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655)
655.
“모두 만나서 반갑다. 전투학 합동 수업을 맡게 된 아인 엘랑듀다.”
아인의 소개에 1학년 기사학과생들이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아인 엘랑듀.
현재 루메른 교수 중 가장 영웅에 근접했다고 알려진 기사다.
후학 양성을 위해 교수로서 힘을 쓰고 있을 뿐.
실력으로는 어지간한 기사 영웅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평가받는 진짜 실력자였다.
“3학년 선배님들 담당이라고 들었는데!”
“아인 교수님의 수업을 들을 수 있다니!”
1학년 기사학과 학생들은 아주 흥분된 반응을 보였다.
“좋기는 한데.”
“기사학과 애들만 좋은 거 아닌가?”
반대로 마법학과나 소환학과 1학년 학생들은 아쉽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반응을 본 아인이 피식 웃었다.
“걱정마라. 합동 전투학 수업을 담당하는 건 나 혼자뿐만이 아니니까.”
그 말에 1학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뜰 때였다.
운동장 입구에서 두 사람이 걸어왔다.
그들을 본 3학년들이 놀란 표정을 지었다.
“알비 교수님과 아르티안 교수님?”
마안의 마법사 알비 제르온.
영웅의 자리에 오른 건 물론이고 무수히 많은 마족들을 사냥 해온 마법학과 교수 중 최강이라 평가받는 사람이었다.
“세상에! 알비 교수님께서는 수업을 잘 안 한다고 들었는데?”
“특별 수업인 건가!”
마법학과생들의 의욕이 치솟았다.
반면 소환학과 생들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르티안 교수님이 전투학 쪽에도 일가견이 있으셨나?”
이미 입학시험 당시에 아르티안의 두려움을 몸소 체험한 1학년들이다.
하지만 앞에 아인과 알비와 비교한다면 전투 실력에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다.
2, 3학년들 역시 같은 의문을 느끼고 있었다.
아르티안의 무시무시한 악명이야 그 누구보다도 2, 3학년들이 잘 알지만 아르티안이 활약한 유명한 전투가 없었다.
하물며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마법 연구를 하는 데만 관심 있는 마법학과 교수 랜조차도 유명한 활약상이 있을 정도다.
“칼. 아르티안 교수님에 관해 아는 거 있어?”
엘리자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칼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내가 알기로는 없어.”
“흐음?”
엘리자가 눈을 게슴츠레 떴다.
루메른 내에서 일어나는 일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소식에도 훤한 칼이 모른다면 아르티안이 활약한 전투는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루메른 교수인 만큼 아르티안 역시 굉장한 실력자인 건 분명하겠지만 영웅학 전문 교수인 그녀가 얼마나 전투에 능할지는 미지수였다.
그렇게 전투학 합동 수업의 교수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낸 상황에서 셀리아가 손을 들었다.
“뭐냐? 셀리아 제르딩거.”
“첫 수업에서는 뭘 하는지 궁금합니다.”
그 물음에 아인이 말했다.
“첫 번째로 할 일은 우선 ‘파티’를 짜는 거다.”
그 말에 학생 전체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파티요?”
“그래. 아침에 공지 사항에서 봐서 알겠지만, 합동 전투학 수업은 엄연하게 이번 학기 정규 수업이다.”
아인의 말대로였다.
이번에 신설된 정규 수업으로 1, 2, 3학년 전체가 같이 받는 수업이었다.
“덧붙여 말하자면. 오늘 정해지는 파티는 곧 반이라고 보면 된다.”
“그 말은 파티끼리 수업을 듣게 되는 건가요?”
“그래. 물론 학년이 다른 만큼 필수과목과 교양과목을 같이 들을 순 없지. 하지만 같은 학년이 듣는 수업이라면 파티끼리 움직이게 될 거다.”
말 그대로 파티라는 이름의 커다란 합동 반이라는 의미였다.
클로에가 손을 들었다.
“만들어지는 파티의 숫자는요?”
“여섯 개다.”
아인의 대답에 클로에가 생각에 잠겼다.
‘1학년은 모두 500명. 2학년은 224명. 3학년은 163명. 대략 한 파티 당 150명에 가까운 대규모 파티.’
“덧붙이자면 앞으로 있을 합동 전투학 수업에서 모의전은 모두 파티 단위로 진행된다. 의뢰 실습도 파티 별로 진행되지.”
“3학년들의 의뢰에 1, 2학년들이 따라가는 겁니까?”
듀란의 물음에 아인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어디까지나 의뢰 실습에 한해서다.”
3학년이 된 순간부터 루메른 학생들에게는 루메른에 찾아오는 의뢰를 해결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
그리고 의뢰 실습과 의뢰는 엄연히 다르다.
의뢰 실습의 경우에는 루메른 내에서 자체적으로 1, 2학년들도 해결이 가능한 의뢰를 선정해 제공한다.
반대로 의뢰의 난이도는 천차만별이다.
의뢰 실습보다 쉬운 의뢰도 있지만 엄청난 난이도의 의뢰도 존재한다.
1, 2학년 때 경험한 의뢰 실습은 말 그대로 3학년이 될 때를 대비한 일종의 연습에 가까웠다.
이야기를 듣고 고민하던 첼시가 손을 들었다.
“이렇게까지 협동이 필요한 대규모 전투를 상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이유에 관해서는 레오 플로브가 설명해 줄 거다. 마침 오는군.”
첼시의 대답에 지금까지 가만히 상황을 지켜보던 알비가 말했다.
모든 학생의 시선이 레오에게 향했다.
레오의 곁에는 첸 시아가 함께 걷고 있었다.
“레오 학생! 이리 오세요!”
아르티안이 환하게 웃으면서 레오를 반겼다.
그에 첸 시아는 기사학과생들이 있는 곳에 가 앉았고 레오는 교수들 옆에 섰다.
“지금부터 기숙사 제도를 시작으로 합동 전투학 수업을 진행하게 된 이유를 레오 학생이 설명할 거예요.”
아르티안의 진지한 얼굴에 학생들이 조금 긴장된 눈으로 레오를 바라보았다.
“겨울 방학 때 히어로 레코드에 큰 이변이 발생한 걸 알게 되었어.”
“큰 이변? 첼시, 아바드. 너희 레오랑 같이 움직였잖아? 뭐 아는 거 있어?”
칼이 의아한 얼굴로 묻자. 첼시와 아바드가 고개를 저었다.
“셀리아 양, 아는 거 있어요?”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야.”
기사학과 쪽에서는 첸 시아가 의아한 얼굴로 셀리아를 바라보았고 셀리아는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그 이변이란 게 뭔가요?”
루크가 손을 들고 조심스럽게 묻자. 레오가 대답했다.
“군단의 세계라는 걸 발견했어.”
“군단의 세계?”
“설마 타르타로스의 그 군단?!”
“그게 대체 뭐야? 설마 히어로 레코드의 타르타로스 버전, 뭐 그런 건가?”
“그게 말이 되냐?”
여기저기서 경악에 찬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학생들 사이에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날 때였다.
“쉿.”
누군가의 작은 목소리가 고요하게 울려 퍼졌다.
모두가 입을 다물고 목소리가 들린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첸 시아가 오른손 검지를 입에 대고 한쪽 눈을 찡긋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아직 학생회장님의 말씀이 다 끝나지 않았잖아요? 다들 집중해야죠?”
그 말에 흠칫한 학생들이 레오에게 집중했다.
아까 전 레오와의 대련이 떠오른 것이다.
다시 자신에게 집중하는 학생들을 보며 레오가 말했다.
“이름을 듣고 너희가 예상했듯. 군단의 세계는 타르타로스의 영웅의 세계가 맞아. 우리가 영웅의 세계를 통해 선대 영웅의 힘을 계승하듯. 녀석들도 군단의 세계를 통해 이미 사라진 마족들의 힘을 계승한다는 게 밝혀졌어. 셀리아, 아바드, 첼시. 너희 셋은 그 당시에 봤었지?”
“아……!”
“몬스터의 힘을 얻은 히어로 헌터들?”
“과연 그랬었군.”
레오의 말에 히어로 슬레이어 사건 당시 싸웠던 히어로 헌터들을 떠올렸다.
몬스터의 형상을 했던 히어로 헌터들.
그 압도적인 힘을 떠올리며 셋이 얼굴을 굳혔다.
“당시에 레오 오빠는 군단의 세계에 들어갔었던 거야?”
“그래. 내가 들어간 곳은 실라투나의 세계였어.”
“마물 여왕?”
“그런……!”
재작년 겨울.
세이룬에 기적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시작의 영웅 카일과 성운의 시조 루나에 의해 토벌된 5000년의 공포.
마물 여왕 실라투나가 언급되자 여기저기서 신음성이 터져 나왔다.
그 상황에서 워레든이 물었다.
“배경은 어디였지?”
“재앙의 시대, 루나가 있던 시대였어.”
“그 세계에서 네 역할은 뭐였나?”
“방해자였어. 난 그 세계에서 허락된 존재는 아니었거든.”
“레오. 너 1학년 때 루나님의 세계에서 영웅의 세계에 침입한 마족들과 싸운 적이 있었지?”
1학년 2학기의 입무 실습 당시.
레오가 루나의 세계에 들어갔던 일을 떠올리며 클로에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 마족들과 네가 같은 상황이었다는 거야?”
“맞아.”
고개를 끄덕인 레오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 군단의 세계 자체는 그렇게 자주 발생하지는 않을 거야. 마냥 쉽게 만들 수 있는 거였다면 지금 세계와 타르타로스의 힘의 균형은 깨졌을 테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 일 아닌 것처럼 치부할 수도 없어.”
영웅의 세계는 세계를 구원했다.
그처럼 군단의 세계가 세계를 멸망으로 몰고 가지 말라는 법은 없다.
“우리가 군단의 세계 공략을 실패시키느냐, 아니면 타르타로스가 공략에 성공하느냐로 타르타로스와의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거야. 지금까지 영웅의 세계 공략과는 난이도 자체가 다를 거다.”
영웅의 세계 공략에는 적이 없다.
하지만 군단의 세계는 다르다.
군단의 세계 자체가 또 다른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레오의 말에 학생들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그리고 군단의 세계는 모두 대영웅과 연관 되어 있을 확률이 높아.”
“어째서?”
“군단의 레코드는 히어로 레코드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 그렇다면 놈들도 되도록 강한 마족의 힘을 계승하고 싶겠지.”
레오가 눈을 살짝 감았다.
“녀석들이 힘이 가장 강력하던 시대는 누가 뭐라 해도 대영웅들이 활약했던 재앙의 시대일 테니까.”
옛날 일을 떠올린 레오가 눈을 떴다.
“너희도 알겠지만 그 시대의 전투는 대규모 전투가 많아. 그래서 합동 전투학 수업이 만들어진 거야. 단순히 반이 아닌 파티라고 칭한 것 역시 그 이유 때문이야.”
레오가 빙긋 웃었다.
“단순히 같은 반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파티 쪽이 유대감을 쌓기 더욱 좋을 테니까. 이야기는 여기까지야.”
말을 끝낸 레오가 교수들에게 인사한 후 학생들 사이로 돌아갔다.
그 모습을 보며 1학년들이 눈을 빛냈다.
‘레오 선배님과 같은 파티가 되면…….’
‘학교생활이 활짝 피는 거잖아?’
‘학교생활 뿐만 아니야. 레오 선배님은 곧 한 나라의 왕도 되잖아?’
1학년들이 속으로 생각했다.
‘레오 선배님의 눈에 들면 탄탄대로가 펼쳐질 거야!’
그렇게 1학년들이 희망에 찬 상상의 나래를 펼칠 때.
2, 3학년들 역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물론 1학년들과 달리 절망에 찬 상상이었다.
‘레오 선배와 같은 파티 되면 일단 불지옥 시작이겠지?’
‘레오 녀석 눈에 드는 순간 불지옥이 펼쳐지겠지?’
***
합동 전투학 수업 첫 수업은 합동 전투학 수업에서 무얼 배울지에 대해 교수들에게 들었다.
그리고 당장 파티를 구성하기에 앞서 1, 2, 3학년들끼리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다.
지금 당장 파티를 구성하기에는 서로 모르는 게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1학년들.
2, 3학년들이야 작년 1년동안 멘토와 멘티 관계로 교류가 깊었지만, 1학년들은 아니었다.
1년 내내 파티를 맺어야 하는 상황인 만큼 파티 구성은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첫 수업이 끝나고 쉬는 시간.
클로에가 레오에게 다가갔다.
“레오, 아까 일에 관해서 궁금한 게 생겼는데.”
“뭐가 궁금한데?”
레오 곁에 앉은 클로에가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군단의 세계 역시 영웅의 세계처럼 폭주를 할까?”
비정상적인 폭주에 의해 만들어진 영웅의 세계를 영웅 던전이라고 한다.
그 경우 영웅의 세계는 세계를 침식해 가며 영향을 끼친다.
“음…… 글쎄. 일단 나는 군단의 세계 자체가 폭주의 한 형태라고 생각을 하고 있어. 그래서 영웅 던전 같은 폭주가 일어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
“그런가?”
“그런데 궁금하기는 하네. 만약 영웅 던전과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우리에게 이로울지. 아니면 타르타로스에게 이로울지 말이야.”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