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758)
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 759화(758/768)
759.
까가가각-
레오에 의해 산산조각 난 얼음 파편들이 원래 있던 자리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이윽고 마족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다.
잠시 후.
사아아아-
원래 모습을 되찾은 마족은 고개를 몇 번 까딱거렸다.
까드득- 까드드득
살얼음이 바닥에 떨어졌다.
목이 베이고 얼굴이 날아갔음에도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듯했다.
“무례한 필멸자로군.”
그는 레오를 내려다보며 분노를 드러냈다.
“그런 저급한 공격이 내게 통할 거라…….”
콱-!
이번에도 마족이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레오가 놈의 입을 베어버렸다.
“왜 이렇게 나불거려?”
심드렁하게 말하는 레오.
다시 한번 턱만 남긴 채 머리가 날아간 고대 마족이 얼굴을 회복하고 분노를 드러냈다.
“놈-!”
그 외침과 동시에 레오와 리시나스가 몸을 날렸다.
쾅-!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레오와 리시나스가 서 있던 땅을 뭉개 버렸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리시나스가 레오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성격은 못 고친 모양이네.”
다섯 명의 대영웅 중 타르타로스의 마족들이 가장 증오하는 존재는 다른 누구도 아닌 시작의 영웅이다.
그건 레오가 에레보스를 토벌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시작의 영웅에 대한 마족들의 깊은 증오심은 재앙의 시대부터 이미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었다.
‘카일은 우리 중 마족을 가장 잔인하게 사냥했지.’
레오는 마족을 절대 곱게 죽이지 않았다.
최대한 잔인하게 능욕하고 죽인다.
그런 면모 때문에 레오는 마족 입장에서 가장 증오스러우면서도 싸우기 싫은 존재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나저나 회복의 원리가 뭐지?”
레오는 고위 마족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공격은 통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타격은 전혀 받지 않았다.
목이 베이고 얼굴이 베인 후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건 회복이 아니었다.
그저 되돌아간 것뿐이다.
그 과정에서 어떠한 힘 같은 건 사용되지 않았다.
‘핵이 있는 건가? 하지만 그건 비효율적일 텐데?’
핵을 만들면 끝없는 재생 능력을 손에 넣을 수 있지만 핵을 파괴하면 소멸한다는 명확한 단점도 있다.
그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몸 외부에 숨겨두는 선택을 한다.
하지만 핵의 위치가 발각되면 위험한 건 마찬가지며 재생 능력이 발휘될 때 핵의 위치가 쉽게 탐지되는 취약점도 있다.
그렇기에 타르타로스의 고위 마족들은 핵을 만들지 않았다.
초감각으로 핵의 위치를 찾던 레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위치가 탐지되지 않잖아?’
아무래도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간악한 신의 힘을 가졌다고 오만방자하구나! 너에게 죽음의 공포를 느끼게 해주겠다! 안식의 기사들이여! 아메리올님의 대변자! 나 카르몰의 이름으로 명하니! 저 건방진 필멸자에게 죽음보다 더한 고통을 선사하라!”
카드몰의 외침에 기사들이 움직였다.
그들 한 명 한 명이 강한 힘을 가진 고위 마족이나 다름없었다.
고오오오오오-!
불길한 죽음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레오가 주먹을 쥐락펴락하며 앞으로 나서려 할 때.
“내가 상대할게.”
“무리하지 말지?”
“무리?”
리시나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고작 저 정도로?”
“이거 실례.”
확실히 지금 리시나스는 영령 상태다.
힘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레오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렇다고 해도 그녀가 지혜의 왕 리시나스라는 건 변함 없었다.
“그래서?”
콱-!
레오의 검에서 황금색 오러가 치솟았다.
콰가가가가강-!
황금색 참격이 날아들어 기사들을 찢어발겼다.
마치 짐승의 발톱과도 같은 참격.
아르온의 검격이었다.
하지만 곧 산산조각난 마족들은 곧 원상태로 돌아왔다.
“이것들의 재생 원리는 알아냈어?”
“응.”
고개를 끄덕인 리시나스가 얼음 기둥을 바라보았다.
“이 주변에 이 마족들을 이끄는 군단장급 마족이 있을 거야.”
“저급한 파충류 따위가! 고결한 성녀님을 감히 그 흉측스러운 괴물과 같은 급으로 매도하다니! 죽고 싶……!”
콱-!
레오가 마법으로 카드몰의 상반신을 날려버렸다.
“누구더러 파충류라는 거야.”
“레오…….”
“이 녀석을 그렇게 부를 수 있는 건 나뿐이거든?”
콱-!
리시나스가 레오의 발을 짓밟았다.
“이 저열한 노예 종족이……!”
카드몰이 원래의 모습을 되찾았으나 레오와 리시나스는 신경 쓰지 않았다.
“이 녀석들의 우두머리급의 마족이 핵일 거야.”
“대가리 하나만 잡으면 끝난다 이거군. 생각보다 단순한 구조네.”
“강한 힘일수록 작용법은 단순한 법이니까.”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카드몰이 얼굴을 찡그렸다.
‘단번에 그 사실을 꿰뚫어 봤다고?’
오래전.
닉스가 에레보스에게 패배하여 삼켜질 때.
닉스를 섬기는 스틱스는 타르타로스와 싸우지 않고 물러섰다.
당시 다른 악신을 집어삼킨 에레보스의 세력은 닉스가 결코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닉스는 훗날을 기약하고 자신을 따르는 성자와 성녀들에게 대륙 곳곳에 숨어들라 명령했다.
이윽고 닉스가 에레보스에게 삼켜진 후.
스틱스의 마족들은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그런 스틱스의 마족들이 다시 눈을 떴다.
그건 자신들의 주인이 도래했다는 증거!
얼마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자신들이 잠들어 있던 땅 위에 인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성녀 아메리올은 행동을 개시했다.
이 땅의 이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선사하고 자신들의 여신, 닉스에게로 향하려 했다.
그 와중에 가증스러운 천상의 신들의 힘을 품고 있는 인간을 발견했다.
신력.
그것도 닉스의 본신의 힘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힘.
스틱스의 마족들은 자신들의 여신이 약해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저 신력을 여신께 바친다면 곧바로 전성기의 힘을 되찾을 터.
하물며 하등한 인간 따위가 가진 힘을 탈취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인간과 함께 있는 드래곤이 곧바로 안식 기사단의 약점을 꿰뚫어 보았다.
두 번째 성녀가 이끄는 스틱스의 전사들은 모두 성녀의 은총을 받은 존재들.
그들에게는 무한한 생명력이 하사 되었지만, 그 대가로 그들의 운명 역시 두 번째 성녀에 예속되었다.
까마득한 옛날.
두 번째 성녀와 안식의 기사단이 이 세상에 죽음의 은총을 뿌리고 다녔을 때도 그 사실을 꿰뚫어 본 자는 없었다.
있다 하여도 그들은 살아남지 못하고 죽었다.
그런데 저 드래곤은 몇 분도 지나지 않아 그 사실을 꿰뚫어 본 것이다.
어딘지 모를 찝찝함을 느꼈지만 카드몰은 개의치 않았다.
‘다소 강하다고는 하나 고작 인간과 드래곤.’
닉스가 사라지기 전 인간은 스틱스가 부리던 하등한 노예에 불과했다.
드래곤은 대부분 감히 여신 닉스의 은총을 거부하고 무능한 천상의 신들을 따랐지만 그게 전부였다.
두 번째 성녀의 비밀을 꿰뚫어 보건 말건 그들은 두 번째 성녀에게 닿지 못한다.
설령 성녀 앞에 선다고 해도 상관없다.
‘성녀님의 막강한 힘 앞에 무릎 꿇을 뿐.’
카드몰이 비웃음을 날렸다.
‘너희 따위가 무엇을 할 수 있지?’
“넌 얼음 기둥으로 가. 카일.”
“저열한 인간이 성녀님 앞에 서는 건 무례이거늘. 어딜 가겠…….”
콱-!
카드몰의 그림자가 칼날처럼 치솟더니 카드몰의 머리를 날려버렸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콰가가가가가강-!
안식 기사단의 그림자가 쭉 솟아오르며 그대로 본체를 휘감더니 바닥으로 잡아끌었다.
두 사람을 포위하고 있던 기사단의 움직임이 일순간 마비된다.
“먼저 갈게.”
포위망이 사라지자 레오가 엄청난 속도로 얼음 기둥을 향해 달려갔다.
-와.
그때 리시나스 손바닥 위에 소환된 엘시가 감탄사를 내뱉었다.
-뭐랄까. 리시나스의 정령술은 레오와 비슷하면서도 틀리네요. 힘을 엄청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요.
안식 기사단을 묶어 둔 건 다름 아닌 엘시였다.
현재 레오와 리시나스는 맹약으로 묶인 사이.
레오의 허락만 있으면 언제든지 레오의 맹약을 대행할 수 있는 상태였다.
리시나스는 그 대행 권한을 이용해 엘시의 힘을 사용한 것이었다.
“레오의 정령술의 기본 골자는 나니까.”
-리시나스가 레오의 선생님이라는 뜻이군요.
“선생까지는 아니고. 그냥 그 녀석이 보고 잘 따라 한 거지.”
리시나스는 빙긋 웃으며 엘시를 바라보았다.
그 시선에 엘시가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자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았다.
-내 얼굴에 뭐 묻었나요?
“아니. 그냥. 내가 널 처음 만났을 때 너와 엄청 맹약을 맺고 싶었거든.”
물론 엘시의 기억에는 없다.
엘시는 어디까지나 히어로 레코드의 보상으로 이 세상에 존재를 존속하고 있을 뿐.
실제 역사에서 엘시는 5000년 전 소멸했다.
하지만 엘시는 리시나스가 일전에 자신에게 해줬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분명 그랬죠. 하지만 그때의 제게는 리시나스보다 레오가 더 필요했다고……. 힉?
“응. 맞아.”
리시나스는 엘시의 머리맡에 얼굴을 가져다 대고는 숨을 들이켰다.
-리, 리시나스. 너무 가까워요.
“내가 얼마나 널 다뤄보고 싶었는지 아니?”
리시나스의 눈이 드물게 반짝였다.
그건 평소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말 그대로 정령사로서의 순수한 욕망.
레오가 봤다면 필히 변태 같다고 했을 모습이지만 지금 이 자리에 레오는 없었다.
리시나스의 말대로 5000년 전.
리시나스는 그림자 정령 엘시에게 한눈에 반했다.
흑룡으로서 강력한 힘을 품은 어둠의 대정령에게 본능적으로 끌렸던 것이다.
하지만 당시에 리시나스는 상처 입은 엘시를 보듬어줄 수 없었다.
밝은 미래를 그리고 희망을 전파하는 리시나스의 이상은 세상에 상처받고 절망한 엘시와 어울릴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당시의 엘시는 자신과 비슷한 성격을 가진 카일을 선택했다.
억지로 맹약을 맺어도 소용없다는 사실을 알았던 리시나스는 당시에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정령사로서 자신과 최고의 궁합을 가진 엘시의 힘을 드디어 다룰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 정령이 최강의 정령이라면 정령사에게는 엄청난 축복이지.’
전생에 세상을 구한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임이 분명했다.
‘아, 세상은 이미 한 번 구했나?’
실없는 생각을 할 때.
쾅-!
엘시의 구속에서 벗어난 안식 기사단이 무시무시한 살기를 내뿜기 시작했다.
“이런 조잡한 수에 우리가 당할 것 같나!”
카드몰이 살기를 내뿜었다.
“기고만장하지 마라! 드래곤! 고작 노예 종족 하나! 성녀님께 아무런 위해조차 가하지 못할 테니까!”
“노예 종족……. 과연. 옛 문헌에 인간들 중 일부가 마족의 노예였다는 걸 본 적이 있는데. 당신들이 부렸던 모양이군.”
리시나스가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시대조차 알 수 없는 까마득한 고대의 문헌.
그 문헌을 해석하고 읽었을 때 리시나스는 의문을 느꼈다.
타르타로스는 인간을 노예로 삼지 않는다.
그들은 지상의 종족을 두 가지로 나눌 뿐이었다.
지금 당장 죽일지.
혹은 이용하고 죽일지.
에레보스의 염원은 세계를 불태워 잿더미조차 남기지 않는 것.
그런 그들이 과거에 인간을 노예로 부렸다는 기록을 봤을 때 리시나스는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악신이라면 이해가 갔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에레보스와 달랐으니.
‘세상을 변하지 않게 얼어붙은 죽음의 세계로 만드는 게 목적이라면……. 인간을 노예로 삼는 것도 이해가 돼.’
절대 불변의 변하지 않는 세계.
그 염원을 이룰 때까지 멸종해서는 안 됐을 테니까.
리시나스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생각이었지만 애초에 악신은 고사하고 신들도 이해하려고 들면 머리만 아픈 존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리시나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태연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당신들이 살았던 시대와 지금의 시대는 많이 다르거든. 특히 지금 간 녀석은 마족을 잡아 죽이는데 이골이 난 녀석이야.”
리시나스가 빙그레 웃었다.
“흥! 망각이란 무섭군! 우리의 공포를 잊었다니.”
카드몰이 비웃음을 날렸다.
“네가 아무리 강해도 상관없다. 너희 필멸자들은 죽음의 여신을 모시는 우리 스틱스의 주민을 이길 수 없는 게 상식이니까.”
“상식이라…….”
리시나스가 희미하게 웃었다.
리시나스의 눈이 고요하게 카드몰을 바라본다.
그녀의 눈이 통찰력으로 빛났다.
단번에 카드몰의 무한 재생의 원리를 꿰뚫어 본 것은 이 통찰력의 힘이었다.
이 통찰력이야말로 리시나스를 지혜의 왕으로 만든 근간이었다.
리시나스는 찬찬히 안식의 기사단을 바라보았다.
“그거 알아? 상식이란 깨지라고 존재한다는 걸. 그리고 애초에 우리는 비상식적인 존재들이거든.”
상식적인 존재라면.
그 상황에서 세계를 구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리시나스가 손바닥 위에 무릎 꿇고 앉은 엘시의 뺨을 다른 손가락으로 부드럽게 쓸어보았다.
엘시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을 내지른 엘시의 몸에서 스멀스멀- 어둠이 흘러나왔다.
그 어둠은 리시나스의 몸을 타고 바닥으로 내려가더니 리시나스의 그림자에 섞였다.
그리곤 뻗어 나가 안식의 기사단들 그림자에 닿았다.
“그런 하등한 술수에 또 당할 것 같으냐?”
조금 전과 같은 그림자 속박이라고 생각한 카드몰이 비웃음을 날렸다.
그런 카드몰을 보며 리시나스가 웃었다.
“한 가지 말해주자면. 그 성녀인지 뭔지를 처리하지 않아도 너희를 쓰러트릴 수 있어.”
“무지란 무섭군. 그런 헛된 희망을 품게 할 수 있다니 말이…….”
콱-!
“……야?”
카드몰이 채 말을 잇지 못하고 의문성을 내뱉었다.
‘뭐냐?’
상대가 또 자신의 머리를 날려버린 걸까?
그렇지 않다.
텅-!
카드몰의 머리가 바닥에 떨어지며 팽그르 돌았다.
카드몰은 자신의 목을 베어낸 이를 바라보았다.
그건 다름 아닌 안식의 기사였다.
마족들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콱-! 콰직! 투칵!
안식의 기사단이 서로를 향해 무기를 휘두르기 시작했다.
마족들의 팔다리가 떨어져 나가며 처참한 살육의 현장이 펼쳐졌다.
“이, 이게 무슨…….”
카드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네년! 정체가 대체 뭐냐!”
“음……. 뭐라고 말해주면 좋을까? 지혜의 왕? 어리석은 자? 이 칭호들은 체감하기 어려워서 잘 안 와닿을 텐데……. 아!”
고민을 하던 리시나스가 빙긋 웃었다.
“슬레이어.”
“뭐라?”
“난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마족을 죽인 영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