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74)
【74】73.
“대체 이게 뭐야!”
“이, 이게…… 망자의 저주!”
숲속 중심부에 들어서자 느껴지는 강력한 저주의 기운에 루니아와 에이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선천적으로 강력한 저주의 내성을 타고난 엘프들에게도 지금의 저주는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력했다.
루니아가 이를 악물고 레오를 보았다.
‘얘는 아무렇지도 않나?’
사령왕 헬 카이저와 직접 싸운 적도 있는 레오에게는 이 정도 저주로는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고개를 돌린 레오는 안색이 나빠진 두 엘프 소녀를 보며 마력을 일으켰다.
“비 아르테.”
레오의 손에서 생명력이 넘치는 빛이 흘러나왔다.
루니아와 에이란의 안색이 한결 편해졌다.
“이걸로 조금 괜찮아질 거야.”
“이거 별의 마법이야?”
“맞아.”
“우, 우리가 모르는 마법이에요.”
“이 마법 몰라?”
레오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활력을 회복시키는 마법이야. 그리 어려운 마법은 아니야.”
“대단해요, 레오님이 개발한 마법인가요?”
“아니. 나도 마도서에서 봤던 마법을 구현한 것뿐이야.”
정확하게는 루나가 즐겨 쓰는 마법이지만 그 말을 곧이곧대로 할 수는 없다.
레오의 말을 듣고 루니아가 말했다.
“레오, 네가 별의 마법을 독학으로 배웠다는 마도서는 어디서 난 거야?”
세이룬 학생조차 접하지 못하는 별의 마법이 수록된 마도서.
‘게다가 레오는 오랫동안 해석되지 않는 시조님의 마법도 해석했어…… 어쩌면 그건 세상에 몇 없는 시조님께서 직접 남기신 마도서일지도 몰라. 시조님의 마도서가 아니더라도 시조님이 사용했던 오리지널 별의 마법이 수록된 마도서일 확률일지도……!’
그렇다면 대발견이다.
“집안 서재에 있던 건데.”
루니아가 턱을 쓰다듬었다.
‘레오의 어머니 레이나님은 제르딩거 가문의 직계. 가문과 의절했다고 해도 가문의 진귀한 서적들을 가지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어.’
루니아의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그 마도서, 볼 수 있을까?”
“지금은 없어.”
“뭐? 어쨌는데?”
“어릴 때 마법 연습하다가 태워 먹었어.”
“그걸 태워 먹으면 어떻게 해!”
루니아가 머리를 부여잡고 소리쳤다.
물론 지어낸 이야기지만 루니아가 그걸 알 턱이 없었다.
에이란 역시 안타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소리치는 걸 보니 기운이 난 모양이네.”
레오가 피식 웃으며 숲의 중심부를 노려보았다.
“그럼 어서 이 망할 저주를 치워 버리자고.”
그렇게 말한 레오가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잠시 후.
레오 일행은 과거 페어리 랜드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에 있는 이를 보고는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이 야심한 시간에 여기서 뭘 하고 있으십니까?”
“나야말로 묻고 싶은 말이군.”
라우타가 팔짱을 끼며 미간을 좁혔다.
“1학년인 너희는 숙소 이탈을 허락받지 않았을 텐데?”
“그건 그쪽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하? 말투가 건방지군. 학교가 다르다고 그렇게 구는 건가? 루메른의 수준도 알만해.”
비릿한 웃음을 날리는 라우타를 보는 레오의 눈이 가늘어졌다.
루니아가 다급히 말했다.
“라우타 선배님. 지금 이곳에는 언데드가 출몰하고 있어요!”
“알고 있어. 지금 그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야.”
“원인이라면 저주 때문이에요!”
“저주? 지금 이곳에 저주가 펼쳐져 있다는 건가?”
“네?”
‘이렇게 진한 죽음의 기운이 퍼져 있는데…… 이걸 느끼지 못한다고?’
루니아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직감적으로 레오의 말이 옳았음을 느꼈다.
라우타는 타르타로스와 결탁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설마…… 말도 안 돼! 세이룬의 학생이 그럴 리가 없어!’
하지만 이성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긍지 높은 세이룬의 학생이 네크로맨서로 타락하는 게 말이 될 리 없었다.
더군다나 라우타는 상급반이 아닌가?
루니아의 눈이 흔들렸다.
“다시 한번 묻겠다.”
레오의 목소리가 싸늘하게 가라앉았다.
“여기서 뭘 하고 있었지?”
“언데드를 퇴치하고 페어리 포레스트의 이변을 조사하고 있었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1학년 애송이가 2학년인 나를 겁박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라우타가 짜증스럽게 말했다.
“나는 위대한 성운의 시조 루나님의 유지를 잇는 학생이다. 그런 내가 루나님의 명예를 더럽히는…….”
“라우타 알그라야.”
루니아와 에이란이 흠칫하며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레오의 표정을 정면으로 본 라우타는 순간 공포에 질렸다.
“그 입으로 루나를 입에 담지 마라.”
“이 자식이……!”
“루메른 1학년 중에 타르타로스 쪽에서 흘린 물건에 우연히 손을 댄 학생들이 있었어.”
“……!”
라우타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신도 모르게 그 물건에 손을 대었기에 학교 차원에서는 주의만 주고 넘어갔지.”
레오가 손을 들어 올렸다.
손가락 끝에서 작은 하얀색 빛의 구슬이 하늘로 치솟았다.
휘이익! 파앗-!
빛의 구슬이 터지더니 주변 일대가 마치 대낮이 된 것처럼 밝아졌다.
루니아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고 에이란은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막고 뒷걸음질 쳤다.
라우타의 뒤에는 수많은 몬스터의 시체가 이리저리 나뒹굴고 있었다.
그 시체에서 꺼낸 피와 내장으로 거대한 소환진이 그려져 있었다.
“몬스터의 피와 내장을 촉매로 쓸 만한 건 흑마법이나 사령술 뿐이지. 우리 학교 학생들이야 몰랐다고 쳤지만…….”
레오의 눈에 살기가 떠올랐다.
“너는 알고도 협력하는 모양이군.”
“눈치 빠른 새끼.”
라우타가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꼭 그렇게 무덤을 파야 직성이 풀리냐?”
“말도 안 돼…… 세이룬의 학생이 네크로맨서가 되다니……!”
“말조심해라, 루니아 엘 룬드아. 선배를 향한 불경한 말이 용납될 거라고 생각해?”
“사령술을 사용하는 주제에 세이룬의 학생이라고?! 개소리 집어치워!”
루니아가 사납게 소리쳤다.
“사령술을 사용하는 게 아니야. 그저 타르타로스를 이용할 뿐이야.”
“뭐?”
“이곳에 뭐가 잠들어있는지 알아? 무려 시조님의 영웅의 페이지가 잠들어있어! 이 말뜻을 이해하지? 루니아.”
라우타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루나님의 직계 제자가 되는 거나 다름없어! 엘프 역사에 몇 없는 위대한 영웅이 되는 거라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대영웅들의 영웅의 페이지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런 가운데 새로운 영웅의 페이지를 발견해서 그 힘을 계승한다면 말 그대로 엘프 역사에 남을 영웅이 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우리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타르타로스를 이용하는 게 뭐가 나쁘지?”
“네놈이 이용당한다는 생각은 안 해 봤어?”
레오가 싸늘하게 웃었다.
“헬 카이저는 누구보다 대영웅을 두려워하는 군단장이야. 그런 군단장이 얼씨구나 하고 루나의 힘을 계승하도록 내버려 둘 거라고 생각해?”
“그거라면 걱정 없어. 그 어리석은 헬 카이저는 나에게 언데드를 통제할 힘을 주었지!”
라우타가 히죽-! 웃으며 검은색 반지를 보여주었다.
“이것만 있으면 언데드 따위는 내게 위협이 되지 못해.”
“대화가 안 통하는군.”
헬 카이저가 영웅도 아니고 일개 학생에게 휘둘릴 정도였다면 과거 재앙의 시대에 수많은 영웅이 죽을 일 따위는 없었을 것이다.
‘감정적인 데다가 인지능력이 떨어져. 센 리우 때와 비슷한 증상이군.’
소환학 시험 당시 폭주하던 센 리우를 떠올랐다.
“레오, 때려눕히자. 저 빌어먹을 면상을 뭉개 버린 다음 선생님께 끌고 가야겠어!”
루니아가 으르렁거렸다.
에이란 역시 학교의 명예를 더럽힌 라우타에게 강한 적대심을 보였다.
“어설픈 마음으로 싸우지 마.”
“뭐?”
“여차하면 놈을 죽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
레오의 충고에 루니아의 눈이 크게 떠졌다.
“타르타로스와의 싸움은 그런 거야.”
그 말을 남기고 레오가 라우타에게 다가갔다.
‘죽여? 학교 선배를?’
루니아가 당황하는 사이.
“흐흐흐흐-”
검은 연기와 함께 카르고르가 모습을 드러냈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모양이군.”
“카르고르. 놈들을 죽여!”
라우타의 외침에 카르고르가 돌격했다.
“루니아! 에이란! 이 녀석을 상대해!”
카르고르를 둘에게 맡긴 레오는 그대로 라우타를 향해 돌격했다.
“멍청한 놈! 네놈에게 2학년의 격을 보여주지.”
정면으로 돌격을 하는 레오를 보며 라우타가 주문을 외웠다.
그 주문을 들은 레오도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라 티아르가!”
“라 티아르가!”
콰가가각-!
똑같은 마법이 동시에 시전 되더니 맞부딪히며 상쇄되었다.
라우타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건방지게 별의 마법을 써?”
“너야말로 타르타로스의 앞잡이 노릇이나 하는 주제에 루나의 마법을 쓰잖아.”
“닥쳐! 나는 시조의 힘을 계승할 엘프다! 네놈 처처럼 근본 없는 놈이랑 다르단 말이다!”
눈에 핏발이 선 라우타가 마법을 영창했다.
그걸 들은 레오 역시 주문을 외웠다.
“리 에제르니아!”
“리 에제르니아.”
번쩍-!
파지지직-!
강렬한 전격이 휘몰아쳤다.
“……!”
또다시 똑같은 주문으로 마법이 상쇄되자 라우타의 얼굴이 굳었다.
‘이 자식…… 설마!’
라우타가 다급히 영창을 했다.
그런 라우타의 영창을 듣고 레오 역시 빠르게 주문을 외웠다.
화르륵-!
이번에는 불꽃이 휘몰아쳤다.
라우타의 몸이 떨렸다.
“이, 이 자식이 감히!”
우연히 마법이 겹친 게 아니었다.
레오는 라우타의 주문을 듣고 그대로 따라 주문을 외웠다.
그리고 동시에 마법을 완성 시킨 것이다.
마법사에게 이것보다 큰 굴욕은 없었다.
흥분한 라우타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마법을 다루는 솜씨가 형편없군.”
화악-!
레오의 몸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흠칫한 라우타가 재빨리 레오를 찾았지만, 레오는 어느새 라우타의 뒤로 와 있었다.
“마치 자기 힘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 것 같아.”
퍼억-! 콰득!
“크억?”
레오가 오러가 담긴 발로 라우타의 발목을 걷어찼다.
뼈마디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라우타가 바닥에 쓰러졌다.
“하긴, 자기 힘도 아닌데 제대로 다룰 수 있을 리 없지.”
레오의 시선이 검은색 반지로 향했다.
‘마신기.’
스릉-!
레오가 검을 뽑았다.
라우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사, 살려 줘! 난 세이룬의 학생이라고! 날 죽이면 루메른과 세이룬의 관계가……!”
콰득-!
“컥?”
레오의 검이 망설임 없이 라우타의 목을 꿰뚫었다.
만약 제대로 된 세이룬의 2학년 상급반 학생이었다면 레오도 고전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레오에게 라우타는 힘만 센 바보에 불과했다.
화악-!
“흐흐흐흐.”
그때 카르고르가 레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참 카르고르와 치열하게 싸우던 루니아와 에이란은 그런 카르고르를 쫓다 레오를 발견하고는 멈칫했다.
그리고 목이 꿰뚫린 라우타를 보고는 숨을 삼켰다.
“놈을 죽인 건가? 흐흐흐! 같이 영웅을 꿈꾸던 자를 죽이다니! 냉혹하기도 하군! 잔혹해! 그러고도 네놈이 영웅을 꿈꾸는 자인가! 후하하하하”
안광을 번뜩이며 카르고르가 레오를 조롱했다.
루니아와 에이란의 눈이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런 사태가 일어날 것이라 예상은 했다.
하지만 막상 눈앞에 닥치니 어린 소녀들로서는 머릿속이 하얗게 될 수밖에 없었다.
웃음을 터트리던 카르고르가 순간 레오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을 본 카르고르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타락했다고는 하지만 영웅 후보생을 죽였다. 원래라면 저 엘프 계집들과 같은 반응을 보여야 할 터.’
하지만 레오의 눈에서는 그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뭐냐, 저 눈은.’
그저 고요했다.
‘저건 영웅을 꿈꾸는 자의 눈도 아니야. 그렇다고 영웅의 눈도 아니다. 저건…….’
사냥꾼의 눈이었다.
“다음은 너다.”
살기도, 분노도, 투기도 담기지 않은.
지극히 무미건조한 레오의 목소리에 죽음조차 초월한 기사는 공포를 느꼈다.
마치 자신이 모시는 주인, 사령왕 헬 카이저 앞에 선 기분이었다.
‘이놈은 필시 이곳에서 죽여야 한다!’
본능이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카르고르가 대검을 바닥에 꽂아 넣었다.
고오오오-!
대검에서 흘러나온 검붉은 기운이 바닥으로 흘러 들어갔다.
그와 함께 라우타의 검은 반지가 반응했다.
라우타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그걸 본 레오가 다급히 몸을 날렸다.
콰앙! 콰드드득-!
라우타의 몸이 폭발하며 뼛조각과 살점이 산탄처럼 사방으로 튀었다.
레오가 오러 아머를 전개하며 몸을 보호했다.
‘자폭!’
레오가 얼굴을 일그러트렸다.
유일하게 형태가 남은 반지를 낀 라우타의 손이 주먹을 쥐었다.
콰가가가각-!
그와 함께 사방으로 튀었던 뼛조각과 살점이 뭉치기 시작했다.
“웁-!”
루니아와 에이란이 입을 가렸다.
뭉친 뼛조각과 살점이 찰흙처럼 뭉개지더니 이내 라우타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눈을 뜬 라우타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살아났어?”
“흐흐. 너는 죽음을 경험함으로써 위대한 사령왕님과 계약을 맺었다.”
카르고르가 눈을 번뜩였다.
“라우타 알그라야여! 죽음조차 초월한 위대한 영웅이 되고 싶지 않나?”
“죽음조차 초월한…… 위대한 영웅!”
라우타의 눈에 욕망이 일렁였다.
“받아들여라! 망자의 힘을!”
고오오오-!
라우타의 몸에서 암흑 마력이 흘러나왔다.
우웅-!
그와 함께 라우타가 그렸던 소환진이 불길한 빛을 내뿜었다.
쿠구구구구구구-!
땅 전체가 진동했다.
루니아와 에이란이 중심을 잡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
레오는 얼굴을 굳히고 땅을 뚫고 올라오는 거대한 스켈레톤을 보았다.
‘라우타의 마력이 강해지면서 소환진이 발동한 건가…… 저 데스나이트. 애초에 라우타를 죽일 생각이었군.’
우워어어어어어어어!
[저게 뭐야!]키르안이 경악성을 내질렀다.
“스켈레톤 킹.”
레오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최강의 언데드 중 하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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