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82)
【82】81.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전대미문의 종목입니다.”
배틀 로얄이라는 말에 교수들은 반발했다.
말 그대로 학과끼리 합치는 학과대항전이 자칫 잘못하다가는 개인전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반발하는 세 교수를 보며 칼리안이 의자에 등을 기대어 앉았다.
“자네들의 심정을 이해 못 하는 건 아닐세. 이번 1학년들은 유독 뛰어난 학생들이 많으니까.”
이번 1학년은 어느 학과가 됐든 우승 확률이 매우 높다.
그렇기에 세 교수 모두 변수가 강한 배틀 로얄을 반대하는 것이다.
“하지만 자네들도 알다시피 올해는 조금 특별한 학생이 있지 않나?”
“레오 플로브 말입니까?”
“그래. 처음에야 올 클래스라는 사실에 놀라는 게 전부였지. 대부분 빠른 시일내에 한계에 도달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나?”
세 교수가 동의했다.
결국에는 자신들의 학과로 올 것이라 확신하고 있었다.
“하지만 레오 학생은 모든 분야에서 여전히 학과 탑에 가까운 성적을 유지하고 있네.”
칼리안이 턱을 괴었다.
“그 덕에 이사회에서 레오 학생에 대한 관심이 더욱 깊어졌네.”
이사회.
시작의 가문들이라 불리는 삼대 명가인 제르온, 리그아르드, 투르시아로 이루어진 루메른의 실질적인 주인들이었다.
“레오 학생이 올 클래스로서 히어로 레코드에 이름을 올리는 걸 원하고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
그렇게만 된다면 후대에 레오의 능력을 계승하는 또 다른 올 클래스가 나오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레오 한 사람이 엄청난 영향을 끼친 것이다.
“물론 언젠가는 학과를 선택하게 되겠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는 게 이사회의 뜻이네. 지금까지 학과대항전을 열심히 준비해왔겠지만…… 이번만큼은 이해해주게.”
칼리안의 말을 듣고 세 교수가 깊은 한숨을 쉬었다.
존경해 마지않는 교장의 말이니 계속 반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제부터 협력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중요하게 되었어.’
교수들이 고민에 빠졌다.
‘이렇게 된 이상. 학생들의 역량을 올리는 방향으로 대항전 준비를 할 수밖에 없겠군.’
***
다음날.
기사학 전공 수업에서 학생 모두는 묘한 흥분감을 느끼고 있었다.
오늘부터 학과대항전을 대비한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수업 내용은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아인의 공지가 있었기에 1학년들의 분위기는 더욱 떠들썩했다.
“야, 넌 누구를 선택할 거야?”
“월하의 기사. 넌?”
“난 헤르밀란의 창기사!”
아직 영웅의 세계에 들어가는 건 머나먼 이야기지만 그걸 위한 준비를 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기 충분했다.
흥분한 동기생들을 보며 레오가 중얼거렸다.
“다들 난리 났군.”
“그럴 수밖에.”
“넌 별로 안 기뻐 보인다?”
“제르딩거 가문의 사람인 내게 영웅의 세계는 별로 특별할 게 없으니까. 그러는 너야말로 안 기뻐 보이는데?”
“나도 엄청 기대되는데?”
그렇게 궁금하던 히어로 레코드의 진면목을 볼 수 있기에 기대되는 건 사실이었다.
물론 이미 영웅의 세계 공략 보상을 두 번이나 얻었지만 그건 일반적인 보상이 아니었다.
‘정규 루트에선 어떤 보상을 줄까?’
대영웅인 카일은 어떤 의미에서 현존하는 모든 영웅의 선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영웅들은 히어로 레코드의 가장 첫 페이지에 이름을 올리고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이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레오조차도 다른 영웅의 힘을 계승한다는 사실에 흥분감을 느꼈다.
‘나에게 부족한 능력을 보완할 수도 있겠지.’
역사에서 대영웅들은 완벽한 영웅들이라고 그려져 있다.
하지만 레오는 본인들이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랬다면 에레보스와의 싸움에서 누구도 잃지 않았을 테니까.’
레오가 주먹을 꾹 쥐었다.
‘게다가 지금의 나는 전생과 비교해 약해져 있어.’
단순히 아직 이전의 힘을 다 되찾지 못했기 때문에 약한 것이 아니다.
카일이 가장 강했던 시기는 다름 아닌 에레보스와 맞붙기 직전.
하지만 전생의 힘을 모두 되찾는다고 해도 그때만큼 강해질 수는 없었다.
‘당시의 나는 내 힘만 가지고 있었던 게 아니니까.’
에레보스 토벌을 이루기 전.
세계를 구원하겠다던 원대한 비원.
세상을 꽃밭으로 채우겠다던 바보 같던 꿈.
잃어버린 세계의 아름다움을 되찾겠다던 황당한 목표.
세상 사람들이 다시 웃을 수 있으면 좋겠다던 소소한 희망.
각자의 이상과 함께 카일에게 맡겼던 동료들의 힘이 있었기에 토벌을 이루어낼 수 있었다.
옛 생각을 떠올리던 레오가 무언가를 깨달았다.
‘생각해보면 히어로 레코드에서 힘을 계승하는 형태는 전생의 나와 닮았군.’
레오가 의구심을 느끼는 사이.
아인이 연병장에 나타났다.
각자 모여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학생들이 바로 정렬하고 차렷 자세를 취했다.
“예고했던 대로 오늘부터 너희에게 학과대항전과 영웅의 세계 공략을 대비한 오러 스킬을 가르치도록 하겠다.”
그 말과 동시에 연병장에 환성이 쏟아졌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인이 덧붙였다.
“그리고 2학기 때 영웅의 세계를 공략하지 못하는 학생은 성적을 막론하고 퇴학 처리당한다.”
그 말에 학생들 사이에 싸늘한 정적이 맴돌았다.
“자, 수업 시작하겠다. 영웅의 세계 공략 보상으로 주어지는 힘에 대해 발표할 사람?”
보통이라면 재빠르게 손을 들었을 학생들이었지만 아인의 냉랭한 목소리에 주눅이 든 학생들은 쉽사리 손을 들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무던하게 손을 드는 학생이 있었다.
“듀란 모이라.”
“히어로 웨폰, 히어로 어빌리티. 마지막으로 히어로 스킬입니다.”
“정답이다.”
아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히어로 웨픈] 은 말 그대로 해당 영웅이 사용했던 무구를 불러오는 힘이지.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전설이나 역사 속에만 존재하는 강력한 힘을 가진 무구를 현세에 불러올 수 있는 막강한 힘이다.”
그 말에 레오가 팔짱을 꼈다.
‘나나 녀석들이 사용하는 무기도 불러올 수 있을까?’
재앙의 시대 당시 파괴되었던 무기들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히어로 어빌리티] 는 영웅이 가졌던 고유의 능력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히어로 스킬]은 영웅이 사용했던 기술이지.”
아인이 팔짱을 꼈다.
“너희가 가장 처음 계승하게 될 힘이 바로 [히어로 스킬]이다. 이 히어로 스킬의 가장 큰 특징에 대해 설명해 볼 사람이 있나?”
이번에는 첸 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첸 시아.”
“사용자의 역량에 따라 위력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원본보다 형편없는 기술이 될 수도 있고 반대로 원본을 뛰어넘는 기술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답이다.”
아인이 연병장 앞으로 걸어갔다.
“영웅의 힘을 계승하기에 앞서. 너희에게 가르쳐줄 기술이 있다. 셀리아 제르딩거, 앞으로.”
아인의 호명에 셀리아가 앞으로 나섰다.
“검을 뽑아라.”
셀리아가 검을 뽑았다.
“내가 학기 초에 한 말 기억하나? 너희에게 수인 영웅 사관 학교인 아조니아에서 가르치는 오러학을 가르치겠다고.”
“예.”
“지난 수업 동안 나는 너희에게 오러 기술을 가르칠 때마다 오러학을 접목해왔다.”
셀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인이 가르쳐준 오러 기술들은 모두 제르딩거 가문에서 배웠던 것들이다.
‘내용은 완전히 달랐어.’
오러를 보다 섬세하게 활용하는 기술들을 배웠다.
간단한 예를 들어서 오러 아머를 사용할 때 방어력을 극대화하는 법이 달랐다.
기존에 셀리아가 배운 건 단순히 오러 아머의 강도를 단단하게 만드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단순히 단단해지는 게 전부가 아니었다.
‘단순하게 공격을 튕겨 내는 것뿐만 아니라 공격을 흡수하거나 흘려보내는 등. 방어력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어.’
아인이 가르친 오러학을 토대로 오러 아머를 전개하게 되면 상대의 공격 특성에 따라 자신의 방어 특성을 바꿀 수 있다.
당장에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지만, 숙련이 된다면 엄청난 이점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었다.
“지금까지는 내가 너희에게 가르친 것들은 오러학에서 당장에 우리가 사용할 수 있었던 기술들을 응용한 것뿐이었지. 하지만 지금부터 배울 기술은 단순한 응용을 벗어나 아조니아 학생들이 배우는 것이다.”
학생들이 숨을 죽이며 아인의 말에 집중했다.
“이걸 배우게 되면 [히어로 스킬]을 사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다. 물론 그뿐만 아니라 너희들의 오러 스킬 능력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겠지.”
셀리아가 눈을 빛냈다.
“어떤 기술이죠?”
“직접 보여주는 게 빠르겠지, 셀리아. 오러를 사용해라.”
셀리아가 오러를 일으켰다.
아인은 텅 빈 연병장을 가리켰다.
“저곳에 최대 힘으로 검격을 날려라.”
셀리아가 힘껏- 화력을 최대치로 올려 검을 휘둘렀다.
화르륵-! 콰앙-!
거대한 불꽃의 벽이 생성 된 듯 검격이 높이 치솟았다.
강력한 화력에 학생들이 질렸다는 표정을 지었다.
“역시 기사학과 대표 3인방!”
“불꽃 괴수!”
“야! 방금! 괴수라고 한 녀석 누구야!”
셀리아가 도끼눈을 떴다.
“훌륭하군. 과연 제르딩거야.”
아인은 피식 웃었다.
“자, 그럼.”
화르륵-!
아인의 검에서 불꽃이 치솟았다.
학생들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빙해의 검사라는 이명을 가진 아인은 냉기의 오러를 다루는 기사였기 때문이다.
놀라는 학생들을 보며 듀란이 코웃음을 쳤다.
“아인 교수님 역시 던전 공략자였던 분이다. 업적만 이루면 언제 영웅의 반열에 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분이지. 계승한 영웅의 힘 중에 불꽃을 다루는 영웅이 있어도 이상할 건 없다.”
“듀란의 말대로다. 이 불꽃 오러는 오래전 내가 공략한 선대 영웅의 [어빌리티] 다.”
아인은 조금 전 셀리아가 내뿜었던 오러와 비슷한 수준의 오러를 검에 실었다.
그리고 검을 들고 숨을 들이켰다.
일반적인 호흡과는 다른 이질적인 숨소리가 울렸다.
그와 함께 아인의 몸에서 희미하게 오러가 일렁였다.
그걸 본 레오의 눈이 크게 떠졌다.
‘저건……!’
화르르륵-! 콰앙-!
불꽃의 검격이 높이 치솟았다.
조금 전 셀리아와의 검격 보다 더욱 강렬했다.
“……!”
셀리아의 눈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비슷한 힘의 오러를 사용했음에도 아인의 불꽃은 셀리아보다 강했다.
하물며 아인이 사용한 불꽃은 피닉스의 불꽃도 아니며 더더욱 아인 본인 자체가 냉기의 오러의 사용자기 때문에 위력 자체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
그걸 본 레오의 눈이 크게 뜨였다.
“어, 어떻게 하신 거죠?”
셀리아가 놀라서 묻자 아인 교수가 검을 거두며 말했다.
“이건 바로 [용자의 숨결]이다.”
“……!”
“지금부터 너희가 배우게 될 기술이지.”
‘저건 아르온의 기술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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