마법.
사악한 이들을 물리치고 세상에 희망을 쏘아 올린 리시나스의 고유 마법.
“징벌.”
요르문간드는 저 마법에 목숨을 잃었다.
우뚝-!
레오를 추격하던 요르문간드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죽음의……. 냄새로구나.
미래를 감지하는 요르문간드는 죽음을 직감했다.
그 누구보다 강대한 마족이던 요르문간드는 죽음을 감지한 순간.
그 누구보다 공포에 떨며 발악했다.
어떻게든 미래를 바꾸고자 발버둥 쳤다.
‘분명……. 그랬을 텐데?’
레오의 얼굴이 굳었다.
-신이시여……. 세계를 파멸로 이끌 위대한 재앙이시여!
요르문간드가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다.
-당신의 비원을 보지 못하는 이 어리석은 자를 용서하소서! 저는 여기서!
번뜩-!
요르문간드의 여섯 개의 눈동자가 레오를 노려보았다.
-제 몸과 영혼을 불살라 당신을 죽일 이 불경한 자를 처단하겠나이다!
화르르륵-!
찰나의 순간 요르문간드의 몸에 검은 불꽃이 치솟았다.
그와 함께 리시나스의 마법이 요르문간드의 몸을 꿰뚫었다.
번쩍-! 콰가가가가가강-!
거대한 폭발이 일어나며 마법에 직격당한 부위가 부풀어 오르더니 폭발했다.
요르문간드의 거대한 몸이 살점 조각이 되어 사방으로 흩어졌다.
주변으로 불길하고 자욱한 핏물의 비가 내렸다.
솨아아아아아! 투두두두두두둑-!
어느새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와 있었다.
“해냈다! 해냈다고!”
“탐식왕을 헤치운 거야!”
원정대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로디아도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만세를 불렀다.
하지만 레오와 리시나스만은 얼굴을 굳혔다.
두 사람 모두 찰나의 순간 봤기 때문이다.
‘검은 불꽃’을.
그걸 인지한 순간.
화르륵-!
요르문간드의 사체가 검게 타올랐다.
그리고-
-키에에에에에에엑!
마치 영혼조차 불타는 듯한 고통에 찬 비명을 내지르며 허공에서 요르문간드가 모습을 드러냈다.
휘오오오오오! 쿠우웅!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요르문간드는 괴음을 내지르며 몸을 마구 비틀었다.
그런 요르문간드의 몸은 검은 불꽃으로 불타고 있었다.
원정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레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에레보스의 불꽃!’
레오는 최후의 순간.
요르문간드의 말을 떠올렸다.
‘놈은! 자신을 불쏘시개 삼아 재앙의 불꽃을 불태운 거야!’
재앙의 불꽃은 불멸의 불꽃.
처참하게 죽은 요르문간드가 다시 되살아 난 이유 역시 그 불꽃을 몸에 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르문간드는 에레보스가 아니다.
육체는 물론이고 영혼이 불타 사라지는 순간.
요르문간드는 무엇조차 남기지 못하고 이 세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문제는 그때까지 ‘불멸’ 의 괴물이라는 소리였다.
-각오해라! 신살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영혼이 불타는 고통 속에 몸부림치면서도 요르문간드는 집념과 증오 섞인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화악-!
‘빨라? 이 자식!’
레오는 일전에 드웨노의 세계에서 에레보스의 가호를 받았던 거인왕을 떠올렸다.
‘거인왕처럼 능력이 강화됐어!’
레오가 코앞까지 다가와 입을 쩍 벌린 요르문간드를 다급히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늦었다.
그런 생각을 한 순간.
화악-
레오의 눈이 크게 뜨였다.
회색 눈동자가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친구를 비췄다.
레오의 목소리가 떨렸다.
“비켜.”
친구의 죽음을 직감했던 마지막 순간의 일이 떠올랐다.
‘약속 못 지켜서 미안.’
“약속 못 지켜서 미안.”
지키지 못할 약속이라는 건 알고 있었다.
“비켜, 리시나스.”
‘마지막에 남는 게 너랑 나, 둘 중 하나라면……. 남아야 하는 건 너라는 걸 알고 있지? 너도 나랑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하지만 남아야 하는 건 나보다는 너야.”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함께였기에 세상을 구한 거다.
“비키라고! 이 망할 도마뱀아!”
“넌……. 세상을 구할 거니까.”
번쩍-!
브레스가 두 사람을 덮쳤다.
-키오오오오오오오오오!
레오와 리시나스를 직격시킨 요르문간드가 포효를 내질렀다.
고오오오오오오-!
흑마력이 휘몰아치는 걸 보고 눈을 부릅뜬 로디아가 드래곤 하트를 쥐어 짜냈다.
우웅-!
요르문간드 주변으로 거대한 막이 생성되었다.
번쩍! 콰가가가가가가강-!
세계를 뒤흔드는 폭발이 일어났다.
***
세계가 불타고 있었다.
어둠이 내려앉은 세상.
원정대의 상황은 절망적이었다.
최악의 순간.
로디아가 모든 마나를 쥐어짜 내 가까스로 요르문간드의 공격을 막아낸 덕분에 사상자는 아직 없었다.
하지만.
요르문간드가 건재한 지금, 모두의 머릿속에 드리운 건 단 하나.
절망뿐이었다.
“카일님……. 리시나스님……!‘
피를 토해내며 로디아가 몸을 일으키려 버둥거렸다.
그때…….
저벅……. 저벅…….
폐허 속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든 로디아가 눈을 크게 떴다.
리시나스가 보호해줬다고는 하지만 브레스에 직격당하고 폭발에 휘말리기까지 한 레오가 만신창이의 몸으로 요르문간드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원정대 역시 그런 카일을 바라보았다.
-네놈은 끝이다! 함께 온 버러지들과 함께 네놈을 묻어주마!
고통에 몸부림치면서도 요르문간드는 레오와 원정대를 향한 저주를 퍼부었다.
-쓸데없는 발버둥이었다! 네놈들 모두가 여기서 개죽음을 당하겠지! 네놈들을 기억하는 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네놈들의 역사는! 끝날 테니까!
“하아……. 하아…….”
레오는 숨을 골랐다.
폐가 찢어진 듯 쇠 긁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래.”
레오가 요르문간드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모두가 결국에는 죽어. 그 사실은 변하지 않아.”
레오가 바닥에 나뒹구는 지팡이를 들어 올렸다.
동료였던 페리크의 지팡이.
“……. 역사 속에서도 이름을 남기지 못하겠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 거야.”
다른 손에 알레네의 창을 쥐었다.
“하지만……. 개죽음은 아니야.”
레오의 눈이 번뜩였다.
“이 녀석들이 목숨을 걸었기에……. 세계는 구원을 받을 수 있었어.”
-일어나지도 않을 망상을……!
“망상이 아니야.”
레오가 힘을 주어 말했다.
“이 세계는……. 구원받을 거야. 그 빌어먹을 에레보스는 토벌될 거고. 세계는 평화를 되찾을 거야.”
레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끝나는 건 네놈이다, 탐식왕. 우리는 여기서 그 누구도 끝나지 않아.”
레오의 몸에서 살기와 투기가 흘러나왔다.
“이 녀석들의 이야기는……. 내가 미래로 가져갈 테니까.”
모두가 멍한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카일……. 자네는……. 포기하지 않는 건가.”
알록스가 힘을 쥐어짜내 물었다.
그 물음에 레오가 말했다.
“그 망할 도마뱀은 아직 죽지 않았어.”
실패한 게 아니다.
이 세계는 지속 되고 있다.
레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직 끝나지 않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