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545)
545.
레오는 하늘에 떠 있는 울레인을 바라보았다.
그런 레오를 향해 울레인이 손을 들어 올렸다.
“여유로워 보이는군요?”
“이제 느긋하게 널 처리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저 열등한 자가 베르키아님을 막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겁니까?”
“오래전부터 등을 맡긴 믿음직한 제자거든. 또 저 둘은 서로 지긋지긋하게 싸운 사이기도 해서, 걱정 없어.”
“또 영문 모를 헛소리를 하는군요.”
울레인의 눈이 차갑게 식었다.
“내가 호의를 베풀었음에도 당신은 그것을 거부했습니다, 레오 플로브.”
우웅-!
그의 손에서 거대한 마력의 파동이 일렁였다.
“더 이상 내가 당신을 봐주는 일은 없을 겁니다.”
번쩍-!
하늘에서 무수히 많은 빛의 입자가 생성되었다.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빛나는 마법을 보며 레오가 피식 웃었다.
그 반응에 울레인의 눈이 꿈틀거릴 때였다.
부우우우우우우-!
도시 저편에서 나팔 소리가 울려퍼졌다.
울레인이 미간을 찌푸리고 나팔 소리가 들려온 곳을 바라보았다.
소리가 들려온 곳은 다름 아닌 지하 도시의 입구였다.
그 반응에 레오가 말했다.
“일이 생겼나 보군.”
“별일 아닙니다. 아무래도 노예들이 어쭙잖은 반란을 기획한 모양입니다.”
도시의 의회장으로서 지하 도시의 이들이 불온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진즉에 눈치채고 있었다.
“그래 봤자 큰 의미는 없겠지만요.”
그는 아공간에서 기형적인 형태의 사람 얼굴만 한 돌멩이를 꺼냈다.
돌의 표면에는 무수히 많은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다.
“운석인가?”
“당신의 식견은 정말로 나를 놀라게 하는군요. 당신의 말대로입니다. 이 운석은 이 땅에 별의 축복을 가져다준 신물이지요.”
운석이 엄청난 마력을 내뿜기 시작했다.
뿜어지는 마력만으로 주변 일대의 공간을 일그러트렸다.
“당신은 나를 조잡한 삼류 마법사라고 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무엄한.”
울레인이 자신을 비웃는 레오를 보며 이를 갈았다.
하지만 이내 입꼬리를 말아 올리고 거만한 눈으로 레오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당신과 달리 너그러운 성격입니까. 우수한 별의 마법사인 당신에게 주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이 위대한 힘으로 당신에게 최후를 선사해드리죠.”
울레인의 입매가 호선을 그린다.
그와 함께 하늘 위에 떠 있던 무수한 빛의 파편이 일제히 레오를 향해 쏟아졌다.
대인 마법이 아니었다.
광활한 지역을 파괴하는 대범용 마법.
그 강력한 마법이 단 한 사람에게 쏟아졌다.
다른 이들 같았으면 절망적인 상황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레오는 그 빛의 다발 앞에서도 여유로운 얼굴로 손을 들어 올렸다.
“나는 딱히 너그러운 성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은혜를 베풀어주지.”
레오의 붉은 눈에 일순간 회색의 마력이 어렸다.
“루나가 지금 네 앞에 있었으면 어떻게 했을지 보여줄게.”
딱-!
손가락을 튕겼다.
콰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강-!
그 순간 레오를 향해 날아들던 마법이 공중에서 일제히 폭발을 일으켰다.
화아아아악-!
“크아아악!”
폭발의 여파가 울레인을 덮쳤다.
결계를 전개하고 있었기에 치명상은 막을 수 있었지만 그대로 바닥으로 추락해 처박히는 건 피할 수 없었다.
그의 손 위에 떠있던 운석이 바닥을 뒹굴었다.
울레인은 경악한 눈으로 고개를 들어 레오를 올려다보았다.
그는 조금 전에 자신의 마법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이해했다.
그랬기에 그의 머릿속은 혼돈으로 가득했다.
‘다른 이의 마법 술식에 개입해서 마법을 고쳤다고! 그런게 가능할리가!’
“당신은 대체 정체가 무엇…….”
퍽-!
“컥?!”
울레인이 질문을 미처 끝내기도 전에 레오의 주먹이 그의 안면에 틀어박혔다.
처참하게 바닥을 뒹군 울레인이 분노한 얼굴로 소리쳤다.
“이런 모욕을!”
마법에 당한다면 모를까?
마법사에게 있어 이런 식으로 얻어 맞는 건 엄청난 치욕이었다.
“말했잖아. 루나가 있었으면 어떻게 해줬을지 보여주겠다고.”
레오는 분노하는 울레인의 멱살을 잡고 들어 올렸다.
“루나 녀석이었다면 분이 풀릴 때 까지 주먹으로 네 면상을 빻아 버렸을 거다, 이 빌어먹을 반푼이 마법사야.”
뻑! 뻐억! 뻑!
“크아아아악!”
레오가 울레인의 얼굴을 곤죽으로 만들어갔다.
계속해서 난타당하던 울레인이 고함을 내지르더니 그대로 마력을 방출했다.
레오는 그 공격을 눈 하나 까딱하지 않고 상쇄시켰다.
빠악-!
레오의 주먹이 울레인의 콧잔등을 뭉갰다.
“커억!”
호흡이 힘든 듯 거친 숨을 내뱉던 울레인이 손을 들어 올렸다.
‘더 큰 마력! 더 강력한 마력이면!’
저 멀리 바닥에 나뒹굴던 운석이 울레인에게 날아들었다.
텁-!
레오가 그 운석을 낚아챘다.
그 모습을 보며 울레인이 히죽 미소 지었다.
“어리석은!”
파바바바바바밧!
운석에서 거대한 마력이 방출되었다.
그 마력에 휩쓸린 레오가 손에 힘을 주었다.
빠드드득-!
“……!”
운석에 금이 가는 걸 본 울레인이 눈을 부릅떴다.
콰득-!
레오의 손에서 산산이 부서진 운석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걸 보고 울레인이 입을 쩍 벌렸다.
“시, 신물이……! 위대한 엘던의 역사가……!”
코가 뭉개져 어눌한 발음을 내뱉으며 경악하는 그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고작 이따위 돌멩이가 이 도시의 역사라고?”
비웃음을 날린 레오가 손에 남은 운석 조각을 바스러트리며 울레인에게 다가갔다.
“대체…… 대체 어떻게! 강대한 마법으로 보호받는 신물을 어떻게……!”
“마법이 조잡하니까.”
레오가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차라리 정교함으로 놓고 본다면 세이룬 1학년들의 수준이 더 높겠어.”
울레인의 마법은 복잡하다.
하지만 정교하지는 못했다.
정교하게 술식이 맞물려 발동 되는 마법이 아닌 복잡한 마법을 순수한 마력의 힘으로 강제로 발동시키는 마법.
“네 마법은 복잡한 것도 아니야. 그냥 난잡하지.”
복잡하기만 하고 정교함이 떨어지는 부실한 마법은 압도적인 기량 차이가 나는 마법사에게 통하지 않는다.
울레인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게 가당키나 한단 말인가!’
그의 몸이 떨렸다.
‘게다가 이자는 순수한 마법사도 아닌 올 클래스…….’
거기까지 생각한 울레인의 눈이 부릅떠졌다.
시작의 영웅 카일에 이은 올 클래스.
거기에 더해 깊이를 알 수 없는 별의 마법에 대한 지식.
그리고…….
‘이 자는 베르키아님을 제자라고 칭했다.’
울레인의 몸이 떨리기 시작했다.
“설마…… 설마…… 시작의 영웅…… 카일?”
레오는 그 물음에 부정하지 않았다.
그저 차가운 얼굴로 울레인을 내려다볼 뿐이었다.
그것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울레인이 악을 쓰듯 물었다.
“어째서! 어째서입니까! 성운의 시조를 아는 당신이! 그분에게 마법을 배운 당신이! 어째서 우리를 부정하는 겁니까! 왜 우리의 유산을 인정해주지 않는 겁니까!”
발작하듯 소리치는 울레인을 보며 레오의 고개가 삐딱하게 기울어졌다.
“너희 순혈회들은 참 신기해. 루나를 직접 만나 본 적도 없으면서 마치 나보다 루나를 잘 아는 것처럼 행동하니 말이야.”
5000년 전 자취를 감추었던 신의 추종자들도 이러했다.
레오의 중얼거림에 울레인이 넋을 놓은 듯 중얼거렸다.
“루나님이었다면 당신과는 달랐을 겁니다. 루나님이었다면 분명…….”
“그래, 나랑 달랐겠지. 루나였다면 분명 너희 머리통을 하나하나 깨버려야 직성이 풀렸을 테니까.”
지팡이를 마구 휘두르며 대가리를 터트리겠다고 광분했을 루나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스릉-!
레오가 검을 뽑았다.
“그럴 루나가 없으니 내가 대신할 수밖에.”
레오의 눈에 스산한 살기가 깃들었다.
“내가 너희의 권력을 지켜온 방식을 알게 된 이상, 나는 루나의 대리인으로서 너희를 심판 할 거다.”
레오의 말에 하얗게 질린 울레인이 허겁지겁 도망치기 시작했다.
“템플러! 템플러!”
그리고 고함을 내지르며 의회 기사단을 찾았다.
하지만 그의 처절한 외침에도 그의 충직한 기사단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화르르르르르륵-!
레오의 눈에 저 높이 치솟은 백염이 보였다.
‘또 무리하고 있군.’
루니아가 템플러들을 막고 있는 게 보였다.
그리고 그건 명백하게 자신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선 힘이었다.
‘많이 컸네.’
레오가 슬그머니 미소 지었다.
루니아는 조금씩, 조금씩 루나의 뒤를 따르고 있다.
루니아 뿐만 아니다.
저 멀리 루니아를 위해 방패가 되어주고 있는 에이란 조차도.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었다.
“안 돼! 있을 수 없는 일이야……! 나는 아직…… 아직! 원하는 걸 모두…….”
콱-!
“컥?!”
레오의 검이 울레인의 목에 박혔다.
푹-! 푸확-!
검을 뽑자 피가 뿜어져 나왔다.
부들부들 몸을 떨던 울레인이 그대로 고개를 푹 숙였다.
‘순혈회도 이걸로 끝이겠군.’
세이룬의 재림, 타르타로스와의 내통을 통해 순혈회의 세력은 눈에 띌 정도로 붕괴했다.
하지만 워낙 강력한 권력을 지니고 있었기에 위상이 바닥으로 추락했음에도 강력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다.
‘지하에 정확하게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놈이 펼친 마법을 본다면 내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겠지.’
동족을 노예화시켜 생명력을 갈취하는 비인도적인 행위.
타 종족에게 행했어도 축출되었을 행위를 같은 종족에게 한 게 알려진다면 이번에야말로 순혈회는 끝장이었다.
레오가 걸음을 옮겨 루니아와 에이란에게 다가갔다.
전방에서는 에이란이 템플러들을 저지했다.
뒤에서는 루니아가 온전히 마법 영창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마검사라 하더라도 별의 마법을 익히는 데만 혈안이 된 그들은 에이란보다 월등한 마력과 오러를 가지고 있음에도 에이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검술에 압도당한 것이다.
후방의 마법사들은 루니아의 [염제]에 모든 마법이 가로막혔다.
루나가 최강의 불꽃을 상정해서 만든 마법인 염제는 특별한 마법이었다.
루나조차 완성시키지 못했던 마법 중 하나로 루나의 모든 마법 중에서도 한 손에 꼽을 수 있는 상위 마법이었다.
엘던의 엘프들이 익히는 별의 마법은 불안정하다.
세이룬에서는 별의 마법에 다른 마법 개념을 접목시켜 각자만의 별의 마법을 추구해 나간다.
‘애초에 후대 전해진 별의 마법 술식은 불안정했으니까. 그 술식만으로 마법을 발전시켜봤자 어떤 마법이든 결국에는 열화판일 뿐이지.’
순혈회 입장에서는 전통적이고 순수한 별의 마법일지 몰랐다.
하지만 진짜를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조잡한 마법이다.
‘그러니 루니아의 마법에 잡아먹힐 수밖에.’
누가 뭐라 해도 루니아는 루나의 정식 후계자.
루나의 의지를 잇는 엘프니까.
“힘들어 보이네.”
“레오?”
“도와줄까?”
레오의 말에 루니아가 코웃음을 쳤다.
아무리 상성 상 절대적인 우위라 해도 상대 역시 만만치 않다.
루니아도 에이란도 이미 한계에 다다른 상태였다.
“필요 없어.”
“호오? 왜?”
“언제까지고 도움만 받고 보호받을 순 없으니까.”
루니아가 앞을 바라보았다.
“두고 봐, 우린 나아갈 테니까. 나아가서!”
루니아가 선언하듯 소리쳤다.
“네 등 뒤에 서 있어 줄 테니까!”
레오의 눈이 살짝 커졌다.
‘이제 걱정마시라! 앞으로 이 루나님이!’
의기양양한 목소리로 선언하던 누군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네 등 뒤에 서 있어 줄 테니까!’
마법사로서 앞을 맡긴다는 의미.
또한 그건 등 뒤에서 무수히 많은 기적을 일으켜주겠다는 의미였다.
“애송이가 건방진 말을 하네.”
“애송이라고 했겠다! 이 아저씨가!”
루니아가 발끈하듯 소리쳤다.
그 모습을 보며 레오가 웃음을 터트렸다.
“기다리고 있을게.”
“그래! 기다리고 있어!”
레오의 말에 루니아가 당당하게 소리쳤다.
그런 루니아에게서 시선을 뗀 레오 비하르와 맞서 싸우고 있는 베르키아를 바라보았다.
‘네가 서지 못한 전장에 서기 위해 이 아이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 베르키아.’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제자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며 레오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니까, 이제 그만 정신을 차리고 후대에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줘, 이 망할 제자 녀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