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45)
【45】44
다음 날 마지막 시험이 열리는 대연병장에 도착한 레오는 어렵지 않게 클로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언제나처럼 옆구리에 마도서를 낀 클로에 주변에는 다섯 명의 학생들이 모여 있었다.
“클로에! 네가 만든 고유마법! 우리한테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어?”
“응! 응! 우리 마법에 참고 좀 하게!”
“부탁이다, 클로에. 우리 잘 챙겨줬잖아?”
“친구 좋다는 게 뭐야?”
그들은 눈을 빛내며 재촉하듯 클로에에게 부탁하고 있었다.
‘쟤들이 클로에랑 같이 다닌다는 애들인가?’
“내가 지난번에 가르쳐 준 마법 술식들은 다 이해는 하고 묻는 거야?”
“물론이지!”
“네가 잘 가르쳐줬잖아?”
여학생들이 환하게 웃었다.
하지만 클로에의 반응은 싸늘했다.
“잘 이해하는데 마법학과 필기시험 점수가 그 모양이야?”
“뭐?”
“너희가 날 이용하려고 나한테 접근한 거 모를 줄 알아?”
“무, 무슨!”
“아니! 우린 그저 너랑 같이 공부하려고……!”
“숙제만 베꼈을 뿐이잖아. 시험 점수도 그따위면서 내가 만든 마법 술식을 이해하겠다고? 꿈도 야무지네.”
“뭐라고?”
“너 말 다 했냐?”
“그래도 말이 너무 심하잖아!”
발끈한 패거리들이었지만 클로에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비웃음을 날릴 뿐이었다.
“대화 중에 미안한데.”
“컥? 레오?”
“호, 혹시 우리 대화 들었냐?”
그들이 슬금슬금 레오의 눈치를 살폈다.
그들이 클로에의 숙제를 베껴 온 건 사실이다.
레오가 렌 교수에게 이 이야기를 슬쩍 찌르기라도 하는 날에는 큰일이었다
게다가 뒤로 몰래 레오의 뒷담을 하고 다녔기에 괜히 찔리기도 했다.
“클로에랑 잠깐 이야기 좀 하고 싶은데.”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맞아! 여기서 해! 클로에는 우리 친구라고!”
그들이 강하게 말했다.
그 모습을 보며 클로에가 차갑게 웃었다.
“친구는 무슨.”
“뭐?”
“날 이용해서 파벌 같은 거 만들 시간에 공부나 더해. 과제 하나 제대로 못 해서 쩔쩔매는 주제에. 나 같으면 쪽팔려서 루메른 마법학과생이라고 못하겠다.”
레오가 미간을 좁히고 클로에를 보았다.
전혀 클로에 답지않은 말투였다.
“하! 그래! 잘난 우등생들끼리 이야기 잘 나누셔!”
“혼자 있는 게 불쌍해서 같이 어울려 줬더니!”
“자기만 열심히 인척! 처음 봤을 때부터 재수 없었다니까.”
“시골 촌놈들끼리 잘 어울려라!”
야유를 하며 멀어지는 그들을 보며 클로에가 코웃음을 쳤다.
“너답지 않은데.”
“뭐가?”
“넌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친절한 애잖아.”
“이제부터 바뀌기로 했어. 앞으로 멍청하게 오지랖 부려서 남들을 도와주는 멍청한 짓 따윈 하지 않을 거야.”
차갑게 말한 클로에가 팔짱을 꼈다.
“셀리아에게 이야기는 들었어. 어제저녁에 할 이야기가 있어서 날 찾아왔었다며? 내 마법 때문이야?”
“맞아, 물어볼 게 있었거든.”
“마침 잘됐네. 나도 너에게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어.”
클로에가 생긋 웃었다.
“네 고유마법 술식 체계와 내 고유마법을 비교하면 누가 더 우위라고 생각해?”
“내 바이블은 기존에 있는 모든 마법을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이야. 대단한 걸로 따지면 네 쪽이 대단하지.”
“역시 그렇게 생각해주는구나!”
클로에가 활짝 웃었다.
“널 뛰어넘기 위해 열심히 한 보람이 있었던 것 같아. 마법 이론에서 최고가 될 수 없다면 난 아무짝에도 쓸모없는걸?”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해?”
“그래. 이걸로 뮐러 가문도 더 이상 마탑에서 무시 받지 않을 거야. 가문 때문에 무시 받는 일도 없을 거고…….”
“클로에? 무슨 일 있어?”
클로에는 자신의 어깨를 잡은 레오의 손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내 마법에 관해서 뭐가 궁금해?”
조금 당황한 듯 클로에가 어깨 위에 있는 레오의 손을 치웠다.
“네 마법…… 정말로 네가 만든 거야?”
“응?”
“무언가에 영향을 받았다던가? 그렇지는 않아?”
“그건 왜 묻는 거야? 혹시 내 마법이 더 대단해서 시샘하는 거야?”
“뭐?”
“너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실망이네. 이번 실기시험에서 난 너를 넘었어. 인정해.”
‘역시 이상해.’
클로에가 승부욕이 강하고 마법에 자부심이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을 치켜세우거나 남을 깔아뭉개 창피를 주는 성격은 절대 아니었다.
당황하던 레오의 눈에 클로에가 들고 있는 검은 마도서가 보였다.
‘언제부터였지? 클로에가 저 마도서만 들고 다녔던 게?’
클로에는 언제 어디서나 마도서를 읽고 다니는 우등생이다.
마도서를 다 읽으면 언제나 새로운 마도서를 들고 다니곤 했다.
그런데 저 마도서만큼은 굉장히 오랫동안 가지고 다니고 있다.
“클로에, 그 마도서 어디서 난 거야?”
“루메리아 시티에서 샀어.”
“혹시 좀 볼 수 있을까?”
“내 마도서에 손대지 마!”
“진정해, 왜 그렇게 날카롭게 반응해?”
“계속 네가 이상하게 행동하잖아!”
레오를 있는 힘껏 노려보던 클로에가 이를 악물었다.
“볼일이 끝났으면 난 가겠어!”
클로에가 획-! 가버렸다.
툭-!
“엇?”
그러다가 다가오는 첼시와 어깨를 부딪쳤다.
“조심해.”
“너나 조심해! 좋은 가문에서 태어나면 남들이 무조건 널 신경 써줘야 하는 줄 아니?!”
“뭐?”
감정적으로 쏘아붙이는 클로에를 보며 첼시가 당황했다.
“클로에 뮐러랑 무슨 일 있었어? 저런 성격이 아니었잖아?”
첼시의 물음에 레오가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아무것도 아니야. 그나저나 무슨 일이야?”
“할린드 교수님이 집합하래.”
그 말에 레오는 5반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면서 클로에가 멀어진 쪽을 바라보았다.
‘저 마도서에 뭔가 있어. 혹시 저주 같은 건가?’
첼시와 함께 5반이 있는 곳으로 가던 레오는 1반 쪽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5반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할린드가 말했다.
“모두 모였으니 시험의 룰에 관해 설명하겠다.”
할린드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미리 예고한 대로 영웅학과 전투학의 합동 시험은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는 것이다. 공략할 세계는 [체드머더스 사건] 이다.”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떠올랐다.
체드머더스 사건.
30년 전 루메른에 있었던 대사건이었다.
중부 체드머더스 숲에 임무를 갔던 1학년들이 타르타로스의 습격을 받은 사건이다.
당시는 2학년이었던 [마안의 마법사] 알비 교수가 구출대로 파견되어 가까스로 전멸을 피했었다.
“공략 목표는 부상자 구출과 마수의 토벌. 그리고 알비 교수를 보좌하는 것이다. 조편성은 반끼리 편성되지 않고 다른 반끼리 랜덤으로 편성된다. 언제 누구와 파티를 맺을지 알 수 없으니 그에 대한 대응 능력 평가도 겸하고 있지.”
할린드 교수의 얼굴이 가라앉았다.
“이번 시험은 단순한 중간고사 과제가 아니다. 경각심을 키우라는 의미도 담겨 있으니 그 의미를 잊지 말도록.”
“예.”
“그리고 이번 시험을 통해 가망성이 없다고 판단된 녀석은 바로 자퇴 권고를 받는다. 그러니 마음의 준비를 해둬라.”
할린드의 말에 분위기가 다운되었다.
그 얼어붙은 분위기 속에 할린드가 입을 열었다.
“너희를 믿어라. 너희는 충분히 성장했다.”
“……!”
“……!”
할린드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언뜻 보기에는 싸늘한 비웃음이었다.
하지만 할린드가 웃는 걸 한 번도 본 적 없는 5반은 모두 충격을 받았다.
‘지금 우릴 격려해주신 거야?’
‘그 할린드 교수님이?’
‘아니, 근데 애초에 격려해주신 건 맞는 거지?’
여러 가지 의미로 불신 어린 눈으로 담임 교수를 바라보고 있을 때 칼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래! 얘들아! 우리 열심히 했잖아! 이대로 자퇴 당할 수 없다고!”
“칼 토마스. 다른 녀석들은 몰라도 너는 진짜 위험하다. 혼자 권고를 받아 반의 이름에 먹칠한다면 가만두지 않겠다.”
“으헉!”
칼이 가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그 모습에 5반 학생들이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 가운데 할린드가 품에서 시계를 꺼냈다.
“시간이 됐군, 세라, 조 편성을 시작해라.”
“네, 교수님.”
세라가 품에 상자를 안아 들었다.
“여러분, 여기에는 구슬이 있어요. 모두 하나씩 뽑도록 하세요.”
학생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떠올랐다.
하나둘, 순서대로 상자에 손을 넣어 조를 뽑았다.
레오는 자신의 구슬을 확인했다.
‘11조.’
“난 1조네.”
첼시가 구슬을 내려다보며 중얼거렸다.
“시험을 시작하겠습니다. 1조 여러분은 앞으로 나와주세요.”
“첼시 르왈린이 1조라, 이거 볼만 하겠네.”
“헉? 셀리아 제르딩거도 1조야?”
1조에는 셀리아와 첼시가 포함되어 있었다.
전력으로 본다면 무조건 상위권이었다.
1조 학생들이 준비가 끝나자 영웅의 세계가 오픈되었다.
알비가 히어로 레코드를 오픈했다.
허공에는 입학시험 때처럼 영웅의 세계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영상 마법이 떠올랐다.
1학년 중 최고 실력자인 셀리아와 첼시가 있는 조인 만큼 1조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영웅의 세계를 공략해냈다.
“평소에는 으르렁거리더니 잘 맞네.”
“명색이 같은 제국인데 손발이 안 맞을 리가 있겠어?”
레오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흐아. 무조건 상위권이겠지. 공략 속도도 중요하니까.”
인질 구출과 연관된 임무인 만큼 속도 역시 점수에 영향을 끼쳤다.
시험 감독석에 앉아 히어로 레코드를 확인하던 알비의 뒤에 웃음소리가 들렸다.
“첫 조부터 임무 완수도가 100%라니, 역시 1학년들의 기대주들답군.”
느닷없는 교장의 등장에 감독석에 있던 교수들이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셨습니까! 교장 선생님.”
“여기까지 무슨 일로.”
“1학년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보고 싶어서 들렀네.”
빙긋 웃은 칼리안이 알비 곁에 앉았다.
“미안하네, 알비 교수. 매년 자네의 안 좋은 기억을 드러나게 해서 말일세.”
“아닙니다. 저로서도 감사한 일입니다. 이 일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으니까요.”
그 대답에 칼리안이 쓰게 웃었다.
그러는 사이 시험은 계속되었다.
“꺄아아악! 듀란! 멋있어!”
“저것 좀 봐! 엄청 빨라!”
3조에 소속된 듀란이 번개의 오러를 내뿜으며 활약하는 모습에 1학년 여학생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 모습을 보고 칼이 투덜거렸다.
“꽃미남에다가 실력도 좋고 거기에 왕족이라니, 세상 불공평해.”
“그래도 성격이 구리잖아.”
“성격까지 좋았으면 사기지.”
첼시의 말에 칼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수들 역시 신중하게 학생들을 평가했다.
“5반의 넬라는 확실히 특별하군. 치유 오러와 관련되어서 지원해주는 게 좋겠어.”
4조의 넬라가 오러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치료하는 모습을 보며 교수들 사이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런 임무에서 넬라의 오러 특성은 단연 빛을 발하고 있었다.
8조의 일리아나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마검사인 만큼 기사학과 마법학 시험에서는 어중간했지만 두 능력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이번 시험에서는 상위권 실력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11조, 앞으로.”
차례가 되자 레오가 앞으로 나섰다.
조원을 확인한 레오가 멈칫했다.
11조에는 클로에도 포함되어 있었다.
눈이 마주치자 클로에가 당황했다.
“잘 부탁해, 클로에.”
레오가 웃으며 말하자 클로에가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조금 전에는 미안. 내가 괜히 예민했었던 것 같아.”
클로에는 검은색 마도서를 만지작거렸다.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레오가 피식 웃었다.
“준비가 끝났다면 영웅의 세계를 발동시키겠다.”
알비가 낡은 책, 히어로 레코드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순간 알비의 시선이 레오에게 닿았다 떨어졌다.
[히어로 레코드 오픈.]눈앞에 떠오른 메시지에 1학년들이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알비의 세계. 챕터: 서장-체드머더스 사건]‘잠깐. 뭔가 이상해.’
우웅-!
빛이 뿜어져 나와 시야를 가렸다.
시야가 돌아오자 레오가 주위를 살폈다.
눈 앞에 펼쳐진 건 울창한 숲이었다.
덩그러니 둘이서 남게 된 레오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뭔가 이상했다.
앞선 다른 조원들과는 명백하게 달랐다.
원래 10명의 조원에서 영웅의 세계를 공략한다.
하지만 영웅의 세계에 입장한 사람은 단 두 명, 레오와 클로에 뿐이었다.
서로의 얼굴을 보며 두 사람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나, 나도 몰라.”
***
“뭐야?”
“교수님, 왜 안 들어가 지나요?”
11조원들이 당황한 얼굴로 물었다.
“무슨 일이지?”
“클로에 학생과 레오 학생만 영웅의 세계에 입장한 건가?”
“영웅의 세계 내에 영상 송출이 끊겼는데요?”
“알비 교수,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
이상 사태를 깨달은 교수들이 다급히 알비에게 물었다.
알비는 굳은 얼굴로 칼리안에게 말했다.
“교장 선생님, 시험은 중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
알비가 자신의 히어로 레코드를 칼리안에게 보여주었다.
체드머더스 사건의 페이지가 서서히 검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건 칼리안이 너무도 잘 아는 어떤 현상과 너무도 똑같았다.
‘설마…… 영웅 던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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