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44)
【44】43
“지금 네가 얼마나 터무니없는 소리를 한 건지 지금 알고 있어?”
신 후즈가 어이가 없다는 얼굴로 물었다.
“마법 역사상 술식 체계 자체를 고유마법으로 가졌던 마법사는 단 한 명뿐이야.”
“예, 성운의 시조 루나죠.”
지금 사용되는 마법 술식 체계들은 말 그대로 역사의 위대한 마법사들이 세대와 세대를 이으며 만들어낸 마법계의 유산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역사에서 혼자 힘으로 그와 동일한 위업을 이룬 게 바로 루나였다.
새로운 마법 술식 체계를 만들겠다는 말은 그런 루나와 동등한 위치에 서겠다고 선언한 것과 다를바 없었다.
“네가 성운의 시조에 버금가는 마법사라고 생각해?”
릴다가 미간을 좁히며 묻자 레오가 고개를 저었다.
“설마요. 루나는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마법사죠.”
루나의 천재성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레오는 자신이 마법으로 루나의 그림자조차 좇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았다.
“하지만 술식 체계를 만드는데 루나만큼의 천재성까지는 필요 없죠.”
레오의 말을 듣고 아이드먼이 웃었다.
“그렇다면 네가 만든 고유마법 체계를 지금 우리에게 보여주겠어?”
그 말에 레오가 손바닥을 들어 올렸다.
회색의 마력의 줄기가 뻗어 나오더니 술식 체계를 만들어갔다.
그것을 유심히 지켜보던 졸업생들이 탄성을 내질렀다.
“이미 기본적인 술식 체계가 잡혀 있군?”
“단순한 카피는 아니네.”
신 후즈와 틸다가 마법 술식을 해석하며 말했다.
1학년들도 레오의 마법 술식을 최대한 해석해보았다.
하지만 곧 눈이 핑글핑글 돌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마법 술식이 저렇게 복잡해?’
‘저런 복잡한 게 실제로 발동되는 거야?’
‘아, 몰라. 난 해석하는 거 포기할래.’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에는 열심히 레오가 보여준 술식 체계를 해석해보았다.
잠시 후 아이드먼이 입을 열었다.
“모든 속성 발현 수식을 호환시킬 수 있는 술식 체계가 목표라고 했었지?”
“예.”
“술식의 구조로 보아하니 어떤 마법이든 페널티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있군.”
아이드먼의 말에 1학년들이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잠깐 보고 술식 구조를 이해한 거야?’
“맞습니다.”
“터무니없는 생각이네.”
“실제로 보니 더 제정신이 아니야.”
레오의 말을 듣고 릴다와 신 후즈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들의 눈은 빛나고 있었다.
마법은 불가능을 가능의 영역으로 끌어오는 학문.
상식을 뒤엎는 시도는 언제나 찬사를 받아야 마땅했다.
“이 마법 체계 만든 이유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마법을 자유롭게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너도 제정신이 아니구나?”
‘하지만 기본 골자는 완성 되었어. 이게 천재라는 건가?’
너무 터무니없기에 이 마법을 완성 시킬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마음에 들었다.
‘완전 정신 나간 후배가 나타났군. 왜 위에서 이번 기수를 높이 보는지 알겠어.’
모든 주문을 다룰 수 있는 존재.
마법사는 누구나 한 번쯤 그런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바람이기에 꿈을 꿀지언정 도전하는 자는 없다.
그 이상에 도전하는 마법사가 눈앞에 나타났다.
“고유마법의 이름은?”
“마법의 이름은 바이블입니다.”
역사상 오직 대영웅 카일만이 썼던 마법 체계.
그 이름에 아이드먼이 피식 웃었다.
“레오 플로브, A+다.”
***
“용케 그 정신 나간 생각으로 A+을 받았네.”
“야망은 클수록 좋잖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넌 정도껏이란 걸 모르냐?”
칼이 혀를 내둘렀다.
바이블의 마법 체계는 카일 시절부터 사용했던 것이기에 무에서 시작하는 건 아니었다.
‘지금의 나로서는 완전하게 쓸 수 없지만.’
카일 시절에도 최전성기 당시에 겨우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 시켰던 마법 체계다.
‘게다가 결국에는 미완성이었으니까.’
불안정한 만큼 지금 레오의 실력으로는 완벽하게 쓸 수 없었다.
이번 시험에서 발표한 것 역시 바이블의 기초 술식에 불과했다.
‘원본을 그대로 보여주면 난리가 날 게 뻔하니 보여줄 수도 없지만.’
레오가 단상 위를 바라보았다.
이제 마지막 학생만이 남은 상태였다.
“발표자 클로에 뮐러. 앞으로 나오도록.”
렌이 마지막 학생을 호명했다.
“어우야, 괜히 내가 긴장된다.”
지금까지 A+는 레오와 아바드, 두 명 뿐이다.
둘 다 거대한 스케일의 고유마법을 발표했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으로 따져본다면 아바드 쪽에 더 높은 점수가 일게 뻔했다.
그런 상황에서 1학년 마법 학과의 실기 최고 우등생인 클로에가 발표를 하니 학생 모두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특히 칼은 레오에 대한 클로에의 선전포고를 본 상태였기에 더더욱 긴장되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클로에가 꾸벅 고개를 숙였다.
“그래, 클로에 학생. 학생이 준비한 건 뭐지?”
“제가 준비한 고유마법은 화염계 마법입니다.”
그 말과 함께 여기저기서 웅성거림이 쏟아졌다.
“화염계라고?”
“클로에가 화염계?”
“말도 안 돼…… 클로에는 빙결계잖아!”
“왜 상극속성을 고유마법으로 삼은 거야?”
“조용! 조용!”
대강당 전체가 소란스러워지자 렌이 언성을 높이며 중재했다.
한편으로는 렌 역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역시 클로에가 준비해 온 고유마법의 속성은 너무도 의외였다.
“지금 시연해보겠습니다.”
클로에가 작게 주문을 외웠다.
화르륵-!
허공에 붉은색 화염이 떠올랐다.
“도대체 무슨 마법일까?”
칼이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마법에 집중했다.
클로에가 준비해 온 마법이라면 엄청날 게 분명했다.
하지만 불꽃은 그저 조용히 타오를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조금…… 평범하네?”
틸다가 떨떠름한 표정으로 물었다.
‘레오나 아바드에 버금가는 인재라고 들었는데?’
레오의 마법은 마법사로서 꿈과 이상을 대변해주었다.
아바드의 마법은 마법사로서 도달할 수 있는 최강을 대변해주었다.
그런 두 사람과 비교하면 지금 클로에가 보여준 마법은 너무나도 평범했다.
“왜 이게 네 고유마법이지?”
아이드먼지 진지하게 묻자 클로에가 말했다.
“지금부터 이 마법의 진가를 보여드리겠습니다.”
자신만만하게 웃은 클로에가 작게 중얼거렸다.
그러자 허공에 물 덩어리가 생성되었다.
“지금 이 불꽃 마법은 아무런 마력도 공급받지 않고 있어요. 이 상태에서 물을 끼얹으면 어떻게 될까요?”
“당연히 꺼지겠지.”
신 후즈의 물음에 클로에가 생긋 웃으며 불꽃에 물을 끼얹었다.
촤악-!
불꽃이 사그라 들었다.
화르륵-!
하지만 꺼지지 않고 이내 맹렬하게 타올랐다.
“……!”
“……!”
졸업생들은 물론이고 학생들의 얼굴도 돌변했다.
레오의 얼굴은 확-! 굳고 말았다.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틸다가 놀란 얼굴로 묻자 클로에가 말했다.
“제 고유마법이에요.”
자랑스럽게 말한 클로에가 불꽃을 손으로 꺼트렸다.
“제가 원하지 않는 이상 이 불꽃은 꺼지지 않아요.”
“잠깐! 잠깐! 그러니까 클로에 학생, 네 말은 지금…… 마법에 영원성을 부여했다는 거니?”
틸다가 눈을 부릅뜨며 물었다.
“네! 제가 원하지 않는 이상 절대 꺼지지 않아요!”
마법은 술식으로 이루어진 법칙이다.
그렇기에 절대 불변이라는 게 존재할 수 없다.
어떤 마법이든 마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언제든 사라진다.
하지만 클로에는 술식의 불변성을 만들어낸 것이다.
클로에는 마법 술식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모든 이가 그 발표에 집중했다.
‘불가능해.’
클로에의 발표를 들으며 레오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클로에가 설명하는 술식 구조를 머릿속으로 조합해보았다.
하지만 꺼지지 않는 불꽃은 재현할 수 없었다.
설령 그것이 클로에만이 가진 마력 특성이라고 해도 불가능했다.
애초에 레오가 아는 한 단 하나의 존재만이 영원히 불타오르는 불꽃을 내뿜을 수 있었다.
‘에레보스.’
마법으로는 절대로 그 힘을 구현할 수 없다.
‘루나조차도 실패했던 일이야.’
“클로에 뮐러, A+.”
“감사합니다!”
발표가 끝날 무렵 레오의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소환학 실기시험이 떠올랐다.
“뭐 저런 걸 만들어냈냐?”
칼이 얼떨떨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야, 레오. 대박이지 않냐?”
칼이 레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레오?”
“응? 아, 대단하네.”
“왜 그렇게 정신을 놓고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레오는 단상을 내려오는 클로에를 바라보았다.
‘일단…… 클로에와는 이야기를 나눠봐야겠어.’
***
그날 저녁.
식사를 마친 레오는 남자 기숙사를 나와 여자 기숙사로 향했다.
“응? 레오? 여자 기숙사까지는 웬일이야?”
여자 기숙사 앞에 벤치에 앉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던 셀리아가 의아한 얼굴로 다가왔다.
“셀리아, 미안한데 클로에 좀 불러줄래?”
“클로에라면 오늘 일찍 잔다고 했어. 시험 기간 동안 거의 새벽까지 잠을 안 잤거든.”
“그래? 그럼 내일 시험 전에 잠깐 내가 보자고 한다고 대연병장 입구에서 보자고 이야기 좀 전해 줘.”
“알았어. 그런데 클로에는 갑자기 왜?”
“할 이야기가 있어서. 그럼 난 간다.”
“잠깐, 레오.”
셀리아가 레오를 불러세웠다.
“왜?”
“클로에에게 요즘 무슨 일 있어?”
“그건 왜 나한테 묻냐? 나보다는 같은 반인 네가 더 잘 알지 않아?”
“클로에가 반에서 애들이랑 몇 번 싸웠거든. 시험 기간이라 예민해져서 그런가 싶었는데 날이 갈수록 더 심해지는 것 같아서. 게다가 최근 마법학과에서 질이 좀 나쁜 녀석들이랑 어울린다는 말도 들었고.”
‘클로에가?’
클로에는 남을 잘 챙기는 성격이다.
실제 학기 초에는 레오가 현대 마법 체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방과 후에 공부도 도와줬다.
셀리아 역시 처음에 반장 자리를 빼앗겼을 때 분해했지만 얼마 안 있어 클로에의 리더십을 인정했었다.
그런 클로에가 남과 자주 다투는 모습은 쉽게 상상이 가지 않았다.
‘칼에 이어 셀리아까지…… 진짜 무슨 일 있나?’
클로에에 대해 생각하며 레오가 기숙사로 돌아왔다.
그리고 창가 커튼을 치고 침대 위에 앉아 손을 펼쳤다.
화르륵-!
그러자 화염으로 이루어진 소환진이 떠올랐다.
소환진에서 피오라가 얼굴을 쏙 내밀었다.
“너희 엄마 좀 불러줄래?”
피오라가 다시 소환진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피리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오랜만이구나, 레오.”
“잘 지내셨어요?”
인간의 모습을 한 피리나의 머리에는 피오라가 앉아 있었다.
삐약-! 삐약-!
양 날개를 힘껏 펼치며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피오라를 보며 피리나가 사랑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한테 소환된 이후로 계속해서 자신이 커졌을 때 이야기를 하고 있단다.”
피리나는 딸을 레오의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피리나는 레오의 책상 위를 아장아장 걸어 다녔다.
“그래, 레오. 나를 보자고 한 이유가 뭐니?”
“소환학 시험 당시에 마수가 나타났던 건 알고 있죠?”
“그래, 마수술사가 루메른의 신입생에게 수작을 부렸다지?”
피리나가 불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환수인 피리나에게 마수란 매우 불쾌한 존재였으며 그 마수를 다루는 마수 술사 역시 없애야 하는 존재였다.
“피리나씨는 교장님의 요청으로 루메른에 있다고 전해 말씀하셨죠? 그 일과 연관이 있는 건가요?”
피리나가 턱을 괴었다.
5년 전 있었던 루메른의 습격 사건.
누구의 소행인지조차 밝혀내지 못한 그 사건에 대해 알고 있는 자는 극소수였다.
루메른의 윗선에서는 이번 사건과 당시의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 깊게 조사 중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1학년인 레오에게 말해 줄 순 없지.’
“아직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단다. 물론 있다고 해도 너에게 알려 줄 수는 없어.”
“알고 있어요. 단지 교장 선생님한테 이 말을 전해줬으면 해서요.”
“무슨 말?”
“타르타로스가 손을 뻗은 학생은 센 리우 하나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요.”
피리나의 안색이 돌변했다.
“뭔가 아는 거 있니?”
“아직 확실하지는 않은 거라 말씀드릴 순 없어요.”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어냈다 해서 무조건 에레보스와 연관 있다고 확신할 순 없었다.
그래도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루메른의 윗선에 이 사실을 알려두어야 했다.
레오의 말을 듣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피리나가 피오라를 데려가며 말했다.
“칼리안에게는 네 이야기를 전해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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