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635)
635.
[크허어어엉!] [온다! 물러서! 물러서!] [우아아아앙! 이쪽으로 오지 마아아아아! 저리로 가!] [야! 치사하게!] [으아아아아악!]레오를 저지하기 위해 앞으로 나선 최전방 전위들은 처참한 꼴을 당하고 있었다.
눈앞에 펼쳐진 참담한 유린의 현장을 지켜보던 교수들은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감싸 쥐었다.
특히나 4, 5학년들을 담당하는 기사학과 교수들의 얼굴은 더더욱 참담했다.
쉴 틈 없이 하울링을 터트리며 선배들의 전투 의지를 빼앗은 레오는 태풍처럼 선배들을 몰아붙여 갔다.
4, 5학년들은 그런 레오의 전율스러운 모습에 압도당해 속수무책으로 휘둘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루메른에서 4, 5학년까지 진급한 이들답게 확실하게 레오를 저지하고 있었다.
4, 5학년들의 약점이라 꼽힌 단합력도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아직까지는.’
할린드는 화면 속의 레오를 바라보았다.
지금 레오의 전투 방법은 지금까지의 레오와는 명백하게 달랐다.
‘어떤 상황에서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상대의 빈틈을 찾아내어 후벼파지.’
그런 레오가 지금은 우악스럽게 보일 정도로 상대를 몰아붙이고 있다.
‘노골적으로 자신의 공략법을 노출하고 있어.’
눈앞에 있는 모든 걸 분쇄할 듯 달려드는 적을 상대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돌격하는 적을 아슬아슬하게 피하고 빈틈이 생긴 측면에 치명상을 꽂아 넣기만 하면 그만이다.
4, 5학년들은 그걸 노리고 작전을 짤 것이다.
하지만 그 작전이 실패하면?
‘그때부터는 얼마나 단합력이 좋은지로 결정 나겠지.’
명백하게 공략법이 존재하는 적을 공략하는 데 실패할 경우 두 가지의 상황이 일어난다.
‘심기일전하여 다시 도전하거나. 아니면 흔들리거나.’
확실한 리더가 있을 때는 작전을 재구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리더가 없는 상황이라면?
‘의견 충돌이 나는 순간. 균열이 가기 시작하겠지.’
레오가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4, 5학년들 모두 아직까지는 여유가 있다.’
처음 기습을 당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레오에게 철저하게 유린당하는 와중에도 허무하게 전투 불능이 되어 사망 처리되는 학생은 없다.
자신에게 오지 말라며 우는소리를 하고 있긴 하지만 진짜 심각하면 저런 소리도 하지 못한다.
‘조만간이겠지. 진짜 벽에 부딪히는 것도.’
거기까지 생각한 할린드가 고개를 돌렸다.
그 화면 속에는 신입생들이 칼을 찾고 있는 것이 보였다.
***
“와~ 나 완전히 출세했잖아?”
루메리아 호수 내에 있는 무수히 많은 무인도 한가운데 선 칼이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웃음을 터트렸다.
“수백 명의 루메른 1학년들이 나 하나를 잡자고 대규모 레이드를 뛰고 있다니. 훗. 역시 나야. 영웅이라 불릴만해.”
손에 쥐어진 열쇠를 연필처럼 휘리릭- 돌리던 칼이 돌연 무릎을 꿇고 바닥에 손을 짚었다.
“영웅이라 불릴만하긴 개뿔! 이거 그냥 다구리당하는 거잖아!”
아무리 신입생이라고는 해도 상대는 천재가 아닌 이가 없다는 루메른의 신입생!
그것도 한 명도 아닌 무려 500명!
직계 후배라고 할 수 있는 지금의 2학년들의 입학시험 당시.
칼은 자신을 노리는 후배들을 상대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수백 단위는 아니었다.
‘게다가 엄밀히 말해 그때 그 녀석들은 입학생이 아니라 수험생들이었지!’
루메른 입학시험에 통과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
‘교수님들이 학생들의 부족한 점을 깨닫게 해주겠다고 했지만, 사실 신입생의 가장 부족한 점은 뻔해.’
절망하던 칼이 깊게 한숨을 쉬었다.
‘실력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 그리고 스펙에 대한 절대적인 맹신.’
아무리 날고 기는 재능이라고 해도 결국에는 경험이 부족한 애송이.
그만큼 1학년들은 모두 세상 보는 눈이 좁다.
‘레오는 안 그랬지만. 뭐, 그 녀석은 완전히 사기 그 자체인 이레귤러니까 논외로 치고.’
털썩- 양반다리를 하고 주저앉은 칼이 턱을 괴고 지금 이 상황에 대해 파악해 나갔다.
‘할린드 교수님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날 뽑은 이유는 단 하나. 막상 붙어보면 1학년들 입장에서 내가 만만해 보이기 때문이겠지.’
영웅의 칭호를 손에 넣었지만 어쨌든 칼이 가진 무력 자체는 그리 높은 수준이 아니다.
아마 1학년 중 자신과 맞붙으면 분명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칼이 주변을 살펴보았다.
‘나한테 유리한 건 지형이네. 일단 개활지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것저것 준비할 수 있는 게 많으니까. 아무리 그래도…….’
칼이 헛웃음을 터트렸다.
‘한 100명까지는 어떻게 감당될 것 같기도 한데 500명이라…… 아무리 그래도 너무 가혹한 거 아니십니까?’
잠시 속으로 투덜거리던 칼이 손에 쥐어진 열쇠를 있는 힘껏 던졌다.
멀리 날아가던 열쇠가 곧 번쩍 빛나더니 칼의 손바닥 위로 떨어졌다.
“흠. 열쇠를 어디 숨기거나 때어 놓는 건 불가능하겠군.”
고개를 끄덕인 칼이 웃차- 몸을 일으켰다.
“뭐, 엄밀히 따지면 500명을 쓰러트리는 게 아니라 결국에는 술래잡기잖아? 최대한 안 잡히면 되는 거잖아? 게다가 이 무인도. 1호 섬이잖아.”
루메리아 호수에 있는 섬들은 환수의 섬을 제외하고 학생들에게 숫자로 불린다.
1호 섬은 가장 큰 섬을 의미했다.
“그렇다는 건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는 소리지.”
칼이 손가락으로 휘리릭- 열쇠를 돌리며 씩- 웃었다.
“자, 그럼 후배님들께 루메른이 어떤 곳인지 알려줘 볼까? 우하하하하!”
칼이 사악하게 웃으며 숲속으로 들어갔다.
***
“우선 시아 선배님을 찾자.”
아름다운 모래사장 위.
루메리아 호수를 감상하던 루크가 2학년들을 뒤돌아보며 말했다.
그 말에 울창한 숲을 빤히 바라보던 아이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2학년들은 모두 무인도의 모래사장 위에 있었다.
호수임에도 이 섬에는 모래사장이 존재했다.
“햐~ 선배들 말이 맞았네. 6호 섬이 물놀이 오면 딱이라는 거?”
쥬엔이 감탄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런 쥬엔을 보며 하비든이 눈을 가늘게 떴다.
“태평한 소리가 나오나 보군.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건 첸 시아 선배다.”
“알아. 안다고. 그냥 해본 소리야!”
쥬엔이 눈을 게슴츠레 떴다.
그런 쥬엔 곁에 서 있던 샤샤가 빤히 숲속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나저나. 저 속은 완전히 밤 같네요.”
해가 중천에 있음에도 무인도에 내에 숲속은 밤처럼 어두웠다.
빽빽하게 자라난 산림이 햇빛을 가렸기 때문이었다.
“이거 곤란하네.”
엘 제인이 심각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아이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그 물음에 대답한 건 마법학과의 그림자 출신 프리츠였다.
“문제가 있지. 그것도 아주 크게.”
“응?”
“우리가 상대해야 하는 게 첸 시아 선배님이라는 게 문제야.”
“아.”
프리츠의 말을 이해한 아이나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 말을 이해 못 한 루크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이나, 프리츠의 말이 무슨 뜻이야?”
“어둠은 그림자의 전장.”
“아…….”
아이나의 대답에 루크의 얼굴도 심각하게 변했다.
그 반응에 다른 2학년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시아 선배님이 샨의 황녀이시기는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정도인가?”
“셀리아 선배님이랑 듀란 선배님이 아니고 시아 선배님이라면 그나마 수월할 것 같은데.”
기사학과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마법학과보다 광범위 공격을 하는 셀리아와 듀란.
그 두 사람과 비교했을 때 첸 시아는 확실히 부담감이 덜했다.
셀리아와 듀란 보다 첸 시아가 약하다는 게 아니라 오러 성향의 차이였다.
어찌 되었든 첸 시아가 다루는 물의 오러는 방어적 성향이 강한 오러였으니 말이다.
동급생들의 말에 엘 제인이 코웃음을 쳤다.
“어둠 속에서 그림자가 얼마나 무서운지 너희는 모르니까 그런 소리가 나오는 거야.”
이제 막 2학년이 된 그들이 그림자의 싸움을 본 적이 있을 리 만무했다.
“알겠군. 교수들이 말한 우리의 보완해야 할 점이 무엇인지.”
하비든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 말에 쥬엔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어로 헌터와의 전투.”
사실 어지간해서는 루메른 2학년이 히어로 헌터와 맞설 일이 없다.
그런데도 개학 날부터 이런 경험을 시킨다는 건.
“왜인지 2학년 생활도 험난할 것 같네요.”
탁-! 섭선을 접은 샤샤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 말에 아이나가 말했다.
“여기서 서 있어봤자 소용없어. 일단은 시아 선배님을 찾으러 가자.”
그 말에 2학년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열을 짜. 언제 어디서든 기습에 대응할 수 있게!”
“엘! 프리츠! 탐색조를 짜 줘!”
2학년들이 빠르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 루크는 어두컴컴한 숲속 내부를 바라보며 몸을 부르르 떨었다.
“왜인지 오한이 드네.”
***
“역시 우리 3학년들은 굉장히 유능하네. 이렇게 빨리 우리를 찾아오다니 말이야.”
엘레나가 웃으며 손뼉을 치고 있었다.
다리를 꼰 채 지팡이 위에 탄 엘레나는 여유로운 얼굴로 자신들을 포위하고 있는 3학년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의외네요.”
그때 셀리아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이렇게 당당히 기다리고 있을 줄은 몰랐어요. 게릴라전을 할 거라 생각했는데…… 이거 혹시 함정인가요?”
경계 어린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피는 셀리아를 보며 손뼉을 치던 엘레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더니 무릎 위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 엘레나가 심술이 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완벽하다고 생각했던 3학년 후배님들의 부족한 점이 뭘까 고민을 했는데…… 과연 이런 면이 있었구나. 하긴. 너무 목표가 너무 빛나기는 하지.”
못마땅한 눈으로 3학년들을 쭉 훑어보며 엘레나가 툴툴거렸다.
“눈이 멀어 버릴 정도로 말이야.”
그 영문 모를 말에 3학년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을 때였다.
“자, 우리 후배님들이 원하는 건 이거지?”
엘레나가 품에서 열쇠를 꺼내 들었다.
“어디 한 번 뺏어 보련?”
번쩍-!
“어머나?”
강렬한 뇌전이 몰아쳤다.
“너무 저돌적인 거 아니니?”
어느새 엘레나의 바로 앞까지 온 듀란이 열쇠를 향해 손을 뻗고 있었다.
듀란이 코웃음을 치며 엘레나의 손에 쥐어진 열쇠를 낚아채려는 순간.
화악-!
‘어느새!’
시야를 가득 덮은 거대한 쇳덩어리에 듀란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콰가가가가가강-! 우지끈! 콰득! 우지직! 쾅!
무시무시한 기세로 휘둘러진 배틀 해머가 듀란의 안면을 강타했다.
그대로 튕겨 나간 듀란은 나무 몇 개를 부러트린 후에야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
파지직- 파지지직-
오러 아머를 이용해 몸을 보호한 듀란이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내 다리에 힘이 풀리며 휘청거렸다.
쿵-!
모두의 시선이 배틀 해머를 바닥에 내려찍는 이에게 향했다.
“제 허락 없인 엘레나 선배님과 열쇠에 손을 못 댑니다.”
평소에 항상 친절하고 사람 좋은 릴의 무감정한 목소리에 3학년들은 자신도 모르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말 그대로 압도적인 카리스마가 느껴졌다.
릴이 기세만으로 3학년들을 압도할 때였다.
“우리 릴은 참 믿음직스럽단 말이야?”
덥석-!
“느허허어업?!”
릴을 뒤에서 껴안은 엘레나가 릴의 가슴에 양손을 올려놓고 있었다.
“저어…… 엘레나 선배님. 지금은 제가 모처럼 후배들에게 선배의 위엄을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순간…… 히이익?!”
“어머? 난 선배로서 위엄 있는 릴보다 당황하는 모습이 더 귀여운 걸?”
릴은 엘레나의 손길에 울상을 지었다.
3학년 남학생들이 헛기침을 하며 이리저리 시선을 돌렸다.
릴의 어깨에 턱을 올린 채 키득거리던 엘레나는 그 모습을 보며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힐끗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중얼거렸다.
“열쇠를 안전하게 보관할 안전한 장소가 여기 있었네?”
“안전한 장소요?”
릴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엘레나는 3학년들을 보며 사악하게 웃었다.
“너희 그거 아니? 릴은 입으면 말라 보이는 타입이란 걸? 실은 엄청 굉장해.”
마녀 같은 미소를 지은 엘레나가 갑자기 열쇠를 쥔 손을 릴의 교복 상위 속으로 쏙 집어넣었다.
“으헉? 서, 선배님!”
엘레나가 손을 빼자 릴이 기겁하며 가슴팍을 감싸 쥐며 물러났다.
그런 릴을 보며 엘레나가 환하게 웃었다.
“이것으로 남학생들은 절대 열쇠에 손댈 수 없게 되었어.”
“네? 이런 방법이 통할까요?”
릴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남학생들은 입을 뻥긋거렸다.
“물론 통하지.”
키득키득 웃은 엘레나가 지팡이 위에 올라탔다.
“자, 그럼 릴. 전위를 부탁해도 될까?”
“자신은 없지만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믿음직스럽네.”
엘레나가 지팡이를 타고 하늘 높이 올라갔다.
고오오오오-!
릴의 몸에서 영력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3학년 여러분.”
탁-!
배틀 해머를 양손에 쥔 릴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의 무서움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