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61)
【61】60
콰가가가가각-!
레오를 노리고 날아들던 윈드 체인이 사방으로 빗나갔다.
첼시가 눈을 크게 떴다.
‘뭐, 뭐야!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레오의 주변에 흐르는 난기류가 윈드 체인의 공격 궤도를 어긋나게 했다.
레오가 손가락으로 첼시를 가리켰다.
“윈드 볼트.”
“위, 윈드 실……!”
퍼엉-!
“꺅!”
첼시가 뒤로 날아갔다.
레오는 그런 첼시에게 빠르게 접근했다.
“윈드 소드!”
다급히 근접 공격 마법을 사용한 첼시가 바람의 칼을 레오를 향해 휘둘렀다.
휘오오오-!
하지만 레오의 주변에 몰아닥친 바람이 레오의 몸을 허공에 둥실 띄웠다.
바람의 흐름에 몸을 맡긴 레오는 첼시의 바람 마법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첼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게 윈드 마법이라고?’
몸에 바람을 둘러 바람의 마법을 흘려보낸다는 발상은 첼시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었다.
애초에 너무 무모한 방법이었다.
“윈드 소드.”
그 사이 레오도 주문을 완성 시켰다.
레오의 바람의 칼이 첼시의 목에 닿았다.
첼시가 이를 악물었다.
완패.
반 학생들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레오는 기사로서 체술을 쓰지 않았다.
오로지 순수하게 바람의 마법만으로 첼시를 제압했다.
“승패가 갈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지?”
할린드의 물음에 첼시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너희는 뭐라고 생각하지?”
“…….”
다른 반 학생들에게도 물었지만 대답할 수 있는 이는 없었다.
모두가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순수한 마법사로서 역량으로 본다면 첼시 르왈린은 결코 레오 플로브에게 뒤처지지 않는다. 바람 마법만 사용한 결투라면 레오 플로브는 결코 첼시 르왈린의 상대도 되지 않는 게 정상이지. 목숨을 건 싸움이었다면 레오 플로브가 졌을 것이다.”
할린드가 팔짱을 꼈다.
“하지만 기교를 겨루는 승부에서는 레오 플로브가 승리했다. 승패를 가른 요인은 바람 마법에 대한 이해도와 활용 능력의 차이다.”
모두가 할린드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너희는 루메른의 학생 신분으로 기사라면 더욱 강력한 기술을, 마법사라면 상위 주문을, 소환사라면 고위 환수를 소환하는 법을 항상 배우지.”
할린드가 반 학생들을 보았다.
“그렇다 보니 새로운 힘을 습득하는데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이미 익힌 힘을 모두 제대로 활용하기도 전에 말이다.”
할린드가 허공에 주먹을 날렸다.
“단순한 주먹질로 예를 든다면 단순히 힘으로 휘두르는 것과 상황에 맞춰 필요한 근육만을 이용해 휘두르는 것. 어느 쪽이 더 상대에게 치명적이지?”
“상황에 맞춰 필요한 근육만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치명적입니다.”
넬라의 대답에 할린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다. 이능 역시 마찬가지다. 너희는 다채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발전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건 단순히 힘을 키우는 것에 불과하다. 그래서 방금 전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 거지.”
반 최고의 실력자인 첼시가 레오에게 제압당하는 걸 본 학생들은 반박할 수 없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기교를 늘리는 건 필수다. 그것만으로 너희의 실력은 일취월장할 거다.”
“예! 알겠습니다.”
“좋다. 그러면 이제부터 각자 개인 훈련에 들어가도록 하겠다.”
***
“흐억!”
“사, 살려 줘…….”
“우, 우웁!”
“야! 토할 거면 화장실 가서 토해!”
“이걸 앞으로 수학여행기간 동안 계속해야 한다니!”
오전이 지나고.
녹초가 된 5반 학생들은 모두 숙소 바닥에 엎어졌다.
“야, 레오. 이거 네가 짠 훈련 일정이지?”
바닥에 뻗어 있던 칼의 물음에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크아! 어쩐지!”
셀리아와 첼시가 주말마다 레오와 훈련하는 걸 본 적 있는 칼은 비명을 내질렀다.
“모두 점심시간 동안 휴식을 취하도록. 너희가 할 임무 실습을 공지하겠다.”
할린드는 1층 벽에 임무 실습을 게시했다.
녹초가 되었지만, 임무 내용은 궁금했기에 모두가 힘겹게 게시판을 확인했다.
“페어리 포레스트에서 약초 구하기? 뭐야? 하루 종일 풀만 뜯으라는 거잖아? 거절!”
“고블린 토벌? 이거 괜찮은데?”
“엘프 병사들이랑 훈련. 난 이거 할래!”
저마다 마음에 드는 임무를 골랐다.
“레오, 넌 뭐 할 거냐?”
칼의 물음에 레오가 구석에 있는 임무를 들었다.
“난 이거.”
“음? 약초 구하기? 정말 그거 할 거야?”
“응.”
‘페어리 포레스트를 혼자 조사하기에는 딱이군.’
다른 학생들은 재미없다고 외면한 임무지만 페어리 포레스트를 조사해야 하는 레오에게는 딱인 임무였다.
“뭐, 네가 좋다면야…… 그나저나 첼시. 넌 언제까지 풀 죽어 있을 거야?”
구석에서 의자 위에 쪼그려 앉아 있는 첼시를 보며 칼이 깊은 한숨을 쉬었다.
레오를 무척 따르는 첼시였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 있는 분야에서 패배한 건 충격이었다.
몇몇 학생이 첼시를 달래보려 했지만 쉽게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레오. 네가 좀 이야기 해보면 안 될까?”
넬라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말하자 레오가 첼시에게 다가갔다.
“첼시.”
“응.”
“저녁에 맛있는 거 사줄까?”
‘야! 걔가 애냐! 먹는 걸로 풀리게!’
‘어휴! 저놈은 진짜! 공부랑 훈련 말고 잘 하는 게 뭐야!’
반의 남학생들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반에서 가장 어린 첼시는 남학생들이 여동생처럼 생각하며 은근히 챙기는 존재였다.
“맛있는 거?”
하지만 첼시는 혹한다는 듯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뭐 사줄 거야?”
“원하는 거 뭐든.”
“와!”
“…….”
“…….”
환한 미소를 짓는 첼시를 보며 반 남학생들이 벙찐 표정을 지었다.
“우리도 먹을 걸로 달랠 걸 그랬나?”
테이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자 칼이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너희가 먹는 걸로 달랜다고 저 여우가 풀리겠…… 끄아아악?”
“응? 칼? 뭐라고? 다시 말해 볼래?”
어느새 첼시는 칼의 발등을 콱-! 하고 밟고 있었다.
“대체 반 녀석들은 왜 얘를 이렇게 싸고 도는 거야!”
발을 붙잡고 바닥을 뒹구는 칼을 보며 첼시가 빙긋 웃었다.
“귀여워서?”
“하나도 안 귀엽거든!”
***
레오는 페어리 포레스트에 들어섰다.
[이곳이 페어리 포레스트…… 과거 우리 요정들의 고향인가.]허공에 뜬 키르안이 진중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더니 몸을 감쌌다.
[춥군! 돌아가겠다!]퍽-!
[왜 때려!]“넌 요정들의 성역을 보고 한다는 말이 고작 그거냐?”
[추운 건 싫단 말이야!]레오는 혀를 차며 페어리 포레스트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키르안.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내가 해줘야 하는 일?]키르안이 멈칫했다.
그러더니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레오. 드디어 너도 이 몸의 진가를 알아본 모양이네. 그래, 계약자로서 네 부탁을 들어줄게. 고귀한 페어리 프린스인 나에게 시킬 일이란 게 뭐야?]투덜거리고 있긴 했지만, 처음으로 생긴 계약자였기에 키르안은 내심 계약자로서 레오의 첫 부탁이 무엇일지 기대되었다.
“숲에서 약초 좀 뜯어서 모아 와.”
레오는 약초를 담을 꾸러미를 키르안에게 던져주었다.
[나는 고귀한 페어리 프린스라고! 그런 하찮은 잡일 같은 걸 나한테 시키겠다는 거야?]“안 해?”
[당연히 안 하지!]가죽으로 된 약초 꾸러미를 바닥에 패대기치며 코웃음을 치는 키르안.
잠시 후.
가죽 꾸러미로 얻어맞은 키르안은 허공을 휘적휘적 날아다니며 약초를 모았다.
임무를 키르안에게 떠넘긴 레오는 페어리 포레스트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가며 숲을 조사했다.
‘재앙의 시대 이후 따뜻했던 북쪽 지방이 추워졌다고 했지?’
원래는 동쪽에 자리를 잡았던 얼음의 정령들이 북쪽으로 대이동을 하여 터전을 바꾸었다.
추위를 싫어하는 요정들은 자연스럽게 새로운 터전을 찾아 자신들의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
‘요정들이 떠난 이곳에는 어느 날부터 몬스터가 출현하기 시작했고.’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서까지 몬스터를 완전하게 몰아내지 못했다.
‘몬스터를 생성하는 무언가가 있는 건가?’
몬스터는 자연적으로 발생을 하지만 타르타로스에 의해 인위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지금으로서 생각나는 건 후자였다.
[레오! 봐라! 이렇게 많이 모아 왔다!]“응? 호오? 굉장한데? 잘했어.”
레오는 감탄했다.
요정답게 상등품의 약초를 짧은 시간 안에 잔뜩 모아온 것이다.
[훗. 이 몸에게는 별것 아니지.]처음에는 못마땅해하던 키르안도 칭찬에는 기분이 좋은지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약초 꾸러미를 아공간에 넣었다.
키르안의 레오의 어깨 위에 앉았다.
잠시 후, 레오가 어느 지점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응? 왜 멈춰?]“환영 마법이군.”
레오의 말에 키르안이 깜짝 놀랐다.
[이건 요정왕의 마법이잖아? 그런데 아버지의 마법은 아닌 것 같은데?]‘선대 요정왕, 그라윈의 마법이군.’
재앙의 시대 당시 요정왕이었던 존재.
키르안에게 있어서는 할아버지뻘 되는 요정의 마법이었다.
‘마법이 발동된 지 고작해야 100년 정도밖에 안 되었어.’
마력의 흐름을 가늠하며 레오가 의문을 느꼈다.
최소한 수천 년 전에 세상을 떠난 그라윈의 마법이 100년 전에 발동된 것이다.
찬찬히 마법의 종류를 해석하며 턱을 쓰다듬었다.
‘페어리 포레스트인 만큼 선대가 남겨 둔 마법 술식 한두 개가 있어도 이상할 건 없지만…….’
“키르안. 네가 페어리 랜드에서 쫓겨난 게 언제야?”
[100년 전.]‘마법을 발동시킨 동력은 키르안의 날개인가. 왜 요정도 남아 있지 않은 이곳에 굳이 키르안의 힘으로 보호 마법을 발동시킨 거지?’
키르안이야 처벌의 의미로 힘을 박탈할 순 있지만, 아들의 힘을 이용해 결계 마법을 발동시킬 이유는 없다.
‘이 안에 무언가 지킬 만한 게 있다는 소린가?’
레오가 환영 마법을 보며 고민에 빠져 있을 때였다.
철걱- 철걱- 사아아아아-!
쇠 마찰음이 들려왔다.
키르안이 손가락으로 코를 막았다.
[욱-! 악취! 저건 대체 뭐야?]“언데드로군.”
후드를 뒤집어쓴 언데드의 등장에 레오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런 레오를 보며 언데드가 낮게 웃었다.
“엘프의 영역에 어째서 인간이 있는 거지?”
“언데드인 네놈이 있는 것 보다 덜 이상한 것 같은데?”
“흐흐! 건방진! 이곳은 오래전부터 우리 타르타로스가 영향력을 끼쳤던 곳이다.”
[여긴 우리 요정들의 성역인데 무슨 헛소리야!]“요정? 네놈처럼 형편없는 힘을 가진 요정도 있나?”
[뭐가 어쩌고 어째? 이 썩은 내 나는 시체 놈이!]파지지직-!
온몸에 은빛의 마력을 휘감은 키르안이 언데드를 향해 돌격했다.
“아니!”
갑작스러운 공격에 언데드가 급히 방어하려 했다.
퍼엉-!
하지만 그보다 키르안이 언데드를 들이박는 게 빨랐다.
[헹! 별것도 아닌 게 까불고 있어!]단번에 언데드를 산산조각낸 키르안이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넌 명색이 요정이란 게 무식하게 몸으로 들이박냐?”
[효과만 뛰어나면 그만이지!]확실히 요정의 힘의 근원은 생명력인 만큼 죽음의 힘을 지닌 언데드의 상극과도 같은 존재였다.
자랑하듯 허공을 선회하는 키르안을 보며 레오가 뒤를 가리켰다.
“뒤를 봐.”
[응? 뒤?]고오오오오-!
“과연 저급하다고 해도 요정은 요정인 모양이군.”
[웩- 냄새나는 게 질기기도 하셔!]키르안이 토하는 시늉을 하며 빈정거렸다.
“말투까지 천박한 요정이군!”
후드 속에서 검붉은 안광이 번뜩임과 동시에 언데드의 손에 검붉은색 대검이 생성되었다.
그걸 본 레오의 안색이 바뀌었다.
“키르안! 물러서!”
[응? 허어어억!]마족이 검을 바닥에 꽂아 넣자 바닥에서 검붉은 뼈의 칼날이 솟아올랐다.
화르륵-!
레오가 불꽃의 오러를 일으켰다.
눈을 가늘게 뜬 레오는 검붉은 기운을 내뿜고 있는 기사를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데스나이트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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