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399)
399.
[공략 보상: 뇌전의 정수, 리시나스의 마나 정수.]눈앞에 메시지가 떠오른 후 사라졌다.
그걸 바라보며 레오가 몸을 일으켰다.
현재 있는 곳은 히어로 레코드 보관소.
즉, 리시나스 세계를 공략하고 빠져나온 것이다.
레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로디아가 멍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멍한 표정을 짓던 로디아가 말했다.
“공략 보상으로…… 리시나스님의 고유 마법을 계승했어요.”
징벌.
종언이 루나가 가진 최강의 마법이라면 징벌은 리시나스가 가진 최강의 마법이다.
레오는 자기 손을 내려다보았다.
뇌전의 정수.
페가수스의 왕인 순백의 왕의 힘이다.
그리고 리시나스의 마나 정수까지.
‘이것으로 사라졌던 환수왕의 힘이 현세에 모두 부활한 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었다.
이 공략 보상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영웅들의 큰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리시나스님과 이야기는 나누셨나요?”
로디아의 물음에 레오가 씁쓸하게 웃었다.
“……서로 전해야 할 말은 모두 전했어.”
“그렇군요.”
로디아는 자세히 캐묻지 않았다.
지금 이 상황에서 가장 마음이 무거운 건 카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때.
화르르륵-!
작은 검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걸 본 로디아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
“아무래도…… 그 망할 에레보스가 이 틈을 찾은 모양이네요.”
개벽의 영웅들의 히어로 레코드는 모두 에레보스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틈이 될 수 있다.
지금 로디아의 세계는 아주 작은 조각으로 이루어진 아주 작은 틈.
하지만 그 틈조차도 어떻게든 이용해 빠져나가려 한다.
레오는 그걸 보며 말했다.
“이곳이 잠식되기 전에 영웅의 세계를 닫아야겠어.”
“네. 그게 좋을 것 같아요.”
로디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빙긋 웃는 로디아를 보며 레오가 손을 뻗어 짓누르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카일님?”
“훌륭했어, 로디아.”
레오는 놀라는 로디아를 향해 웃으며 말했다.
“과연 리시나스의 후계자다워.”
그 말에 로디아가 눈을 크게 떴다.
그러더니 이내 에헴! 하고 가슴을 활짝 폈다.
“물론이죠!”
가슴을 탁- 치며 말했다.
“카일님이 오실 때까지 이 망할 불덩어리는 우리가 확실하게 막고 있을게요! 카일님 덕분에 파워 업도 했으니까요!”
믿음직스럽게 말하는 로디아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레오가 머리에서 손을 떼고 한 발짝 물러섰다.
“그럼, 부탁한다.”
“맡겨 두세요!”
[개벽의 용, 로디아의 세계를 닫으시겠습니까?]눈앞에 메시지가 떠올랐다.
‘닫는다.’
그렇게 생각을 한 순간.
환한 빛과 함께 세계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런 레오를 향해 로디아가 용족의 예법으로 인사했다.
“카일님의 앞에 축복만이 가득하길.”
“그거 그렇게 하는 거 아니라니까.”
레오의 말에 로디아는 푸훗! 웃음을 터트렸다.
***
수화를 한 아르가 눈을 부릅뜨고 눈앞의 히어로 헌터에게 발차기를 작렬시켰다.
퍼엉-! 쾅! 쾅! 쾅! 쾅! 후두두둑-!
아르에게 걷어차인 히어로 헌터는 건물 벽을 몇 개나 뚫고 처박혔다.
하지만 이내 태연하게 몸을 일으켰다.
최전방에서 몬스터 침공을 막아내던 아르가 도벨라의 거리로 온 이유는 간단했다.
수화를 쓰는 히어로 헌터들이 후방을 공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부의 적을 소탕하기 위해 발이 빠른 아르와 아조니아의 다른 학년 대표들이 나섰다.
그리고 지금 교착상태에 이르렀다.
“크큭-! 제법인데!”
아르에게 걷어차여 날아갔던 수인이 몸에 묻은 먼지를 털며 걸어왔다.
그의 손에는 아르온의 검, 브레이브가 들려 있었다.
“과연 용자의 후계자라고 평판이 자자한 계집다워!”
수인이 아르를 비웃었다.
“네년. 자유자재로 수화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용자의 후계자라 불린다면서.”
“그 더러운 입으로 아르온님을 입에 담지 마.”
아르의 몸에서 음산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에 순간 히어로 헌터가 흠칫했다.
“아직 2학년밖에 되지 않은 새파랗게 어린 애송이가.”
하지만 이내 어린 소녀의 기세에 눌렸다는 사실에 얼굴을 구겼다.
그리고 말했다.
“용자 아르온이 뭐가 좋다고 숭배하는 거지? 그따위 겁쟁이가 말이야!”
“…….”
“네년은 모르지? 너희들이 그렇게 용자라고 숭배하는 아르온이 사실은 겁쟁이라는 사실을!”
낄낄 비웃음을 날렸다.
히어로 헌터는 이 검을 받으며 타르타로스로부터 아르온의 진실에 대해 들었다.
“전투에 설 때면 언제나 겁에 질려서 벌벌 떠는 그 한심하기 짝이 없는 꼴을 봐야 하는데 말이야!”
보통의 수인은 아르온의 이야기를 들으면 흥분한다.
히어로 헌터는 그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이런 싸구려 도발을 날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르는 그 도발에도 불구하고 파란 눈을 깜빡거렸다.
“응, 그래서?”
“뭐라고?”
“어쩌라고.”
덤덤히 말하는 아르를 보며 히어로 헌터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르온님은 분명 겁쟁이야. 하지만.”
아르는 아르온의 모습을 떠올렸다.
‘이름이 아르야? 내 이름이랑 비슷하네. 뭐? 내 이름에서 따왔다고?’
자신을 가르쳐주며 부드럽게 그리고 친근하게 말을 거는 모습이 떠올랐다.
‘아르, 넌 정말 대단해. 나보다 더 대단한 전사가 될 수 있을 거야!’
‘아르온님보다 대단한 전사가 되는 건 불가능해요!’
‘히이이이이익!’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응원해주던 모습도 떠올랐다.
물론 흥분해서 폭주하는 아르 때문에 겁을 잔뜩 먹었지만.
그리고 모두가 두려움에 떨 때 망설임 없이 달려나가던 그 뒷모습도 떠올랐다.
분명 아르온은 겁쟁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대단하신 거라고.”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세상에서 가장 큰 용기를 냈던 사람이다.
“용자가 세상을 구했다는 사실은 변함없어.”
아르는 상대를 비웃었다,
“아르온님의 힘에 빌붙은 버러지 주제에 잘도 지껄이네.”
“이 개년이!”
“난 고양이거든?”
코웃음을 치며 아르가 털을 곤두세웠다.
호흡을 가르쳐주던 아르온이 떠올랐다.
언젠가 자신을 뛰어넘을 전사가 될 거라고 응원해주던 그 모습이 떠올랐다.
‘제가 아르온님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르가 귀를 쫑긋거렸다.
‘전 아르온님처럼 되고 싶어요.’
숨을 들이켰다.
그리고.
“커허어어어어어어엉!”
거대한 하울링을 내뱉었다.
흥분해서 아르에게 달려들려던 히어로 헌터가 귀를 움켜쥐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르의 몸에서 선명한 황금색 오러가 일렁였다.
“뭐, 이런 무식한 년이……!”
아르의 하울링에 눌려 겁에 질린 히어로 헌터는 하울링을 떨쳐내려 했다.
그 순간.
여기저기서 수인의 포효소리가 울려 퍼졌다.
만월이 뜨는 밤, 수인들은 수화를 하며 포효하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밤도 아니며 만월도 아니다.
히어로 헌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어갔다.
“이게…… 대체!”
***
화악-!
로디아의 세계를 빠져나온 레오는 손에 쥐어진 히어로 레코드 조각을 바라보고 있었다.
히어로 레코드 조각에서 옅은 불씨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에레보스가 히어로 레코드를 잠식시켜간다는 증거.
조각을 움켜쥔 레오가 마나를 일으켰다.
화르륵-!
레오의 손에서 일어난 오러의 불꽃이 히어로 레코드를 불태웠다.
화악-!
잿더미가 되어 사라지는 로디아의 레코드 조각을 보며 레오가 중얼거렸다.
“부탁한다.”
자신의 세계에서 에레보스와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들을 마음속으로 응원하며 레오가 주변을 바라보는 사이.
그워어어어어어어어-!
거대한 포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주변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몬스터와 마물?’
로디아의 세계에 진입하기 직전까지만 해도 느껴지지 않던 무수히 많은 적의와 기척이 느껴졌다.
레오가 하늘 위로 도약했다.
마물의 숲이 전체적으로 보이는 높이까지 올라온 레오가 미간을 좁혔다.
마물의 숲에서 이상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몬스터와 마수의 향연.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몬스터와 마수들.
‘게다가 몬스터들의 시대가 전부 달라.’
같은 종의 몬스터라도 각자의 시대에 따라 차별되는 특징이 있기 마련이다.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기 위해 여러 시대의 몬스터의 외향과 습성에 대해 공부해 온 만큼 그 차이를 알아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건…… 엘레헴에서 숨기고 있었던 영웅 던전이 한두 개가 아니라는 소리겠군. 그 모든 영웅 던전이 폭주를 일으킨 건가?’
레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왜지? 내가 로디아의 세계를 열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은 건가?’
이유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중요한 건 지금 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오가 오러 스텝을 밟아 도벨라로 달려갔다.
그리고 도벨라의 성벽에서 몬스터들을 저지하고 있는 루메른과 아조니아 학생들을 발견했다.
레오가 지상으로 내려가는 사이
그워어어어어어어-!
기간테스 한 마리가 거대한 쇠몽둥이를 치켜들며 성벽을 지키고 있었다.
“막아!”
“지금 손이 부족해!”
“마력이 고갈됐어!”
성벽을 지키던 루메른 학생들 사이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화악-!
“안 돼!”
“으아악! 피해!”
기간테스가 성벽을 후려치려는 찰나.
쩌엉-! 쿠웅-!
쇠가 부딪히는 묵직한 충격음이 울려 퍼졌다.
그와 함께 일어난 충격파에 의해 주변에 먼지가 흩어졌다.
루메른 학생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 손으로 기간테스의 쇠몽둥이를 막고 있는 이를 바라보았다.
“반장? 반장이다!”
성벽에 서서 몬스터들을 저지하고 있던 일리아나가 밝은 표정을 지었다.
“레오가 왔다!”
“학생회장이다!”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몇 시간 동안 어딜 가 있었어!”
일리아나가 다급히 소리치자 레오가 말했다.
“급하게 처리할 할 일이 있었거든.”
그렇게 말하며 레오가 손에 힘을 주었다.
불끈-!
힘줄이 치솟았다.
후웅-!
그워어어어어어?
쿵!
레오가 힘을 주어 밀어내자 기간테스의 몸이 휘청이더니 그대로 뒤로 엎어졌다.
그와 함께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깔려 죽었다.
그 모습을 보며 주변 학생들이 입을 뻐끔거렸다.
“아, 아무리 학생회장이라도.”
“저건 너무 괴물 같지 않아?”
루메른 학생들이 경악하는 사이.
“멋지군!”
“굉장해!”
아조니아 학생들은 흥분해서 목소리를 높였다.
일리아나 역시 1학년 때부터 기행에 가까운 레오의 행적을 봐 왔기에 조금은 태연한 반응을 보였다.
“반장은 점점 더 인간의 범주를 벗어나는 것 같네.”
“칭찬으로 들을게.”
일리아나의 말에 피식 웃던 레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다른 녀석들은 어디 갔어?”
2학년 탑에 해당하는 강자들이 보이지 않는다.
레오의 물음에 일리아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아조니아 학년 대표들은 히어로 헌터들을 막으러 갔어.”
“히어로 헌터?”
“응. 수화를 하는 히어로 헌터들이 습격해 왔어.”
일리아나의 말에 레오가 얼굴을 굳혔다.
“우리 학년 대표들은…….”
고오오오오오오-!
그때 도벨라 거리 한가운데서 검은 마력이 치솟았다.
검은 마력 덩어리는 마치 칼날처럼 주변의 모든 것을 절단시켰다.
‘저건…….’
레오가 놀란 표정을 짓는 사이.
“갑자기 나타나 용언 마법을 난사하기 시작한 저 괴물을 막으러 갔어.”
일리아나가 이를 악물었다.
그에 레오가 말했다.
“성벽을 부탁해.”
레오가 검을 다잡았다.
“뒤는 내가 해결할 테니까.”
그러고 나아가려는 순간.
“커허어어어어어어엉!”
하울링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레오의 움직임이 멈추었다.
“아르온?”
눈을 크게 뜨고 하울링이 들려 온 쪽을 바라보았다.
가슴에 용기가 치솟는다.
친구의 하울링과 너무도 닮은 포효소리.
그 순간.
화악-!
아조니아 학생들의 몸에서 황금빛이 감돌았다.
“이게 뭐야?”
일리아나가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레오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화?”
만월의 밤도 아닌데 아조니아 학생들이 수화하기 시작했다.
레오가 다시 한번 하울링이 들려 온 곳을 바라보았다.
“설마…… 아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