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727)
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 727화(727/768)
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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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보건실 치료실.
3학년 기사학과와 마법학과 여학생들이 같은 방에 머물게 되었다.
모의전의 격렬함을 보여주기라도 하듯 여기저기 붕대를 감고 있는 학생들이 많았다.
피곤함 때문에 일찍 잠자리에 든 학생들도 있었다.
각자 개인이 일이 있는 학생들은 개인 침대 옆에 있는 작은 마석등을 켠 채로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침대에 양반다리를 하고 앉은 일리아나가 팔짱을 낀 채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다.
꽤 깊은 고민에 빠져 있었지만, 같은 보건실 방을 쓰는 여학생들은 그런 모습을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사락- 사락-
일리아나의 양 옆자리를 차지한 첼시는 마도서를 읽는 데 집중했고 넬라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깨끗한 천으로 모닝스타를 닦아 주고 있었다.
이윽고 고민을 끝낸 일리아나가 고개를 들었다.
“나 있잖아. 굉장히 좋은 생각이 났어.”
“응, 그래.”
첼시는 마도서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대답했다.
“궁금하지? 그치? 그치?”
“응. 굉장하네.”
“뭐야! 그 성의 없는 대답은!”
일리아나가 발끈하며 베개를 첼시에게 집어 던졌다.
하지만 첼시는 시선조차 주지 않은 채 몸을 까딱 움직여 그 일리아나의 공격을 피했다.
첼시 너머로 날아간 일리아나의 베개가 자고 있던 셀리아의 머리 위로 떨어졌다.
그 모습을 보자마자 일리아나는 냉큼 자기 마석등을 끄고 눕더니 그대로 이불을 뒤집어쓰고 자는 척을 했다.
“야, 첼시 르왈린. 왜 갑자기 시비야?”
막 잠에서 깬 셀리아의 짜증 섞인 목소리에 일리아나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오, 이거 잘하면 첼시가 뒤집어써서 그냥 넘어갈 수도 있겠는걸!’
“왜 시비냐고!”
“푸헉!”
셀리아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일리아나의 안면을 베개로 눌러 버렸다.
이불속에서 버둥거리는 일리아나.
첼시도 냉큼 달려가 그런 일리아나를 책으로 마구 때렸다.
“첼시 넌 왜 때려!”
“나한테 뒤집어씌우려고 했으니까.”
한바탕 소란스러워진 병실 내부.
학생들이 그 모습을 보고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잠시 후 가까스로 벗어난 일리아나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셀리아! 너무하잖아?!”
“네가 먼저 베개 던졌잖아.”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아하!”
항의하던 일리아나가 순간 눈을 가늘게 떴다.
“알겠다. 오늘따라 괜히 신경질적인 이유!”
셀리아는 얘가 또 무슨 헛소리를 하나, 하는 얼굴을 하자 일리아나가 폴짝 일어나 침대 위에 당당히 서더니 가슴을 쫙 펴며 말했다.
“오늘 클로에랑 아바드가 평소 더 유독 친해 보였는데 그거 때문에 질투하는 거지?! 너 딱 걸렸어!”
“아하하하하하하하!”
그때 이야기를 듣던 첼시가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얼마나 크게 웃었는지 자던 학생들도 놀라 일어날 정도였다.
침대 위에서 배를 부여잡고 대굴대굴 웃으며 웃던 첼시가 히끅거리며 말했다.
“오라버니와 클로에 때문에 셀리아가 질투한다고? 일리아나. 네가 이때까지 했던 이야기 중에 제일 웃겼어.”
그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이해한 다른 여학생들도 피식- 피식- 웃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셀리아와 아바드.
최근에는 힘도 합치고 협력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줬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했다.
셀리아와 첼시는 쉴 틈 없이 으르렁거리는 사이지만 서로 기를 써서 이기려 들진 않는다.
셀리아와 첼시가 악우라면.
주변 인물들이 봤을 때 셀리아와 아바드는 앙숙이다.
그런데 클로에와 아바드가 친하게 지내는 걸 보고 셀리아가 질투한다니?
웃음이 절로 나오는 이야기였다.
“헤헹! 이 명탐정 일리아나님의 눈은 정확하다고! 느낌이 파박! 하고 왔다니까!”
하지만 일리아나는 자신의 추측에 깊은 믿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며 셀리아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이 녀석, 어떻게 하지 않으면.’
최근 아바드와의 관계가 조금 미묘하게 된 건 사실이다.
서로 기 싸움을 하는 건 여전하지만 묘하게 신경 쓰인다고 할까?
그런 상황에서 오늘 낯선 감정을 느꼈다.
지금으로서는 셀리아 본인도 자신의 감정을 정의 내리기 어려웠다.
그런 상황에서 아바드와의 관계가 타인의 입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건 그다지 달갑지 않았다.
‘발끈하면 이상할 것 같고. 무시해 버릴까?’
셀리아가 잠시 갈등할 때였다.
일리아나가 손가락으로 셀리아를 척! 가리켰다.
“셀리아! 순순히 자신의 마음을 인정해! 사랑은 부끄러운 게 아니야.”
“진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한숨을 푹 쉬며 관자놀이를 꾹 누르는 셀리아를 보며 일리아나가 말했다.
“왜 말을 못 해! 클로에를 사랑한다고!”
“…….”
셀리아가 멈칫했다.
순간 여학생들도 벙찐 표정을 지었다.
침대에서 폴짝 뛰어 내려온 일리아나가 마치 셀리아처럼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그리고 우쭐한 표정을 지었다.
“1학년 때부터 같은 반이었던 넌 처음에는 클로에를 친구처럼 생각했을 거야. 하지만 가까이 지내면 지낼수록 완벽한 우등생인 클로에가 네 이상형으로 느껴졌겠지.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금단의 사랑에 눈을 뜬 거야!”
음음-! 고개를 끄덕인 일리아나가 손가락으로 턱을 바치며 뭔가 있어 보이는 자세를 취했다.
“그런데 가뜩이나 평소 눈에 거슬리는 아바드가 오늘따라 클로에랑 친하게 지내니! 감정이 펑-! 하고 터져 버린 거지. 어때? 내 추리가?”
“와, 이번만큼은 진짜 그럴듯하다.”
옆에 있던 첼시가 감탄한 표정을 지었다.
“자! 솔직하게 속마음을 털어놔 보시지! 난 사랑에는 편견이 없다는 주의거든! 치정 싸움은 다 좋아해!”
일리아나가 눈을 반짝반짝 빛냈다.
“재미있겠나. 한번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 보도록.”
첼시는 대놓고 셀리아를 놀렸다.
셀리아는 천장을 바라보며 훗- 하고 웃더니 눈에 쌍심지를 켜고 소리쳤다.
“지금 누구더러 누굴 사랑한다는 거야! 아주 둘이 그냥 쌍으로! 이리 와! 아주 그냥 목에서 머리를 뽑아 줄 테니까!”
왁왁- 일순간에 소란스러워지는 병실.
소란은 병동 당직 교수가 온 후에야 가까스로 진정되었다.
소란을 일으킨 장본인인 세 사람이 병실에서 반성문을 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넬라가 말했다.
“그래서 아까 말한 좋은 생각이란 게 뭐야?”
“빨리도 물어본다.”
입술을 삐죽 내민 일리아나가 반성문을 다 쓰고 필기구를 정리했다.
“벌써 다 썼어?”
“훗. 내가 반성문에 관해서는 전문가잖아? 나만의 빨리 쓰는 노하우가 있지.”
“자랑이다.”
셀리아가 한숨을 쉬며 반성문을 끄적거렸다.
“그래서? 좋은 생각이란 게 뭐야?”
호기심을 담아 묻는 넬라를 보며 일리아나가 말했다.
“반장이 이번 기숙사끼리 싸움을 붙이면서 말했잖아. 상대 기숙사에 몰래 침입해서 깃발을 빼앗아도 된다고.”
“그랬지.”
“그건 기숙사 침입 루트가 있다는 거잖아?”
“응.”
“그럼 그건 반대로 말하면 반장 방으로 침입할 수 있는 비밀 통로도 있다는 게 아닐까?”
“그러고 보니…….”
“그러니 밤에 반장 자고 있을 때 몰래 들어가는 거야.”
일리아나가 목소리를 죽였다.
“들어가서?”
넬라도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를 줄이며 되물었다.
첼시아 셀리아 역시 일리아나의 말이 신경 쓰이는지 반성문 쓰는 걸 멈추고 대화에 집중했다.
일리아나가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반장이 자는 틈에.”
“틈에?”
“확!”
여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칭찬 도장을 훔쳐서 달아나는 거지! 그러면 그대로 기숙사 전쟁은 승리!”
“…….”
“…….”
맥이 탁 빠지는 작전에 여학생들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아차! 이거 필살의 비밀 작전인데! 마법학과랑 공유해 버렸어!”
머리를 부여잡는 일리아나를 보며 넬라가 말했다.
“난 잘게.”
“아까 낮에 모의전을 할 때 네가 머리를 세게 걷어차서 이러잖아.”
셀리아가 힐난 어린 눈으로 첼시를 바라보자 첼시가 억울하다는 듯 인상을 썼다.
“얜 원래 이랬거든.”
“생각해 보니 그러네. 미안.”
“우이씨! 내 비밀 작전을 들어놓고 반응들이 왜 이렇게 건조해!”
“넌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이 시계탑 기숙사에 비밀 통로가 얼마나 많은데 레오 방으로 향하는 통로를 찾는다는 거야?”
“심지어 통로도 시시각각 변하잖아.”
“왜! 반장 방에는 어디로든지 문이 있으니까 어디서든 반장 방으로 갈 수 있잖아.”
“그러니까 그게 불가능하다고. 이 바보야. 마법을 배운다는 애가.”
진심으로 한심하다는 표정을 짓는 첼시를 보며 발끈한 일리아나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두고 봐! 내가 반장 방에 침입하고 올 테니까!”
그렇게 말한 일리아나가 병실 문을 열고 뛰쳐나갔다.
“보건실 입구에 당직 교수님 있으신데 걸리지 않을까?”
“100% 걸리지.”
넬라의 말에 셀리아가 가차 없이 말했다.
잠시 후.
끼익- 병실 문이 열리며 일리아나가 돌아왔다.
하지만 모습이 묘했다.
일리아나는 자그마한 요정인 키르안에게 뒷덜미를 붙잡힌 채였다.
의외의 상황에 모두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대롱대롱 허공에 떠 있던 일리아나는 키르안이 손을 놓자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쿵-!
“아야!”
일리아나가 엉덩이를 문질렀다.
학생들이 잡아야 하는 대상인 키르안은 그대로 뾰로록- 모습을 감추었다.
“뭐야? 무슨 일이야? 저 요정이 왜 널 데려와?”
첼시가 다급히 물었다.
그때 일리아나가 말했다.
“너희 그거 알아?”
“뭘?”
“학생회장 방에는 개인 욕실이 있다?”
“뭐? 그걸 네가 어떻게 알아?”
“내가 방금 학생회장실에 침입했으니까.”
“뭐? 거짓말하지 마!”
“믿지 마라. 히히힛.”
일리아나가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첼시가 얼굴을 굳히더니 물었다.
“너 거기서 뭐 봤어?”
일리아나가 비시시- 웃었다.
“비밀.”
“야! 너 당장 말해! 뭘 봤냐고!”
눈이 뒤집힌 첼시가 꽥꽥- 소리를 질렀다.
그 덕에 다시 소란스러워진 나머지 다시 병동 당직 교사가 달려왔다.
그날 첼시는 병동에 있는 반성실에서 새벽 늦게까지 반성문을 써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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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들어온 거야?”
욕탕에 몸을 담근 레오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방에 딸린 개인 욕실.
학생회장의 특권이었다.
씻고 있는데 느닷없이 일리아나가 들어오니 천하의 레오도 조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욕실은 넓고 일리아나가 나타난 곳은 입구였다.
욕탕에 들어온 상태라 일리아나가 아무것도 못 봤지만.
[학생이 학생회실에 들어올 수 있는 거예요?]목욕 바가지 위에 타서 둥둥 떠다니는 엘시가 의아한 얼굴로 묻자 레오가 덤덤히 대답했다.
“뭐, 기본적으로 문이라는 개념은 일방통행이 아니니까. 학생회실에서 어디로든지 갈 수 있다는 건 어디서든 학생회장실로 들어올 수도 있다는 뜻이야.”
실제로 레오는 어디서든 학생회장실로 올 수 있다.
학생들 역시 입구만 잘 찾으면 어디서든 올 수 있다.
문제는 그 입구가 시시각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우연히 그 문을 열고 올 수도 있지. 지금 일리아나처럼.”
이 기숙사의 근본적인 구조인 만큼 레오도 어쩔 수 없다.
“뭐, 극히 낮은 확률인 만큼 앞으로는 학생이 학생회장방으로 오는 일은 없을 걸?”
[그 일리아나라는 소녀 엄청 운이 좋은 거였네요.]“그렇지. 걘 나도 가끔 종잡을 수 없다니까.”
웃음을 터트린 레오가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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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어요?”
“응. 학생들을 싸움 붙이고 자기는 구경이라니. 뭔가 불공평하지 않아? 학생들이 자기 방에 침입해 봐야 녀석도 고생 좀 하지.”
리시나스가 심술 맞게 웃었다.
“학생회장실에 침입해서 도장을 빼앗으려 들면 그 녀석도 골치 좀 아플 거야.”
“음…… 그런 룰은 없는데요.”
첸 시아가 살짝 곤란한 표정을 짓자 리시나스가 말했다.
“시아야, 룰을 왜 만드는지 아니?”
“공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겠죠.”
“틀렸어. 룰로 정하지 않은 걸 이용해 먹기 위해서 만드는 거란다.”
‘……이래서 사기꾼이라 하셨구나.’
마인드가 남다른 리시나스를 보며 첸 시아는 자연스럽게 리시나스를 악독한 사기꾼이라고 부르던 레오의 모습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후후. 자는데 학생들이 침입해 오면 너도 놀랄걸? 고생 좀 해봐라.”
원한마저 느껴지는 리시나스를 보며 첸 시아가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다.
‘레오 도령이 리시나스님께 뭔가 큰 잘못이라도 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