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 be a great soldier RAW novel - Chapter 1080
3부 19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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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쟁 전황에 대한 소식은 그동안 간간이 들어왔다. 그리고 오늘, 양력 10월 30일에 모든 상황이 끝났다는 보고를 익문사장 양대식이 들고 왔다. 전쟁이 터졌다는 연락을 처음 받고서 석 달하고 스무날만이다.
“우리 조정에서 예상한 그대로로구나. 석 달 만에 끝나다니.”
“그동안 쌓인 전례가 있고, 두 나라 사정이 명약관화하니 어찌 예측이 어렵겠습니까.”
“병부대신의 말이 옳다.”
“그래도 후송이 생각보다 선전하였습니다. 3년 세월이 헛되지 않은 모양입니다.”
이번 전쟁을 치르려고 후송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동원한 병력을 3년에 걸쳐서 정예로 조련하고, 군수품을 넉넉하게 비축하고, 최고의 명장에게 지휘권을 내주었다. 그리고 청나라 측의 의표를 찔러서 수비군이 예상하지 못한 다른 쪽으로 공세를 가하기까지 했다.
“공격 방향을 정하는 데서도 송주가 의표를 찌르지 않았느냐?”
“예, 폐하. 다소 느긋하게 굴던 청군 지휘부가 크게 당황하였으니 말이옵니다.”
후송군이 이번에 선택한 목표는 대운하가 아니었다. 그보다 한참 서쪽, 화중 지방의 주요 도시인 숙주(宿州)였다.
홍정원은 수군 5만으로 회하가 들어가는 호수인 홍택호(洪澤湖)를 장악하여 대운하를 칠 것처럼 연막을 피웠다. 그리고 청군의 주의가 홍택호로 쏠리자, 일거에 군을 돌려 본진 20만으로 서쪽에서 회하를 건넜다. 그리고 숙주로 진격했다.
“청군은 그걸 놓치고 대운하 입구만 막고 있었단 말이지.”
“예, 폐하.”
청군은 처음에는 후송군이 수군과 협력해서 육지 쪽에서 대운하를 협공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도 충분히 되어있었으므로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강을 건넌 후송군이 서쪽을 향했던 거다. 홍택호의 수군은 조공이 아니고 양동이었다.
당황한 청군 지휘부는 녹영병 7만은 대운하를 지키도록 하고 팔기 8만 명으로 후송군을 추격했다. 양동을 맡아 움직이던 후송 수군이 대운하를 노리고 직접 상륙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니, 전군으로 추격할 수는 없었다.
후송 대도독 홍정원은 여기까지 다 계산에 넣고 있었다. 급히 추적하던 청군은 벌판에서 진을 치고 기다리던 후송군 20만과 맞닥뜨렸다. 1900년 전 그 옛날, 유방과 항우가 천하를 걸고 마지막 결전을 벌였던 해하 땅에서 말이다.
“후송군이 한군(漢軍), 청군이 초군(楚軍)이었던 셈인가.”
“후송군이 3배 가까운 대군이고, 청군이 들어오기를 진을 치고 기다리고 있었으니 그렇게 비유할 수 있겠습니다.”
그 상황에서 내가 청군 지휘관이었다면 혼자 적진으로 돌입하는 대신에 적이 바로 숙주로 진격하지 못하도록 견제하면서 북쪽에서 원군이 오기를 기다렸을 거다. 하지만 총사령관을 맡은 파사합의 재당숙 늑이금(勒爾錦)은 성급했다. 공을 세울 욕심에 바로 전투를 벌였다.
두 장수의 나이는 거의 같지만, 경험과 능력 모두 홍정원이 더 풍부했다. 늑이금은 적이 방책과 화포로 구축한 방벽 앞에 정면으로 달려들다가 포화를 뒤집어썼으며, 전사자만 1만 명에 달하는 대패를 당했다. 제남에 내려와 있던 청나라 조정은 난리가 났다.
후송군이 생각보다 철저하게 준비했음을 깨달은 청나라 조정에서도 작심하고 병력을 모아 반격을 준비했다. 늑이금의 병력을 재편성하고 후방에 있던 예비대까지 끌어와 이쪽에서도 20만 대군을 모았다. 팔기는 절반만 국경에 나가고 절반은 영지에 남는 전통까지 깼다.
후방에서 반격을 준비하는 동안 숙주성을 지키는 녹영병 2만은 처절한 방어전을 펼쳤다. 서로를 노리고 화포가 불을 뿜고 참호를 굴설하며 지뢰를 매설해서 성벽을 폭파하는 치열한 공성전이 두 달 가까이 이어졌다. 피가 성벽을 적시고 시체가 해자를 메웠다.
청나라 조정에서 숙주성을 그냥 포기한 건 아니었다. 어떻게든 포위를 뚫으려고 기병들을 내보내 계속 습격을 가했으나 후송군이 구축한 포위망은 뚫리지 않았다. 홍정원은 공성군과 방어군을 적절히 편성했고 후방에서의 습격도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치중도 넉넉했다.
“숙주성을 지키는 장수가 누구라고 하였느냐?”
“작년에 조문 사절 부사로 왔던 오응웅의 아들, 오세번이라 합니다.”
양대식이 답했다. 그 답을 듣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역시 범의 집안에 개는 태어나지 않는구나.”
과연 맹장 오삼계의 손자답다. 과거 건주가 한참 남진을 시도할 때도 오삼계와 홍승주가 맞붙은 사례가 두어 차례 있었는데, 매번 승패를 가리지 못했다고 들었다. 그 후손들끼리도 백중세를 보인 셈이다.
“성벽이 손쓸 수 없을 만큼 부서지고 후송군이 돌입하려는 참에, 마침내 청나라 조정에서 파견한 원군이 도착했사옵니다. 그 지경에 이르자 마침내 홍정원도 공성을 포기하고 군사를 물렸고, 청군의 맹공을 받으며 보름에 걸쳐 다시 회하를 건너 본국으로 물러났다 합니다.”
홍정원은 처음 진격할 때는 대운하를 지키는 청군을 끌어내겠다고 일부러 한참 동쪽에서 도하를 감행했었다. 하지만 철수할 때는 회하를 건너는 최단 거리를 향해 곧바로 남진했다. 청군이 당연히 추격했으나 워낙 대군이다 보니 앞을 막는 일도 쉽지 않았다.
“석 달에 걸쳐 벌인 싸움에서 청군이 잃은 병사가 약 2만 5천에 달하옵고, 쏘아죽인 후송 군사의 수는 약 4만이라 합니다. 패주하는 적을 쳐서 붙잡은 포로도 1만 명 가까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이로써 후송과 청이 벌인 이번 전쟁에 관한 양대식의 보고가 끝났다. 익문사가 맡은 일은 정보를 수집하는 거지 평가하는 건 아니다. 그건 나와 조정 중신들 몫이다.
“청이 이기기는 하였으나, 생각보다 피해가 컸구나.”
청군 사상자 대부분은 해하 전투와 숙주성 수비군에서 나왔다. 후송군은 숙주성을 공성할 때 잃은 병력이 절반이고, 나머지는 철수할 때 손실한 병력이 대부분이었다. 역시 전쟁에서 나오는 사상자 대부분은 물러날 때 발생하는구나.
“옳습니다. 공격을 막아냈으니 일단 청이 이기기는 했으나, 싸움이 진행되는 양상을 보면 양측이 모두 위신은 채운 전쟁이라 하겠습니다.”
“좌승상의 말이 옳다. 내가 보기에도 그러하구나.”
침공해온 후송군을 쫓아냈으니 청은 확실히 이겼다. 서두르다가 초전에 패했다고는 해도, 이기긴 분명 이긴 거다.
후송으로서도 의미가 있다. 일단 초전에 대승을 거두었으며, 주민 20만 명이 거주하는 큰 성읍을 공격하여 거의 함락 직전까지 갔다. 애초에 원정 목적이 청나라 정복이 아니라 저번 침략에 대한 보복과 이를 통한 황제의 위신 상승이었으니, 이만하면 된 거다.
“아직은 송주가 이번 북정을 어찌 마무리했는지를 알 수 없으나, 우리로서는 실로 만족할 만한 결과라 하겠습니다.”
이부대신 김희중이 나서더니 고개를 조아리며 입을 열었다. 나도 고개를 끄덕여 답했다.
“이부대신의 말이 옳다. 장조께서 유지를 남기셨듯이, 중원 각국이 절대 하나가 되지 않고 계속 싸우도록 조장해야 우리 대한이 앞으로도 무궁히 평화로운 나날을 누릴 수 있으리라.”
지금 동아시아가 분열된 양상을 보면 정말 기가 막힌다. 어떤 나라도 혼자서는 인접하는 이웃을 정복할 수 없다. 이 상태를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인접국과의 전쟁에 헛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으면서 국가 발전에 투자할 수 있다.
“전장이 그쪽이었으니, 후송 수군이 끝까지 장강을 벗어나지 않은 것도 무리가 아니로다.”
“예, 폐하. 송주가 우리 눈치를 살펴, 충돌하기를 꺼리는 게 아닐까 합니다.”
후송은 우리와 정식으로 국교를 맺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면 싸움을 미루는 게 당연하다. 청나라와의 전쟁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우리하고 제2 전선을 열 수는 없지 않겠는가.
“폐하, 이제 중원에서 전쟁이 끝났으니 그동안 잡아둔 송주의 사신들을 돌려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예부대신 윤시현은 중단했던 후송과의 외교 교섭을 재개하자는 의견을 내비쳤다. 싸움에 이긴 청나라로서는 우리가 후송과 사신 좀 주고받는다고 과민반응을 보이지는 않을 테고, 후송으로서도 다소 콧대를 세우기는 할지언정 거만하게 굴지는 못할 거다.
후송 사신들은 여전히 남평관에서 지내고 있다. 대접이야 잘해주고 있지만, 본국과 전혀 연락이 안 되니 좌불안석이리라. 전쟁 소식도 전적으로 우리 조보를 통해 접하는 중이다.
“옳은 말이다. 저들에게 들려 보낼 서신은 진작에 준비해 놓았으니, 주어 보내기만 하면 되겠다.”
“일전에 계획했듯, 그저 국서를 주어 돌려보내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사신도 보냄이 좋겠습니다. 앞으로 송주가 어찌 움직일지를 직접 파악하기 위해서라도 사신을 보낼 필요가 있습니다.”
조형서가 이번 전쟁 결과를 어떻게 평가할지가 관건이다. 충분한 성과를 얻었다고 만족한 나머지 콧대가 올랐을지, 아직 부족하다고 여겨 이를 갈고 있을지 말이다.
전자라면 내년에는 내정으로 고개를 돌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후자라면 더 큰 성과를 노려서 내년에 재원정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청나라 쪽에서도 내년에는 더 철저히 대비할 테니, 재원정이 쉽지는 않을 거다.
“적당한 이를 예부에서 골라 파견하라. 그리고 후송 사정에 관해 최대한 철저하게 조사해 오도록 하라.”
“예, 폐하.”
– 21 –
후송 사신들을 돌려보내고, 우리 사신들을 태워 보내는 배에는 주산이 아니라 남경으로 바로 들어가라고 명령했다. 명목상으로는 이국에 너무 오래 머무른 후송 사신들을 하루빨리 돌려보내기 위해서지만, 실상으로는 남경으로 올라가는 뱃길을 살피기 위해서다.
단순히 항해가 가능한 뱃길만 찾는 게 목적이 아니다. 장강 양쪽 기슭에 후송군이 설치한 포대는 얼마나 되는지, 장강 안쪽 깊숙이 진을 치고 있다는 후송 수군 주력의 실상은 과연 무엇인지 등이 모두 조사 대상이다.
“만약 후송 수군이 하구를 막고 우리 전선이 강으로 들어가 저들의 수도를 향하지 못하게 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그러면 도리가 없지. 후송 군선에 짐과 사람을 옮기고 저들에게 남경까지 태워다 달라는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
지금 후송과 싸울 생각은 없다. 그러니 저들이 막으면 발길을 멈출 수밖에 없다.
“허나, 지금 송주는 스스로 허리를 숙이고 교섭을 청할 만큼 우리와 관계 개선을 이루고 싶어 한다. 아마 우리 전선 한 척 정도는 받아들일 것이다.”
너무 작은 배는 위세를 부리기 어렵고, 너무 큰 배는 혹시 난파하기 쉽겠기에 5백 톤급 중선 하나를 골라 보냈다. 한강 같은 강이라면 절대로 못 올라오겠지만, 장강 정도라면 그 정도 배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으리라.
“주산에 증파한 전선들은 다시 본국으로 불러들이시겠습니까?”
“사선(使船)이 돌아올 때까지는 그대로 두어라. 저들이 우리 사신이 탄 배에 위해를 끼칠 수 없게 압력을 가해야 한다.”
“어명을 받들겠사옵니다.”
후송으로 우리 전선이 떠난 닷새 뒤, 북경에서 청나라 사신이 왔다. 전쟁을 벌이기 전에 알리지는 않지만, 일단 전쟁을 치르고 나면 사신을 보내 그 전말을 알리는 게 우리 세 나라 간의 관습이다. 물론 전리품으로 거둔 말과 갑옷, 화포 같은 것도 일부 가지고 왔다.
“힘든 싸움을 치르느라 고생이 많았다.”
“아니옵니다, 폐하. 폐하께서 후송 사신을 붙들어 몇 달이나 싸움을 미루게 해주셨음에도 저희가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하여 추한 꼴을 보였으니 창피할 뿐입니다.”
사절단은 무척 부끄러워하면서 책 한 권을 내밀었다. 후송이 회하를 넘어 공격을 시작한 양력 7월 4일부터 적이 완전히 강을 건너 남쪽으로 돌아간 양력 10월 14일까지, 103일간 청군이 어찌 싸웠는지에 대해 상세히 기술한 공식 기록이었다.
“일찍이 장조 폐하께서 대명 황제께 경인란록과 을미동정록을 바치신 이래, 전쟁을 치른 뒤에 그 경과를 적어서 드리는 것은 당연한 법도입니다. 한 톨의 거짓도 없이 만사를 모두 적었사오니, 부디 기쁘게 받아주시옵소서.”
내가 만력제에게 우리 전쟁기록을 보낸 건 군비 지원을 더 받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게 후대에는 이상하게 정착되어 전쟁기록을 보낸다는 건 상대가 자신보다 우위라고 인정한다는 의미로 통하고 있다. 물론 그 역은 없다. 우리 전사기록을 청이나 후금에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청과 후금은 후송, 서, 준가르, 러시아 등과 싸울 때마다 꼬박꼬박 관련된 기록을 책으로 만들어서 대한 조정에 보내고 있다. 이미 수십 년 전에 치른 러시아와 후금의 분쟁 같은 것에 대해 내가 정보를 얻는 원천이 그런 보고서들이다.
“고맙게 받겠다. 잘 보마.”
받은 자리에서 펼쳐 몇 장씩 넘기며 읽어보았다. 그러자 전장의 긴박한 분위기가 그대로 느껴지면서 뇌가 아드레날린을 마구 분비하기 시작한다. 와, 만력제가 이 맛에 나한테 일일연재를 그렇게 재촉했던 건가.
“우리 도움 없이도 저들의 침공을 훌륭히 격퇴하였으니 기쁘다. 혹시 나중에 도움을 청할 일이 있거든 서슴지 말고 청하도록 하라.”
“황은에 감사드리옵니다.”
종전 보고 외에 특별한 용무가 있었던 건 아니므로 청나라 사신은 곧 돌아갔다. 받아먹은 게 있으니 나도 빈손으로 보내지는 않았다. 승전을 축하하는 선물이라는 명목으로 비단이나 면포, 고래기름 등을 배 한 척에 가득 실어서 보냈다. 10만 냥 어치쯤 되려나.
사냥개가 계속 말을 듣게 하려면 먹이를 주어야 한다. 청나라가 계속 우리 편에 머물기만 한다면, 10만 냥 어치 선물 정도야 하나도 아깝지 않다.
현재까지는 청나라도 우리 지원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스스로 진압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으면서도 민란 진압에 우리 군대를 파병해달라고 청했던 것도 ‘대한이 돕지 않으면 자기들은 정권을 유지할 수 없다’라고 일부러 약한 척하느라고 그러는 거였으니까.
태종 다이샨은 조선 앞에서 굽히지 않고 뻗대던 이웃들이 모조리 어떤 꼴이 되는지 아주 똑똑히 보았다. 그래서 그 자신은 물론 후세들에게도 단단히 다짐을 시켰다. 함부로 나대지 말고 있는 힘도 없는 척하고, 조선이 건주보다 우위에 있음을 분명히 하라고.
“그것만이 아닙니다. 청이 통치하는 한인(漢人)들에게 청이 우리 대한의 확고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어 감히 반항하지 못하게 하는 효과도 있지 않습니까?”
“나도 알고 있느니라.”
하여튼 청나라도 우리 대한과 관계가 틀어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그러니 우리는 적당히 균형을 잡으면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폐하, 북변에서 파발이 왔습니다. 루스국 수령이 폐하께 서신을 보냈다 합니다.”
“오, 드디어 왔구나.”
내가 답장을 보낸 지 정확히 3년이 흘렀다. 시베리아를 왕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 그리고 표트르가 답장을 쓰는 데 걸렸을 시간까지 생각하면 뭐, 3년 만에 답장이 왔으면 그럭저럭 양호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왜 루스 수령의 편지는 가져오지 않고 북변관리사가 보낸 파발만 왔느냐? 편지를 가져올 수 없는 사정이라도 있었느냐?”
편지가 아무리 무거워 봐야 종이 뭉치 하나 아닌가. 편지가 왔다고 알리는 파발만 보내고 정작 중요한 편지는 없다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런데 소식을 알리러 온 도승지 오영진이 진땀을 흘리며 보고했다.
“그것이…루스 수령이 자기 장자에게 친서를 들려서 사자로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 장자가 말하기를, 부친의 명이라며 꼭 폐하를 직접 뵙고 서한을 건네야 한다 했다 합니다.”
“무엇이라? 그게 정말이냐?”
표트르 아들이 왔다고? 걔, 역사에서 아버지 손에 죽지 않았었나? 야, 이것도 정말 놀랄 노자로구나.