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017
3부 135화
‘정말 내가 황궁에 들어가 귀비가 될 수 있을까.’
장옥정은 주방에 술상을 차려 사랑으로 내가라는 지시를 전한 뒤 자기 방으로 돌아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처음 예왕이 귀비 운운했을 때는 취중에 나온 허언인 줄로만 알았다. 취한 사내들이 계집 비위를 맞추느라 ‘우리 마님’, ‘우리 아씨’ 운운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지 않은가. 자신을 귀비라 칭하는 예왕의 태도 역시 그런 종류라고 생각했다. 예왕은 그만큼 자신을 아끼니까.
헌데 태자가 죽자 예왕은 말짱한 맨정신으로 그녀를 안아 들고는 귀비로 만들어주겠다고 확언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말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장옥정은 예왕이 황태제 자리를 노리는 모양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태황이 적통 후계자를 잃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예왕은 비록 후궁 소생이지만 태어난 순서로 태황 바로 다음이고, 장옥정으로서는 예왕이 다음 태황 자리에 욕심을 내는 게 당연해 보였다.
‘폐하는 성친왕 전하를 미워하시니까.’
일반 백성들 사이에는 성친왕이 그다지 인기가 없다. 20여 년 전의 어린 성친왕은 도성을 누비는 개구쟁이 망나니였던데다, 견서사로 쫓겨난 뒤에는 존재감도 사라졌다. 이번 기근에 구휼곡도 보냈지만 그 수량도 예왕에게 압도적으로 밀렸다.
게다가 오죽 망나니로 굴었으면 친형인 상감이 미워해서 나라 밖으로 쫓아버렸겠느냐고 생각하는 백성들도 많았다. 조보를 통해 성친왕이 유주나 미주에서 세운 공적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백성들은 그게 다 황실의 체면을 살리기 위한 과장이리라고 생각했다.
‘나라 바깥에서도 여전히 망나니질이나 하면서 지낸다고 어떻게 말하겠어. 그러니 따라간 신하들이 한 일을 가지고 성친왕께서 하셨다고 하는 거겠지.’
성친왕에게 귀국령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는 예왕에게서 들었다. 하지만 태황께서는 황위를 성친왕에게 물려주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근 20년이나 불러들이지 않을 정도로 미워하는 동생에게, 어떻게 천하를 다스리는 태황의 자리를 내준단 말인가.
‘귀비, 귀비…내가 귀비가 되면, 오라버니도 불러들일 수 있겠지.’
역관 출신 중인이라 기를 펴지 못하던 장씨 가문이 대성할 기회다. 변방으로만 돌고 도성 내에는 자리를 얻지 못하던 오라비 장희재도 불러들일 수 있다. 오라비가 힘을 얻으면 왕비 김씨를 밀어내고 태황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려면 이번에 아들을 낳아야 하는데….’
왕비 김씨는 이미 아들을 둘이나 낳았다. 그걸 뒤집으려면 웬만한 총애로는 안될 터였다. 장옥정은 별당으로 향하면서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왕비 김씨에게 별다른 원한이나 원망은 없지만, 황후 자리는 좀 탐이 났다. 가능하다면 가지고 싶었다.
예왕과 김세룡, 최신원은 주변을 싹 물린 상태로 은밀히 밀담을 주고받았다. 악사를 불러 풍악을 울리지는 못하지만, 술맛은 정말 기가 막혔다. 예왕은 희희낙락하며 연이어 술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갔다.
“안주 한 입 먹지 않아도 이토록 술이 달게 넘어가다니, 역시 기분이 좋아야 술맛이 나는 법이오.”
은밀하게 사위의 집을 찾아온 장인 김세룡 역시 흐뭇하게 웃었다. 태자의 장례를 치르는 기간에는 행동을 조심하느라고 오지 않았지만, 이제 다시 만나 행동을 모의할 때가 왔다.
“드디어 고대하던 날이 왔으니 당연히 기쁘시겠지요.”
떡 벌어지는 안주상이 눈앞에 대령해 있었지만, 세 사람 모두 안주에는 하나도 손을 대지 않았다. 지금 벌어지는 상황 자체가 안주였다.
“태황께서 성친왕을 불러들이는 이유는 당연히 후사 때문입니다. 하나뿐인 동복 동생이니, 불러들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세룡이 차분하게 던졌다. 이 문제는 너무도 명확한지라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었다. 태황이 조정에서 성친왕을 불러들인다고 선언했을 때도 반대하는 목소리는 하나도 없었다. 반대는커녕 너무 늦었다고 수군거리는 자들이 여럿이었을 정도였다.
“서열로 따지면 분명 성친왕께서 예왕 전하보다 앞섭니다. 법도가 원래 그러하니 이의를 제기하기도 쉽지 않지요.”
“승상께서 하신 말씀이 옳습니다. 하지만 그건 성친왕 전하께서 무사히 귀국하실 수 있을 때 이야기 아니겠습니까.”
최신원은 그에 대한 대비책을 주도했다. 매수한 자객 두 사람에게 두 차례에 걸쳐 황금을 전달하고 고국에 있는 가족의 안위를 귀띔하여 배반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했다.
“그자들은 제 배후에 전하께서 계시는 줄은 모릅니다만, 만약에 배반하면 일가가 도륙이 나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성공했을 때는 황금 3백 냥을 더 얹어주겠다는 확답도 건넸으니, 성친왕께서는 대동양에서 불귀의 객이 되실 겁니다.”
“옳은 말이야. 비수로 한번 푹 찌르거나 약 한 첩만 쓰면 되는 일이지.”
예왕은 배를 타고 바다를 건너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배 위에서 사람을 죽여 없앤 뒤에 은폐하는 일이 어려울 게 없다는 정도는 알고 있다.
“바다는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고들 하지 않느냐. 비수건 약이건 전부 바다에 던져 버리면 누가 알겠느냐?”
예왕은 올해 36세다. 16년을 황자로 살았고 20년을 황제(皇弟)로 살았다. 태황의 아우는 참으로 미묘하면서 애매한 위치다. 그 애매한 자리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를 품고 살아온 지 근 20년, 드디어 서광이 비쳤다.
“정말이지 가지를 않아서 푸닥거리라도 해야 하나 싶을 지경이었는데. 이제 한 단계밖에 안 남았….”
예왕이 좀 지나치게 입을 놀리려는 참에 김세룡이 막았다.
“말씀을 삼가십시오, 전하. 아무리 전하께서 하인들의 입에 금으로 재갈을 물리고 두 손을 은사슬로 묶고 눈과 귀를 보주(寶珠)로 가리셨다 하나, 부주의해서 좋을 건 없습니다.”
예왕은 집에서 거느리고 있는 가솔들에게 엄청난 액수의 월봉을 뿌린다. 행여 누군가에게 매수당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금위사건, 혹시 예왕을 쓰러트리고자 하는 다른 종친이건 예왕의 집에 있는 이를 매수하려면 상당히 부담스러운 액수의 재물이 필요할 터였다.
새로 채용하는 하인 중에 금위사 끄나풀이 섞였을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럴 때는 매수한 금위사 관헌들이 은밀히 알려준다. 통보를 받고 금위사 끄나풀을 붙잡으면 일단 반쯤 죽여놓는다. 그리고 재물과 엄포를 동원해 겁박과 회유를 퍼부어서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예왕의 수하가 된 금위사 끄나풀들은 예왕의 언행에 대해서 보고할 때면 언제나 군자다운 모습을 보인다고만 보고했다. 당연히 오늘 김세룡이 몰래 찾아온 일도 금위사에는 보고되지 않을 거다. 주안상이 차려졌다는 사실도 말이다.
이 뻔한 보고도 역시 예왕에게 매수된 금위사 중간 간부들에 의해 조금 더 다듬어진 뒤에 위로 올라갔다. 그래서 예왕이 지금처럼 집에서 편안히 지낼 수 있다.
“문제는 그다음인데…전하께서 꼭 황태제로 책봉되신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최신원이 조심스럽게 예상했다. 문제는 이들이 처음 계획을 꾸몄을 때보다 ?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계획을 꾸몄다기보다는 감나무 밑에서 처음 입을 쩍 벌리고 드러누웠을 때보다 ? 태황과 예왕, 두 사람 모두 나이를 한참 먹어버렸다는 점이었다.
“우리끼리 있으니 드리는 말씀이지만, 처음에는 정말 폐하께서 서른 살도 못 사실 줄로만 알았지요. 물론 두 황자도 요절하고요. 그때였다면 전하께서 바로 폐하의 선택을 받아 바로 태제가 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을 겁니다.”
“그랬겠지.”
예왕이 인상을 찌푸렸다. 망할 내의원 놈들. 솜씨가 그렇게 좋을 줄이야.
대한 최고의 의사들이 내의원에 모인 거야 당연한 일이다. 수십 명이나 되는 명의들이 단 한 사람, 태황의 건강을 챙기는 일에만 매달려 있는 탓인지 태황은 마흔을 넘겼는데도 아직 죽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걸 기다리는 사이 예왕도 장년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인제 와서는 전하가 아니더라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승상께서 오랜만에 오셨으니 여쭙겠지만, 전하께서 현왕 전하에 대해서 요즘 언급하신 적이 있습니까?”
“기근 때 직접 짐승을 잡아 백성들에게 고기를 나눠준 일을 칭찬하셨소.”
최신원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역시 경계해야겠군요.”
“경계? 현왕을? 왜?”
빈속에 부어댄 술로 그새 불콰해진 얼굴을 한 예왕이 반문했다. 혈통과 명성, 재산까지 어떤 면을 가지고 비교해도 현왕은 예왕에게 비교가 되지 않았다. 예왕은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이복형 현왕을 황위를 두고 다툴 경쟁자로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무예라면 현왕이 좀 더 뛰어나긴 하다. 하지만 무력을 동원해서 맞붙게 된다고 하더라도 걱정할 게 없었다. 현왕은 자기 집안 가솔과 문객 수십 정도밖에 동원할 수 없지만, 예왕은 족친위와 금화도감 등 병력을 보유한 많은 기관에 연줄이 닿아있었다.
애초에 두 군왕이 무력으로 맞붙는다는 것부터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현왕은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고, 예왕 쪽에선 굳이 나서서 현왕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 그냥 놔둬도 자기가 이길 테니까.
“현왕은 그저 한량에 불과하지 않은가? 따르는 사람도 없고. 그런 현왕을 왜 경계하라는 건가?”
“현왕 전하가 아니라 전하 소생 왕자들이 문제입니다.”
최신원이 평온한 표정으로 지적했다.
“태자께서 돌아가신 지 이제 겨우 두 달 남짓이라 조정에서 공론화는 안 되고 있습니다만 후계자를 어서 정해야 하는 건 분명합니다. 폐하의 옥체가 미령하시니 새로이 황자를 얻을 가망은 전혀 없지 않습니까?”
“그렇지.”
예왕이 고개를 끄덕였다. 태황의 몸 상태에 관한 정보는 매일 궁궐에 들어가서 태황비를 만나는 왕비가 철저하게 파악해 오고 있었다. 태황비는 손아랫동서가 무슨 계획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상상도 못 하고 온갖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럼 밖에서 후계자를 들여야만 하는데, 전하나 현왕 전하를 태제로 들이는 것은 종법에 어긋날뿐더러 전례가 없습니다. 더 자연스럽게 하자면 한 대 아래, 폐하께는 조카가 되는 왕자들을 양자로 들여 태자로 책봉하는 것이 순리에 맞지요.”
이들이 처음 계획을 세울 때는 모두가 젊고 또 어려서 태제가 되고 태자가 되는 것 같은 문제는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다 보니 아들과 조카들이 어른 구실을 할 만큼 자랐다. 태황이 마음만 먹으면 양자를 들일 수가 있게 된 거다.
“상감께서 이 문제를 어찌 생각하고 계시는지는 소인도 전혀 모릅니다만, 현왕 전하의 세 아드님과 전하의 두 아드님을 놓고 그중에 하나를 고르실 공산이 큽니다. 성친왕 전하의 두 아드님도 자격은 있겠습니다만, 코흘리개와 젖먹이이니 그쪽을 고를 일은 없을 겁니다.”
현왕의 장남 영해공 이철은 28세, 차남 강녕공 이고는 25세, 삼남 삼성공 이순은 20세다. 예왕의 장남 경평공 이종은 16세, 차남 이청은 9세다. 너무 어려서 둘 다 아직 봉작을 받지 못한 성친왕의 두 아들은 겨우 6세, 2세다.
“태황께서 요즘 갈수록 건강이 위태해지신다는 점을 생각하면, 당장 보위를 물려받을 수 있을 만큼 어른이어야 하겠지요. 확실히 성친왕 전하의 소생들은 안 됩니다.”
김세룡이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곧 현왕 쪽도 어렵다고 고개를 저었다.
“영해공은 장남인데다, 부친인 현왕 전하와 똑같이 틈만 나면 하인들을 데리고 산과 들을 쏘다니며 말과 활과 개와 매를 벗 삼아 사냥으로 소일합니다. 강녕공은 반대로 반촌다점과 주점을 오가며 난봉질에 여념이 없으니, 두 분 모두 임금 자리에 오를 품성이 아닙니다.”
현왕의 세 아들 중에서 태자 후보로 이름이라도 올려볼 수 있을 사람은 셋째 삼성공 이순 하나뿐이다. 이순은 생전의 태자와도 친했고, 학문을 좋아하는 얌전한 성격이라 태황에게도 꽤 귀여움을 받았다. 한때 태황에 의해 성친왕의 대를 이을 양자로 고려되기도 했다.
“폐하는 전하보다 형님이시니, 경평공과 차자분 두 분 모두 태자가 되실 수 있습니다. 두 분 중 한 분이 선택되시기만 하면 전하께서 이기시는 겁니다.”
형이 동생에게 양자를 보낼 때는 장남은 절대로 안 보낸다. 하지만 동생이 형에게 양자를 보낼 때는 장남도 보낼 수 있다. 분가인 동생 집안보다 ‘가문 본가의 계승’이라는 부분이 더 우선시되기 때문이다.
“그런가.”
예왕이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형과 조카들이 요절하고 제위가 자신에게 굴러들어오기를 20여 년 동안 기다려왔는데, 막상 기회가 오니 자신이 아니라 자식들에게 넘어간다고 한다. 울적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래도 문정공이 죽은 덕분에 이런 예상도 세울 수 있는 겁니다. 문정공이 살아있었으면 이런 논의는 엄두도 못 냈겠지요. 무조건 성친왕 전하의 소생을 태자로 세워야 한다고 물고 늘어져서 절대 물러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건 승상의 말씀이 옳소.”
타협이라고는 모르고 평생을 살았던 원칙주의자, 송시열은 작년 가을에 죽었다. 병상에서 기근으로 온 천하가 어지럽다는 이야기를 듣고 ‘단지 한 톨이라고 해도 산 사람에게 돌아갈 곡식을 다 죽어가는 내가 허비할 수 없다’라며 곡기를 끊은 뒤였다. 향년 90세였다.
송시열이 백성을 위해 곡기를 끊고 스스로 죽었다는 소식에 태황은 문정공(文正公)이라는 시호를 내려서 그 공을 기렸고, 문묘에 배향하라고 명했다. 워낙 명성이 자자한 송시열이고 보니, 조정에서 딱히 반대하는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삼성공, 경평공, 차자분 세 분 중에서 한 사람이 태자가 된다고 했을 때, 셋 중에서 둘은 전하께서 이기십니다. 두 분 왕자께서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특하고 학식이 깊다고 평판이 자자하니, 삼성공께 뒤지지 않을 겁니다.”
“나도 그 점에서는 훌륭히 키워냈다고 자부하오.”
돈이라면 썩어날 만큼 있는 예왕은 돈으로 고용할 수 있는 최고의 교수진을 두 아들에게 붙였다. 비록 종친이라 대과는 볼 수 없지만, 응시할 자격만 주어진다면 단박에 장원급제할 수준으로 가르치라면서 말이다.
“그리고 왕비께서 꾸준히 궁궐에 드나들며 얼굴도장을 찍고 계시지 않습니까? 태후마마나 중전마마 모두 왕비 전하께 무척 좋은 인상을 품고 계실 것이니, 태황께서 마침내 후계자를 고르신다고 하면 경평공이나 차자분을 고르도록 영향을 미쳐 주실 겁니다.”
당연히 직접 태황이 되어 제위에 오르는 것보다는 못하겠지만, 친아들이 제위에 오른다면 그것도 꽤 괜찮은 결과다. 그 경우 예왕은 대원왕(大院王)이 되며, 사실상 상황의 자리에서 권력을 휘두를 수 있게 된다.
“단, 태후와 중전께서 수렴청정을 거두시고 전하께 만사를 맡기신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아, 그때는 태황태후와 태후마마시겠군요.”
“그거라면 어렵지 않을 거네. 왕비가 계속 궁궐에 드나들며 두 분께 잘 보이려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
중요한 건 태후를 설득하는 거다. 태황이 성친왕을 제발 좀 불러들이라는 태후의 호소를 무시한 전과는 있지만, 후계자 결정 문제에서까지 그렇게 하지는 못할 거다. 조정의 여론을 선동하면서 태후전까지 흔들면 분명 형황의 선택은 예왕 쪽으로 넘어오리라.
“자, 그날을 기약하며 축배를 드세나.”
술잔이 일제히 기울어졌다. 세 사람은 승리를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