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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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3.
‘갑자기 왜 저러지?’
돌변한 타무스의 분위기를 본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믿을 수 없다는 듯.
갑자기 넋을 놓은 채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따위의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조금 전까지 미친놈이긴 했어도 저렇게 정신이 나간 것처럼 굴지는 않았는데?’
[당신의 의지에 따라 영웅 칭호가 박탈되었습니다.] [황천의 기사 타무스의 이름이 히어로 레코드에서 삭제되었습니다.]“뭐?”
느닷없이 눈앞에 뜬 메시지에 레오는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너무도 터무니없는 상황.
레오는 황혼의 기사가 갑작스럽게 이상한 반응을 보인 이유를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이런 어이없는.’
대외적으로 히어로 레코드는 5000년 전 재앙의 시대가 종식되고 신들이 지상에 남긴 마지막 선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히어로 레코드의 주인은 시작의 영웅 카일이다.
‘뭐, 난 이미 죽고 사라진 인물이라 지난 5000년 동안 히어로 레코드에 기록을 맡아 온 건 신들이었지만.’
아무리 지상을 떠났다고 해도 신들이 지상에 대한 관심을 거둘 리 없다.
‘신들의 시대 당시 신들이 지상을 유희 장소로 선택한 건 심심하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지상을 사랑하기 때문이기도 했었으니까.’
개입할 수는 없지만 신들은 지금도 지상을 바라보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기에 신의 눈에 든 자는 누구나 히어로 레코드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
신의 눈에 든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신의 선택을 받은 자는 인성에 관계 없이 영웅으로 추앙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애초에 그 작자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건 무리지.’
신이 없는 지금 시대에는 신을 굉장히 우러러본다.
그러나 정작 신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신을 하나의 골칫거리로 여기곤 했다.
그렇기에 레오는 단순히 신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이유로 영웅으로 여길 수 없었다.
‘여기 있는 녀석 중 누구도 영웅에 적합한 사람은 없어.’
레오는 저스티스 길드의 이들을 바라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히어로 레코드에서 이름을 박탈할 권한이 나한테 있다고?’
생각해본다면 그림자의 서는 물론이고 히어로 레코드가 만들어지기 이전의 과거 영웅들의 기록도 레오의 의지에 따라 히어로 레코드에 기록되었다.
‘기록 권한이 있다면 삭제 권한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만. 그래도 말도 안 되는 권한이군.’
레오의 의사에 따라 영웅의 칭호를 부여하고 박탈할 수 있다.
영웅의 시대에서 이건 상상을 초월하는 힘, 아니 권능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진짜 신으로 추앙받는 거 아니야?’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권한이 무겁네. 내가 리시나스 녀석도 아니고 말이야.’
“재미있는 대화로군. 네가 시작의 영웅이라고?”
제롬이 레오를 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올 클래스라고 5000년 전 세상을 떠난 대영웅을 지칭하는 건가?”
“딱히 난 내 입으로 내가 카일이라고 떠들고 다닌 적은 없어.”
레오가 덤덤히 말했다.
“그냥 저놈이 멋대로 떠드는 것일 뿐이지.”
레오가 타무스를 바라보는 순간.
“감히 내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
분노에 찬 타무스가 일갈을 내질렀다.
고오오오오오-!
그의 외침과 동시에 대기가 떨렸다.
저스티스 길드의 간부들이 흠칫 몸을 떨었다.
타무스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뿜어져 나왔다.
“헙!?”
“크흑!”
그가 내뿜는 가공할 만한 기세에 저스티스 길드원들의 안색이 돌변했다.
제롬은 눈을 가늘게 떴다.
‘군단장에 버금가는 힘.’
일전에 영웅의 세계에서 토벌한 군단장에 맞먹는 힘이었다.
“과연, 시대를 짊어졌던 영웅답군. 쓰러트릴 보람이 있겠어.”
“태평하게 그런 소리 할 때가 아닐 텐데?”
“뭐라고?”
“너희 힘으로 감당하기 힘들어 보이는데 도망치는 게 좋지 않겠어?”
레오가 팔짱을 끼고 덤덤히 말했다.
그런 레오를 보며 제롬이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아주 오만방자하군. 1학년 때 학생회장이 되고 2학년 때 영웅의 자리에 올랐다고 해서 눈에 보이는 게 없나 보지?”
제롬의 몸에서 강력한 영력이 흘러나왔다.
“네가 아무리 잘난 척 떠들어도 결국에는 애송이. 함부로 자기 능력을 과신했다가는 오래 살지 못할…….”
“크아아아아아!”
콰아아아앙-!
제롬이 말을 채 있기도 전에.
아공간에서 검을 꺼낸 타무스가 레오를 향해 돌격했다.
칠흑의 오러가 맺힌 대검이 레오를 덮쳤다.
휘오오오오오오! 콰가가가강-!
그와 함께 레오가 그대로 지상으로 날아가 처박혔다.
그 모습을 본 제롬의 안색이 돌변했다.
‘공격이 보이지 않았어, 공간 이동을 사용한 건가?’
제롬의 인지를 아득히 넘어선 빠른 공격이었다.
“상대는 한때 시대를 짊어졌던 영웅입니다. 군단장급의 괴물이라 생각하고 대응합시다.”
그 말에 저스티스 길드의 간부들이 빠르게 진영을 짰다.
그들은 수많은 영웅의 세계를 공략한 노련한 영웅들이다.
무수히 많은 시련을 경험하고 이겨낸 자들인 만큼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타무스 앞에서도 침착함을 유지 할 수 있었다.
“검성과 동등한 실력의 상대라고 보면 될까요?”
체인의 물음에 제롬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번쩍-!
허공에서 무수히 많은 빛의 정령이 소환되었다.
“그럼 정의를 집행해볼까?”
***
콰아아아앙-!
바닥에 추락한 레오의 몸이 움푹 바닥으로 파고들었다.
“꺄아아아악!”
“뭐, 뭐야?”
주변 건물이 무너져 내리고 사방에서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
후두두둑-!
레오가 몸을 일으키자 돌 조각이 쏟아져 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확실히 강하네.”
뚜둑-
레오는 뻐근한 목을 좌우로 꺾으며 잔해를 해치고 일어났다.
레오가 날아온 곳은 다름 아닌 왕궁.
하늘에서 날아온 레오를 보며 모두가 경악에 찬 표정을 지을 때였다.
“레오님!”
왕세자인 제레민이 다급히 레오에게 달려왔다.
“무슨 상황입니까?!”
“제레민 왕세자. 마침 잘됐네요.”
레오는 아는 얼굴을 발견하고는 빙긋 웃었다.
“지금 황천의 기사가 언데드로 되살아나서 말입니다.”
“황천의 기사요?”
제리민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황천의 기사라면 그 역시 알고 있다.
아니, 대륙 북동부를 사는 이라면 모를 리 없는 영웅이다.
그러나 3000년 전의 영웅이 언데드로 되살아났다는 말은 쉽게 믿음이 가지 않았다.
당황하던 제레민이 이내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레오를 만난 건 얼마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제레민은 미래에 최소한 한 나라를 이끌 왕세자로서 사람을 보는 눈은 있었다.
레오가 결코 허튼소리를 하지 않을 것이란 건 알고 있었다.
“재수 없으면 이곳 수도 전체가 쑥대밭이 될 수도 있어요.”
“수도 전체가요?”
제레민이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네.”
‘놈은 검성보다 강해.’
영웅으로서 검성 칼리안과 비교를 하는 건 언어도단이다.
그건 칼리안에게 있어서 모독이나 마찬가지인 행위였다.
하지만 기사로서 타무스는 확실한 강자였다.
그런 타무스와 제대로 붙는다면 도시 하나가 날아가는 건 일도 아닐 터였다.
“예, 수도 사람들을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해요.”
“제가 병사들을 지휘해서 백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키겠습니다.”
제레민이 결렬한 표정을 지었다.
“죽을 수도 있는데요?”
“백성들의 목숨이 우선입니다.”
단호한 표정으로 대답하는 제레민을 바라보며 레오가 피식 웃었다.
“당신, 마음에 드네요.”
“수도 바깥에 망자의 군대가 침공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부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건 병사들을 지휘할 수 있는 적임자가 있죠. 릴.”
-네, 스승님!
“너 군인 집안이면 지휘관으로서 교육도 받아 왔지?”
-부족하지만 받았습니다. 물론 스승님과 비교하면 별 볼 일 없겠지만요. 아아, 스승님께 배울게 너무도 많…….
또 다시 자신을 비하하는 릴을 ᄁᆞᆯ끔하게 무시한 레오가 제레민을 바라보았다.
“릴에게 수성 지휘를 맡겨도 될까요?”
“릴님에게요? 아바마마께 군권을 요청 해보…….”
“릴이라면 영웅 후보생을 말하는 거요?”
그때 거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카넬 왕이 하얀 갑옷과 로브를 걸친 한 무리의 이들을 대동한 채 걸어 오고 있었다.
“저스티스 길드?”
레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조금 전 저스티스 길드에서 우리나라를 간악한 타르타로스의 공격으로부터 구원해 줄 것이라 천명했소.”
카넬 왕이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걸 본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아바마마. 그렇다 하더라도 백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켜야 합니다.”
“흥. 어리석은 소리 하지 말거라. 라이트 씨커, 제롬을 필두로 한 저스티스 길드의 용자들이 과거의 망령인 황천의 기사를 토벌할 터. 수도의 백성들을 함부로 대피시키면 혼란만 가중될 것이다. 현재 수도 곳곳에 파견된 저스티스 길드원들이 백성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경거망동 말거라!”
카넬 왕의 말에 저스티스 길드원 한 사람이 말했다.
“길드 마스터와 간부님들이 곧 승전 소식을 전할 것입니다.”
자신만만한 그 말에 레오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럴 것 같지도 않은데?”
고오오오오오오오-!
황천의 기사에서 오러의 폭풍이 휘몰아쳤다.
오러의 폭풍은 전위를 맡고 있는 기사 클래스의 영웅 한 사람을 그대로 흔적도 없이 증발시켜버렸다.
“헉!”
“흡?!”
저스티스 길드원들 사이에서 경악성이 터져 나왔다.
후왕-!
그때 황천의 기사가 아공간에서 꺼낸 황금빛 대검을 휘둘렀다.
퍼걱-!
그리고 누군가의 머리가 허무하게 날아갔다.
“헉!”
“체, 체인님!”
대륙에서도 명성 높은 마법사 영웅.
저스티스 길드의 부 길드 마스터인 체인마저 목숨을 잃었다.
그걸 보고 저스티스 길드 사이에서 공포가 터져나왔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카넬 왕이 다급히 말했다.
“저스티스 길드의 영웅들이여. 어서 저들을 도와야 하지 않겠…….”
하지만 카넬 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저스티스 길드원들이 황급히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 이보시오!”
카넬 왕이 다급히 그들을 불렀지만 그들은 빨리 벗어났다.
‘역시 카르마를 쌓아 영웅의 반열에 오른 놈들답다고 해야 하나?’
레오가 눈을 가늘게 떴다.
아무리 길드의 간부들이 맥없이 쓰러졌다 해도 영웅의 칭호를 가지고 미련 없이 도망칠 생각을 하다니.
‘신들은 저런 쓰레기들인 줄 알고 영웅으로 삼았겠지? 취향이 나쁘네.’
“와, 왕이시여. 저희는 이제 어찌해야 합니까?”
대신 중 한 사람이 당혹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카넬 왕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어서 워프 게이트로 향한다! 보물을 챙겨라!”
카넬 왕이 다급히 소리쳤다.
그런 카넬 왕의 앞을 제레민이 막아섰다.
“뭐 하느냐! 비켜라!”
“아바마마, 제가 군권을 챙겨도 되겠습니까?”
“이 상황에서 그런 헛소리를! 비켜라!”
“쓰지도 않을 군권, 좀 아드님께 넘겨주시죠?”
제레민 곁에 레오가 섰다.
싸늘하게 웃는 레오를 보며 움찔 몸을 떨던 카넬 왕이 소리쳤다.
“좋을 대로 해라! 그러니 비켜!”
그 말에 제레민이 고개를 숙였고 레오도 걸음을 옮겼다.
“그럼 왕세자님. 지상을 부탁드립니다. 전 저놈을 처리하러 가겠습니다.”
“저스티스 길드와 힘을 합친다면 토벌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저것들은 도망칠 거예요. 아니면 금방 죽거나.”
레오가 덤덤히 말했다.
“혼자서…… 저런 괴물과 맞서 싸우실 생각이십니까? 이 나라는 레오님과 아무런 연관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제레민이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저스티스 길드조차 막아내지 못한 황천의 기사와 맞서 싸우는 건 누가 보더라도 자살행위였다.
아마 이곳에서 레오가 물러선다고 비난할 이는 없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전도유망한 레오가 목숨을 유지하는 걸 바라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그런데도 레오는 거대한 위협에 맞서 싸우려 하고 있었다.
제레민의 물음에 레오가 덤덤히 말했다.
“위협하는 사람이 있다면 구하는 사람도 있어야죠.”
“영웅으로서 레오님의 신념입니까?”
“아니요, 친구 녀석이 한 말이에요.”
레오가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그 녀석도 이걸 딱히 신념으로 여기진 않더라고요. 따지자면 이치라고나 할까?”
“이치?”
“네. 그래야 밸런스가 맞잖아요?”
사람들의 오늘을 위협하는 악의에 특별한 이유가 있던가?
그렇다면 그 사람들을 구원하는 선의에도 딱히 특별한 이유는 없을 것이다.
그래야 세상이 돌아갈 테니까.
“그리고 그 이유 없는 악의에 이유 없이 맞설 줄 아는 사람이 영웅이라고 하더군요.”
특별해서 영웅이 아니다.
선의를 베풀 줄 아는 것만으로도 이미 특별하니까.
웃음을 터트린 레오가 말했다.
“아냐스.”
레오의 부름에 아냐스를 필두로 한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갑작스러운 그들의 등장에 제레민이 놀랐다.
“명령을.”
“영웅들이 못한 일을 해.”
“네?”
고개를 조아리던 아냐스가 당혹스러운 듯 레오를 바라보았다.
“영웅들이 하지 못하는 일을 하는 게 그림자라고 했잖아?”
레오가 웃었다.
“수많은 영웅이 이 도시를 버렸다.”
레오가 빙긋 미소 지었다.
“그럼 그림자가 할 일은 뻔하잖아?”
“그 말은…….”
“영웅들이 버린 이 도시를 그림자인 너희가 지킬 순간이란 소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