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779)
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 779화(779/844)
779.
후앙-!
카르의 맹렬한 주먹이 허공을 가르며 휘둘러졌다.
“주먹에 의한 풍압이다! 피햇!”
콰앙! 퍼버버버버벙-!
“크아악!”
“피하라고 하고 네가 맞냐!”
카르의 주먹에서 발생한 맹렬한 폭풍에 보르만이 튕겨 날아갔다.
그 뒤로 펼쳐진 바다 위로 공기압에 의한 연쇄 폭발이 일어났다.
그걸 보고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허. 저쯤 되면 이제는 기행 수준인데?”
전생에는 본 적 없던 신기술을 보며 레오가 감탄하고 있을 때였다.
꽈앙-!
“꾸엑?!”
풍덩-!
온몸에 오러를 두른 카르의 돌격에 스친 르웬이 처참한 비명을 내지르며 튕겨 날아가 바다에 빠졌다.
일방적인 유린.
카르에게 스치는 것만으로도 하늘로 튕겨 날아가는 아조니아 학생들을 보며 레오가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가 문득 느껴지는 인기척에 뒤를 바라보자 모래사장 바깥에 사람들이 모여 구경을 하고 있었다.
“오오오……! 오늘을 버티는데!”
“팝콘 있습니다~”
“앗! 도망쳐! 난 네가 맨 마지막에 쓰러진다는데 걸었단 말이야!”
아조니아 학생들의 훈련은 이 도시에서 이미 좋은 구경거리가 된 모양이었다.
레오는 모래 폭풍을 일으키는 카르를 보며 혀를 찼다.
‘나도 저 정도까지는 아닌데.’
애초에 카르는 적당히라는 걸 모른다.
워낙 월등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다 보니 남들이 못하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그저 가엾게 바라보며 몸으로 가르칠 뿐이다.
효과가 없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버티기 힘든 훈련이다.
카르에게 덤비던 디온이 레오가 있는 곳으로 튕겨 날아왔다.
푸화하학-!
모래를 사방에 튀기며 날아온 디온을 살짝 피한 레오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쿠가가가가각-!
그때 바다에 빠졌던 르웬이 마법을 이용해 바닷물을 끌어왔다.
그걸 본 레오가 혀를 차며 마법의 범위가 닿지 않는 곳으로 대피했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훈련은 굉장히 살벌했다.
퍼버버벙-!
물과 모래가 사방으로 튀었다.
잠시 후.
철썩- 철썩-
안전지대인 바닷가 쪽에 발을 담근 레오가 팔짱을 끼고 최후까지 서 있는 수인을 바라보았다.
최후의 1인은 바로 아르였다.
“이야아아아앗!”
아르가 기세 좋게 카르를 향해 달려들었다.
뻥-!
“꺄울!”
하지만 이내 주먹에 맞아 튕겨 날아갔다.
공교롭게도 아르가 날아 온 곳은 레오가 있는 곳이었다.
혀를 찬 레오가 양팔을 벌렸다.
포옥-!
정확하게 레오에게 공주님 안기로 안긴 아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괜찮냐?”
“어, 응…… 난 괜찮…….”
“그럼.”
“헉?!”
풍덩-!
“쿠헥! 푸허헙!”
레오가 손을 놓자 그대로 바다에 빠진 아르가 버둥거린다.
“얕아.”
레오가 말하자 허우적거리던 아르가 벌떡 일어났다.
철썩-!
바닷물이 밀려와 아르를 덮쳤다.
“갑자기 놓으면 어떻게 해!”
항의하는 아르를 보며 빙긋 웃어준 레오가 카르에게 다가갔다.
엉망이 된 학생들은 거의 기다시피 카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아르 역시 해안가로 떠밀려 온 막대기 하나를 지팡이 삼아 힘겹게 레오의 뒤를 따랐다.
처참한 몰골의 후배들을 보며 카르가 슬픈 표정을 지었다.
“가엾게도…… 다들 괜찮니?”
“괘, 괜찮아요…….”
“멀쩡합니다!”
진심으로 자신을 걱정하는 카르를 보며 아조니아 학생들이 힘차게 대답할 때였다.
“지금 병 주고 약 주냐? 네가 두들겨 패서 저렇게 된 거잖아.”
레오의 말에 카르가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그 모습을 보며 머리를 벅벅 긁은 레오가 아조니아 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용케 안 죽고 학교를 다니고 있군.”
그 말에 보르만이 가슴 근육을 팍-! 치며 말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용자와 대전사의 후예니까! 이런 거친 훈련을 통해 강해지는 거지!”
“효과는 확실해.”
디온도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랬다.
아조니아의 3학년들은 육체적으로 굉장히 튼튼하다.
‘내 세계의 이 녀석들 보다는 훨씬 더 야성적인 느낌이야.’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레오의 세계에서 아조니아 학생들이 보고 자극을 받은 건 용자가 아니다.
시작의 영웅의 모습에 투영된 용자의 모습.
레오가 아르온의 유지와 기술은 전할 수 있어도 그들의 용자가 되어 줄 수는 없다.
‘용자는 오직 한 사람이니까.’
하지만 이쪽 세계의 아조니아 학생들은 다르다.
루메른 학생들이 레오에게 영향을 받아 쫓아 왔듯.
이곳의 아조니아 학생들 역시 자신들의 이상이자 동경인 아르온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왔다.
이들은 모르겠지만 용자의 제자로서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것들이 아르온처럼 무식하게 힘만 세진다는 거지.’
레오가 한숨을 푹 쉬었다.
이런 식의 실전 대련을 하는 만큼 확실히 육체적으로 강해지고 전투 센스는 성장했다.
‘순수하게 완력과 속도만 놓고 본다면 우리 쪽 녀석들보다 이쪽이 우위지.’
하지만 그렇다고 레오 쪽 아조니아 학생들을 이들이 이길 수 있다는 건 아니다.
‘기술적으로는 우리 쪽 녀석들이 월등해.’
당장에 이들은 초감각을 각성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로…….’
레오가 아르를 바라보았다.
‘우리 쪽 고양이가 더 강해.’
이건 확실히 의외였다.
아르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이상 레오 세계의 아르와 비교한다면 이곳의 아르가 더 강할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아무리 아르온이 못 가르쳤어도 이 정도로 거친 훈련을 했다면…… 강해지지 않을 리 없어.’
“야, 고양이.”
“나는 아르 튠이라는 이름이 있어!”
허리에 손을 올린 아르가 가슴을 활짝 펴고 턱을 치켜들었다.
그런 아르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세이룬의 너와 루니아 엘 룬드아와 비교하면 누가 더 강하지?”
“흥! 당연히 내가 더 강하지! 그 여리여리 비실 엘프랑 누굴 비교하는 거야?”
아르가 코웃음을 쳤다.
그 말에 레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여리여리 비실?’
루니아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확실히 육체적인 능력은 수인이자 전사인 아르 쪽이 월등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루니아는 여리여리 비실과는 거리가 멀다.
‘그 포악한 깡패 같은 성격을 생각하면 전혀 안 어울리는데? 성격도 조금씩 달라지나? 이 바보를 보면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의문을 느끼면서 레오가 생각에 잠겼다.
‘루니아도 강하지 않다라…….’
잠시 속으로 되뇌던 레오가 아르를 보며 말했다.
“고양이.”
“그러니까 난 아르 튠이라는 이름이……!”
“네 목표가 뭐야?”
“응?”
아르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영웅으로서 네 목표가 뭐냐고.”
느닷없는 물음에 아르가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한없이 진지한 레오의 모습을 보고 아르는 순간 당황했다.
하지만 잠시 후.
진지하게 고민하던 아르가 말했다.
“카르 선배의 뒤를 잇는 것.”
“용자가 아니라?”
“용자의 후계자는 카르 선배인걸?”
아르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러더니 콧바람을 흥! 하고 불었다.
“그런 카르 선배의 뒤를 잇는 건 결국 용자 아르온님의 뒤를 잇는 거지!”
‘카르의 뒤를 잇는 다라…….’
레오가 카르를 보며 말했다.
“좀 더 꿈을 크게 꾸는 게 좋지 않아?”
“뭐가?”
“어차피 너희 아조니아 학생들은 용자의 후예잖아. 기왕이면 얘 보다는 용자의 등을 쫓는 게 더 큰 꿈이지 않아?”
“카르 선배가 얼마나 대단한데!”
아르가 환하게 웃었다.
“아조니아 전대미문의 학생! 압도적인 무력! 게다가 아르온님 이후 두 번째로 자유자재로 수화를 할 수 있게 된 수인이라고!”
“너도 할 수 있잖아.”
“난 카르 선배에게 배웠으니까.”
“그건 어째 잘 배웠네.”
“…….”
아르의 얼굴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레오가 슬쩍 카르를 바라보자 카르가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무슨 짓을 했는지 알고 싶지도 않군.’
레오가 혀를 찼다.
“거기에 입학한 후 아르온님의 세계를 혼자서 다 공략하셨어! 그것도 혈혈단신으로! 카르 선배는 전설 그 자체라고! 조금 겁이 많으시긴 하지만!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매력이지! 필요할 때는 용자 아르온님처럼 엄청난 용기를 내시니까!”
“……혼자?”
레오의 얼굴이 기묘하게 변했다.
“다른 사람들에게 기회도 안 주고?”
“응? 그런데?”
아르가 뭐가 문제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자 레오가 카르를 바라보았다.
카르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야, 나랑 얘기 좀 하자.”
“응? 여기서 이야기하지?”
“따라 와. 너희는 쉬고 있어.”
레오가 카르의 뒷덜미를 잡아끌고 인적이 없는 곳으로 향했다.
사람이 없는 곳으로 온 레오가 카르를 놔주며 말했다.
“너. 히어로 레코드가 뭔지는 이해하고 있지?”
“으, 응…… 후대의 아이들에게 선대 영웅의 힘을 계승시키는 힘이잖아…….”
“그런데 왜 다른 녀석들에게 공략 기회를 주지 않았어? 함께 공략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을 거 아니야?”
레오가 눈을 가늘게 뜨자 카르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그…… 내가 겪은 시련은 아이들에게 위험하고…… 또…….”
“솔직히 말해라.”
레오가 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너 일부로 너 혼자 공략한 거지? 네가 겁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질까봐?”
“그, 그치만…… 카일……!”
“그치만은! 뭐가 그치만이야!”
“내, 내가 훈련 시켜주면 되는걸? 실제로 아르는 수화도 가능하고 하울링으로 다른 수인을 수화시키는 능력도 얻었…….”
“네 훈련 받다가 애들 잡을 일 있냐!”
“사, 사람들의 환상을 깰 수는 없었단 말이야.”
“네가 창피해서 그런 거잖아!”
레오가 카르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카르가 어깨를 축 늘어트렸다.
“다른 녀석 중에 이런 짓 한 녀석 있어?”
“나밖에 없는데…….”
“자랑이다.”
레오가 한숨을 쉬었다.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지 못했다고 해서 아르가 약한 건 아니었다.
아르의 가능성은 레오로서도 놀라운 수준이었으니까.
아르에게 있어서는 아르온의 세계 공략 유무는 아주 작은 차이에 불과했다.
결정적으로 이쪽의 아르는 루니아와 비등한 실력이라고 했다.
카르도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루니아는 루나와 루나의 세계를 함께 공략했다는 소리야.’
어쩌면 레오 세계의 루니아보다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내 세계의 루니아와 비교하면 약해.’
드리아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쪽의 세 사람과 결정적인 차이가 있긴 하군.’
고민하던 레오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레오 세계의 세 사람은 대영웅들의 공식적인 후계자다.
그들은 싫든 좋든 어쩔 수 없이 대영웅의 후계자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하지만 이 세계는 아니다.
대외적으로 대영웅들의 후계자는 자신을 제외하고 대영웅 장본인들.
‘……이곳의 아이들이 등을 보고 가는 건 대영웅들이 아니야.’
대영웅의 후계자들의 뒤를 따라가고 있다.
동경의 차이.
꿈의 차이.
해야 하는 것의 차이.
‘가능성을 다 펼치지 못하고 있어.’
친구들의 탓이 아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레오가 멀리 아조니아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아르를 보며 말했다.
“아르온.”
“응?”
“아르는 네 후계자가 될 아이야.”
“응. 알아. 그래서 나도 아르에게 많은 걸 가르쳐…….”
“카르의 후계자가 아니라 용자 아르온의 후계자라고.”
레오가 카르와 눈을 마주쳤다.
“네 진짜 모습을 보여줘. 저 아이들은 절대 실망하지 않을 거야.”
“…….”
카르가 어깨를 움츠리고 레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쟤들 훈련은 내가 잠깐만 시킬게.”
“네가?”
“내가 여기에 온 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
“그렇다면 전할 수 있는 건 전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