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gendary Hero is an Academy Honors Student RAW novel - Chapter (93)
【93】92.
“난리도 아니군.”
마법 수업에 온 레오가 혀를 내둘렀다.
아침에 선언된 봉쇄령은 학교 자체를 뒤집어 놓기에 충분했다.
아침을 먹고 꽤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봉쇄령 이야기로 정신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모두 어수선한 건 알겠다. 하지만 그런 것에 신경 쓰지 말고 학과대항전 준비를 철저히 하도록.”
렌이 심드렁한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도 알겠지만, 학과대항전은 외부 인사들도 참관한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단번에 바뀌었다.
외부 인사.
말 그대로 여러 나라의 실권자를 의미했다.
루메른을 다닌다고 모든 이들이 영웅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영웅 사관 학교를 다녔다는 것만으로 장래에 높은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오늘은 지난번 수업처럼 플라이 마법 연습을 하겠다.”
렌의 말에 학생들이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플라이 마법은 난이도 자체는 쉽지만, 활용의 난이도는 매우 어려웠다.
특히나 루메른 마법학과 학생들은 모두 윙 마법에 익숙해져 있기에 더더욱 힘들었다.
“그리고 첫 수업에서 통과한 네 학생은 앞으로 나오도록.”
호명에 레오, 첼시, 클로에, 아바드가 앞으로 나갔다.
렌이 지팡이를 뽑아 허공에 휘둘렀다.
샤르르륵-!
허공에 입구가 생성되었다.
“네 학생은 모두 알비 선배의 지도를 받도록.”
레오를 포함한 네 명은 곧바로 공간을 넘어 알비가 기다리는 다음 실습 장소로 향했다.
모든 학생들이 부럽다는 듯 넷을 보았다.
‘나랑 저 녀석들의 차이가 대체 뭐야! 젠장!’
에미오가 속으로 이를 가는 사이 네 사람은 알비가 있는 곳으로 넘어갔다.
네 명이 사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넓은 실습장으로 이동한 네 사람은 실습장 한 곳 의자에 앉은 알비에게 다가갔다.
“알비 교수님. 렌 교수님이 저희를 이쪽으로 보냈습니다.”
클로에의 말에 눈을 감고 있던 알비가 눈을 떴다.
“클로에 뮐러. 너는 네 부족한 점이 뭐라고 생각하지?”
“네?”
느닷없는 질문에 클로에가 잠시 고민 끝에 대답했다.
“주문의 위력?”
“……주문의 위력은 너희 넷 중 네가 강력할 텐데?”
“강하면 좋잖아요.”
“첼시 르왈린, 네게 부족한 점은 뭐라고 생각하지?”
“근접 전투 능력이요!”
“넌 배틀 메이지 치고도 근접 전투력은 훌륭한 편이다만?”
“부족해요! 어지간한 기사학과생 정도는 때려눕힐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얍-! 소리치며 주먹을 허공에 치켜드는 첼시를 보며 알비가 한숨을 쉬었다.
“렌의 교육 철학은 학생 개인의 강점을 극대화시키는 거다. 너희는 그 교육에 따라 각자가 잘하는 걸 루메른에서 연마해 왔다.”
알비의 말에 클로에와 첼시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너무 한곳에 치중을 하는 것도 좋지 않지. 첼시 르왈린. 너의 가장 큰 단점은 주문의 위력이다.”
“하지만 교수님. 저는 배틀 메이지인데요!”
“착각해서는 안 된다, 첼시 르왈린. 배틀 메이지는 전장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마법사다. 기사가 아니야. 네 위치와 관계없이 네가 마법사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으음!”
“마법사의 기본 역할은 뭐지?”
“싸움의 판도를 바꾸는 것입니다!”
“지금 네 실력으로 최전선에서 활약하며 싸움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나?”
“아, 아니요.”
알비가 팔짱을 꼈다.
“너는 그걸 목표로 훈련 방향을 잡아라.”
“구체적으로 어떤 훈련을 해야 할까요?”
“다중 영창을 연습해야겠지.”
“다중 영창?”
첼시가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다중 영창은 지금도 충분히 연습하고 있다.
애초에 영창 분야 자체가 첼시의 가장 큰 주특기였다.
“일반적인 다중 영창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다.”
알비가 양손을 들어 올렸다.
오른손에는 파이어 볼이 완성되었다.
그리고 왼손에는…….
“헬 파이어?”
화염계 최강의 마법이 생성되었다.
비슷한 위력의 다른 속성 주문을 동시에 외우는 건 비교적 간단한 일이었다.
하지만 하급 주문과 상위 주문을 동시에 외우는 건 어렵다.
출력이 다른 만큼 술식 구성의 기본 골자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문 간의 격차가 커질수록 어렵다.
“배틀 메이지로서 영웅을 목표로 한다면 이 정도는 간단하게 해내야 한다.”
알비의 말에 첼시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연습에 들어가도록.”
“넵!”
빠릿빠릿하게 대답한 첼시는 곧 바로 훈련에 몰두했다.
알비의 시선이 클로에를 향했다.
“클로에, 네 단점은 말 안 해도 알겠지?”
“난전에 약하다는 점이요.”
“그래. 사실 난전은 배틀 메이지를 제외한 모든 유형의 마법사들이 안고 있는 문제다. 윙 마법을 통해 기동성을 확보한 것도 난전을 피하기 위해서지.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특히나 클로에. 넌 전형적인 마법사다.”
“으윽!”
알비의 말에 클로에가 움찔했다.
마법 공부에만 매진하는 전형적인 마법사.
물론 루메른 학생으로서 기본적인 체력 단련을 했지만 그뿐이다.
“난전에 어느 정도 대비해서 무투술을 공부하도록.”
“마법 수업에서요!?”
“오늘 수업은 학과대항전을 위한 특별 수업이다.”
“그, 그런……!”
“가서 몸을 풀고 있도록.”
알비의 말에 클로에가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한쪽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아바드 르왈린.”
“예.”
“지금 단계에서는 넌 딱히 단점이랄 게 없다.”
그 말에 아바드가 빙긋 미소 지었다.
근접 전투에서는 첼시에게 밀리고 주문의 위력은 클로에에게 밀린다.
하지만 종합적인 전투력으로 봤을 때 아바드는 1학년 마법사 중 최강이었다.
“첼시를 도와주도록.”
“네.”
“레오 너도 마찬가지다, 너는 클로에의 연습을 도와줘라.”
“알겠습니다.”
두 사람에게 과제를 준 알비가 눈을 감았다.
레오와 아바드는 실습장 가운데서 각자 연습을 준비하는 클로에와 첼시에게 다가갔다.
“그러고 보니.”
아바드의 말에 레오가 걸음을 멈추었다.
“이렇게 둘이서만 이야기하는 건 처음인가?”
아바드가 빙긋 웃었다.
학기의 반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레오와 아바드 사이에 딱히 접점이 없었다.
반이 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마법 수업을 같이 듣지도 않았다.
“그러게.”
“항상 동생이 신세 지고 있어. 너한테 이것저것 도움을 많이 받고 있는 모양이더군.”
“나도 첼시 덕분에 재미있게 학교 생활을 하고 있어.”
그 대답에 아바드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 학과대항전에서 난 너를 쓰러트리려고 해.”
조용하고 담담한 선전포고에 레오가 조금 놀란 표정을 지었다.
“입학시험 때부터 너에 대해 생각해 왔어.”
입학시험 당시 레오는 아바드의 실력에 전혀 못 미쳤다.
“그때는 뛰어난 기사인 줄 알았는데 학기가 시작되더니 아니더군. 넌 마법과 소환에서 연이어 두각을 드러냈어.”
아바드의 시선이 레오를 직시했다.
“너 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흥미로웠어. 그런데 정신을 차린 순간 너는 저 앞에서 달려가고 있더군.”
“그렇게 평가해주다니 영광인데.”
“내 평가가 아니야. 세간의 평가지. 사실 나는 네 존재에 감사하고 있어. 네가 없었다면 목표로 할 만한 게 없어서 학교생활이 지루했을 거야.”
아바드는 부드러운 봄바람 같은 미소를 지었다.
“이번 학과대항전에서 나는 너를 목표로 삼겠어.”
‘남자인 내가 봐도 잘생겼군. 괜히 1학년 중 제일 인기 있는 남학생이 아니네.’
셀리아는 버터 같다며 학을 떼는 아바드였지만 1학년 남학생 중 제일 인기 있는 학생이 그였다.
어쨌든 대화를 나눠 본 느낌으로는 레오는 아바드가 싫지 않았다.
레오의 말에 아바드는 마치 도전자처럼 기품있게 인사하고 첼시에게 다가갔다.
그 뒷모습을 보며 레오가 헛웃음을 터트렸다.
“이것 참. 인기 있는 것도 문제로군.”
***
“아바드랑 무슨 얘기 했어?”
“이번 학과대항전에서 날 쓰러트리겠데.”
“셀리아와 듀란도 엄청 벼르고 있던데.”
“걔들이야 학기 초부터 그래 왔는데, 뭐.”
대수롭지 않게 말하는 레오를 보며 클로에가 덧붙였다.
“지난번 반장 회의 때 들어 보니까 첸 시아랑 엘리자도 널 노리고 있던데?”
“…….”
“워레든이야 워낙 말이 없고 남에게 무신경 하니까 딱히 그럴 것 같지는 않지만.”
“지난주 소환학 수업 때 날 쓰러트리겠다고 하더라.”
“그래?”
클로에가 입을 가리고 히죽거렸다.
“뭐야? 그 웃음은?”
“아니, 역시 학년 대표님은 인기가 많아서 좋겠다 싶어서!”
헤실헤실 웃으며 자신을 놀리는 클로에를 보며 레오가 피식 웃었다.
“그러는 넌? 이번 학과대항전에서 내가 목표가 아니야?”
“응? 딱히.”
“이상하네. 중간고사 때는 그게 목적이라 이상한 책에 홀려서 시험 기간 내내 다크 서클이 이만큼 내려왔었던 애가.”
“야! 그 이야기가 지금 왜 나와!”
클로에가 새빨개진 얼굴로 악악! 소리치며 발길질을 했지만, 레오는 얄밉게 피했다.
“레오. 이번 실기 시험에서 난 꼭 너를 이길 거야!”
“하지 말라니까!”
자신의 말투까지 흉내 내는 레오를 보며 분노한 클로에가 들고 있는 마도서를 마구 휘둘렀다.
“허억-! 허억-!”
결국 먼저 지쳐 버린 클로에가 머리를 정리하며 말했다.
“미리 말해두겠는데. 내 목표가 너라는 건 변함 없어.”
“응?”
“그 전에 미리 북부 입학 수석에 어울리는 성적을 회복하는 게 우선일 뿐이야.”
“그래, 기특하네.”
“흥!”
클로에가 고개를 획 돌렸다.
“어쨌든 지금은 알비 교수님의 말대로 근접전 능력을 길러야겠지? 스트레칭 도와줄게.”
레오는 클로에의 스트레칭을 도와주었다.
다리를 찢고 앉은 클로에의 등을 눌러준다거나 등을 맞댄 채 상대를 들어 올려 주면서 스트레칭을 도왔다.
“으어어어. 시원해.”
레오의 등에 올라탄 채로 이리저리 흔들리며 클로에가 중얼거렸다.
“아저씨야?”
그 말에 클로에가 레오의 머리를 살짝 잡아당겼다.
“자, 그럼 마법사라도 무술은 기본적으로 배웠지? 넌 무슨 무기를 가지고 배웠어?”
“일단 가장 무난하게 검술이지.”
“그럼 목검을 좀 휘둘러 볼래?”
레오는 아공간에서 목검을 꺼내 클로에에게 주었다.
클로에는 목검을 꺼내고 자세를 취했다.
‘호? 그럴듯한데?’
제법 번듯한 자세를 보며 레오가 감탄했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클로에는 검술 교범도 완벽하게 읽었기에 자세가 매우 좋았다.
“하압!”
후웅-!
그리고 검을 휘둘렀다.
그걸 본 레오가 고개를 끄덕였다.
“전형적인 몸치구나?”
클로에가 입을 삐죽 내밀었다.
“차라리 마법으로 기동력을 올려 난전을 빨리 탈출하는 게 좋지 않을까?”
“그것도 방법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근접전에 대한 대비는 기본적으로 해둬야 해.”
“어?”
“자, 검을 이렇게 잡고.”
레오가 클로에에게 다가가 클로에의 손등에 손을 올렸다.
느닷없이 숨결이 맞닿을 정도로 가까워지자 클로에가 입을 뻐끔거렸다.
“이렇게 손목을 써서 부드럽게. 허리에 힘주고.”
“……!”
레오의 손이 허리에 닿자 클로에의 어깨가 놀란 고양이처럼 떨렸다.
“수업치고는 분위기가 굉장히 야하네?”
그때 뒤에서 들려온 목소리에 클로에가 화들짝 놀라며 레오와 멀어졌다.
레오는 고개를 돌려 그곳을 보았다.
“안녕, 귀여운 후배들아.”
그곳에는 지팡이를 탄 채 다리를 꼬고 앉아 있는 엘레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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