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62)
【62】61
“눈치가 빠른 애송이로군.”
쇠 긁는 소리로 웃은 데스나이트가 대검을 고쳐 쥐었다.
“내 이름은 카르고르! 위대한 사령왕을 섬기는 기사!”
대검으로 레오를 겨눈 카르고르가 엄청난 속도로 돌격해왔다.
레오가 정면을 향해 오러를 휘둘렀다.
“그리고 네놈을 죽음으로 인도할 자다! 흐하하하하하!”
화악-!
순간 검은 연기가 되어 흩어진 카르고르가 레오의 뒤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망령화!’
쩌엉-!
허리를 노리고 휘둘러지는 카르고르의 대검을 다급히 막았다.
손에서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투콱-!
레오의 몸이 엄청난 속도로 튕겨져 나갔다.
콰득! 콱! 쿠구구구구구! 쿵!
날아간 레오의 몸이 나무 두 그루와 부딪혔다.
부러진 나무들이 쓰러지는 가운데 레오가 몸을 일으키며 뻐근한 몸을 풀었다.
“그 짧은 시간에 오러 실드를 펼친 건가? 제법이군.”
카르고르의 히죽 웃으며 또다시 돌격했다.
머리부터 양단하기 위해 휘둘러지는 검을 레오가 막아냈다.
채앵! 콰가가각!
레오는 온몸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에 짓눌렸다.
발바닥이 움푹-! 땅을 파고들어 갔다.
해골의 형상을 띄는 검붉은색 오러가 미친 듯이 날뛰었다.
인상을 쓴 레오가 몸에 힘을 주어 대검을 떨쳐 내려 했다.
“쓸데없는 발버둥이다!”
카르고르가 더욱 힘을 가하자 압박감이 더욱 강해졌고 그에 따라 레오의 무릎이 휘청였다.
“흐하하하하하! 네놈도 죽음의 세계로 가자!”
[레오! 내가 도와줄게!]키르안이 맹렬한 속도로 카르고르의 빈틈을 노리고 돌격했다.
“귀찮군.”
퍽!
[컥!]카르고르가 암흑의 오러를 일으키자 키르안이 튕겨 나갔다.
페어리 프린스라고는 해도 날개를 잃은 키르안의 힘은 한계가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레오가 입을 열었다.
“맹약자의 이름으로 부르노니.”
“흐흐흐? 지금에 와서 환수 소환? 요정의 맹약자 같다만 어떠한 환수를 불러도 나에게는 소용없을 것이다!”
“내 부름에 응답하라!”
레오의 주변으로 소환진이 생성되었다.
화르르륵-!
소환진에서 불꽃이 일렁였고 그 불꽃은 레오의 영력에 반응해 더욱 맹렬하게 타올랐다.
카르고르의 검붉은 안광이 부릅떠졌다.
“이건!”
레오의 등 뒤로 진홍색 날개가 펄럭였다.
아름다운 불새가 하늘 높이 활공한 후 카르고르를 노리고 하강했다.
“피닉스!”
푸확-!
피오라가 그대로 카르고르의 가슴을 관통했다.
카르고르의 몸이 가루가 되어 무너져 내렸다.
우아하게 날갯짓한 피오라가 레오의 어깨에 앉았다.
[레오, 피닉스의 계약자였어?]“그런데.”
[미, 믿을 수 없어!]키르안은 나이가 많은 요정이 아니기에 계약을 맺은 상대는 레오가 처음이었다.
그 계약조차도 키르안의 뜻이 아닌 아버지 실로드의 맹약 때문에 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었다.
그래서 내심 레오를 얕보고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고작 십대의 나이로 피닉스와 계약을 맺은 걸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하긴! 내 계약자라면 이 정도는 돼야지! 이제야 내 계약자로 어울리는군!]“지금까지는 내가 네 계약자로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거야?”
[당연하지! 인간이지! 영력은 형편없지! 심지어 무례하고 폭력적이기까지 한 너랑 내가 어울린다고 생각해? 쿠헉?]아무말 대잔치를 하던 키르안이 레오 손에 덥석 붙잡혔다.
“피오라, 먹어.”
[사, 살려줘!]키르안이 하얗게 질려 버둥거릴 때였다.
고오오오오오오-!
검붉은 기운이 휘몰아쳤다.
“흐흐흐흐흐.”
소름끼치는 웃음소리와 함께 모습을 되찾은 카르고르가 레오를 노려보았다.
“피닉스에 요정이라! 절대 살려 둬서는 안 될 애송이구나!”
콱-!
대검을 치켜든 카르고르가 검을 바닥에 찔러 넣었다.
울컥! 대검에서 검붉은색 피가 뿜어져 나와 대지를 적셨다.
레오가 얼굴을 굳혔다.
‘데스 그라운드.’
일정 범위에 죽음의 저주를 내려 언데드를 끝없이 소환하는 저주였다.
콱! 콰가각!
눈밭을 뚫고 하얀 뼈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변에 스켈레톤이 끝없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까득- 까득- 딱딱딱-!
마치 함성을 내지르듯 이 마디를 부딪쳤다.
“죽음의 군대여! 저 애송이를 죽여라!”
카르고르의 명령과 함께 스켈레톤 부대가 레오를 노리고 돌격해왔다.
그걸 본 레오가 검을 거두어 얼굴 앞에 고쳐 쥐었다.
불꽃의 오러가 걷혔다.
“겸허하게 죽음을 받아들이겠단 거냐?”
카르고르의 말에 레오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내가 미쳤냐?”
우웅-!
레오의 검에 회색빛 오러가 맺혔다.
카르고르의 눈이 꿈틀거렸다.
‘또 다른 종류의 오러?’
제르딩거의 오러가 아닌 카일의 오러였다.
‘제르딩거의 검술은 오러 소모가 심해.’
강력하고 화려하지만 오래 사용하기에는 부담이 컸다.
‘오랜만에 쓰는데?’
레오가 자세를 낮췄다.
왼발을 지지하고 오른발로 바닥을 박찼다.
핑그르르르-!
오러의 힘을 이용해 제자리에서 회전하기 시작했다.
“죽음의 공포로 미친 거냐?”
카르고르가 비웃음을 날렸다.
제자리에서 회전하는 레오는 누가 봐도 헛짓거리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레오의 회전은 점점 더 강력해졌다.
이윽고.
콰가가가가가각-!
회오리가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마치 팽이처럼 오러의 회오리가 불어닥쳤다.
카일류-볼텍스.
콰가가각!
오러의 회오리가 스켈레톤 부대를 향해 돌격했다.
뼛가루가 사방으로 휘날렸다.
레오의 주변에 다가온 스켈레톤들이 엄청난 속도로 분쇄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포위망을 뚫은 레오가 기술을 거두고 오러 스텝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로 달리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본 카르고르가 포효를 내지르며 레오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스켈레톤 부대도 재빠르게 레오를 뒤쫓았다.
[엄청나잖아! 그 기술이라면 스켈레톤도 다 쓸어 버릴 수 있겠는데 왜 물러서는 거야!]흥분한 키르안이 눈을 빛내며 물었다.
키르안의 눈에 비친 조금 전 검술은 매우 멋있었다.
삐약- 삐약-
피오라도 마찬가지인 듯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이 기술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그게 뭔데?]“강력한 기술이긴 한데 오래 쓰면 어지럽거든.”
너무도 한심한 이유에 키르안이 중얼거렸다.
[멋있다는 말 취소.]삐약-!
“걔들도 그렇게 말하더라고.”
레오는 전생을 떠올리며 웃음을 터트렸다.
“멈춰라! 네놈도 기사라면 당당하게 맞서 싸워라!”
“부하를 잔뜩 소환해놓은 놈이 뭐라는 거야?”
뒤에서 들려오는 분노에 찬 외침에 레오가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웅-!
발끝에 모인 화염의 오러가 폭발하듯 방출되었다.
그와 함께 엄청난 가속력을 만들어냈다.
[엄청 빨라아아아아아!]레오의 어깨에 매달린 키르안이 신이 난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느새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피오라도 신이 난 듯 삐약 거렸다.
그워어어어어어!
사방에서 망자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땅속에서 튀어나와 포위망을 구축하는 스켈레톤을 보며 주문을 외웠다.
레오의 입에서 흘러나온 룬어에 키르안이 깜짝 놀랐다.
[잠깐! 레오! 너 마법도 쓸 수 있어?]“그런데?”
[기사에다가 소환사잖아!]“올 클래스 처음 보냐?”
[올 클래스? 전설 속의 카일과 같은 올 클래스라고?!]실로드의 아들인 만큼 키르안은 대영웅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중에는 당연히 잊혀진 대영웅, 카일에 대한 사실도 있었다.
놀라는 키르안을 보며 웃어준 레오가 주문을 완성 시키고 달리는 와중에 자세를 낮췄다.
“어스 웨이브.”
레오의 중심으로 땅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그에 따라 스켈레톤 부대 역시 중심을 잡지 못하고 휘청였다.
스켈레톤 무리 중심으로 파고든 레오가 검을 휘둘렀다.
서걱!
오러도 맺히지 않은 레오의 검에 스켈레톤이 처참하게 잘려나갔다.
[완전 별거 아니데?]“스켈레톤은 하급 언데드이니까.”
스켈레톤 자체는 위협적이지 않다.
문제는 데스나이트 같은 상급 언데드와 조합이 된다면 상대하기 버겁다는 게 문제였다.
한참을 달린 레오가 바닥에 착지하고 심호흡을 했다.
카르고르의 기운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놈에게서는 벗어난 모양이군.’
“피오라, 돌아가.”
피오라를 돌려보낸 후 레오가 숲을 빠져나가며 고민에 빠졌다.
‘데스나이트가 이곳에 있는 거지?’
데스나이트는 상급 언데드로 어지간해서는 보기 힘든 언데드다.
‘페어리 포레스트에 타르타로스에서 노리는 뭔가가 있나?’
실로드가 키르안의 날개를 봉인하면서 선대 요정왕의 마법을 발동시킨 것도 결코 우연은 아닐 것이다.
확-!
그때 엄청난 속도로 무언가 레오에게 접근했다.
햇빛에 반사된 은빛 칼날이 어느새 레오의 목덜미에 닿아 있었다.
레오는 힐끔, 목에 검을 겨눈 엘프 소년을 보았다.
“무슨 짓이야?”
“인간. 이 숲에서 대체 무얼 하고 있는 거냐?”
무표정한 얼굴로 묻는 엘프를 보며 레오가 덤덤히 대답했다.
“약초를 캐고 있었는데.”
“거짓말 마라! 어떻게 인간이 이곳에 들어온 거지? 그리고 이 숲에 사악한 언데드가 발견되었다! 네놈과 연관성이 의심되는군!”
언성을 높이는 엘프를 보며 레오가 미간을 좁혔다.
베르키아의 엘프들은 이미 루메른에서 학생들이 온 걸 안다.
그런데도 이런 의심을 한다는 건.
‘외부에서 온 엘프인가. 그리고 이 옷.’
엘프가 입고 있는 옷의 디자인을 유심히 보았다.
‘에이란의 교복과 디자인이 닮았네. 세이룬의 학생이군?’
“일단 진정부터 하는 게 어때?”
“내 물음에나 대답해라! 네놈의 정체는 무엇이고 이 숲에서 무얼 하고 있었던 거냐!”
말을 들을 생각도 하지 않는 세이룬 학생을 보며 레오가 한숨을 푹 쉬었다.
“난 루메른의 학생이야. 베르키아 주민들에게 약초를 모아 달라는 부탁을 듣고 약초를 모았던 것뿐이라고.”
“루메른?”
세이룬 학생이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내 눈을 가늘게 떴다.
“더더욱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군. 루메른 학생이 이곳에 있다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말이 안 될 건 또 뭐야.”
레오가 시큰둥한 얼굴로 목에 겨누어진 엘프의 검을 덥석 잡았다.
“이 녀석!”
세이룬 학생은 그대로 검을 휘두르려 했다.
‘아니……! 꿈쩍도 안 해?’
하지만 미동도 하지 않는 자신의 검에 눈을 부릅떴다.
“날 데리고 베르키아로 가보면 내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알 거 아니야.”
레오가 검을 밀어내자 세이룬 학생이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감히 세이룬의 학생인 나의 명령을 거부하는 것이냐?”
“그건 또 뭔 소리야?”
“세이룬 학생은 범죄자를 체포하고 연행할 권리가 있다!”
“그러니까 난 범죄자가 아닌데.”
“의심스러운 자를 체포할 수도 있다. 자랑스러운 세이룬의 학생으로서 부여받은 직권으로 네놈을 위험인물로 규정하겠다.”
허리에 손을 올린 레오가 한숨을 쉬었다.
“말이 안 통하네.”
[골이 빈 것 같은데.]‘동감이야.’
“위험인물로 규정하면 어떻게 할 건데? 날 쓰러트리기라도 하게?”
“그렇다!”
근엄한 얼굴로 소리치는 세이룬 학생을 보며 레오가 차갑게 웃었다.
“나는 같은 영웅 사관 학생으로서 최대한 신사적으로 대했다?”
“흥. 네놈이 설령 루메른의 학생이라도 세이룬의 학생인 나를 넘을 수 있을성싶으냐!”
오만하게 소리친 세이룬 학생이 검을 겨누고 달려들었다.
그 모습을 본 레오가 주먹을 말아 쥐었다.
“그럼 어디 한 번.”
화륵-! 쾅-!
오러의 불꽃을 휘감은 레오의 주먹과 검이 격돌했다.
“크윽?”
“세이룬의 실력을 한 번 보도록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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