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793)
전설급 영웅은 아카데미 우등생 793화(793/844)
793.
룬이 있는 방을 날려버린 레오가 검을 늘어트리고 터덜-터덜- 기숙사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타닥- 타닥-
레오의 마법에 의해 불타오르고 있는 기숙사 방.
화악-!
잠시 후 불꽃이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폐허가 된 기숙사 건물에서 한 사람이 걸어 나왔다.
백금발에 커다란 황금색 눈동자.
어딘지 모르게 닿기 힘든 분위기를 가진 엘프는 보는 이로 하여금 넋을 잃게 만드는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룬 오르웨니.
세이룬의 학생회장이자 세간에 성운의 시조 루나의 재림이라 불리는 엘프.
실제로 루나 루비넌스 본인.
‘…… 낯설군.’
아르온의 환생인 카르를 봤을 때처럼 낯선 느낌이 들었다.
자신이 아는 사람이 완전히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는 건 도통 익숙해지지 않는 일인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도…….
“예쁘네.”
레오가 무미건조하게 중얼거리자 룬이 레오를 내려다 보다가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턱을 괴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당연하지. 이 얼굴이 안 예쁘다면 병원을 가봐야 할 테니까.”
그 말에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마법을 쏜 게 너니?”
“맞아.”
“왜 쐈니?”
레오가 아는 루나였다면 마법을 쏜 순간 눈을 까뒤집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룬은 이유를 물어보는 관용을 베풀었다.
“그건 왜 물어?”
“실수면 봐주려고.”
레오의 물음에 룬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딘지 모르게 굉장히 의욕이 없어 보였다.
봐준다는 말도 진실이었다.
레오는 그 사실을 꿰뚫어 보고는 혀를 찼다.
‘확실히 맛이 가긴 갔군.’
“일부러 그랬어.”
“왜 그랬니?”
고의라는 말에도 룬은 여전히 의욕 없는 목소리로 되물었다.
“싸우고 싶거든.”
“그렇구나.”
“화 안 나?”
“화? 딱히.”
룬이 고개를 저었다.
“너 같은 사람은 많았으니까.”
어린 나이에 세이룬의 학생회장이 되었다.
거기에 더해 성운의 시조의 재림이라는 평가까지 받으며 엄청난 명성을 손에 넣었던 룬이다.
솔직히 말한다면 그런 룬의 명성을 믿지 못하는 이들은 수없이 많았다.
또한 룬을 쓰러트려 그 명성을 얻으려는 자들도 많았다.
그리고 그런 그들 대부분이 엘프였다.
성운의 시조의 재림을 뛰어넘는 건 바꿔 말하면 자신이 성운의 시조의 후계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었으니까.
여러 가지 이유로 룬은 엘프 사회에서 수없이 시험대에 올라야 했다.
그때마다 상대를 철저하게 박살 내며 자신의 자리를 공고히 만들었다.
‘그들 대부분이 카일의 존재를 부정했으니까.’
룬이 이전에 있었던 이들을 떠올리며 작게 한숨을 쉬었다.
그중에는 영웅의 자리에 오른 자들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룬과 싸워 이기지 못해도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것만으로도 명성을 얻을 수 있게 되자 지금에 이르러서는 모든 종족이 룬에게 도전하고 싶어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싸움을 피하는 레아나 카르, 발하르와는 대조적으로 룬은 걸어오는 싸움을 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룬이 보기에 레오도 명성을 탐하는 수많은 도전자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니 화낼 이유도 없었다.
그저 불나방처럼 불을 향해 뛰어드는 이들에게 원하는 걸 이루어줄 뿐이다.
룬은 지팡이조차 뽑지 않고 손을 뻗었다.
따악-!
손가락을 튕기자 바닥에서 거대한 뿌리가 자라났다.
콰가가각-!
뿌리는 레오를 휘감고 그대로 바닥으로 끌어들였다.
“방이 엉망이 됐네. 다른 방에서 자야 하려나?”
룬이 한숨을 쉬며 방을 돌아볼 때.
투콱-! 콰가가가강-!
“……?”
룬이 마법으로 만들어낸 식물의 뿌리를 뚫고 레오가 하늘 위로 솟구쳤다.
다시 레오 쪽으로 고개를 돌린 룬이 감탄했다.
“와, 너 강하구나.”
순수하게 감탄을 한 룬을 보며 레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뭐 더 없어?”
도발하는 듯한 행동.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룬은 태연하게 손을 휘저었다.
“이건 어떨까?”
번쩍-!
허공으로 무수히 많은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각양각색의 속성을 품은 별의 마법들.
그걸 본 레오가 팔짱을 꼈다.
“고작 이 정도로?”
레오의 도발적인 말에 룬이 손가락을 휘저었다.
마법이 일제히 발동되며 레오에게 쏟아졌다.
뜨거운 화염, 휘몰아치는 뇌전, 하늘에서 쏟아지는 우박. 눈을 멀게 할 것 같은 섬광.
헤아릴 수 없는 마법의 향연.
자신에게 쏟아지는 수많은 마법을 바라보던 레오가 검을 들어 올렸다.
화르르륵-
레오의 검에 화염의 오러가 깃든다.
시작의 영웅 카일은 속성에 구애받지 않았다.
순수라는 마나 특성은 카일에게 모든 속성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선사했다.
그렇기에 카일 시절에는 상황에 맞게 속성을 사용하곤 했다.
하지만 환생한 이후.
레오는 화염 속성을 가장 즐겨 사용해왔다.
그건 외가인 제르딩거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레오가 화염 속성을 주력으로 선택한 이유는 자신이 쓰러트려야 할 적이 에레보스이기 때문이었다.
‘절대 꺼지지 않는 재앙의 불꽃.’
레오의 마나 특성은 분명 에레보스에게 천적이다.
하지만 순수의 마나 특성이 재앙의 불꽃에 천적인 이유는 그 불멸성을 무력화시키는 능력 때문이지 불꽃 그 자체의 천적이기 때문이 아니다.
전생에 재앙의 불꽃은 레오에게서 모든 것을 앗아갔다.
목숨보다 소중했던 친우들.
심지어 시작의 영웅 카일, 자신의 목숨까지도.
‘재앙의 불꽃에 대응할 수 있는 건 같은 불꽃뿐.’
전생에는 재앙의 불꽃을 막아낼 수 있는 이가 황금의 불꽃을 다루는 드웨노뿐이었다.
‘드웨노의 힘만 계승한다면 전생과 같은 걸 반복할 뿐이지.’
그랬기에 레오는 드웨노에 버금가는 불꽃을 손에 넣기 위해 노력했다.
또한 재앙의 불꽃을 처단할 수 있는 불꽃으로 루니아의 백염이 완성되는 것을 도왔다.
콰아아아아아아아-!
레오의 검에서 뿜어져 나온 진홍색 불꽃의 오러가 룬의 마법을 집어삼켰다.
그걸 본 룬의 눈이 크게 뜨였다.
‘그 변태의 불꽃에 버금가는 수준이잖아?’
하지만 놀라움을 느낀 것도 잠시였다.
‘드웨노의 화력에 버금간다고 드웨노처럼 강한 건 아니지.’
다시 무미건조한 눈이 된 룬은 손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들어올린 손을 아래로 내렸다.
쿠웅-!
엄청난 압박감이 레오를 덮쳤다.
쿠가가가가가강-!
레오의 아래에 있던 땅이 주저앉으며 주변 일대가 반파 되었다.
강력한 중력 마법.
시전자가 루나인 만큼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쾅-!
레오 역시 중력에 저항하지 못하고 바닥에 내리꽂혔다.
하지만…….
화르르륵-
레오의 몸에서 마력이 뿜어져 나왔다.
‘마법?’
룬의 눈동자에 놀라움이라는 감정이 깃들었다.
콰아아아아아-!
진홍색 불꽃이 하늘로 치솟아 중력 마법 술식을 그래도 태워버렸다.
레오는 몸에 남은 잔불을 툭툭 털어냈다.
그리고 룬을 올려다보았다.
룬은 그런 레오를 보며 짜증스럽게 중얼거렸다.
“귀찮네.”
‘귀찮다라…….’
레오의 눈이 가라앉았다.
‘그래, 도전 받은 입장에서는 도전자가 귀찮을 수도 있지.’
하지만 지금 레오의 눈앞에 있는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루나 루비넌스였다.
마법을 사랑하고 새로운 마법의 가능성에 누구보다 열렬하게 환호하던 대마법사.
상식보다는 비상식을 추구하고 새로운 발견에 누구보다 지적 호기심을 빛내는 창의력 넘치던 여자.
레오와 룬의 전투는 말 그대로 찰나의 순간이었다.
하지만 룬은 봤을 것이다.
자신이 몰랐던 새로운 가능성을.
미지의 존재인 자신에게 귀찮음이 아닌 호기심을 느껴야 했다.
레오가 아는 루나 루비넌스는 그런 여자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루나……. 룬은 그저 레오를 귀찮은 존재로 치부했다.
룬이 허공에 손을 뻗었다.
우웅-! 탁-!
소환된 지팡이가 룬의 손에 붙잡혔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레오는 잘 알았다.
‘온다.’
번쩍!
하늘에 수백 개의 마법진이 생성되었다.
하지만 마법진의 생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레오가 자세를 낮추었다.
쿠가가가가가각-!
마법들이 일제히 포격을 내뿜듯 발동되었다.
무릎을 굽힌 레오가 도약했다.
콰가가가가가가강-!
파괴왕이라는 이명을 가졌던 루나답게 주변 일대가 순식간에 쓸려나갔다.
‘초감각.’
레오가 초감각을 개방했다.
날카롭게 다듬어진 감각.
그와 함께 오러를 이용해 전신의 힘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날아오는 마법을 검으로 쳐내 궤도를 틀었다.
콰앙-!
튕겨 나간 마법이 대폭발을 일으켰다.
손끝이 저릿해지는 충격에도 레오는 멈추지 않았다.
빠르게 룬과 거리를 좁혔다.
‘…… 내가 아는 루나 그대로군.’
룬의 전투 방식은 레오에게 너무도 익숙했다.
5000년 전 모습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환생한 후 전투 스타일은 계속해서 변화한 레오와 대조적이다.
5000년의 세월 동안 발전한 이능력을 받아들이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기본 바탕은 바뀌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끝없이 변화하며 성장해 온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전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룬은 전투 스타일 만큼은 5000년 전 그대로 있었다.
과거의 무언가가 룬을 붙잡고 있다.
레오의 눈이 가늘어졌다.
‘그래. 지금도 약한 건 아니지.’
오히려 타르타로스 입장에선 여전히 전율스러운 공포일 것이다.
아마 이렇게 룬의 마법 폭격을 피해내며 접근할 수 있는 이 세상에 단 두 명뿐일 것이다.
‘아르온과 드웨노.’
레오 역시 룬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에 이런 식으로 마법 폭격을 회피하며 거리를 좁힐 수 있는 것처럼.
그저 상대가 너무 안 좋을 뿐이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돼.’
콱-!
룬의 바로 아래까지 접근한 레오가 땅을 박찼다.
그걸 본 룬이 플라이 마법을 이용해 엄청난 속도로 하늘로 날아올랐다.
콰앙-!
레오가 오러 스텝을 이용해 허공을 박찼다.
발끝에서 불꽃이 폭발하며 가속력을 얻는다.
‘내가 아는 루나 루비넌스는 별 같은 녀석이었어.’
항상 빛났다.
때로는 너무 빛나서 짜증이 날 정도로.
하지만…… 그랬기에 루나였다.
빛나지 않는 별은 별이 아니듯.
빛나지 않는 루나는 루나가 아니다.
설령 모습이 달라졌다고 해도.
새로운 삶을 산다고 해도.
그게 본질이라는 사실은 변함없다.
화악-!
레오가 룬과 숨이 맞닿을 정도의 거리까지 쫓아왔다.
“이런.”
룬이 혀를 찼다.
“나도 갈 데까지 갔나 보네.”
패배했다는 사실이 충격인 듯했다.
하지만 이 비상식적인 일에도 여전히 의욕이 없다.
“이제 나도 퇴물인가?”
그저 스스로 자조하며 이 상황을 덤덤히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런 룬을 보며 레오가 짜증스럽게 소리쳤다.
“정신 차려! 이 망할 계집애야!”
꽝-!
레오의 손바닥이 룬의 오른쪽 귀를 때렸다.
강렬한 실드 마법에 의해 충격이 고스란히 튕겨 나왔다.
손이 으스러지는 충격.
하지만 레오는 개의치 않고 힘을 욱여넣어 룬을 날려 보냈다.
콰가가강-!
룬이 그대로 날아가 바닥에 꽂혔다.
레오는 그런 룬을 향해 천천히 날아갔다.
***
‘쟨 대체 뭐지.’
울리는 머리를 부여잡으며 룬이 비틀- 몸을 일으켰다.
충격이었다.
설마 대영웅인 자신이 패할 줄이야.
‘뭐……. 우리 같은 실력자가 다시 태어나지 말라는 법도 없지.’
하지만 납득이 갔다.
재앙의 시대 당시……. 대영웅의 존재는 기적과도 같았다.
그 기적이 다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솔직히 말이야. 말도 안 되잖아. 왜 우리가 그 개고생을 다시 해야 하는데.’
룬이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머리가 울리고 귀가 먹먹하다.
충격에 의해 키잉- 하는 이명만이 귓가에 맴돌 뿐이었다.
‘카일은 결국 보답받지 못했잖아.’
되살아나지 못한 친구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었다.
‘다 싫어.’
세계를 구하는 것도 마법도 싫다.
‘왜 카일은 되살아나지 않은 건데!’
끝내 혼자서 외롭게 에레보스와 맞서 싸웠을 카일을 떠올리며 룬이 눈을 질끈 감았다.
‘카일이 보고 싶어.’
그런 생각을 할 때.
귓가에 맴돌던 이명이 사라졌다.
♬-♪–♪.
그와 함께 아름다운 선율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노래?’
룬이 조금 당혹감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리고 보였다.
루니아와 싸우고 있는 한 인간 소녀를.
‘첼시…… 르왈린이라고 했던가?’
첼시의 존재를 깨달은 순간.
눈앞에 눈부신 섬광이 질주하는 게 보였다.
‘저 애는……. 일리아나 라덴?’
리시나스가 만든 카일의 모조품이라고 관심을 끊었던 아이들이다.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고.
리시나스의 잘못된 선택이라고 생각하며 신경 쓰지 않았던 아이들.
아니, 어쩌면 그런 말을 하는 것조차 귀찮았을지 모른다.
그저 이 아이들에겐 조금의 관심도 없었던 거니까.
그런데…….
‘이 아이들이…… 이런 가능성을 품고 있었다고?’
처음 보는 마법이다.
창의적이고 획기적이다.
이 마법들은 사용자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키는 마법이란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리고 한편으로 굉장히 그리움을 느꼈다.
‘저 마법은 대체 누가 만들었지?’
마법에 깃든 술식.
술식들을 엮는 방식.
룬에게 너무도 익숙한 것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를래야 모를 수 없다.
이 마법은 자신이 만들었다.
오래전.
마치 열성적으로 마법을 사랑하던 시절의 자신이 만든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난 이런 마법 몰라.’
룬이 이를 악물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가슴을 때린다.
저 마법들이 이야기 하는 것만 같았다.
지금의 넌 대체 뭐냐고.
‘난…… 난…….’
룬이 주먹을 움켜 쥘 때.
뻐억-!
“꺄악?!”
누군가 자신의 엉덩이를 걷어 찼다.
그대로 앞으로 엎어지듯 쓰러진 루나가 엉덩이를 문지르며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레오가 룬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무슨 짓이야!”
“저 마법을 보면서 뭔가 느끼는 거 없냐?”
“……?”
“언제까지 청승맞게 죽은 놈 생각하고 있을래?”
“……!”
“넌 그놈이 다시 태어났다면 그놈이 어쩌기를 바라지? 앞으로 나아가기를 바랄 거 아니야?”
레오의 말에 룬의 눈이 흔들렸다.
“그렇다면 그놈은 어떨까? 반대 상황이었다면 네가 이러고 있는 걸 알면? 참 좋아하겠다. 그치?”
“너…… 누구야?”
룬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물음에 레오가 손을 펼쳤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는 건 너답지 않아.”
레오의 손에서 마법이 일어났다.
그 마법을 본 룬의 눈이 크게 뜨였다.
이윽고 그 눈에서 왈칵 눈물이 흘러나왔다.
그런 룬을 보며 레오가 특유의 불친절한 말투로 말했다.
“혹시 내가 부축해줘야 일어날 수 있는 건 아니겠지? 루나 루비넌스.”
“바라지도 않아. 이 망할 새끼야.”
거칠게 말하며 룬, 아니 루나가 몸을 일으켰다.
당장이라도 울음이 터져 나올 것 같이 이를 악물었다.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킨 루나를 지켜보던 레오가 피식 웃으며 손에 쥐어진 것을 내밀었다.
그것은 꽃을 피우는 마법으로 만들어낸 꽃이었다.
그 꽃을 떨리는 손으로 루나가 받았다.
그런 루나를 보며 레오가 말했다.
“전생이나 지금이나 꽃이랑 잘 어울리네.”
그 말에 루나가 고개를 푹 숙였다.
투박하면서도 따뜻한 말에 참아왔던 눈물이 쏟아진다.
“아니, 지금이 더 어울리나?”
“망할 새끼…….”
루나가 레오의 가슴팍을 머리로 들이박았다.
그리고 숨죽여 오열하는 루나를 내려다보던 레오가 한숨을 쉬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레오의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루나가 울음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